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회 움직이는 한국 2세 해나 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오는 27일 정전협정 체결 56주년을 앞두고 미국 의회에서 한국전쟁 휴전일을 미국의 국가기념일로 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 법안’(HR 2632, Korean War Veterans Recognition Act)’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발의됐다.
특히 이번 법안 발의에는 한국계 2세 해나 김(한국전쟁화해연합 대표)씨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김씨는 이를 위해 한국전쟁 참전용사 단체들을 움직이는데 수년간 노력을 기울여왔다.
김씨는 435명에 달하는 미연방 하원의원 사무실을 일일이 방문해 이 법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미국 내 많은 한국전쟁 관련 단체들을 접촉해 이 법안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마침내 김씨는 미국 한국전참전연합회(KAVA)의 공식적인 지지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는 이 법안 발의를 위해 미 의회에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인 연방하원의 중진 세입세출위원장 찰스 랭걸 의원(민주당·뉴욕)을 움직였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한국전쟁은 흔히 ‘잊혀진 전쟁’으로 불려왔다. 미국이 전 세계 자유의 수호자로 우뚝 선 제2차 세계대전과 치욕적인 패배로 기록된 베트남전쟁 사이에 끼여 그 희생과 의미가 제대로 조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 발발 59주년, 정전 56주년을 맞이하면서 미국 정치권 등에서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기념하기 위한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인 찰스 랭걸 미 하원 세입위원장은 한국전쟁 휴전일(7월 27일)을 국가 기념일로 제정하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 법안’(Korean War Veterans Recognition Act of 2009)’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7월27일은 5월 마지막 주 월요일인 ‘메모리얼 데이’(전몰장병기념일)에 이어 미 전역에서 조기를 게양하는 두 번째 기념일이 된다.
                                                                                              <성진 취재부 기자>



‘잊혀진 전쟁’ 한국전쟁을 기억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미국인들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 법안이 미국의회에 제출되기까지는 한인 2세 여성 해나 김(Hannah Kim)의 노력이 주효했다.
영어로는 ‘Korean War Veterans Recognition Act of 2009’라고 이름붙인 이 법안은 미국 정부가 한국전쟁 휴전일인 7월 27일에 성조기를 달면서 한국전쟁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일년 중 미국 국기를 법적으로 게양하는 날은 새해 첫날과 대통령 취임식, 독립기념일, 참전용사의 날 등을 포함해 16일이다. 또 대통령이 정하는 특별 기념일, 미국의 50개 각 주의 생일을 국기 다는 날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전쟁 휴전일에 성조기를 게양하게 되어 미국에 국기를 다는 날이 19개로 늘어난다. 미국에선 개별적으로 일어난 전쟁과 관련해 조기 게양을 의무화한 경우는 아직 없다. 성조기를 조기로 게양하는 날은 현충일이 유일하다.
이번 법안을 발의한 찰스 랭걸 의원은 한국전쟁 참전 군인이고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강화하는 법안에 큰 관심을 둬 왔다. 랭걸 의원은 미국에서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으로 남아 있는데 한국전쟁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뜻으로 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더 크다. 랭걸 의원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존 코니어스 의원도 이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코니어스 의원은 하원 법사위원회 위원장이다. 상임위원장이 어떤 법안을 심사하고 투표에 부칠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법사위원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미국의 국회의원들은 사무실 앞에 국기를 비롯한 중요시하는 깃발을 세워두는데 코니어스 의원의 사무실 앞에는 출신 주인 미시간 주의 깃발과 함께 한국전쟁의 50주년을 기념하는 기가 걸려 있다. 그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크다.


“기억하자 한국전쟁”













 ▲ 찰스 랭걸 의원
한국전 참전용사인 랭걸 위원장은 지난 5월 21일에 공화당의 피터 킹, 일리아나 로스 레티넨 의원 등과 함께 이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민주당 중진인 랭걸 의원은 한국정부로부터 수교훈장 광화장을 수여받은 친한파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특히 가깝다.
그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안’을 내면서 “그들의 용감한 봉사와 희생은 절대 망각돼서는 안 되며, 명예는 인정받아야 하는 만큼 한국전 휴전일에는 조기가 게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찰스 랭걸 위원장은 법률안 제안서에서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엄청난 희생을 치르고 헌신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기억하고 한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기 위해 조기를 게양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랭걸 의원은 또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용맹스러운 공헌과 희생은 절대로 잊혀져서는 안되며 상을 주어 기릴만한 가치가 있다”면서 “한국전쟁의 진정한 영웅들은 조국의 부름에 아무런 이의없이 전쟁에 참가하고도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한 수 천 명의 실종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법안은 위험을 무릅쓴 참전 동지들을 격려하고 실종자들을 칭송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랭걸 의원은 지난해 같은 법안을 제출하면서 “한국전쟁이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 사이에 끼어 있어서 그동안 미국인에게 ‘잊혀진 전쟁’이 됐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으나 법안은 회기 내 처리되지 못하고 자동폐기 됐다. 랭겔 의원실은 한국전쟁 휴전일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또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주), 다이앤 왓슨(민주.캘리포니아주) 의원 등 하원 내 친한파 인사들로 구성된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 4명은 지난 달 25일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미동맹 강화 필요성을 역설하는 서한을 동료의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랭걸 의원 측 관계자는 “한국전 휴전 6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미국의 한국전 참전과 그로 인한 한국 민주주의의 수호를 기리는 뜻 깊은 행사가 미국 전역에서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경우 한국전 휴전일은 미국 현충일(5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이어 조기를 게양하는 둘째 기념일이 된다.
랭걸 의원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법안을 냈다. 그는 “한국전쟁의 시기는 2차 세계 대전과 베트남 전쟁 사이에 끼어 있는 만큼 미국인에겐 잊혀진 전쟁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우리는 한국전쟁을 망각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안은 하원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2003년, 2006년에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하원에 제출됐으나 전체회의 심의안건에 오르지 못했다.



다채로운 행사 계획


미 의회는 지난해 6월 미국 내 한국전쟁 참전용사회(KWVA)를 공식법인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부시 대통령도 이에 서명했다. 지난해는 워싱턴DC 일대에서 기념행사들도 다양하게 진행됐다.
해나 김씨가 대표로 있는 한국전화해연합은 지난해 휴전 기념일에 한국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 으로 이끌어내 더 이상 전쟁 없는 세계 평화운동을 도모하기 위한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 촛불의 밤’ 행사를 워싱턴DC에서 개최했다.
링컨 메모리얼 앞에서 가진 행사에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베트남 참전용사, 한국에서 봉사한 미국평화봉사단, 종교지도자, 평화 운동가들이 참석해 “종전이 아닌 현재의 휴전상황은 한반도 평화협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 참전용사 대표로 참석한 전 미국한국전쟁참전협회장(KWVA)인 루이스 데커트 예비역 대령은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휴전 상태”라면서 “북한이 핵을 제거하는 절차를 통해 한반도평화협정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진교륜 미 평화봉사단 기획실장은 “한국전에 싸운 참전용사들이 있었기에 한국의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이 가능했고 내 자신도 미국에 와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었다”면서 “나는 이제 전쟁 없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8년 한국 전라북도에서 평화봉사단으로 활동한 리처드 메칸타 한국전 화해연합 이사장은 “한국전참전용사들도 한국에서 평화가 정착하길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틴 오 한국전 화해연합 회원은 “한국전쟁을 상기하고 기억하기 위해 촛불행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제 평화협정체결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전 화해연합 해나 김 대표는 “이 행사는 한국전쟁을 되돌아보고, 인식하고, 또한 화합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한국전 화해연합은 이날 한국전 참전용사인 찰스 랭겔 연방하원의원(민, 뉴욕)이 상정한 ‘한국전참전용사 인정 법안’ 지지 서명을 받았다.
법안은 한국전 정전협정 기념일인 7월 27일에 조기를 게양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한편 행사에는 한국 인천의 ‘백호 용인대 타이거즈 시범단’ 어린이 14명의 태권도 시범을 보이는가 하면 김은수씨가 이끄는 ‘샘소리’ 국악 팀이 남도민요와 춘향가를 공연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지난해 한국 측 재향군인회 미 동부지회와 미국 측 한국전쟁 정전기념위원회는 워싱턴 DC내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 앞에서 공동으로 기념식을 개최했다.
당시 행사에는 제임스 피크 미 보훈처 장관과 김 양 한국 보훈처장, 이태식 당시 주미대사 등을 비롯해 두 나라 한국전 참전용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알링턴 국립묘지 헌화식, 참전용사 초청 만찬 등의 행사가 열려 한국전쟁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참전용사를 격려했다.
또 지난해 7월 30일에는 미국 측에선 존 워너 상원의원, 랑겔 하원의원 등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 상·하원 의원 5명과 한나라당 박진, 황진하, 민주당 김효석, 김부겸,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전 55주년 리셉션도 개최했다.







용기 있는 여성, 해나 김













 ▲ 해나 김
해나 김씨는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이다. 학창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탓에 영어를 주로 사용하지만 한국어 역시 유창하다. 한때 한국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에서 유학생활을 하기도 했다. 어릴 때 꿈은 외교관이었고 그는 민간 연구기관인 미국평화연구소에서 한국 역사에 관한 자료를 정리하는 일을 하면서 한국전쟁과 한국과 관련한 법안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는 한국전쟁이 시작된 지 6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혼자 자료를 수집하면서 관심을 두게 됐다.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미국인인 그는 어떻게 하면 한국전쟁을 끝내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전쟁을 시작할 수도, 끝낼 수도 있는 의회를 더 알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학원에서 의회와 관련한 분야를 선택한 그는 이 법안을 찾았고 나중에도 계속 한국과 미국, 북한에 평화를 촉구할 수 있는 법안을 제출하는데 이바지하고 싶다는 희망을 가졌다.
그는 이번 법안이 하원뿐만 아니라 상원도 통과해서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도록 미국 전역의 한인사회가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그는 의회에서 한국전쟁을 기려서 미국 국기를 다는 법안을 심의하는 동안 미국의 행정부에도 한국전쟁의 의미를 부각하는 요청을 하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1995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전쟁 휴전일에 미국 정부기관에 성조를 달도록 하는 대통령 선언을 발표했고 조시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2003년에 같은 내용의 대통령 선언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7월 27일을 한국전쟁 휴전기념일로 선언하도록 의회의 한국에 관심이 많은 의원을 설득해서 행정부에 건의안을 내도록 설득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27일 워싱턴의 링컨 기념관 앞에서 150에서 200명과 함께 한국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기념식을 했다. 당시 미국에 사는 한인 젊은이들이 한국전쟁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는 말을 많이 했다.
올해는 7월 26일 일요일 오후에 지난해와 같은 장소에서 더 큰 규모로 행사를 열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아직 휴전일이지만, 그의 희망은 언젠가는 휴전이 평화협정으로 바뀌어서 휴전기념일이 아닌 ‘평화의 날’로 기념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김씨가 대표로 있는 한국전 화해 연합은 미 평화봉사단 한국친우회 후원으로 설립됐으며 미국 대학원생 등 한인 젊은이들과 한국 평화봉사단 자원봉사자 등 2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