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한인사회 과열 선거 병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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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 한인회장 선거는 항상 구설수에 오른다. LA한인회장 선거가 그랬고, 과거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 선거가 그랬다. 타 지역 선거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는 5월 30일로 예정된 미주총연회장 선거도 벌써부터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한인사회 선거풍토를 미국 최대신문인 뉴욕 타임스가 집중 조명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8일자에서 “의례적인 감투를 놓고 과열 선거운동을 벌이다”(A Heated Campaign for a Ceremonial Post) 라는 제목으로 최근의 뉴욕한인회장 선거운동의 다양한 모습을 보도했다. 미국의 대표적 언론이 한인사회 단체장 선거를 놓고 기사화하기는 매우 드문 예이다.
한편 5월 미주총연회장 선거를 앞두고  “회비대납 없는 깨끗한 선거”를 지향하는 캠페인이 일어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회비 대납’은 투표권을 받기 위한 것으로 지금까지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대의원들을 포섭하기 위해 사용한 수법이었다. 그러나 이런 캠페인은 지금까지 총연회장이 회비대납으로 당선되었음을 간접적으로 공표해 전직 회장들의 이미지에 적지 않은 훼손을 끼치고 있어 이들의 대응책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데이빗 김 객원 기자>


지난달 29일 실시된 2년 임기의 제31대 뉴욕한인회장 선거에는 이세목 현 회장을 비롯해 한창연, 하용화 후보 등 3명이 출마했는데 보험인 하용화 후보가 전체의 50% 이상 득표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누욕 한인회장 선거 역대 최대 규모인 1만5,000명이 넘는 동포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폭발적인 관심 속에 실시되어 뉴욕한인회 선거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이다.
지난 선거에는 6,500명 정도가 참여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2배 이상의 유권자들이 참여해 이를 두고 한 관계자는 해외동포 참정권 시대를 맞아 동포들의 관심도를 높여준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이번 선거는 뉴욕 타임스가 선거 바로 전날 2개면에 걸쳐 한인회장 선거 기사를 대서특필하는 바람에 한인들도 남다른 관심과 참여를 불러 일으켰으며 주류사회와 타민족 커뮤니티에게도 큰 관심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선거는 역대 최다 선거였다는 기록을 남겼다.


“코리아타운 시장”


뉴욕 타임스는 뉴욕한인회장 선거 실시 전날인3월28일자 주말판 뉴욕 로컬란에서 뉴욕 한인 커뮤니티의 의례적인 단체장 자리에 불과한 한인회장 선거에 3명의 후보가 출마해 1인당 20만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쓰며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3명의 후보들이 합동연설회에 나온 장면을 위시해 3장의 사진을 겻들여 보도하면서 이번 선거에 대부분 자기 돈으로 충당한 2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바탕으로 선거사무실과 선거참모를 두는 것은 물론 여론조사 실시와 캠페인송, 티셔츠, 승용차에 부착하는 전단지까지 동원한 가운데 유세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2007년 선거 때 6천500여명만 투표를 할 정도로 한인들의 관심이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거금이 사용되는데 대해 많은 한인들은 놀라고 있으며, 일부는 당혹스런 표정까지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1960년에 설립된 뉴욕 한인회는 갓 이민 온 한인들에게 취업을 알선하고, 영어교육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하고, 한국에 수재의연금을 모아 전달하는 등 많은 역할을 해왔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한인사회의 구심점 단체들이 위상을 잃어 왔기 때문이다.
뉴욕한인회는 70만 달러의 연간 예산과 10명의 상근직원을 바탕으로 매년 실시하는 한인 퍼레이드 행사와 6층 규모의 사무실 건물 운영을 해오고 있지만, 한인회장 자리는 커뮤니티의 각종 행사에 나타나 축사 등을 하는 등 마치 외교관 행세도 하는데 한국에서 고위 인사들이 뉴욕을 방문할 때 이들을 영접하는 역할도 하여 때때로 `뉴욕코리아타운의 시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세목 한인회장은 지난 2년 임기동안 무려 200회 정도 축사를 했다고 한다.



“두사람 모이면 단체조직”


이 신문은 뉴욕주 플러싱의 퀸즈 칼리지 사회학과 민병갑 교수의 말을 인용해 “한인회장 선거에 너무 많은 돈과 정열을 낭비하고 있다”면서 “한인회 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회단체들 많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이번 선거에 출마한 하용화 후보의 선거 매니저인 김 모씨마저도 “정말 이상한 현상”이라며 “선거자금을 한인회 운영에 사용한다면 협회가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 신문은 한인회장 선거가 과열현상을 빚는 배경을 한인 이민사회에서 각종 사회단체나 직업관련 협회가 차지하는 중요성과 연관시켜 분석했다.
이 신문은 특히 `한국인은 두 사람 이상만 모이면 단체를 만든다’는 농담까지 인용해 뉴욕일대에 1천여개 이상의 한인 단체들이 조직돼 있으며 이중 절반 정도는 한인교회라고 민병갑 교수의 말을 인용하면서 “뉴욕 일원에 한인들 수가 32만 4천여명으로 대부분이 뉴욕주에 거주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신문은 뉴욕 한국일보가 발행한 업소록을 인용해 은행가협회에서 부터 미용재료와 손발톱 손질 살롱협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종 관련 협회가 있고, 재향군인과 관련한 조직만 12개 이상, 중고등학교 동문회만 56개 이상에 달한다고 보도하면서 뉴저지주 한인회만 해도 뉴저지, 뉴저지 중부, 중부 뉴저지 등 이름이 비슷한 한인회도 수두룩한 실정이고,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씨 팬클럽까지 활동하고 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한인관련 단체들이 대거 조직된 배경에는 뉴욕에 이민 온 한인들은 대부분 지난 40여년사이의 짧은 기간에 온 사람들로, 단일민족에 단일언어를 사용하는 만큼 “한인들끼리 모여있는 것이 편안하다고 생각”하고, 특히 한국에서도 각종 단체가 중요한 기능을 하는 점이 미국에 까지 수입된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한인 이민자들은 교육수준은 높은데 반해 그에 상응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특정 단체나 협회에 소속해 사회적 지위감을 얻으려는 경향도 일조를 했다고 보고 있다.
이번 뉴욕 타임스에서 한인회장 선거 장면을 보도한 커크 셈플 기자는 지난달 23일 대동연회장에서 열린 ‘제2차 뉴욕한인회장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취재한 유일한 외국계 기자였다.
그는 이번에 뉴욕 한인회장 선거를 직접 취재하면서 한인사회에 대해 많이 배우고 또 호감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003년부터 뉴욕 타임스에서 이민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셈플 기자는 특히 후보들의 합동연설회 장에서 각 후보들이 파워포인트 등을 이용해 뉴욕 한인사회 발전을 위한 정책들을 진지하게 논하는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고서 기사를 게재하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뉴욕한인회장 후보들이 선거 공약으로 구체적인 사회 복지 정책들을 제시할 때 매우 놀랐다”고 감상을 전했다.
후보 연설회에 참석한 한인들이 한인사회 발전을 목표로 하나로 단결된 모습을 보고 매료된 그는 “뉴욕 한인회가 뉴욕한인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단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연선거 부패방지 주목


한편 미주총연(회장 김승리)은 한인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대표 단체로서의 위상을 되찾자는 취지로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 캠페인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총연은 지난 10일자로 미국 내 163개 한인회의 1,500여 전현직 회장들에게 보낸 공문에서 “그동안 회장 선거가 금권에 치우치는 등 부조리한 관행이 많았다”면서 “올해 23대 선거는 예년과 다른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회원 회비 납부 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일자로 1,500 여 미주 총연 회원들에게 발송된 공문에 따르면 ‘맑은 마음 바른 선거’라는 타이틀로 펼쳐지는 공명 선거 캠페인은 LA한인회장을 포함해11개 대도시 한인회장과 6개 지역 연합회 회장이 동참한다는 서명을 했다.
총연 회비가 공명선거의 핵심으로 거론되는 것은 투표권이 회비를 납부한 회원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회장 후보들 중에는 회원들의 회비를 대납해주고 한 표를 부탁하는 방식으로 수백 명의 유권자를 끌어 모아 선거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없지 않아 큰 병폐로 지적돼왔다.
현재 전국 162개 지역 한인회를 포용하는 총연의 23대 회장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오리건주 출신 김병직 현 수석부회장과 남문기 전LA한인회장 등 2명이다. 특히 김병직 후보는 “본국에서 비례 국회의원 제의가 와도 받아들이지 않겠다” 고 공언해 남 후보와는 차별적 선거운동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후보는 “남 후보가 지난 28일 동남부 연합회 수련회에서 한국 국회의원 제의가 있을 경우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면서 “총연은 한국 선거권이 없는 시민권자도 포용하는 단체이므로 회장이 한국 국회 진출을 도모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남 후보와 선을 확실히 그었다. 또 김 후보는 또 “유권자 등록을 위한 회비를 후보가 대납하는 것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남 후보 측이 일부 회비를 대납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이에 대한 증거가 확보되면 선거 후에라도 선관위에 보고해 시시비비를 가릴 계획” 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지난 30일 워싱턴주 페더럴웨이에서 시애틀·타코마 한인회의 전 회장들 모임인 한친회 회원 20여명으로부터 추천장을 받았다. 김 후보는 “2년 전 도입된 부재자투표가 변수가 될 전망” 이라며 “회비 대납 없는 깨끗한 선거를 일궈낸 후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한인사회를 위한 지원금(그랜트)를 따내는 것이 최대 목표” 라고 말했다.
한편 남문기 후보를 위해 조인하 한우회 회장 등 10여명의 전직 LA 한인회장들은 지난달 31일 한인타운에서 남 후보 후원모임을 결성하고 이번 선거에서 남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조 회장은 “LA 한인회장 출신이 미주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총련회장에 당선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스럽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2년 임기의 총연회장 선거에 참여하는 유권자 수는 대략 800~900여명. 투표일은 5월30일로 확정됐지만 장소는 아직 미정이다.  총연 회장선거는 후보 등록금 5만 달러를 비롯해 최소한 20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연은 과다한 선거 비용 지출과 다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우편을 통한 부재자 투표 방식도 적극 활용할 방침인데 5월11일까지 유권자들에게 투표용지를 발송할 예정이며 유권자는 5월26일까지 소인이 찍힌 투표용지를 우송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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