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친이슬람 정책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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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그동안 껄끄러운 관계에 있던 이란 등 이슬람 국가들과 유화 제스처를 나누며 기존 조지 W 부시 행정부와는 다른 차별화 정책을 취할 것임을 예고해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에 대해서는 유엔 제재 조치를 이끌어내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묘사될 정도로 관계가 악화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과 유럽 국가 순방은 분명 이전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미국의 대외정책 변경을 유럽과 중동 국가들, 특히 이슬람 세계에 유감없이 과시했다.
오바마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이집트, 독일, 프랑스를 잇달아 방문했다. 특히 사우디에 이은 이집트 방문은 이번 순방의 절정이자 이전의 미국 행정부와는 다른 정책 방향을 뚜렷이 알려 주목을 받았다.
                                                                                             <김 현 취재부 기자>



오바마는 이집트에서 ‘새로운 시작’이라는 제목으로 약 55분간 행한 연설에서 중동 국가를 포함한 모든 이슬람 국가들에 번개에 맞은 듯한 충격을 가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언급을 거침없이 토해냈다.
케냐의 혈통을 간직한 최초의 흑인 출신 미 대통령으로서 아랍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오바마는 자신의 가계에 대한 언급에서부터 도덕적인 원칙, 지금까지 기독교와 이슬람으로 나뉘어 양분돼온 서방과 이슬람과의 대립, 특히 유대인들과의 극한 대립 등에 대해 설명해 나갔다.
아랍어로 모하메드의 예언을 언급하면서 “평화가 가득할 것”이라는 성경 문구까지 섞어 행한 그의 연설 내용은 멀리 동쪽으로는 인도네시아의 무슬림들까지 그의 연설을 시청하게 만드는 흡인력을 보였다.
게다가 그는 이슬람 국가 지도자들에게 하기 어려웠던 주문까지 했지만 오히려 박수를 받았다. 그가 이슬람 지도자들에게 “여러분의 국민과 정당한 정치 과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하자 청중 가운데 한 남자는 일어나서 “버락 오바마, 우리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이집트 청중 “사랑한다” 외치기도


그가 이번 중동 방문에서 가장 강력히 보여준 부분은 바로 그동안 미국이 보여 왔던 친 이스라엘 자세를 버리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무게 중심을 잡은 것이다. 그는 “두 국민들은 정당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고 무게 중심을 잡은 뒤 “모두 각각의 고통스런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으로 인해 두 사이가 화해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서로의 고통을 어루만졌다.
친이스라엘 자세에 익숙하던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중립 위치로 자세를 교정한데 대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이스라엘의 전국연맹당의 의회 의원인 아리에 엘다드는 “유대인들이 받은 박해와 아랍인들이 이스라엘에 전쟁을 선포한 뒤 겪은 고통을 동등하게 비교한 것은 충격적이다”고 놀라워했다.
반면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이스라엘 통치하의 레스타인인들을 노예 상태로 묘사했으며, 그것은 상당히 강력한 의미이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 때문에 오바마의 연설을 상당히 친근감 있는 감정으로 받아들였다.
여기서 더 나아가 오바마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갖는 존엄성에 대한 열망은 정당하며,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한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언급하는 부분도 있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정착촌에 대해 그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아왔었으나 마찬가지로 정착촌이 불법이라는 언급도 하지 않아왔다. 그러나 오바마는 그 금기사항의 최전선을 오가는 언급을 이어갔다.
게다가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한 반면 이스라엘은 가입하지 않은 점을 들어 이스라엘의 핵보유에 대한 명분 부족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 이란에 대해서는 평화적 목적이라는 점이 분명할 경우 핵에너지를 갖는 것은 국가의 권리일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해 이란 내에서는 “미국이 이란의 핵 권리를 인정했다”는 환영의 말이 나오기도 하는 등 주목을 끌었다.



여기에 이슬람의 경전 코란을 성경과 함께 언급하면서 펼친 정신세계에 대한 이해 깊은 연설은 이슬람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무려 코란을 3번이나 언급하면서 33장과 70장, 그리고 어려운 시기에 신앙을 이어가는 상황을 묘사한 부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대학에서 이슬람을 가르치는 조너던 브라운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은 그냥 코란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이슬람 종교지도자가 청중들에게 하듯 해서 이슬람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이슬람에 강력한 인상을 준 그는 순방길 전에도 벌써 이슬람 단체들과 백악관에서 만나 이들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순방 출발 전 CAIG란 단체로부터 이슬람이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달받았다. 니하드 아와드 CAIG 회장은 미국은 국내 정책에서 이슬람 국민들에게 많은 희망을 줬지만 구체적인 정책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아와드 회장은 미국 안에서도 존재하는 반이슬람 정서가 더욱 커지는 것을 막아달라고 촉구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이런 언급을 받아주는 미국의 대통령이란 점에서 큰 기대를 다시 불러 일으켰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는 오바마는 이집트로 날아가 그곳 현지 주민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멀리 이슬람 세계 깊숙이 들를 줄은 몰랐다”고 할 정도의 감명을 준 것이다. 심지어 전쟁이 한창인 이라크의 바그다드시내에서 텔레비전 연설을 보던 시민 아미드 압둘라(45)가 “미국 대통령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평생 처음 본다”고 놀라는 모습이 서방 언론에 비칠 정도였다.


순방 전에도 이슬람 단체 만나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이슬람 세계에 대한 접근법을 둘러싸고 이스라엘 정부 내의 반응은 혼란 그 자체였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새로운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됐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연설에선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단이나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이스라엘 주둔 등에 대해서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스라엘 시민들은 오바마의 중립적 자세 교정을 친아랍쪽이라고 몰아세우는 모습이었다.
또한 미국 내 친 이스라엘, 혹은 유대계들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미국 대통령의 자세에 대해 대통령의 출신 혈통과 혹은 과거의 배경을 이유로 지적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오바마 대통령의 중간 이름인 ‘후세인’을 다시 거론하며 “역시 아랍계”였다는 비판도 했다.
이 때문에 정치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모습은 이제 국내외적으로 이스라엘 쪽의 긴장을 고조시켰으며, 이에 따른 반발을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으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메릴랜드 주립대학 시블리 텔하미 교수는 “일단 특정한 이슈를 제기시켜 놓았다”면서 유대계에 대한 반감을 살 주제를 던졌음을 지적하면서 “이제 사람들은 오바마의 행동을 주시할 것이며, 그의 언급으로 인한 위험 부담과 긴장은 대화 그 자체보다 더 구체적인 결과들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 반 기대 반을 보였다.
그러나 이슬람 국가의 맏형 격인 이집트에서는 얼마 전까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이스라엘의 요청에 의한 잘못된 전쟁이었다는 지적이 강해왔고, 이집트 내 방송들도 그 같은 지적을 해왔으나 하루아침에 이들 방송들이 미국 국기와 이집트 국기가 함께 내걸린 상황을 적극적으로 비쳐주면서 양국 관계의 친밀도를 높이고 있어 그 파장은 상당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란 사태로 외교적 시험대 오른 오바마












이란에 불어닥친 대선 후폭풍으로 국제사회가 동요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16일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지난해 미 대선 기간 중 조 바이든 부통령 후보가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취임 6개월 내에 중대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말로 논란을 일으켰으나 이란 대선에 따른 후폭풍으로 인해 이 말이 현실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부정선거 의혹으로 이란 내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그동안 이란 정부와 핵 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를 강조해온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이란 대선 이후 협상에 더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이란 내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가진 인물인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대화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해왔지만 대화의 통로를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아 아마디네자드와의 대화에 만족해야 했다.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재선된 것은 협상이 더 어려워졌음을 뜻하며, 한편으론 부정선거 시비 등으로 그의 입지가 대선 이전보다 약해짐으로써 적극적 협상의 길이 차단됐다고도 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란 대선 결과와 향후 핵문제 협상, 그리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에 대해 일단 침착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사우디 아라비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차스 프리먼은 “오바마 정부가 이란 선거결과를 용인하지도 거부하지도 않는 올바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이런 와중에도 이란은 핵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오바마 역시 올해가 가기 전에 대(對)이란 전략을 재검토하기로 약속한 바 있어 시간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또 오바마 행정부가 테헤란에 대한 제재의 강도를 높이는데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우라늄 농축 문제와 관련해 이란과 타협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도 정해지지 않았다.
아마디네자드의 승리로 오바마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노력에 대해 이스라엘의 우파 보수 집권세력이 이란의 위협에 맞닥뜨린 상황에서 주의를 흐트러뜨린다며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나올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대선 결과가 “모든 인류”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라고 주장하고 나서는 등 이스라엘에는 좋은 핑계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신문은 미국과 이스라엘 간 관계가 앞으로 직면하게될 더 큰 과제는 미국이 이란과의 대화에 성공하더라도 이스라엘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납득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과 이란의 대화가 실패할 경우엔 이스라엘로선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란의 핵시설 공격 여부를 정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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