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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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병찬 원장

취미로 공부한 한의학


필자의 아는 사람 중에 일찍 은퇴를 하고 시간이 많아지자 본인의 건강관리와 식구들의 건강 그리고 나아가서는 선교활동에 사용할 목적이라며 한의학에 입문을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이 들어 하는 공부가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렵게 공부를 하여 집에서 식구들과 주위에 아는 분들에게 무료진료(?)를 하며 자신이 배워온 실력을 간간히 확인하고 연마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럭저럭 세월이 흘러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그 분께서 필자의 한의원에 찾아 왔습니다. 예전에도 가끔 전화로 한의학에 관한 질문을 하며 연락을 했었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 한편 무슨 일이 생겼구나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필자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는 바로 “약 1개월 전부터 평소에 없던 두통과 어지러운 증세가 생겼는데 침을 맞고 한약을 달여 먹는데도 잘 없어지질 않는다.”고 하면서 왜 그런지 찾아 봐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람의 체질이 태음인(太陰人)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필자가 진맥(診脈)을 하기 전에 혈압부터 재어보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수치가 250/180이었습니다. 태음인은 혈압에 강한 체질이라 간혹 이 정도의 수치에도 자각증상이 없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너무 높은 수치였습니다.
맥을 보니 힘이 강한 대맥(大脈)과 현맥(弦脈) 그리고 매우 빠른 삭맥(數脈)이었습니다. 그분에게 혈압수치와 맥진의 결과를 이야기 했더니 본인도 잘 알고 있고 또한 본인이 알고 있는 한의학으로 치료하고 있는데 좋아지지 않아 필자와 상의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필자가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는 방법에 대하여 설명을 해 보라”고 하였더니 “늘 피곤하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 같아 침 치료를 오행침법(五行針法)과 사암침법(舍岩針法)으로 간(肝)을 보(補)하는 처방과 비장(脾臟)과 위장(胃臟)을 보(補)하는 처방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약도 간과 비, 위장을 보하는 약을 달여 복용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필자는 ‘그래서 이분이 이렇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체질이 태음인인 사람에게 이러한 맥상(脈狀)과 증상(症狀)이면 간을 보하는 처방을 사용하면 안되며 오히려 정반대로 간을 사(瀉)하여 조절하는 처방을 사용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이분이 본인의 치료에 사용한 간을 보하는 치료방법이 간의 기능이 강하고 폐의 기능이 약한 태음인에게 오히려 간과 폐의 불균형을 더욱더 심하게 만들어 두통과 어지러움 그리고 혈압까지 올렸던 것입니다.
만약에 이분이 간을 보하고 비위장을 보하는 음식이나 비타민, 영양제, 혹은 건강보조식품 등을 사용하였어도 침과 한약치료 보다는 부작용이 심하지 않았더라도 같은 결과로 고생을 하였을 것입니다. 방법은 다르지만 장기 강약의 불균형을 만드는 결과는 같기 때문입니다.
일반사람들이 본인의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이나 각종 건강보조식품을 먹고 복용해서 생기는 부작용을 경험하는 경우와 같은 것입니다. 필자가 체질의학(體質醫學)이론으로 열심히 설명을 하였지만 본인의 처방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듯 자존심이 상한 표정이었습니다.
상담을 마친 후 잘 알겠다고 하면서 돌아가는 사람에게 필자가 빨리 양의사에게 들려 혈압 약부터 복용하라고 하였는데 다음에 통화하면서 물으니 혈압약도 복용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사람이 중풍(中風)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런 뒤 약 6개월 후는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연락을 받은 필자는 만감(萬感)이 교차되며 ‘취미로 한의학을 배운다.’고 하는 사람들과 ‘선교하러 가서 봉사하려고 배운다.’고 하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침 치료와 한약치료는 민간요법이나 혹은 음식요법 또는 건강보조식품보다 효과가 빠르고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정확하지 않으면 부작용도 큽니다. 한의학을 포함한 모든 의술은 사람의 건강과 나아가서는 사람의 생명과 관계되는 것입니다.
취미로 배우는 짧은 지식만으로 가족 또는 주위 아는 사람들에게 인심 쓰듯 행하는 한약처방이나 침 치료 혹은 선교지에서 적당히 사용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일이고 배우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 할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충분한 임상을 거쳐 사람의 건강을 보살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뒤 취미생활에 이용하던지 혹은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데 이용하던지 또는 선교지에서 인술(仁術)을 베푸는 봉사활동에 이용하던지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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