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웃 볼 축제공연’ 저작권 위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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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주한인사회에서 공연돼 왔던 ‘헐리웃 볼 한인축제’를 포함한 각종 연예인 쇼와 타운의 노래방 등이 한국 음반 저작권을 지속적으로 위반해 왔던 사실이 관련 기관에 의해 드러났다.
지난 7일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 미주연락사무소(KOMCA USA법인대표 차종연·이하 저작권협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3년간 한인사회에서 저질러진 각종 위반사례에 대한 실태조사를 마무리했다.
저작권 협회는 ‘헐리웃 볼 한인축제’을 포함한 각종 무대공연과 노래방 룸살롱 등에서의 불법적인 저작권 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명시하고 사안에 따라 민?형사 소송 등을 통해 엄중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저작권법 위반은 민?형사법에 의거해 경우 당 최고 25만 달러에 달하는 벌금과 최고 1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는 중죄다. 유죄가 확인되면 실형을 포함해 징수규정에 의해 해당금액과 벌금 등을 일괄 소급 적용해 부과된다. 또 저작권 관련 고발 및 소송에 따른 모든 변호사 비용 및 법적 비용을 해당 피고 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그동안 미주한인사회에서 각종 저작권 문제에 대한 인식은 한국보다도 못한 수준이었다. 설사 저작권 문제를 지적하면 “그런 것이 있었느냐”며 유야무야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한인 비디오 업소들의 저작권 위반 행위에 대해 단속이 본격화 되면서 저작권 문제가 조금씩 한인 타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음악의 저작권문제를 총괄하는 한국의 관련 협회가 최근 미주 지역을 상대로 본격적인 권리 주장에 나서면서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일부 한인 언론사들은 이미 관련 저작권에 대해 숙지하고 있으면서도 자사의 연예 공연 사업 활동을 위해 이를 묵인해 온 한편 부당한 이득까지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성 진 취재부기자>



지난 20년 동안 한인 언론사들이 주최하거나 후원해온 본국 연예인 초청 쇼 등은 해당 저작권 관련 라이선스를 제대로 갖추지도 않은 채 불법적으로 이뤄져 온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또 타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노래방들도 저작권을 무시하고 영업 해왔으며 심지어 대형교회 등에서도 한국 복음가수들의 노래를 허가 없이 마음대로 무단 사용해 물의를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미주연락사무소 차종연 소장은 지난 7일 가든 스위트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 에서 “노래방이나 유흥주점 등 한국음악을 사용하는 업소들의 경우 저작권 침해문제에 대한 인식이 전혀 형성돼 있지 않다”고 전제했다.
그는 “미국에서 한국가수들의 공연이 잇따르고 있지만 공연에 필요한 저작권 관련 라이선스를 제대로 갖추지도 않은 채 관행적으로 불법공연이 이뤄져 왔다”고 지적했다.
차 소장은 또 “한인교회들 역시 가스펠 음악을 사용하면서도 이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교회 들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저작권 협회는 무분별한 한국음악의 사용에 따른 저작권 침해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알리고 계몽활동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차 소장은 “침해사실을 알면서도 저작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기관, 단체, 업소는 물론 업주들에 대해서 단호한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저작권 협회 미주법인 연락사무소는 미국 내 한국음악 저작권 침해사례를 조사하고, 대응방안을 위한 법적 근거마련 및 계도를 목적으로 2007년 3월 설립됐다. 협회는 그동안 미국 음악저작권협회 (ASCAP)와 상호 위탁관리 조약을 맺고 활동 하고 있었으나 앞으로는 자체적으로 권리 주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에서 사용되는 미국 음악에 대해 미국에 제공하는 저작권 로얄티 규모는 약 1000만 달러에 이르고 있는 반면, 미국에서 사용되는 한국 음악 저작권으로 받는 로열티는 한 해 고작 5만 달러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 협회 미주법인은 자체 조사를 벌인 끝에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원인을 분석했다. 협회 측은 “시장규모가 작은데다 80% 이상이 불법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한국의 가수들이나 작곡가들, 즉 저작권자들은 자신들의 재산권을 침해당하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규정 잘못 해석


저작권 협회 미주연락사무소의 차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대표적 위반 케이스로 ‘헐리웃 볼 음악대축제’를 들었다. 차 소장은 헐리웃 볼 공연은 라이선스 허가를 잘못 받아 지난 2003년부터 2009년 현재까지 7년째 그 공연의 저작권료가 한국의 저작권자에게 제대로 지불되지 못한 상태라고 발혔다.
또 헐리웃 볼 공연과 관련해 제작된 ‘헐리웃 볼 축제’ DVD 역시 로열티를 지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 없이 무단으로 배포해 저작권(복제권)을 위반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차 소장은 “한국 가수가 미국의 할리우드 볼에서 우리음악을 공연하고 미국 내 전 한인들이 그 대가를 지불하고 공연을 관람했다. 그런데 우리의 저작권료가 왜 아무런 권리도 없는 미국의 저작권자들에게 분배됐는지 의문이다”고 밝혔다.
또 차 소장은 “이에 따른 정확한 조사를 위해 그동안 수 십 차례에 걸쳐 공연 주최사의 관련 임원에게 전화를 하고 공문을 보냈음에도 성의 없는 답변만 받았다”고 밝혔다.
연락사무소의 노도현 차장도 지난 1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주최사와 저작권 문제를 협의했으나 너무나 비협조적이었다”며 “우리는 저작권 전문 미국인 변호사를 고용해 조사활동을 벌여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7회 공연을 앞두고 연락사무소 측은 법정에 공연 취소 요청까지 계획했었으나, 그렇게 될 경우 선의의 많은 동포들이 피해를 당할까 염려해 최후 수단은 유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차장은 “해당 공연 주최 측은 공연장 사용비를 지불했으며, 공연한 연예인들에게 사례비를 지불한 것으로 저작권 행세를 한 것으로 주장했다”며 “이들은 저작권에 대한 인식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연관련 라이선스는 사전에 가수가 부를 곡목의 작사, 작곡, 편곡자 등을 일일이 기재하여 한국음악 저작권협회와 상호 위탁 관리계약을 맺은 미국 음악저작권협회(ASCAP)에 신고해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당연히 이 같은 과정을 거친 뒤 공연을 해야 함에도 주최 측이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는 것이다. 특히 저작권 협회 조사에 따르면 헐리웃 볼 공연 주최 측은 한국음악과 전혀 관련 없는 미국의 BMI, SESAC 등에 소정의 금액을 납부해 마치 허가를 받은 양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저작권 협회 연락사무소 측은 최근 공연 대행사 <Andy & Bill Concert, llc>와 접촉해 대표인 Nordan Erick으로부터 “그동안 (저작권 관련 라이선스 취득에 대해)모르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조처하면 되는가”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미주연락사무소의 최종 결론은 ‘헐리웃 볼 음악 대축제’ 공연이 불법공연임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한국음악의 외국 무대공연에 대해 미국의 ASCAP와 단독 상호관리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관계로 헐리웃 볼 공연 같은 것은 반드시 ASCAP의 정식 무대공연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
이는 지난 11일 한국 음악 저작권협회의 최종철 국제팀장과의 본지 인터뷰에서도 확인됐다. 최 팀장은 “헐리웃 볼 공연은 BMI, SESAC와는 상관없다”며 “반드시 ASCAP의 정식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출의 3%는 저작권료로


세계 최고의 야외 음악당으로 알려진 헐리웃 볼에서 ‘헐리웃 볼 한인음악대축제’ 는 올해로 7회 공연을 맞았다. 이 공연에는 그동안 보아와 이효리 등 정상급 연예인들이 무대에 섰다. 이 축제는 매년 2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고 평균 20~100달러인 티켓은 거의 매진되곤 했다.
또 이 축제를 많은 한인은행들이 협찬하고, 많은 업소들이 후원하는데 관련 업계 추산에 따르면 공연 수익금은 최소 80만~100만 달러로 알려졌다.
저작권 규정에 따르면 헐리웃 볼 한인축제공연은 매출의 3%를 지불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7회 공연을 했기에 20만 달러 내외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축제 DVD제작에 대해서도 개당 1.50 달러 정도를 지불해야 하는데 한 회에 2만개를 제작했다면 역시 약 3만 달러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저작권 문제를 수면위로 떠올린 차 소장에 따르면 공연 주최 측은 “대행을 맡긴 미국의 Andy & Bill concert, llc에게 물어봐라. 우리는 다 낸 걸로 알고 있다. 지금 바쁘니 공연 끝나고 얘기하자”는 식으로 일관해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저작권 협회가 미국의 <Andy & Bill Concert, llc>와 접촉해 수집한 공연 관련 서류를 검사한 결과 공연에 필요한 라이센스인 무대공연허가서(live stage performance license)없이 일반허가서(general license)만 받고 공연이 기획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협회 미주사무소는 지난 3년간 조사를 통해 이외에도 많은 저작권 침해사례들을 발견했으며 그에 따른 자료 구축 또한 마친 상태다. 또한 차 소장은 그 동안 미국 내 저작권 위법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무단으로 음악을 사용했다고 인정되는 공연 및 광고음악 제작물, 노래방, 카페, 단란주점, 레코드점, 기타 음악사용 업체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차 소장은 “이런 침해사례를 알고도 무시하고 저작권 자체를 인정치 않으려는 태도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의 필요성을 느껴 이번 기자회견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침묵하는 언론


한편 연락사무소 노 차장은 “이번 기자회견에 많은 언론사들이 참석했으나 극히 일부 언론사만 회견 내용을 보도했다”면서 “일부 언론사가 보도를 통제했다는 정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에도 ‘헐리웃볼 공연’은 뜨거운 관심거리다. Richkoh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음악 이벤트인 ‘헐리웃 볼 공연’이 불법공연이라는 사실은 듣기에 너무나 민망한 사건이다. 대명천지에 그것도 미주 최대 한인 언론사가 주최한 행사가 불법이라는 것은 한국인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가 아닌가. 한인 언론사는 한국음악 저작권 보호에 첨병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것도 벌써 7회째 반복적이고 의도적으로 저작권 침해행위를 한 사실은 어떤 이유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파렴치한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가재는 게 편인지 몰라도 경쟁 언론사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신문에 한마디도 하지 않는가. 왜 침묵하는가”라고 따졌다.
저작권은 개인의 지적 재산권의 행사이며 자신의 재산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은 저작권자의 당연한 권리다. 따라서 저작물을 통한 공연 주최자나 사용자가 이를 지키고 보호해 주는 것은 선진 시민의 의무이며 양질의 음악 재생산의 계속적인 후원자가 되는 것이다.
창조적인 작업을 하는 작곡가, 작사가, 편곡가등은 그들의 재산권을 지켜야 할 권리가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노동의 대가로 받는 월급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주 수입원인 저작권 로열티는 그들의 생계를 위한 지적 노동인 것이다.
따라서 타인의 재산, 즉 저작권을 불법으로 무단 사용하는 것은 범법 행위이며, 저작권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 선진시민으로서 해야 할 의무다.
차 소장은 “하나의 노래가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가고 한편의 영화가 인간의 삶과 행동양식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모티브가 된다”면서 “문화콘텐츠의 힘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21세기를 우리는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의 저작권을 보급, 확대, 보호, 육성하는 것이 곧 대한민국의 문화를 알리고 발전시키는 길임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는 한국의 민법 제32조 및 저작권법 제105조에 의거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서 회원인 음악저작자들과 저작권신탁계약을 체결, 음악저작권을 신탁 받아 음악 사용자에게 사용을 허락하고 저작권사용료를 징수하여 저작권자에게 분배하고 있다.
사용료의 분배는 문화관광부로부터 승인 받은 관리수수료를 제외하고 전액 회원에게 분배하고 있으며 저작권 사용료의 징수도 문화관광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징수규정에 의거하여 징수하여 왔다.
협회는 한국음악의 세계적 보급과 위상에 주력하고 있으며 나아가 자국 및 회원국의 저작권 보호를 목적으로 창립되어 세계 156개국의 회원국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협회는 1987년 4월 10일에 CISAC에 준회원으로 가입했으며 1995년 4월 총회에서 정회원으로 승격됐다다. 그리고 1996년 9월 11일에 BIEM에 준회원으로 가입하였으며 현재 KOMCA는 CISAC의 정회원이며 BIEM의 준회원이다.
또 KOMCA는 저작권계의 올림픽이라 일컬어지는 CISAC총회를 대만, 포르투갈 등 여러 국가와의 경쟁에서 회원 단체의 압도적인 지지로 서울에서 2004년10월 18일부터 동년 10월 21일 까지 총 66개국 179개 단체에서 총 763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개최해 세계 속의 한국음악 저작권 협회 위상 제고 및 국제적 협력 관계의 유대 강화를 통해 국내 유일의 음악저작권 신탁관리단체 전문기관으로 위상을 정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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