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취재] ‘사람 잡는 한인의사’ 현장고발 4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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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는 피해를 당한 환자는 물론 가족들까지 엄청난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게 한다. 주의무위원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사고자에 대한 진료기록을 빨리 확보하는 것이다.
환자에 대한 기록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입수하느냐가 사고의 책임소재를 가리는 관건이라는 것이다. 사고 발생시 담당병원이나 의사가 해당 환자의 진료기록을 변조할 가능성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실제 한인 의사로부터 피해를 당한 환자나 가족들은 이 같은 기록을 확보하지 못해 소송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의무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당한 한인 의사 대부분은 환자 기록을 제대로 보존한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의 증언이다.
이런 가운데 캘리포니아에서 개업 중인 한인 의사들 가운데 내과와 산부인과 외과 의사들의 징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캘리포니아 주의무위원회 자료를 수집한 결과에 따르면 의료부정사건으로 기소를 당한 사례 사건 중 가장 많은 진료 과목이 내과·산부인과·외과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인타운에서 개업한 한인 의사들 중에서도 내과와 산부인과 의사들이 가장 많은 징계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경향은 한국에서도 비슷하다. 한국의 경우, 정형외과가 가장 높았고, 다음이 내과, 산부인과, 외과 그리고 치과 순이었다.


                                                                                                <특별취재반>



한인 타운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엄경선(67)씨는 엄청난 심신의 고통에 취재진을 만난 직후 눈물부터 쏟았다. 엄씨는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다”며 자신이 당한 치욕을 털어놓았다.
지난 2006년 부인이 한인 병원에서 허무하게 세상을 등진 뒤 엄씨는 스트레스와 속병을 앓아 결국 당뇨병과 고혈압 합병증까지 나타났다. 엄씨의 부인 故 장순자씨는 원래 타운에서 소문난 J내과의원에 다녔으나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해 템플 병원을 거처 끝내 퀸 오브 엔젤스 병원에서 47일간 식물인간 상태로 지나다가 숨을 거두었다.
엄씨는 “아내가 죽기 전 유언 한 마디 듣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보내 너무나 원통하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나 분해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려고 했으나 당시 진료기록을 구할 수 없어 소송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한 병원 관계자를 통해 “아마 사고가 있은 지 일주일 이상 지났기 때문에 담당 의사와 병원이 이미 관련 서류를 조작했을 것 벌써 조작을 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엄씨는 “세상을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처럼 환자를 죽음에까지 이르게 할 만큼 엄청난 의료사고는 과거 K내과병원과 L내과병원에서도 발생했다. 또 오렌지카운티의 C내과의원은 지난 1998년에 목 통증을 호소했던 74세 여성 환자를 치료하며 무려 8년 동안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결국 기소(사건번호 09-2007-183440)를 당하기도 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C의원은 환자 두 사람에 대해 불성실한 치료로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시술을 강행해 결국 환자가 암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채도록 방치한 혐의다.
또 다른 산부인과에서 의료 사고도 징계를 받았다. 한인타운의 C산부인과의사는 의료사고로 지울 수 없는 악몽에 시달린 경우다. 지난 2007년 2월 징계(사건번호 11-1997-81293 집행유예)를 받은 C산부인과 원장은 41세 임산부의 제왕절개 수술을 집도하다 과다출혈을 일으켜 끝내 산모가 사망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그는 충격과 죄책감으로 고통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수사관들에게 털어 놓았다. 결국 C산부인과 원장은 기소 당해 진료 제한과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또 다른 산부인과 전문의 C씨는 지난 2006년 글렌데일 한 병원에서 44세 여성 환자를 진료하면서 불성실한 검사 등으로 일관하다 끝내 자궁을 드러내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려 기소됐다. C씨는 경우에 따라 의사 면허가 취소될 위기를 만났다. 기소장에서는 담당의사가 환자의 과거 병력을 주의 깊게 관찰하지 못했다고 나와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의 경우 정형외과에서 의료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의 60%는 병·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는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 동안 의료사고로 접수된 7977건과 2007년 5월~12월까지 상담이 진행된 2600건의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진료과목별로는 정형외과가 17.9%(464건)로 가장 높았으며, 내과가 14.8%(384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산부인과 12.7%(330건)와 일반외과 10.0%(259건), 치과 7.8%(203건), 신경외과 6.7%(174건), 성형외과 5.4%(139건), 응급의학과 3.4%(89건), 안과 3.1%(80건)등의 순이다.
의료기관별로는 병·의원급이 60.4%로 가장 많았으며, 대학병원을 포함한 종합병원이 31.1%(559건) 으로 뒤를 이었다. 치과병의원은 5.2%(94건), 한방병의원은 1.7%(31건)다.
병의원의 의료사고 발생 빈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 시민연대 측은 “대학부속병원이나 종합병원에 비해 질환의 중증도는 낮지만 진단 및 검사 등이 종합병원에 비해 미흡하고 진료시간이 짧은 것도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류별로 보면 처치미흡으로 인한 의료사고가 31%로 가장 많았으며, 수술 중 발생한 것이 28.6%, 오진이 14.2%, 감염이 5.1%, 잘못된 주사약 처방이 3.9%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환자가 많은 종합병원은 수술 및 처치미흡, 감염으로 인한 사고가 많은 반면 병의원은 주사와 오진으로 인한 사고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사고 후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병이 악화됐다는 응답은 64.7%였으며, 사망에까지 이르렀다는 응답도 14.5%에 달했다. 장애 및 추정장애 등급판정이 나온 경우도 15.5%였다.
의료사고 발생 이후 환자와 가족들은 의무기록 열람과 사본교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연대가 2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4.2%가 의무기록을 열람하고 사본을 교부받을 수 있는지 조차도 모르고 있었으며, 41.1%는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본을 받을 때 어려움이 있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8.8%의 응답자가 의료사고 후 의무기록을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으며 57.2%는 의료진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고 응답했다.
강태언 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의료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현행 제도들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의료인과 의료소비자간 형평을 고려한 의료안전사고피해구제에 대한 법 등 합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연대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인재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분쟁조정위원회의 분쟁처리 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실질적인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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