한방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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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병찬 원장

반신욕


40대 부인이 아는 분의 소개를 받았다며 필자의 한의원에 찾아왔습니다.
부인은 소화불량과 두통, 얼굴마비, 왼쪽 팔과 다리, 손가락과 발가락 등 거의 전신(全身)이 저리고 마비되는 증상을 호소(呼訴)하였습니다. 치료를 하기 위해 진맥(診脈)을 하니 아주 약한 세맥(細脈)에 허증(虛症) 맥(脈)이었고 체질은 소음인(少陰人)이었습니다.
환자의 한방적인 진단은 비장(脾臟)과 위장(胃臟)의 기허(氣虛) 양허(陽虛)와 심한 냉증(冷症)입니다. 마비와 저린 증상은 혈액(血液)순환과 기(氣) 순환장애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이것이 심한 허증(虛症)과 냉증(冷症)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우선 환자가 매일 복용하고 있는 것을 알아보았더니 비타민 E가 다량으로 들어있는 종합비타민과 오메가 3을 복용하고 있으며 녹차를 수시로 마시고 잡곡으로는 보리쌀을 섞어 먹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소음인인 환자의 건강을 나쁘게 한 주범(?)이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환자에게 비타민 E, 오메가 3, 녹차, 보리가 소음인에게 매우 해롭다는 것을 설명하고 복용을 중단하라고 하였습니다. 첫날 환자의 증상에 필요한 소음인체질 침 치료를 하고 소음인의 소화기를 보(補)하고 따뜻하게 하며 평안(平安)하게 하는 한약 3일분과 체질에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을 알려 준 후 다음날 다시 오라고 하였습니다.
다음날 다시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는 속이 많이 편해졌고 손가락을 움직이기가 좋아졌다고 하였습니다. 그 후 3회의 체질 침 치료와 체질 한약 5일 분을 더 복용하고 90%이상 좋아져 치료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열흘 이내의 치료로 소화불량과 두통, 각종 마비와 심하게 저렸던 증상들이 거의 정상 회복되었다는 것은 필자로 하여금 체질치료의 우수성을 거듭 확인하며 희열감마저 느끼게 하였습니다.
그런 뒤 약 1주일이 지난 어느 날 부인이 필자의 한의원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의아해하며 무슨 일 인가하고 물었더니 지난번에 불편했던 것이 다시 재발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소화불량, 두통 그리고 저림과 마비 증상이 다시 생겼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환자에게 “비타민 E를 비롯한 해로운 것들을 다시 복용하셨군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환자는 그 이후로 절대로 복용하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병(病)이 재발을 했을까?’라고 하면서 필자는 환자가 그 이외에 본인의 체질에 해로운 것을 먹거나 복용하는 것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환자에게 오늘 아침에 먹은 것과 어제 저녁에 먹은 것들, 최근에 새롭게 먹기 시작 한 것들을 차례로 세밀하게 질문하고 환자의 대답을 들었지만 다시 재발을 일으킬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원인을 찾지 못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우선 증상에 필요한 체질 침을 시술하는 동안 환자가 “반신욕을 하는데 그건 어떤가요?”라며 지나가는 말처럼 물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필자는 화가 나면서도 답답하던 마음이 개운해졌습니다. 화가 난 까닭은 환자에게 주었던 ‘소음인에 해로운 것’의 목록 중에 사우나 즉, 땀을 내면 해롭다는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환자에게 “사우나에 들어가 땀을 내는 것이 소음인에게 해롭다고 되어 있는데 왜 반신욕을 했나요?”라고 물었더니 “몸이 저리고 마비되는 것에는 따뜻하게 하고 땀을 내면 좋다고 해서 처음 진료 전인 오래전부터 매일 반신욕으로 땀을 내고 있었는데 사우나와 반신욕은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사우나나 반신욕은 땀을 내는 것입니다. 가끔 필자가 환자들에게 ‘땀은 왜? 나는 것이며 땀의 작용이 무엇입니까?’ 하고 질문하면 흔히들 ‘불순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땀의 주(主)된 작용은 불순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땀의 주된 작용은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것입니다. 체온이 올라가면 땀을 내어 체온을 식히고 체온이 떨어지면 땀을 막아 체온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체질의학(體質醫學)에서는 소음인을 ‘이한표열’(裡寒表熱)체질이라고 하는데 속은 차고 겉은 따뜻하다는 뜻입니다. 환자와 같은 소음인 체질이 일부러 땀을 많이 내게 되면 차가운 속이 점점 차갑게 되고 심하면 냉증(冷症)이 되는데 소음인의 차고 약한 소화기가 더욱 차고 약하게 되어 소화불량과 같은 소화기 질환을 일으키게 되며 혈액순환과 기(氣)의 순환이 잘 되지 않아 저림과 마비증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의 소화불량과 두통 그리고 마비와 저린 증상은 당연히 반신욕과 관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환자가 반신욕이나 사우나로 땀을 내는 것이 소화기 장애 그리고 저림과 마비 증상을 일으켰다고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렇게 환자에게 설명하고 당장 오늘부터 반신욕을 중단하라고 했습니다. 반신욕을 중단한 환자는 다시 3회 치료를 더 받고 정상이 되어 치료를 마쳤습니다.
독자 여러분 중에도 반신욕이나 사우나로 자주 땀을 내는 분들 중에 건강이 좋지 못한 분이 계시면 땀내기를 중단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소음인(少陰人)이나 태양인(太陽人)들은 땀을 많이 내는 것이 건강에 해롭습니다.
반신욕이나 사우나로 땀을 내는 것이 건강에 좋은 체질은 대부분 소양인(少陽人)과 태음인(太陰人)들입니다. 이렇게 반신욕이 좋고 나쁜 것 또한 체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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