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경찰 과잉대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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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샌타애나에서 지난 10일 아기를 동반한 한인 주부 수지 영 김(37)씨가 경찰의 추격수사 총격에 피살된 사건이 발생한지 불과 이틀 만인 12일 북가주 새크라멘토 인근 폴섬에서 한인 남성 조셉 한(23)씨가 집안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한인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현재 한인사회는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의 과잉대응의 결과로 보면서 타 인종 커뮤니티와 함께 재발 방지와 함께 대응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샌타애나에서 발생한 사건은 경찰이 김씨의 차량에 생후 13개월 된 유아가 동승한 사실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발포한 혐의가 농후하다는 정황 때문에 한인사회의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기본 모르는 무능한 경찰


평범한 주부인 김씨에게 총격을 가한 경관이 소속된 샌타애나 경찰국은 현재까지 정확한 발포 동기에 대해서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경찰은 김씨의 과속질주에 대해 음주나 약물운전이 의심되고 다른 차량과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상황의 급박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김씨를 추격하던 순찰경관 중 한명이 총격 발생 10분전에 김씨 차량 뒷좌석에서 아동용 카시트를 확인한 뒤 아기 동승 가능성을 다른 순찰차량에 통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체계적이고 고도의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경찰이 추격 대상 차량에 아기가 타고 있을 가능성을 포착 하지 못했다는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 경찰이 차안에 타고 있던 아기를 확인하지 않은 점도 훈련받은 경찰로서는 씻을 수 없는 치명적인 실수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발포 경찰이 유아의 탑승 사실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OC카운티 검찰이 사건 발생 직후 발포의 적법성 여부를 수사 중이나 한편에서는 경찰의 과실로 입증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경찰은 아기가 동승했다하더라도 당시 야간 상황에서 피격된 김씨의 행동이 급박한 위험 대상이었다고 주장하면 경찰의 정당방위가 대부분 인정되어 왔다는 것이 OC지역의 판례였기 때문이다.
또 12일 오전 10시30분께 새크라멘토에서 북동쪽으로 30여 마일 떨어진 폴섬에 있는 한 주택에서 조셉 한(23)씨가 경찰관의 총에 맞고 숨진 사건도 이와 유사하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집에서 손톱 깎기에 부착된 조그만 칼을 갖고 놀던 중 이를 불안하게 여긴 여동생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은 한씨에게 칼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하며 일단 전기 총으로 충격을 가했고 한씨가 정신을 잃자 양손에 수갑을 채워 제압했다. 하지만 의식을 회복한 한씨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흉기를 들고 경찰 에 저항했기에 총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유족측이나 한인사회가 한씨가 이미 양손에 수갑을 차고 있었기 때문에 경찰이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것은 우리들의 주장이고, 경찰은 용의자가 수갑을 찼더라도 흉기를 직접 들고 나왔기에 순간적으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 10일 새벽 샌타애나 경찰들이 추격전을 벌인 수지 영 김씨 차량에 총을 발포한 직후(사진 위ABC방송 캡처) 뒷좌석에 있는 아이를 꺼내고 있다.(사진 아래ABC 방송 캡처)


전문 인권단체 창설되야


지난 80년 이후 한인동포가 경찰의 과잉대응에 피살된 사건 중 커뮤니티에 충격과 분노감을 준 사건만도 10여건에 이른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한인사회가 분노를 표출하고 항의를 했고 유족 들이 법정소송을 벌였으나 대부분 “경찰의 정당한 임무수행이며 정당방위가 옳았다”는 판정에 억울한 감정만 쌓여갔다.
아직도 우리들의 뇌리에 생생한 지난 2007년 12월31일에 라하브라지역 한 리커업소 앞에서 마이클 조(한국명 조성만·당시 25세)씨가 경관 2명으로부터 10여발의 총상을 입고 사망한 사건은 한인사회가 거족적으로 항의시위를 벌이고 변호사를 선임해 투쟁했으나 ‘경찰의 정당방위’로 결론 내려졌다.
이외에도 지난 1996년 2월14일에는 오렌지시에서 김홍일(당시 27세)씨가 경찰의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달아나다가 공공 주차장에서 경찰의 포위된 후 차를 움직이다 집중사격을 받고 사망했으나 경찰의 정당한 임무수행으로 결론지어졌다.
또 2005년 8월17일에 북가주 더블린에서 이광태(당시 61세)씨가 처남과 말다툼 끝에 칼을 들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집중 총격에 숨졌다. 이 역시 경찰의 정당한 임무수행으로 결론 내렸다.
같은 해 12월24일에도 베이커스필드의 한 모텔에서 옆방 투숙객과 시비중인 이상문(당시 45)씨가 출동한 컨카운티 셰리프 요원들의 총격을 받고 현장에서 숨졌다.
지난 2006년 6월6일에 워싱턴주 킹카운티 5번 프리웨이에서 교통법규 위반으로 정지명령을 받았던 조정민(당시 33세)씨 역시 셰리프 요원의 무전기를 빼앗는 등 저항하다 총격을 받고 숨졌다. 경찰의 공권력에 불법으로 대응했었다는 혐의를 때문이었다.
지난해 3월16일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정대철(37) 씨가 한 가정집 앞에서 양손에 부엌칼을 쥔 채 경찰과 대치하다 경관 2명으로부터 3발의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이 역시 경찰의 정당한 임무수행이라는 결론이었다.
이례적으로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인 1987년 3월8일  롱비치시에서 교통위반으로 적발된 이홍표(당시 21세)씨가 정차명령을 무시한 채 계속 운전하다 셰리프 요원 5명으로부터 무차별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는 과잉진압 논란 끝에 LA카운티 정부가 유가족에게 999만9999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 하고 사과한 사건이 유일하다.









 ▲ 노스 그랜드 애비뉴 사건현장에서 경찰들이 수사를 하고 있는 모습(OC레지스터지 제공).


죽은자는 말이 없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러기에 살아있는 자들이 원인규명을 하기란 너무 어렵다. 더군다나 상대는 공권력을 지닌 경찰이다. 우리는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한인이 피해를 당했을 때 분노하면서 항의를 표출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앞으로는 좀더 냉철한 판단으로 대처해야 한다.
사법권과 공권력을 지닌 경찰의 잘못을 정의의 판단에 맡기기 위해서는 우리 커뮤니티가 분노의 감정만으로는 안된다. 사건과 관련해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미국 사법체계의 구조를 파악하고 이에 증거와 함께 객관적인 방법으로 경찰의 실수였다는 점을 증명하는 고도의 법적투쟁이 따라야 한다.
한인회나 기타 커뮤니티 단체가 단합해 항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와 함께 전문적인 그룹의 참여가 더 중요하다. 인권변호사의 참여와 함께 전직 경찰, 검사, 판사 등의 참여도 절실하다. 우리 커뮤니티도 이제는 흑인 커뮤니티의 NAACP(유색인종협회)처럼 우리 커뮤니티의 권익옹호를 전문적으로 대응하는 조직체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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