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국가보훈처, 뒷짐진LA총영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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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애쓴 애국선열들의 유해가 아마추어적인 관계부처의 행정 편의주의로 이국  땅을 헤매고 있다.
미주지역 애국선열 유해봉환 합동 추모식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1919년 4월13일 상하이) 제90주년기념 LA행사가 오는 10일(LA한국교육원)과 13일(옥스포드 팔레스 호텔) 각각 개최된다. 이 행사는 한국정부 국가보훈처(처장 김 양)가 주최가 되고, 주관은 LA총영사관(총영사 김재수)을 포함해 관련 한인 단체들이 참석하는 큰 행사다.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에 신음하고 있을 때 미주나 해외에서 많은 애국선열들이 오직 조국의 독립을 위해 운동하다 해외에서 쓸쓸히 숨져 이국땅에 묻혔다. 선열들의 마지막 소원은 뼈 한 조각 이라도 독립된 조국에 돌아가는 길이다.
한국정부는 해마다 해외에 묻혀있는 애국선열들의 유해봉환 사업을 벌여왔다. 올해는 LA지역 묘지에 잠들고 있는 애국선열 중 8명의 독립지사 유해를 봉환하기로 했으나 주최측인 보훈처 당국의 태만으로 김종림 선생과 최진하 선생 등 2구의 유해가 조국 땅에 돌아가지 못하게 됐다.
LA지역에서 한국정부 기관이 동시에 주최와 주관을 맡아 기념행사를 갖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임시정부수립기념과 유해봉환행사를 주최하는 보훈처는 “윗분(MB를 뜻함)의 관심사”라며 역사의식 고취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국가행사와 예산집행이라는 명분만으로 일방적으로 일을 벌려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LA현지 참여단체들도 사명감보다는 생색내기 감투에만 욕심을 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성 진 취재부기자>



지난 2월 6일 국가보훈처는 LA지역 유해봉환 대상자로 김종림, 최진하, 최능익, 송헌주, 이정호, 정 명, 송석준, 김백평 선생 등 8명의 독립지사 명단을 LA총영사관을 통해 발표했다. 이날 총영사관측은 LA 한국교육원에서 봉환 대상 독립유공자의 유가족 대표들과 관련 한인단체들을 만나 4월 10일 유해를 한국으로 봉환한다는 유해봉환 행사 계획을 설명했다.
당시 미주한인재단 LA애국선열 추모위원회 김지수 위원장은 “지난해 국가보훈처에서 현지조사를 했을 때 LA 인근지역에서 총 15명의 독립선열이 봉환대상이었는데 그 중 8명의 유가족이 유해 봉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가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이기에 종전 2~3명의 유해만 봉환했던 것과는 달리 무려 8명의 유해를 한꺼번에 봉환할 예정이었다. 이 계획은 청와대에도 보고 된 사항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김종림과 최진하 선생 등 2구의 유해는 보훈처 당국의 태만으로 마지막 과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행사 취지 자체를 무색하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이었다.
더구나 보훈처 당국은 최진하·김종림 선생의 유해가 봉환되지 못한 것이 LA총영사관의 책임이라며 발뺌을 했을 뿐 아니라 청와대에 거짓 보고까지 올려 부처간 갈등을 부채질하기까지 했다.
이번에 고국 땅을 밟지 못하게 된 김종림 선생은 미주 초기이민 ‘백미대왕’으로 최초의 백만장자였으며 특히 한국 공군의 효시인 1920년대 최초의 한인조종사 학교인 캘리포니아 윌로스 한인비행학교 설립자이다.
김종림 선생은 1913년 도산이 흥사단을 창단할 때 함경도 대표로 참여했고 대한민국임시정부에 가장 많은 독립자금을 지원한 애국지사였다. 김종림 선생의 독립운동 비화는 지난 3·1절에 조선일보와 주간조선에서 LA 언론인 한우성씨의 ‘특종기사’로 크게 소개되기도 했다.
최진하 선생은 대한인국민회 북미지방총회 총무로 택선되어 국민회의와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노력했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1919년 수립되자 독립자금을 모금하여 임시정부에 송금하는 등 군사 및 외교활동을 적극 후원했던 애국지사였다.
정부가 실시하는 유해봉송 행사는 국외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유해를 고국으로 봉환하여 국립묘지에 안장함으로써 독립유공자의 공훈을 선양하고 국민의 애국심을 고취하는데 있다. 특히 이 같은 행사를 통해 이민 2세나 3세들에게도 선조들의 애국충정을 알리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계승시키는 전통이 될 수 있다.



보훈처-총영사관 서로 책임 미루기


이번 봉환 실패 이유는 김종림 선생의 경우 유족의 완전한 동의를 얻지 못했고, 최진하 선생은 유족이 없는 관계로 미국 법정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시일이 촉박해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묘지에 관련된 법에 따르면 보통 이장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유족의 2/3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유족이 2명일 경우는 2명 모두로부터 동의가 있어야 한다. 김종림 선생의 경우 유족이 2명인데 한 명의 유족 동의만 받았다.
최진하 선생의 경우, 유족이 없는 관계로 미국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시일이 없어 이장허가를 받지 못했다. 2004년에도 보훈처(당시 처장 안주섭)가 최진하 선생을 봉환 대상자로 선정해 이장을 추진해 공식적인 봉환계획까지 마련했으나 당시 보훈처와 미주 흥사단의 무능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똑 같은 실수를 보훈처가 이번에도 반복한 것이다.
최진하 선생의 묘지는 코리아타운 인근 로즈데일 묘지에 있다. 유족이 없는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만 이장을 할 수 있다. 법원의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 정도의 시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는 4년 전 시간이 촉박해 수속을 하지 못한 사실을 숙지하고 이번에는 시간을 두고 추진했어야 했다. 그러나 보훈처는 지난 2월에야 LA총영사관과 김지수 한국교육 재단 이사장에게 관련 사실을 통보 하면서 뒤늦게 협조를 구했다.
이번에도 이장을 위해서는 법원 승인서가 필요했지만 4월 10일로 예정된 봉환행사까지 불과 2개월 정도 밖에 시간이 없어 이번에도 최진하 선생의 유해는 고국 땅에 묻힐 수 없게 됐다.  결과적으로 보훈처는 지난 4년의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낸 것이다.
이 모두가 현지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보훈처의 무책임한 행정처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보훈처는 해마다 미주 지역에 ‘독립운동 유적지 실태 파악’ 등의 명분으로 LA지역에 방문 출장을 해왔으나 특정 인사나 단체들만 만나고 돌아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번 독립유공자 봉환행사는 제 90주년 임시정부 수립기념행사를 계기로 추진돼 이명박 대통령도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무 부서인 보훈처는 최근 청와대에 행사 보고와 함께 김종림, 최진하 선생의 유해봉환 불가능에 대해 ‘현지 공관의 책임’이라고 거짓 보고를 올리기 까지 했다.
덕분에 외교통상부가 펄쩍 놀라 LA총영사관에 진상을 파악한 결과, 보훈처 당국의 태만에 기인한 사실을 발견해 이를 바로잡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특히 보훈처는 이번 유해봉환행사인 국가적 행사를 두고 사전에 외교통상부를 통해 현지 공관과 유기적 협조관계를 갖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지 공관을 제치고 특정 교민의 협조를 받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두고 보훈처가 지난 2월초 발표한 ‘국외안장 선열 유해봉환 행사계획(안)’에 따르면  “LA지역에서 오는 4월 10일 정부대표와 유족, 미주 교포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행사가 열리며, 곧바로 유해들이 한국으로 봉환돼 유해 봉영식을 거쳐 4월 13일 대전현충원 현충관에서 합동안장식이 치러진다”고 되어있다.
보훈처가 무슨 연유로 고작 ‘참석자 100여명 정도’로 계획을 작성한 것인지 관계자들이 의문을 품고 있다. 이 같은 계획서를 본 타운의 김 모 단체장은 “보훈처가 LA한인사회를 우습게보고 있다”면서 “애국선열을 선양하기 위해 거족적인 행사를 주최해야 할 보훈처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하며 분개했다.
국가보훈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보훈처 공무원 지침이 있다. 그 지침 제1조에는 “우리는 모든 국가유공자를 최대한의 존경심으로 정중히 예우하여, 국가유공자의 애국애족정신이 국민의 생활 속에 뿌리내리도록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이를 널리 선양한다”고 되어있다.
또 “이와 같은 우리의 목표를 달성코자 ‘보훈행정서비스 이행표준’을 정하고, 이를 성실히 실천할 것을 모든 국민께 약속드립니다”라고 밝히고 있으나 보훈처 공무원들이 이 같은 지침을 성실히 수행했다면 이번처럼 두 애국지사의 유해가 고국 땅을 밟지 못하는 불상사는 없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 김종환 독립지사


역사의식 실종, 생색내기 급급


한편 이번 행사를 두고 LA한인사회에서 많은 단체와 인사들의 지나친 생색내기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의 역사의식과 애국선열들을 대하는 자세가 바르지 못한 탓이다. 유해봉환합동추모식에 주관은 LA총영사관을 포함해 미주광복회(회장 배국희),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대표 이사장 송재승), 도산미주기념사업회(이사장 홍명기), 미주한인재단LA(회장 박상원), 흥사단LA(회장 장형국) 등이다.
추모위원장에 홍명기 밝은미래재단 이사장, 고문으로는 스칼렛 엄 LA한인회장, 차종환 LA평통회장, 랄프 안(도산 안창호 선생의 막내아들), 이민휘 (미주동포후원재단 이사장), 서동성(전 이민100주년 기념사업회공동회장), 박영창 목사, 윤경학 목사(안중근 의사기념사업회장), 김봉건(재미애국동포 연합회 대표회장), 김혜성(미서부지역 재향 군인회장, 윤병욱(전미주한인재단회장)씨 등이 참여한다.
그리고 행사 집행위원회에 김지수(미주한인재단LA애국선열추모위원장) 위원장을 집행위원으로 유족대표 이지영, 정귀훈, 김창범 3인과 배국희 미주광복회장, 송재승 국민회관기념재단 대표이사장, 서정일 전국민회관기념재단 대표이사장, 박상원 미주한인재단LA회장, 김경희 3.1여성동지회장, 장형국 흥사단LA회장, 민병용씨 등이 활동한다.
후원은 LA한인회, LA평통, 미주동포후원재단, 재향군인회, 재미해병대전우회, 3.1여성동지회, 재미동포애국행동본부, 한미역사박물관, 평북도민회, 평남도민회, 호남향우회, LA한국교육원 등이다.
이번 애국선열 유해봉환 합동추모제에 추모위원장으로는 홍명기 회장이 추대됐다. 원래는 ‘추모위원장’ 이란 직책이 없었다. 하지만 참여 한인단체들이 신문 방송 광고를 위해서 기금이 필요하다는 게 없는 감투를 만들어낸 이유다.
한 관계자가 이번 행사에 주관이나 후원으로 참여하는 단체들이 십시일반으로 한 단체 당 300~400 달러 정도 갹출하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어느 단체도 선뜻 300달러를 내놓지 않았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추모위원장’을 추대해 기금을 기부 받는 것으로 홍명기 회장에게 부탁하자는 것. 홍명기 회장이 3000 달러를 내겠다고 하여 그에게 ‘추모위원장’이란 직책이 부여됐다는 후문이다.
신문에 게재된 추모식 광고지면의 절반은 행사 주관처나 후원단체의 관계자나 단체 명의로 채워졌다. 애국선열의 업적소개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언론사 후원을 받는 과정에서도 황당한 일은 계속됐다.
KBS 아메리카(대표 은문기)에 후원신청을 하자, 방송국의 한 관계자는 “후원 요청 90%는 거절 된다”면서 “보통 3주전에 신청해야 만 결재가 가능하다”며 후원에 난색을 표명한 반면 라디오코리아 측은 “무료로 광고를 해주겠다”는 입장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행사 장소를 두고도 구설수가 한창이다. 임시정부수립 90주년 기념행사 장소는 옥스포드 호텔이고, 유해봉환합동추모식은 LA교육원강당이다. 그리고 이들 행사에는 본국에서처럼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미나 애국선열들의 독립투쟁사에 대한 학술발표나 강연이 전혀 없다.
이에 대해 이민사연구가 L씨는 “임시정부와 애국선조들과는 LA국민회관이 가장 연관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행사를 호텔이나 다른 곳을 찾으니 주최측이나 주관단체들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면서 “선열들의 애국충정을 널리 동포사회에 선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생색만 내는 행사로 역사의식은 완전히 실종된 껍데기 행사”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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