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먹구름 드리운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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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북한은 2차 핵실험을 강행한데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서해 경비정과 해안포부대에 평시보다 2배 이상의 탄약을 비축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서해 경비정과 해안포부대에 탄약 비축을 지시했다는 첩보는 서해상의 무력 도발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 북한은 이달 말까지 서해 1곳, 7월 말까지 서해 서한만 2곳 등에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했으며 감청을 의식한 듯 북한군의 통신 횟수가 평소의 절반 이하로 급감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관심은 강경일변도의 정책을 펴고 있는 한국이 북한의 도발시에 보복공격을 감행하느냐 여부다. 현재까지 한국의 보복공격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특히 북한이 함정이 아닌 해안포로 도발할 경우 한국은 해안까지도 타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럴 경우에는 북 영토에 대한 공격이어서 전면전까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런 도발 징후가 최근 후계자로 지명된 김정일의 3남 김정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한반도 정세를 짚어봤다.
                                                                                        <한국지사 = 박희민 기자>



6월의 한반도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위기상태다. 북한의 도발 움직임이 동시다발적으로 포착돼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지뢰밭 같은 6월의 정치 일정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2차 핵실험에 대한 강경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6·15남북공동선언 채택 9주년 기념일(15일), 한·미 정상회담(16일) 등에 맞춰 북한이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한국전쟁(1950년 6월25일), 제1차 연평해전(99년 6월15일), 제2차 연평해전(2002년 6월29일) 등 우리 역사의 크고 작은 남북간 무력충돌이 모두 6월에 벌어졌다. 올해 역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서해상의 무력 충돌이 우려된다.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1∼2주일 후에는 언제든 ICBM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운반 중인 ICBM의 행선지로 지목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는 아직 ICBM 발사 시설이 완성되지 않았다”면서 “발사대만 하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언제 ICBM을 발사할지는 알 수 없으나 발사 시설 조립에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1∼2주일 후엔 언제든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16일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에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럴 경우 한미 정상이 합의하는 대북제제 내용이 예상보다 강경해질 가능성이 높다.
탄약을 보강하고, 서해안에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하는 등 북한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본국 언론이 보도한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이 서해함대사령부 예하 부대 소속 경비정을 비롯, 주요 해안포 부대에 평시보다 2배 이상의 실탄과 포탄을 구비하도록 지시한 첩보가 입수된 것으로 안다”면서 “실제 서해 해군기지와 해안포 부대에서 차량 움직임이 평시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최근 서해 초도 해상에서 집중적인 합동사격훈련과 고속상륙정을 이용한 상륙훈련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또 이달 말까지 서해 1곳, 7월 말까지 서해 서한만(西韓灣) 2곳 등에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을 통한 긴장도 함께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달 27일 성명에서 “전시에 상응한 실제적인 행동조치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는 개성공단 등을 이용해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개성공단과 금강산으로 가는 통행을 다시 차단하거나 개성공단 관련 계약의 개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할 수도 있다. 억류된 현대아산 근로자 A 씨 처리 문제도 여전히 북한이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정부, 강력 대응


북한의 이런 도발은 정권 교체 후 이미 예상되어 왔던 것들이다. 문제는 도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 수위다. 정부는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안보리에서 논의 중인 금융계좌 동결을 비롯한 북핵 제재안 내용에 촉각을 세우고 있으며 국방부는 도발이 감행되면 현장에서 종결한다는 지침에 따라 일선 부대 중심으로 대비책을 강화하고 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이미 지난달 28일 대북정보감시 태세를 ‘워치콘(WATCHCON) Ⅱ’로 한단계 격상시켰다.
또한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이날 “북한이 도발할 경우 즉각 대응하라”고 전군에 지시한 상태다. 한미연합사와 합동참모본부는 대북 방어준비태세(전투준비태세)를 의미하는 ‘데프콘(DEFCON)’은 북한의 도발이 임박했다는 특이 징후는 발견되지 않아 현재와 같은 4단계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군의 도발징후나 군사 특이동향이 포착되면 데프콘을 3단계로 격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
국방부는 지난달29일 “이 장관은 북한이 먼저 우리 함정 또는 초소나 민간 선박 등에 타격해 오면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즉각 대응하라. 반드시 이겨 현장에서 상황을 종결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의 이같은 지시는 지난 4월5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전후한 보복응징타격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군은 비무장지대(DMZ)를 지키고 있는 전방 초소(GP)에서도 북한이 1발을 쏘면 3발 이상으로 응사하기로 하는 등 보복응징타격 방침을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 전·현직 국방부 고위관리들 사이에서 ‘군사적 행동’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물론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한 가상 시나리오다. 미국은 현단계에서 한반도 주변의 안보상황에 대한 재평가도, 군사전략의 수정 가능성도 공식 부인하고 있다.
‘샹그릴라 대화(연례 안보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중인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30일 “나는 같은 말(horse)을 두 번이나 사는 데 지쳤다”면서 “북한의 접근 방식을 바꾸기 위한 다른 길들(other ways)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에서 재래식 전쟁이 발생할 경우 다소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개입할 준비를 갖출 수 있다”는 조지 케이시 미 육군참모총장의 지난 28일 발언 역시 미국의 대 북한 공격 가능성과 연계돼 전해졌다.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같은 날 미외교정책협의회 토론회에서 “유엔 차원의 강력한 대북 대응이 충분치 않다면 더 강력한 조치들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군사행동의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럴 경우 남북한 간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이미 북한은 우리나라가 PSI에 가입할 경우 이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즉 북한은 이미 한반도의 정전 휴정이 깨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북, 내부 단결용


북한의 이런 도발 움직임은 최근 김 위원장의 3남 정운을 후계자로 공식화한 것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해석도 나고 있다. 북한 지도부가 잇따른 무력 도발과 전쟁 분위기 조성을 통해 엘리트 내부의 단합을 꾀하면서 정운의 ‘업적 쌓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것. 이는 김 위원장이 공식 후계자로 지명된 뒤 북한 지도부가 ‘1969년 미국 푸에블로호 나포와 1969년 미국 정찰기 격추 등이 (당시 후계자로 내정됐던) 김정일의 작품이었다’고 선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북한 지도부는 지난해 10월 이후 내부적으로도 ‘전쟁상태’를 조성해 왔으며 최근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은 1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핵실험 이후 북한의 체제유지 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가 비상상태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북한 지도부는 ‘150일 전투’ 등 대중동원 운동을 병행하며 숨쉴 틈을 주지 않고 옥죄고 있다.
북한은 외부적인 여건 조성을 위해서도 대외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무시전략’과 굳건한 한미동맹을 공격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15일 6·15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일과 16일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다발적인 군사적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당근’을 얻어내려는 속내도 갖고 있다. 군사 도발을 극대화해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내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국 등 6자 회담국의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北, 핵실험직후 당.군.정에 ‘후계자 김정운’ 통보”












 
북한이 제2차 핵실험(5.25) 직후인 지난달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삼남 정운(25)이 후계자로 선정된 사실을 노동당과 인민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부처들에 통보함으로써 정운의 후계자 선정을 사실상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대북소식통은 1일 “북한 당국이 그동안 노동당과 군부 고위층을 통해 정운의 후계자 선정 사실을 중간급 단위에 비밀리에 전파해 왔으나 핵실험 직후 노동당과 인민군에는 물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 등 행정기관들에도 공식 통보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1월8일 정운의 25회 생일에 정운을 후계자로 내정했다는 교시를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비밀리에 하달했으며, 이후 와병중의 김 위원장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및 국방위원을 중심으로 국방위원회가 후계구도 구축을 은밀하게 추진해 왔다.
이번 공식 통보로 지난 1월 김 위원장이 정운을 후계자로 내정한 후 약 4개월여만에 ‘후계자 김정운’이 북한 사회 내부적으로 공식화된 셈이다.
북한 당국은 특히 제2차 핵실험 직후 `후계자 김정운’을 공식화함으로써 차기 지도자의 지도력을 부각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핵실험 후 평양시를 필두로 전국 각지에서 핵실험 성공을 축하하는 군중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또 해외 주재공관들에도 정운의 후계 선정 사실을 공식 통보했으나 외부에 누설하지는 말 것을 강력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정운의 후계 선정을 내부적으로는 공식화하면서도 외부에 누설하지 말라고 지시한 점으로 미뤄 이른바 강성대국의 문을 연다는 2012년 전까지는 정운의 후계자 선정 사실을 대외에 공표하지 않을 생각인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해외공관이 비교적 보안상태가 취약함에도 북한 당국이 해외공관에까지 통보한 것은 외부 누설도 감수키로 한 것으로 풀이돼 사실상 대내외에 후계자 선정을 알리는 과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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