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발사 한달…북.미 치열한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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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5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뒤 한 달동안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북한이 브레이크 없는 대결로 치닫고 있다.
올해 초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예상됐던 북.미간 대화국면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더욱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북한이 서로 격한 공방을 주고 받으면서 양측간 절충을 위한 접점을 찾기조차 쉽지 않은 형국이다.
남북관계는 역시 여전히 악화와 호전의 갈림길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는 양상이다. 로켓 발사를 계기로 정부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를 검토함에 따라 조성됐던 긴장 국면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이날로 37일째 북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는 여전히 갈등 요인으로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약은 할 수 없지만 이달 중에는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2차 남북 접촉이 향후 남북관계에 중대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지사 = 박희민 기자>




브레이크 없는 대결


지난달 5일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자 미국과 일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곧바로 소집, 대북 응징에 나섰다. 북한의 로켓이 당초 예상했던 거리보다는 더 날아갔으나 궤도진입에 실패하는 등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미.일의 강경태도는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은 새로운 제재결의안 채택을 주장했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새로운 결의안 대신 10일만에 강력한 내용을 담은 안보리 의장성명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이를 통해 미국과 일본은 ‘일치되고 단호한 국제사회의 경고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는 차선의 목표를 달성했다.
특히 미.일은 의장성명에 북한의 로켓 발사가 유엔 결의 1718호 위반이라고 명시했고 후속조치로 로켓 발사 20일만에 미사일 수출 등에 관여해온 조선광업무역회사 등 북한 기업 3곳이 유엔의 제재대상기관으로 선정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로써 미.일은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대북 제재 내용을 담은 유엔 결의 1718호 이행기반을 강화하며 북한을 압박하는 성과를 거뒀다. 북한과의 `터프하고 직접적인 외교’를 내세웠던 오바마 행정부도 당근을 접고 `채찍’을 들었다. 체코 방문 도중 북한의 로켓 발사 소식에 새벽잠을 설친 오바마는 국제사회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북한의 협박성 발언과 행동이 이어지자 “북한은 더 깊은 무덤을 파고 있다”면서 대북경제지원계획이 없다고 발표, 북한을 압박했다.
심지어 오바마 행정부는 계속되는 북한의 위협발언에 대해 전임 빌 클린턴, 조지 부시 행정부때와 달리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전술을 구사하기도 했다.
로켓 발사를 강행한 북한도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맞섰다. 북한은 로켓이 아니라 인공위성을 발사한 것이라고 강변하고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유엔의 제재에 발끈했다.
북한은 안보리 의장성명이 채택되자 4월 14일 6자회담 참가 거부 및 불능화했던 핵시설 복구를 선언한 데 이어 불능화작업을 감독해왔던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팀과 미국 핵전문가들을 추방시켰다.
이어 25일 안보리 산하 제재위원회가 3개 북한 기업을 제재대상기관으로 결정하자 유엔의 사과를 요구하며 추가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실험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더욱이 북한 외무성은 4일 오바마 행정부가 전임 부시 정권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하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미 접점은 없나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북한이 마치 서로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어서 당분간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남북한을 동시에 방문, 북한에 6자회담 참가를 촉구하는 등 중재에 나섰지만 북한의 태도는 전혀 변함이 없다.
오히려 미국, 한국 등을 신랄하게 비난하고 폐연료봉 재처리, 핵실험.ICBM 발사실험 등을 시사하며 위협수위만을 높여가고 있다.
융통성을 보이고 있지 않기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일례로 게리 세이모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살상무기(WMD) 정책조정관은 최근 한 강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이라며 “북한은 싸움을 걸기를 원한다”고 의도를 분석한뒤 북한이 9개월 이내엔 회담에 복귀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기다릴 뿐’이라고 말해 북한의 위협발언에 굴복해 미국이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냉각기를 거친 뒤 북한과 미국간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북.미 양자접촉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일본 정부도 최근 6자회담의 틀내라고 단서를 달긴 했지만 북.미간 직접대화에 동의를 표했다. 한국 정부는 예전부터 북.미간 양자회담에 대해 지지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한에 억류중인 2명의 미국 여기자 문제가 북.미간 대화의 물꼬를 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두 여기자를 재판에 회부한 만큼 조만간 미국 정부 인사가 방북, 이들의 신병을 인도받고 그와 동시에 북.미간 현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단초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살얼음판 걸은 남북관계


로켓 발사 후 한달간 남북관계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했다.
정부가 로켓 발사를 계기로 PSI전면 참여를 공식화하자 북은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며 반발, 남북관계는 자칫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여기에 더해 3월30일부터 체제 비난 등 혐의로 억류된 채 북의 조사를 받고 있는 개성공단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사건을 둘러싼 국내 대북 여론은 갈수록 악화됐다.
그러나 정부가 PSI 전면 참여를 일단 보류한데 이어 지난달 21일 현 정부 출범 후 통일부 당국자가 참여한 첫 남북 당국간 대화였던 `개성접촉’이 이뤄짐에 따라 남북관계는 미묘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비록 북이 개성접촉 때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인상, 토지사용료 조기 지불 등 자신들 요구를 일방적으로 제기하고 유 씨 문제는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북한이 우리 당국자를 초청함으로써 당국간 대화의 문을 연 것은 의미가 있다는 게 정부 당국의 평가다.




정부, 북핵 위기속 대북 접근에 ‘한계’


정부는 최근 PSI 전면 참여를 보류한데서 보듯 작년과 비교할 때 남북관계 상황관리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북한이 로켓 발사 이후 6자회담 탈퇴, 핵시설 원상복구, 2차 핵실험 예고 등으로 위기지수를 높여 가는 상황에서 과감한 대북 접근을 할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아직은 북한의 위협을 무시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비핵.개방 3000’을 표방한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북을 향해 손을 내밀긴 어려운 것이다.
남북관계를 풀어갈 필요는 느끼지만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데 따른 정부의 고민은 여러 곳에서 묻어난다.
로켓 발사를 계기로 제동을 건 민간단체 및 교류협력 사업자들의 방북을 아직 정상화하지 않고 있으며, 인도적 대북지원 단체에 대한 100억원대의 남북교류협력기금 지원 건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더해 개성접촉에 이은 2차 남북대화 제의와 관련해서도 정부는 유씨 문제 우선 해결을 원하는 국내 여론과 로켓 발사 후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분위기 등을 감안한 듯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 역시 우리 정부가 다가설 여지를 남기지 않고 있다. 개성접촉을 통해 작년 3월말 이후 막았던 남측 당국자의 방북을 허용했지만 여전히 대남 비난의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으며 유씨 문제에 대해서도 지난 1일 강경한 입장을 천명, 조기 석방에 대한 기대를 품기 어렵게 만들었다.


향후 전망은


북한과 미국간 직접 대화가 언제 시작될지 알 수 없는 현 시점에서 북한이 당장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년2개월여 유지한 대남 강경 기조를 접고, 전면적 관계 개선 행보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우리 측 당국자를 개성에 초청한 북의 속내가 `대미관계 급진전이 난망한 상황에서 최소한 남측과의 경제협력은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쪽이라면 우리 정부로선 후속 남북접촉을 계기로 대화의 모멘텀을 살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제기된다.
결국 관심은 현재 정부가 시기를 모색 중인 다음 남북대화에 쏠리고 있다. 거기서 북측이 유씨 문제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밝히고 개성공단 임금인상 등 자신들 요구와 관련, 논의해볼만한 합리적 수준을 제시할 경우 남북 대화의 끈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남북관계가 어디로 튈지 전망하기 어려운 현 시점에서 정부가 상황 악화를 막도록 신중한 대북접근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2006년 경의선 열차 시험운행이 예정일 하루 전날 군부의 개입으로 무산된 전례에서 보듯 당국간 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됐다가도 북한 군부에 의해 언제든 틀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대북정책을 추진하면서 북한 내 군부와 대남 협상파 간의 역학관계까지 고려하는 세심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사색을 많이 하라. 나도 몇시간씩 정신을 집중해 사색하느라면 정신이 가물거린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간부들에게 일하는데 있어서 사색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신도 “일감을 놓고 몇시간씩 정신을 집중하여 사색하느라면 정신이 가물거릴 때도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끈다.
북한 노동신문은 4일자 `숭고한 헌신의 세계’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 위원장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간부에게 한 이같은 발언을 인용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김 위원장의 발언 시점을 `어느 해 무더운 여름날 점심시간’이라고만 언급해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에서 김 위원장이 `정신 가물거림’이라는 증세를 느끼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여름날이라고 명시한 것으로 볼 때 작년 8월 뇌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지기 이전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최근 무척 수척해진 모습을 공개석상에서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각종 업무수행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동신문이 글의 서두에서 작년 12월 말 “강선을 찾으시어 새로운 혁명적대고조의 불길을 지펴주신 그날로부터 오늘에 이르는 나날에만도 줄곧 초소의 병사들과 인민들을 찾고 찾으시며 헌신의 자욱을 새겨가시는 장군님의 정력적인 혁명활동소식은 온 나라 군민의 가슴가슴을 뜨겁게 울려주고 있다”며 “하루빨리 이 땅위에 강성대국을 일떠세우시려 그리도 많고많은 일감을 떠맡아 안으시고 온 나라의 방방곡곡을 주름잡으시는 장군님”이라고 언급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이 간부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자신의 생각과 꼭같다”고 높이 평가한 뒤 그같은 평가의 이유로 “사색을 집중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해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 사색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일과 휴식을 배합해 건강을 돌보라는 그 간부에게 “일감이 많아서 힘든 것만은 사실”이며 “어떤 사람들은 내가 무슨 일에 맞다들려도 순간에 척척 풀어제낀다고 말하는데 사실은 그렇지만 않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몇시간 집중적으로 사색해서 “새벽녘에라도 명백한 답을 찾게 되면 그때의 기쁨은 무엇에도 비길 수 없다”며 “나는 한평생 일감에 파묻혀 살려고 한다. 이것이 나의 가장 큰 행복이고 기쁨”이라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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