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권과 미주한인사회 ‘정치적 역학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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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 참정권이 실현되면서 미주지역 각종 단체들이 본래의 위치를 잊고 본국의 정치권과의 역학관계에 말려들고 있다. 심지어 동창회장 선거도 참정권 열기에 휩싸여 과잉 경쟁에 시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일개 등산 클럽마저 감투싸움에 젖어들고 있을 정도다.
소위 한인사회의 대표성을 지닌다고 자부하는 한인회나, 직능분야의 대표격인 상공 회의소, 평통 등을 포함한 커뮤니티 단체인 노인회 등도 참정권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 채 본래의 설립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여기에 참정권의 이름을 내세운 유사단체들도 우후죽순 늘고 있어 본격적인 참정권 시대인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한인 사회는 온갖 정쟁과 감정싸움으로 얼룩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이달 중 발표될 LA와 OC 평통 회장 선거 결과와 평통 위원들을 비롯해 오는 30일에 치러질 미주한인회 총연합회(미주총연) 회장 선거와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 회장 선거에 새 얼굴들이 일제히 출사표를 던져 전쟁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여기에 한국의 정당 관계자 등 정치권이 해외동포 표심을 잡기위해 당 차원 혹은 개별 정치인별로 해외동포사회에 얼굴 내밀기 작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이들과 상대하는 현지 동포사회 단체장과 인사들의 행적도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성진 취재부기자>


 


최근 한국일보는 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LA평통 차종환 회장이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김대식 사무처장을 통해 확인한 결과 현 자문위원의 75%가 물갈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발언을 한 차 회장의 의도와 이를 그대로 보도한 언론의 의중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현재 13기 위원 전원이 유임을 신청했는데 그중 75%가 탈락된 것처럼 오해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의 평통 사무처 해외협력과의 미주지역 담담관계자인 김종진 사무관은 지난 4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미주 각 공관으로부터 접수한 신청 명단을 정리해 의장의 재가를 받기 위한 수속을 진행시키고 있는 중”이라며 “미주 현지의 일부 언론이 보도한 ‘75% 물갈이’라는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김 사무관은 “현재 13기 위원 중에도 연임 신청을 하지 않은 위원들이 상당수 있는데 무슨 근거로 ‘현 자문위원의 75%’라는 숫자가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더구나 김대식 사무처장이 밝힌 것처럼 알려진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사무처장이 의장의 재가도 받기 전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김 사무관은 “이번 사무처를 방문한 차 회장이 신청자 몇 사람의 추천 여부를 질의해 이에 대한 답변을 해주었을 뿐”이라면서 “몇 사람을 기준으로 이처럼 불확실한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통 의장의 재가를 받아 공표할 때 모든 것이 밝혀 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현재 수속과정상 평통자문위원은 오는 20일 께, 그리고 지역 회장 임명은 30일 쯤 의장의 재가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추측보도 유감”














 ▲ 정주현 신임 상공인총연회장
직무상 해외 지역을 담당하는 김 사무관은 LA지역에서 나도는 평통 관련 보도를 대부분 체크하고 있다. 그는 “일부 언론들이 확인도 하지 않은 추측을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관은 “위원 구성은 차세대들이나, 여성들의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보면 미주 전체 평균적으로 연임 신청자의 30-40% 정도를 연임 비율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LA지역 위원수가 뉴욕 지역 위원수보다 적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애초 LA지역 위원은 남가주와 아리조나, 네바다, 뉴멕시코를 포함됐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LA평통이 분리되면서 자연히 OC-SD로 나뉘어 위원 수의 변동이 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원래 LA평통의 위원 수는 뉴욕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뉴욕은 뉴저지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LA지역 위원 변동을 마치 평통 사무처가 LA지역을 과소평가한 것처럼 일부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에 사무처 당국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일부 보도에서 미주지역 부의장 내정설에 대해 “어디까지나 현지의 추측 보도일 뿐, 평통 사무처와는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사무관은 해외 지역 평통회장 선정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공관장이 추천하여 의장(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평통 규정에는 오직 ‘사무처장을 거처 의장이 임명한다’로만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3기에 현지 공관장이 추천하는 방식도 도입 했으나 이번 14기에도 그대로 답습할지는 전적으로 의장 권한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 따르면 공관장 추천은 구속력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설사 이번에도 공관장이 회장 후보자를 추천하더라도 반듯이 그 추천명단에서 회장이 임명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을 방문한 이기택 평통 본부 부의장은 제14기 평통의 개혁방향에 대해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임기가 끝났으면 사람도 교체하는 것이 임기제를 시행하는 하나가 된다”면서 “민주평통은 대통령을 의장으로 모시고 있는 직속 자문기관이자, 또한 정파를 초월한 헌법기관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위상에 걸맞게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국민통합과 통일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초정파적, 범국민적 자문위원단을 꾸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년 동안 좌파정권 시절에는 보수성향이 강한 미주동포사회임에도 불구하고 평통 임기 때마다 보수성 인사들을 여러 가지 제도와 명분을 내걸어 퇴출시켜왔으며 현재 13기에는 보수성향 인사들이 거의 없는 실정에 이르렀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14기 평통 위원에서 유임이 되지 않는 위원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할 조짐이 보인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일부 보수 단체 임원들은 “만약 그런 움직임이 보이면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그들은 평통이 어떤 기관인 줄을 모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괘씸죄’와 ‘불경죄’


한나라당 해외동포분과위원회 이용태 위원장은 최근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상공인총연) 회장에 뜻을 두었으나 두개의 분열된 상공인총연의 하기환 회장측과 남문기 회장 측 모두로부터 냉대를 당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용태 위원장은 재외국민 참정권 실현 계기로 누구보다 중심인물로 떠오를 것으로 보였으나 어정쩡한 입장에 놓여 마음고생이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공인총연 회장 자리도 미주총연 자리와 비슷하게 참정권 시대에 주목을 받는 단체장 중 하나다. 이 자리에 의중을 둔 것으로 알려진 이용태 위원장은 애초 한나라당으로부터 해외동포분과위원장에 임명돼 당의 한 임원으로 해외 지역을 관장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당 후원활동을 위해 외곽 조직인 US한나라포럼 (총대표 김진형)까지 조직했으나 오히려 ‘한지붕 두가족’으로 쪼개지고 말았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한나라당으로부터 ‘당분간 해외지부 당활동을 자제하라’는 지침까지 내려와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이용태 위원장은 최근 발족한 ‘미주한인참정권실천연합회’(참실련·준비회장 김완흠)에 상임고문 자격으로 참여해 US한나라포럼과 대치되는 인상을 주고 있어 그 저의에 대해 오해의 눈초리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위치가 분명치 않아 마침 분열됐던 상공인총연의 단일화 과정에서 회장에 출마함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새롭게 하려는 의도였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상공인총연 회장이 된다면 한국에서의 입지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며 자신의 리더십을 과시할 명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과거 LA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고 이를 바탕으로 LA한인회장에도 당선되어 1.5세대의 커뮤니티 단체장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5월 중 결정 될 상공인총연의 단일화 작업에서 자신이 상공인총연 회장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는 달리 그를 후원할 줄 믿었던 하기환 회장측과 남문기 회장측의 지지를 받지 못했으며, 오히려 자신과 친분관계가 두터운 정주현 현 상공인총연 이사장에게 돌아가자 이용태 위원장의 입지는 좁아지고 말았다.
지난 1년간 두개의 상공인연합체로 내부 분열로 논란을 빚어온 상공인총연은 지난 1일 단일화 작업을 벌여온 총연 화합위원회(위원장 김영창)에 의해 정주현 현 상공인총연 이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키로 했다.
하기환 회장과 남문기 회장이 이끄는 두 단체로 갈라져 1년 가까이 진통을 겪어온 총연은 지난달 양측 대표가 참여한 화합위원회를 구성했다. 화합위의 경우 하기환 회장 측에서 김영창·이정형·김영복씨, 남문기 회장 측에는 권석대·최현경·이흥재씨가 참여해 단일화 및 차기 회장 후보 추대와 관련, 의견을 조율해왔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용태 위원장이 상공인총연 회장직에 도전 실패는 그가 사전에 이들 양 회장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회장 출마를 선언해 ‘괘씸죄’에 걸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상공인총연이라는 단체는 이해관계자 몇 명이 모여 만든 친목단체에 불과해 실제로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은 유명무실한 단체일 뿐이다.




본국선거 열풍 한인 사회 강타














 ▲ 김완흠 참정권 연합회장
지난 2월 통과된 재외국민 참정권이 ‘반쪽 참정권’이라는 지적과 함께 실질적인 참정권을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청원운동이 시작되어 주목이 되고 있다.
‘미주한인참정권실천연합회(참실련·준비회장 김완흠)’은 우편투표 허용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국회에 공식 접수시켰다고 지난달 23일 밝혔다. 참실련이 지난달 21일 ‘공직선거법 개정(재외선거 우편투표 허용)’이란 제목으로 접수한 청원서에는 ▷현행 공직선거법 상 재외선거에서 재외공관에서만 투표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거주지에 따른 투표권 행사방식의 차별 ▷2007년 6월말 헌법재판소가 내린 위헌 결정과도 배치돼 원활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우편투표를 허용해 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완흠 회장은 “국민청원을 통해 반쪽 참정권을 완전한 참정권으로 회복시킬 것”이라며 “오랜 시간이 필요로 하는 만큼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태 상임고문은 “우편투표제가 도입되면 재외국민의 투표율이 높아져 대선 등에서 중대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며 “정치권에서 쉽게 수용하기 힘든 만큼 참실련이 적극적으로 활동해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청원의 절차는 접수 후 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 심의에서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국민 청원은 헌법 26조에 보장된 기본권으로 이를 통해 법률 등의 제정·개정 및 폐지할 수 있으며 국회의원의 소개가 필요하다. 이번 국민 청원 소개에는 박준선의원(한나라·용인시 기흥구)이 맡았다.
한편 우편투표제 도입과 동포청 신설 등을 목적으로 지난달 9일 결성된 참실련은 오는 12일 창립총회 및 참정권 궐기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처럼 재외국민 참정권 시대가 열리면서 특히 미주 한인사회는 본국 정치권의 ‘표밭’이 되고 있다. 미주 지역에서만 약130만 명에 달하는 유권자가 있는데 특히 LA한인사회가 최대 유권자지역이라 과거에 볼 수 없는 ‘정치력 파워’를 지니게 된다.
따라서 2012년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여야 정치인은 반드시 LA한인사회를 들러 인사를 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한인사회의 여론을 이끄는 단체들은 그 주가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집단 단결력 이 강한 노인단체와 향군 단체 등을 포함해 교회, 동창회, 체육회 등도 일차적인 로비 대상 단체가 될 것이다.
여기에 참정권 시대가 열리면서 한국 정계 진출을 꿈꾸는 한인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여야 각 당은 2012년 4월 실시될 19대 총선에서 해외동포 사회에 최소 3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배정할 것이란 소리도 나올 정도로 ‘해외 표심’ 끌어안기에 나섰다. 이와 함께 여야 정치인 후원회나 각 정당의 외곽 조직이 봇물처럼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는 본국 총선에 극소수의 해외 한인이 본국 선거에 출마했으나 2012년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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