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암살 전문 조직 실체 공개에 미 의회 ‘시끌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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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 수뇌부를 암살할 특수부대를 조직하라.”
지난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 부시 행정부가 CIA(중앙정보국)에 이 같은 명령을 내렸다는 폭로가 터지면서 워싱턴 정가가 시끄럽다. 더구나 딕 체니 당시 부통령이 암살 부대의 존재를 의회에 알리지 말 것을 CIA에 명령한 사실도 공개되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 전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는 행정부가 의회의 감시를 벗어나려 한 초헌법적 상황을 벌였다는 지적이다. 이번 폭로를 주도한 논객 세이모어 허시는 “문제의 암살단이 체니 부통령에게만 보고하는 별도의 비밀조직이었으며, 이들의 목적은 암살을 전문으로 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리언 파네타 현 CIA 국장이 의회 정보위원회 증언에서 의회에 알리지 않은 비밀 프로그램을 중단시켰다고 보고하면서 드러났고, 의원들은 즉각 목소리를 높이며 전임 공화당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정보기관 내 공공연한 사실”


파네타 국장은 의회 비공개 청문회에서 이 같은 비밀 프로그램의 운영을 자신의 취임 이후 발견해 즉각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비공개 청문회의 내용이 아예 통째로 언론에 공개되는 기막힌 상황이 연출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공식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은 “의회에 보고하지 않은 비밀 프로그램 운영은 명백히 헌법 위반”이라며 특별검사의 임명을 통해서라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특히 헌법에 명시된 입법, 사법, 행정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근본 장치의 근간을 전임 정권이 뒤흔들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행정부가 독단적으로 의회에 보고하지 않는 비밀 프로그램을 운영해 헌법정신을 훼손했다는 얘기다.
민주당 제이 쇼코스키 의원은 “이번 사건은 의회가 CIA라는 특정 기관을 감시할 수 없게 만든 행위”라며 “이렇게 된 데에는 의회에 보고하지 말라는 상부의 명령이 있었다는 것을 은연중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가 CIA의 비밀 프로그램을 알게 된 것은 다름 아닌 CIA국장의 입을 통해서다. 지난달 24일 의회는 비공개로 파네타 국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청문회를 열었고, 해당 청문회가 열리기 하루 전 파네타는 CIA 내부에서 이 같은 ‘비밀 암살 전문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
파네타 국장은 자신도 이제야 보고받은 비밀 프로그램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즉각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이 같은 사실은 비공개 청문회에서 밝혀졌지만 곧 뉴욕타임스에 의해 대서특필됐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비공개 청문회 내용을 흘렸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심각한 사안으로 비화되면서 미국 의회와 행정부를 뒤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사건의 핵심은 이 같은 비밀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할 것을 명령한 지시자가 누구인지다. 그 해답은 비교적 빨리 드러났다. 바로 딕 체니 당시 부통령이 최종 명령권자로 밝혀졌다.
워싱턴 포스트와 접촉한 한 정보 관리는 “이번 사건은 정보기관 내에서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안이었다”고 말했다. 체니 부통령이 프로그램의 존재 자체를 의회에 비밀로 부칠 것을 지시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부시 2기 정부에서는 이 같은 비밀 프로그램 운영자들이 사실을 비밀에 부치기 위해 체니 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해당 조직에 대한 논의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프로그램 관계자는 “우리는 체니 부통령에 보고하지 않았고, 의회는 물론 대통령에게도 보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이 자체가 실행 단계에까지 가지 못한 초기 구상 단계에 머물렀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제 와서 해당 프로그램은 전혀 실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지난 1947년에 입안된 CIA 설립 근거 법령에는 “모든 정보와 관련해 의회는 반드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9·11 사태 직후 생겨


그러나 공화당 진영에서는 이에 대한 논란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문제의 프로그램 자체가 아직 의회에 보고 될 단계에 있지 않았고,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 가운데 이미 ‘물고문’ 사건과 마찬가지로 일찌감치 CIA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던 인사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지난 2002년 이미 ‘워터보딩’이라는 물고문 관련 보고를 받고 브리핑 시 직접 방문하기까지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번에도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의원들의 귀띔은 미리 이뤄졌음에도 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정치 공세에 이용하고 있다고 공화당 측은 맞서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도 이 문제가 더욱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눈치다. 한편으로는 어떤 프로그램인지 궁금해 하는 반응도 나온다. 그만큼 해당 프로그램 자체가 우려가 큰 사안이라는 얘기다.
샤코스키 의원은 해당 프로젝트가 체니 부통령에 의해 지휘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2001년 9·11 사태 직후 바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프로그램 자체가 바로 알카에다 요원이나 지도부를 암살하는 것이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암살 프로젝트와 관련된 가장 최근의 제안은 지난해 이뤄졌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럼에도 해당 프로젝트는 실행되지 않았다. 아울러 문제의 프로그램에는 논란이 됐던 고문이나, 정보 감시법을 위반한 불법도청, 기타 감시 업무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IA 대변인은 “내부에서 이미 파네타 국장에게 의회에 출석해 해당 사항을 보고하도록 건의가 이뤄졌었다”며 서둘러 논란을 가라앉히려는 모양새다.
체니 부통령이 의회에 보고하지 않거 비밀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운영했다는 점은 상당한 논란거리일 수밖에 없다. 특히 행정부가 의회의 감시를 받지 않고 정보당국을 이용해 특수임무 조직을 운영한 사례는 상당히 위험한 행위일 뿐 아니라 의원들의 말대로 민주주의의 근본을 뒤흔들 우려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체니 부통령 진영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금까지 오바마 행정부가 추구해온 관타나모 포로수용소 폐쇄나 물고문 논란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하거나 스스로를 변론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본인도 드러나지 말아야 할 사실이 불리한 시기에 알려졌다는 판단을 한 셈이다.
또 CIA 내부 조직에서 이 같은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공공연한 비밀이었음에도 과연 CIA 국장이 몰랐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CIA는 조직 자체가 정보기관이지만 최고 책임자인 CIA 국장은 관할 기관에서 예외가 있을 수 없음에도 관련 보고가 부통령에게만 들어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마이클 헤이든 전 CIA 국장은 그동안의 논란을 벗기 위해 항상 모든 문제는 의회가 브리핑을 받았음에도 이를 나중에 와서 모른 채 하며 발뺌한다며 억울해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비밀 프로그램의 공개와 이에 대한 논란 자체가 민주당이 치밀하게 각본을 짠 의도된 정치 행위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민주당 정부로서는 지금 수많은 의제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경기부양책을 시작으로 출범한 오바마 정부는 사사건건 공화당 진영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당장 의료보험 개혁안이 야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엊그제까지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도 반대에 직면했다.
코앞에 개혁을 앞두고도 벌이지 못하는 안타까운 분야가 의료개혁이라고 믿는 민주당 진영은 최근까지 아껴뒀던 비밀 병기, 즉 공화당 진영에 아킬레스건이 될 주요 내용을 조금씩 공개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불거지고 있다.
비공개 청문회에서 나온 이야기가 언론에 대서특필 된 것도 민주당 진영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라는 얘기다.
미국 정국은 덕분에 개혁을 추진하는 민주당 정부에 유리한 전임 공화당 정부의 치부 하나를 드러냈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 민주당의 계산이 깔려 있다면 미국은 현재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 치열한 상황이다.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이면으로 전개되는 대립이 상당히 심하다는 말이다.


사진설명 : 제이슨 본은 첩보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은 ‘본 3부작’(2002년 ‘본 아이덴티티’ 등 총 3편)의 영화 속 주인공이다. 이 영화에서 제이슨 본은 미국 정보부가 비밀리에 운영하는 암살 조직의 대원으로 나온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할 경우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운과 현 2인자인 장성택 노동부 행정부장 간 치열한 권력 암투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향후 북한 권력이 김정일의 3남인 김정운에게 승계되고 김정일 유고(有故) 상황이 발생할 경우, 현재 2인자로 통하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원 주도의 권력암투가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최근 국회에 보고했다.
국정원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현재 김정일 후계구도는 김정운으로의 3대(代) 세습이 확실시된다”면서도 “김정운이 권력을 승계하더라도 김정일의 건강상태 및 북한체제의 정치·경제적 불안요인을 감안할 때 취약한 권력 구도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3대 세습 이후 권력 암투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김정일 사후(死後)에 장성택과 그의 추종 세력들이 권력찬탈을 시도할 때 김정운을 지지하는 세력들과 권력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정일의 매제이자 김정운의 고모부인 장성택은 현재 김정운으로의 권력승계 작업을 돕고 있으나 과거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을 김 위원장을 이을 후계자로 지지했던 인물이었다.
국정원은 “후계자의 입지가 공고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김정일이 갑자기 사망한다면 ‘군·당(軍·黨) 집단지도체제’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도 함께 내놨다.
국정원은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 역시 김정운의 ‘후견인’으로 지목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경희는 노동당 경공업부장으로 있던 2003년 9월 이후 공개 활동을 중단했으며 우울증과 알코올중독증 치료를 받아 왔다.
국정원 측은 김경희가 지난달 7일 ‘당(黨) 부장’이라는 직책으로 공개 활동을 재개하면서 김정운의 후견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정원은 김정운이 후계자로 공식화하는 시점에 대해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 진입’의 해로 설정한 2012년 전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정원 관계자는 “김정운의 정치 실무 경력이 일천하고 대내·외 여건이 열악한 점을 감안할 때 공식화에는 일정 이상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만 김 위원장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다면 단기간 내 권력 승계가 실현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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