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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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그린스펀 전(前)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금융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로 금융위기 진정과 경기호전 기대감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린스펀 의장은 워싱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금조달 비용이 떨어지고 있지만 금융위기는 끝나지 않았다”며 “미국의 상업은행 시스템은 여전히 막대한 규모의 자본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금융당국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10개 금융회사가 확충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 자금은 746억달러. 하지만 더 큰 규모의 자금을 은행들이 조달해야 한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주장에 정부가 당혹해 하고 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어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인해 수백만명의 차입자들이 위험에 빠졌다”면서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멈출 때까지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심각한 위기 가능성이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용 모기지론이 제2의 금융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한 것이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리보(런던은행간 금리) 하락 등 금융시장 안정 기미에 대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여러 종류의 신용 스프레드가 모두 하락했다”라며 “전반적으로 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상황이 분명히 개선됐다”는 긍정적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실업자 급증에 따라 사무실 수요가 계속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상업용 모기지 부실마저 커지면 지방은행 중소 금융사들이 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어 금융위기 상황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체감경기 여전히 바닥













미국 경제의 상승세를 예견하는 전문가들은 오는 하반기부터 성장세를 나타내기 시작하겠지만 경기 상승의 긍정적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글러스 엘먼도프 미 의회예산국(CBO) 국장은 연방하원의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경제가 올해안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다고 해도 경기침체기에 이어 향후 몇 년 간 생산과 소득, 고용 부문에서의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CBO는 성장률을 비롯한 각종 경제지표에 대한 전망치를 8월중에 제시할 예정이다. 이 전망치는 3월에 나온 것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엘먼도프 국장은 설명했다.
CBO는 3월에 제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업률이 9.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으나, 현재 이러한 전망을 수정하고 있으며 하반기 중 10%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엘먼도프 국장은 “787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시행되면서 올해와 내년까지 경기진작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민간부문에서 수요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성장세가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령 민간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지난해와 올해의 부진한 성장을 만회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더욱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위스 이사는 뉴욕 본사에서 “금융시장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또 다른 갑작스러운 파국도 일어날 수 있음을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몇 달 안에 가장 크게 염려되는 것은 유럽 주요 은행이 몰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또 다른 리먼브러더스가 나타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위스 이사는 또 “그런 일이 발생하면 상황은 다시 몇 개월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에서 은행이 무너지면 은행 시스템이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곳이 있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나 해당 국가 중 누가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지 모호하다는 점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스 이사는 또 “미국의 상업용 모기지 부실에 대한 염려도 커지고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실업 사태가 지속되면서 사무실 수요가 없어지고 상업용 부동산 매매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만기가 돌아오는 상업용 모기지가 올해는 다행히 많지 않지만 내년에는 수조 달러에 이른다”며 만기가 한꺼번에 도래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스 이사는 상업용 모기지 부도 사태가 발생하면 지역 은행들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염려했다.



신용카드 부도율 최고 예상


위스 이사는 미국의 또 다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신용카드 부실과 관련 “신용카드 부도율이 내년에 11%까지 높아질 수도 있지만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소규모 사업체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소 신용카드사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염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그의 평가다.
위스 이사는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경제의 수직 낙하는 멈췄고 전망도 몇 달 전만큼 어둡지는 않다”면서도 “소비 위축으로 인해 경제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경기 침체가 올 하반기에는 끝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경제가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고 느린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하지 않고 있는데 그동안 늘어난 빚을 줄이는 ‘디레버리지’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빠른 회복에 대한 기대를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주식시장 전망과 관련해서는 “지난 3~4월의 강력한 랠리가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올 여름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뉴욕증시가 조정을 받더라도 3월의 저점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바닥은 지났다”고 진단했다.
최근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는 주택경기에 대해서는 미국의 집값이 2005~2006년 정점에서 31%가량 떨어졌고 이로 인해 싼값에 집을 살 수 있다는 점과 기록적으로 낮은 모기지 금리가 매수세를 형성시키는 등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집값은 내년 초까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위스 이사는 “많은 전문가들이 수요 회복시 지난해와 같이 투기세력이 유입돼 유가가 급등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향후 2년간 배럴당 7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GM파산 가능성 매우 높아













한편 미국 자동차업계 빅3(GM·크라이슬러·포드) 중 하나인 GM(제너럴모터스)의 파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경제가 스트레스 테스트 이후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라는 고비를 넘기면서 안정을 찾아가던 미국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GM 파산이라는 난제를 어떻게 넘길 것인지가 주목대상이기 때문이다.
미 금융당국은 지난 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미 19개 은행에 대해 재무건전성 평가인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해왔고 이달 8일 그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등 10개 은행이 모두 746억 달러의 자본 확충을 요구 받았고 은행들이 이를 차례로 이행하면서 미 금융시장은 안정감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GM 파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에는 다시 긴장감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최종 자구책 제출시한이 다음달 1일로 다가온 가운데 GM이 파산보호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미 정부도 GM의 파산보호 절차 돌입에 대비해 사전준비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막판 GM이 채권단과 극적인 합의를 통해 파산보호 절차까지 이르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합의를 도출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 불거진 미국 신용등급 하향 전망에 GM이 파산보호 절차를 밟을 경우 달러화 약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 달러화 약세 현상이 심화되면 안전자산으로 평가 받던 미 국채에서 자금이 이탈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국채시장 안정에 힘쓰고 있는 미국 정부와 FRB의 정책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GM 파산은 미국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부품업체의 추가 연쇄부도 사태 등으로 미 고용시장 악화 추세가 더욱 심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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