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모면 CIT ‘첩첩산중’

이 뉴스를 공유하기














파산 위기에 처한 미 중소기업 전문 대출은행 CIT(Canberra Institute of Technology )그룹이 채권단으로부터 30억 달러 규모의 긴급자금을 지원받기로 합의했다고 CNBC가 지난 20일 보도했다.
이로써 CIT는 챕터11(하단 용어참조)파산보호 신청을 모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9일(현지시간) CIT그룹이 핌코와 오크트리캐피털, 센터브리지실버포인트를 포함한 채권단으로부터 30억 달러의 자금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CIT 파산보호 신청 이후 JP모간, 모간스탠리 등 CIT 자문사들이 다른 은행들과 함께 DIP 즉 채권자에 의한 경영 관리 시행을 조건으로 한 긴급 대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IT가 채권단과 50억 달러 규모의 출자전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상당수 채권단은 출자전환보다는 채권 차환발행 형식을 원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져 CIT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뉴욕포스트 역시 이날 JP모간이 CIT의 팩토링(용어참조)사업부문을 인수할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보도했다. 
                                                                                   <스티브 원 취재부기자>



지난 15일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한시적 유동성 보장 프로그램(TLGP)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CIT가 파산보호를 검토 중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관계당국이 CIT 지원을 포기한 이유는 눈 덩이처럼 늘어나는 CIT의 부실 때문이다. CIT의 대출 연체율이 4.7%로 다른 대부업체 평균(2.8%)의 1.68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자금조달 비용이 싼 예금보다는 기업어음 회사채 등에 의존하는 취약한 자금조달 구조도 미 정부가 지원을 포기한 이유 중 하나다.
CIT는 자산 750억 달러에 부채는 680억 달러로, 내년 3월까지 갚아야 하는 빚만 100억 달러에 이른다. 8분기 연속 순손실로 총 3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미 재무부로부터 23억3000만 달러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이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채권 보증 발행 거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제2금융쇼크 파산공포 


그동안 미 정부의 공적자금 수혈로 잠잠해진 ‘금융회사 파산’ 공포가 중소기업대출 전문 금융그룹인 CIT의 파산신 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은행의 규모는 미국 20위권으로 당장 금융시스템을 걱정해야 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실물경제에 미치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로 중소기업의 자금줄이었던 CIT의 파산은 수만 개에 이르는 중소기업의 자금난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실업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시중에 경기부양자금이 넘치면서 다시 투자가 늘어난 파생상품 위험도 가시지 않아 새로운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이후 처음으로 미국 정부가 의미 있는 규모의 금융회사 지원을 포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최근 2년간 금융위기 속에 진행된 구제금융 과정에서 의회와 납세자의 여론이 악화된 점을 의식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CIT의 구제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한때 60달러까지 치솟았던 CIT의 주가는 지난 15일 1.65달러까지 급락해 주식거래마저 중단됐다.
문제는 CIT의 침몰로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WSJ는 CIT의 독특한 사업모델 탓에 수만 개의 중소기업과 채권자가 극심한 자금난에 봉착, 실물경제 부문에 리먼브라더스의 파산과 유사한 후유증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IT의 대출은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의류제조·유통업체에 집중돼 실업난을 가중시키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 의류업체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에서는 벌써 자금난을 호소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인 의류업계 연쇄파장 우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LA다운타운 의류업체 매출이 급감한 상태에서 CIT는 의류업체 바이어들의 신용평가 및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한인 팩토링업계와 의류업계에 연쇄파장을 미칠 공산이 크다. 팩토링 이용의 주요 한인고객은 다운타운에 기반을 둔 한인의류업체들로 거래처와 거래 시 위험을 줄이기 위해 팩토링 사용을 선호한다.
우선적으로 원단을 공급하는 바이어의 신용승인 비율이 낮아져 자금경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인봉제협회 박철웅 사무국장은 “컨트랙터(제조업)의 임금체불로 이어지는 심각한 사태에 바짝 긴장을 하고 있다”며 후폭풍을 우려했다.
현재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서 생산된 의류를 수입해 도매로 판매하는 상당수 한인 업체들의 대규모 거래처인 미국과 캐나다 지역 대형 의류 체인스토어들의 잇따른 실적 악화로 통상 45일인 결제 기간이 올해 들어 90일~많게는 6개월까지 길어지고 있다.
여기에 완납 보다는 분할 결제나 심한 경우 전체 결제 금액을 절반까지 낮춰 완납 처리를 원하는 업체도 있어 한인업체들의 자금 유동성이 압박받고 있다. 결국 팩토링 업체 이용 시 수수료 부담이 높고 신용이 불확실한 중·소 소매업체는 아예 승인조차 나지 않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한인 팩토링 업체로 거래전환 모색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사태로 한인 팩토링 업체의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하나파이낸셜은 팩토링 업체로는 가장 규모가 크고 한인 사업자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서부 지역 의 봉제·섬유 분야 기업을 주 고객으로 하고 있다.
이외에 프라임금융, 파이낸스원, GBC, NCC 등이 한인 팩토링 업체로의 거래전환을 모색하는 가운데 의류관련협회간의 정보 공유를 통하여 일부 불량업체 규제를 강화해나가며 업체 간의 지나친 경쟁을 피하고 내실을 다져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전망이다.


<용어설명>
▶파산보호신청 (챕터 11)(Chapter 11 bankruptcy protection)
기업의 구조조정을 포함한 재편에 관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법정관리와 비슷하다. 파산보호신청을 하면 채무 상환이 일시적으로 연기된다. 파산보호신청이 받아들여진 기업은 회생가능성이 높고 기업의 계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팩토링(factoring)
기업의 외상매출채권을 사서 자사의 위험부담으로 구입한 채권의 관리와 대금회수를 집행하는 기업금융의 일종이다. 구매자 신용에 따라 80%까지 가능하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