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GM.크라이슬러 회생안 거부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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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자동차 산업에 발목을 잡혔다.
백악관의 제너럴 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제공 거부 뉴스가 나온 3당시 다우 지수는 전주 대비 254.16포인트(3.3%) 급락, 7522.02로 내려 앉았다.
S&P 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8.41포인트(3.5%) 하락(787.53)했고, 나스닥도 전거래일 대비 43.40포인트(2.80%) 하락하면서(1510.80)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바마 미 대통령과 핵심 보좌진들은 GM및 크라이슬러가 제출한 구조조정 계획서를 검토한 뒤 수십억달러의 추가 금융지원을 받기에 역부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미 정부는 새로운 자구안을 내라고 요구했지만, 최종적으로 양사의 파산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GM의 주가는 26% 가량 급락했다.
한편, 가이스너 미 재무장관이 일부 금융기관은 앞으로도 상당량의 자금 지원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금융주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씨티그룹이 9% 하락하는 등 금융주 하락이 두드러졌다.
다음달 2일 런던에서 개최될 제2차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유보적 태도로 증시에 임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주말 고용지표가 약세로 전망된 점도 투자심리 위축으로 나타났다
                                                                                     <황지환 취재부 기자>




강도 높은 자구책 재요청
당혹해 하는 자동차 업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달 30일 자동차업계의 유례없는 노력을 강조한 것은 자동차산업이 여전히 미국의 기간산업임을 강조하면서도 더는 자동차업계가 경제회생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핵심이다.
그는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두 회사 모두 추가지원을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 구조조정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경영진은 물론이고 채권단, 노조, 주주 등에게 ‘고통스러운 양보’를 주문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회생을 위해 파산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자동차업계의 리더십 실패를 지적하며 “이제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일어나야 하며 더는 세금으로 국가의 후견을 받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혼란과 함께 그동안 미국 경제에 최대 위협요소로 꼽혔던 자동차산업의 재편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 신호탄은 릭 왜거너 GM 회장의 전격적인 퇴출이다. 30일 오바마 대통령의 자동차 구조조정방안 발표 직전에 이뤄진 그의 퇴출은 업계에 구조조정 요구의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앞으로 정부가 개입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간기업 경영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을 감수하고 오바마 행정부가 예상 밖의 ‘초강수’를 두자 미 경제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최고경영자(CEO)인 로버트 나르델리 씨(61)에 대해서는 현재 피아트사와의 제휴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까닭에 사임을 요구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방안은 경영진이나 주주, 채권단뿐만 아니라 노조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노조에 재정지원을 조건으로 ‘상당한 수준’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자구노력이 미흡할 경우 파산하게끔 내버려둘 수 있다는 뜻이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고위관리를 인용해 “두 회사 중 하나 또는 두 회사 모두에 대한 법정관리 형태의 파산으로 가는 것이 여전히 옵션으로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크라이슬러는 구제불능(?)
금융권은 그나마 순풍


GM은 왜거너 회장과 함께 몇 달 안에 현 이사진 가운데 상당수가 물러나게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 정부는 이미 GM에 지급한 134억 달러의 지원금을 당장 회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GM에는 구조조정 및 추가 비용절감 계획을 정부에 제출하도록 60일의 말미를 주고 정부의 구조조정 지원팀을 파견하기로 했다.
반면에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한 크라이슬러에 대해서는 독자적으로 회생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와의 제휴협상에 30일이라는 다소 촉박한 시한을 준 뒤 실패로 돌아갈 경우 추가지원을 철회하겠다는 뜻은 이런 분위기에서 나온 것이다.
이날 발표된 자동차업계 대책 가운데는 GM과 크라이슬러 자동차 구입 시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정부가 사후 보증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신차 구입을 위해 중고차를 거래하는 소비자들에게 세제상의 혜택을 주기로 했으며 의회와 협력해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강경대응’에 대해 냉소적인 평가도 나온다. 자동차전문 웹사이트인 ‘에드먼즈닷컴’의 제러미 앤윌 대표는 ‘정치쇼’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업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국민은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며 “왜거너 회장의 강제 퇴임을 통해 추가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정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금융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보험회사인 AIG 한곳에만 1천8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쏟아붓고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대해서도 천문학적인 액수의 자본투입을 단행했던 미 정부가 자동차산업에 대해 이렇게 싸늘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회사들이 거액의 보너스 잔치를 벌이고 전용기 구입에 나서는가 하면 임원들이 호화리조트에서 흥청망청 돈을 써도 그동안 정부가 거의 수수방관해온 점에 비춰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승리에 일익을 담당해온 자동차산업에 이처럼 가혹한 처방을 내린 것은 원칙을 잃은 처사로 여길만 하다.
그러나 미국의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는 30일 은행은 당근을 챙기게 된 나름의 이유가 있으며 자동차산업은 또한 채찍을 맞아야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서 오바마의 이번 조치가 나오게 된 배경을 5가지 요인으로 분석했다.



금융권 왜 순풍?
철저한 자구안인 기사회생


첫째는 자동차산업이 생존을 위한 실질적인 자구안을 마련할 기회를 가졌지만 이들이 내놓은 것은 백악관이 생각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은행산업에는 무엇이 잘못됐고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으며 은행산업의 리더십을 꽤 신뢰하는 편이지만, 자동차산업의 경우 생존을 위한 계획과 능력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둘째로는, 투입된 공적자금의 회수 가능성 때문에 자동차산업이 상대적으로 홀대받게 됐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은행은 임직원의 급여와 보너스 등에 관한 규제를 받지 않기 위해 공적자금을 조기에 상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정부도 공적자금을 제공하는 대가로 은행의 우선주를 확보한 상태여서 혈세의 상당부분을 회수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러나 자동차업체들에 제공된 공적자금은 채무변제의 우선권이 확보돼 있지 않기 때문에 파산절차에 들어가면 회수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추가지원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훨씬 더 혹독한 기준을 설정했으며 이를 대국민 홍보용 `전리품’으로 활용하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이유로는 `대마불사(大馬不死)’ 이론이 자동차산업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이다.
AIG와 초대형은행들이 파산할 경우 미국 경제가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지만 자동차산업의 파산은 그렇게 심각한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백악관에 자리잡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크라이슬러는 파산하더라도 충격파가 미미할 것으로 보이며, GM은 다소간 후유증이 있겠지만 미국 경제 전반을 뒤흔들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또 이들 회사의 파산 가능성은 이미 금융시장에 어느 정도 충분히 반영된 악재여서 막상 현실화됐을 때 충격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넷째, 미국의 자동차산업이 양질의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GM은 2004년 이후 누적 손실이 820억달러에 달하지만 자동차 시장의 미래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있다면서 시장흐름에 역행하는 마케팅에 치중,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 사이에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연료효율이 높은 하이브리드차량 개발에 역점을 둬 시장을 선도해왔다.
백악관의 고위관계자는 크라이슬러의 경우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하는 우수차량 리스트에 단 모델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차량 구매행위를 통해 이미 미국 자동차산업에 대해 냉정하게 `X’표를 던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마지막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AIG의 보너스 파문과 구제금융의 효과 등을 둘러싼 불리한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 자동차산업을 제물로 삼아 단호한 태도를 취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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