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평통 임명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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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기 평통이 출범했다. 2년마다 한번씩 잡음과 분탕을 치러 온 평통은 올해 임원진 선임 과정에서도 예외 없이 난리통을 겪은 후에 출범했다. 특히 LA평통(회장 이서희)은 OC-SD평통으로 분리되면서 더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됐으며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새 시대 새 인물’이라며 임명된 이서희 LA평통 신임 회장은 여전히 자신의 위치를 망각한 듯 하다. 그는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리는가 하면 주변인들의 조언에도 귀를 막고 있다. 자신이 선임한 임원들이 누구인지조차 잘 모르고 있는 그에게 앞으로 2년은 고단한 세월이 될 듯 하다.
일부 평통 임원들은 사전에 수락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버젓이 언론에 임명 사실이 공개되는가 하면, 일부 인사들은 한인 사회 내에서도 ‘부적절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얻고도 평통 임원진에 합류했다. 또 담당부서 책임자들을 두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풍경도 나오고 있어 과연 이들이 새로운 평통을 이끌어갈 ‘새 시대 새 인물’인지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다.
LA평통은 지난 16일 윌셔 플라자 호텔에서 김대식 사무처장, 이서희 LA민주평통 회장, 김재수 LA총영사, 스칼렛 엄 LA한인회 회장을 비롯해 171명의 자문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적으로 출범회의를 개최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평통의 실권자로 등극한 김 사무처장은 이기택 상임부의장과 미주 지역을 둘로 나누어 각 지역 14기 평통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14기 평통은 종전과 다르게 다스릴 것’이라는 권위주의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니냐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 일부 평통 위원들의 ‘같기도 행보’가 연일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LA를 방문한 김 사무처장은 일부 인사들이 제기하는 평통 인선 과정에의 논란은 의미 없는 행동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타운에서는 평통 위원을 사퇴할 것이면 당당하게 하든가, 아니면 백의종군 하든가 태도를 분명하게 해야 할 것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냥 어정쩡한 행태로 눈치를 보다가 슬그머니 콩고물이라도 놓치기 싫은 작태를 더 이상 보이면 안 된다는 얘기다.


                                                                                         <성진 취재부기자>



평통은 대한민국의 헌법 기관이다. 따라서 한국령이 아닌 미국에서는 이 같은 헌법기관의 설치가 문제시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현재의 미주 지역 평통은 편법적으로 ‘자문단체’의 성격으로 존재하고 있다.
1999년 평통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직제 공포(영 제16364호)’로 통일부 소속에서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독립했다. 한국에 있는 평통위원은 정식 평통자문위원이지만, 미국에서 위촉받은 자문위원과 차별적인 ‘평통 해외 자문위원’ 신분이다.
미국에 있는 평통자문위원은 말 그대로 자문만 할 뿐 실권이 없다. 대한민국 헌법상 권한을 지닐 수 없는 단순한 명예직일 뿐이다.
그런대도 미주 동포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명예직을 얻기 위해 갖가지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있다. 부적절한 배경을 이용하는가하면 일각에서는 물질적 로비마저 불사하고 있다. 대놓고 총영사관이나 서울 평통에 줄을 대기위해 혈안이 된 인사들도 있다.
일부 LA평통 자문위원들이 선정에 불만을 품고 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인물들은 10여명 정도다. 그러나 정식 사퇴 의사를 밝힌 사람은지로 정식 사퇴를 제기한 사람은 P씨 한 명뿐이다. 나머지는 말로만 사퇴의 변을 밝히고 눈치만 보는 식이다.
J씨나 C씨 등은 ‘난 사퇴한 적이 없다’며 아예 얼굴색을 바꿨다. K씨, Y씨 등은  사퇴여부를 놓고 저울질만 하고 있다.  이 바람에 이들이 속한 한민족공동체의 행보도 오락가락 할 수밖에 없다.
만약 이들이 정식으로 사퇴한다면 그 자리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자 명단’에 줄 선 인사들이 상당수라 총영사관 관계자들이나 평통 관계자들이 난처한 상황이다. 마치 일류대학에서 예비합격자 명단을 발표하듯 자청타천 지원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매너리즘 빠진 평통













 ▲ 이서희 신임회장
14기 LA평통의 출범식 참석차 LA를 방문한 김대식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서겠다”며 해외지역협의회의 역할론과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평통 운영 과정에서 ‘당근과 채찍’을 구사하겠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것 아니냐. 기존의 민주평통과는 확실히 달라질 것이다”며 “20년 넘게 지속된 민주평통은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진정한 통일시대를 맞아 자문위원을 비롯한 구성원 모두가 생각과 자세를 바꿔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평통사무처는 앞으로 위원들의 활동 상황을 엄격히 평가할 계획이다. 즉 2년간의 자문위원 임기 중 매 6개월마다 각 지역 평통 회장단을 통해 임원과 위원들의 활동을 점검하고 평통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활동이 부진한 인사들은 해촉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다.
김 사무처장은 또 “앞으로 평통은 다양한 활동을 시도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금전적인 지원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통 무용론에 대해서도 김 사무처장은 비교적 소신 있는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그저 자리에만 연연해 활동 이력이 전혀 없는 일부 평통위원들에 대해서는 평통 사무처 차원의 강력한 조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28년 평통 역사와는 달리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국민운동의 중심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김 사무처장의 각오에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미주 지역 자문위원을 마치 초등학생 다루듯이 매 6개월 마다 성적표 매기듯이 다루겠다는 발상자체가 전근대적 사고방식이라며 비난이 일고 있다.
해외 평통자문위원은 어디까지나 자발적이고 봉사적인 의미를 띠고 있는데 이를 제도권처럼 강제적인 의미를 두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얘기다.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평통 관계자들은 “새로운 시대에 발 맞추겠다”는 구호를 외쳐왔다. 이명박 정권 또한 같은 각오의 재탕이 아니냐는 얘기다.
이기택 상임부의장도 동부지역 방문 중 “북한의 김정일이 병이 들어 죽을지도 모른다. 이번 평통 임기 중에 대비해야 한다”는 식의 불필요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조직보다 몸집 불리기 혈안


평통사무처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평통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고 명시돼 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헌법기관으로서 국민의 통일의지와 역량을 결집하여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자하는 시대적 상황과 국민적 여망으로 인해 1980년대 초반에 범국민적 통일기구로 설립되었다.
다변화하는 주변국의 정세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통일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 초당적·범국민적 차원에서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는데 그 의미가 있다.
이번 제14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 해외평통 위원은 사상 최대인 2644명으로 제13기 1977명에 비해 667명이나 늘었다. 여성위원의 수도 크게 증가해 387명이었던 제13기에 비해 제14기에서는 520명에 달하는 여성 위원들이 임명됐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272명으로 가장 많고, 일본이 뒤를 이어 425명, 캐나다 126명으로 전체 2644명의 60%를 넘는다. 미국과 일본 지역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반면 러시아, 중국의 경우 모두 합쳐도 142명으로 미주지역 총인원의 10%를 간신히 넘는다.
또 해외 신규협의회는 미국의 오렌지카운티-샌디에고 지역협의회를 포함해 4개가 늘어나 35개가 됐으며 중국 지역 회의가 신설됐고 대양주는 호주, 뉴질랜드로 로스앤젤레스는 로스앤젤레스, 오렌지-샌디에고로 분리됐다. 남미동부협의회도 브라질, 중미-카리브로 분리됐다.
위원들의 직업군도 다양한 편으로 경제종사자가 873명으로 가장 많다. 보건의료분야 종사자도 113명이나 되며, 문화예술과 시민사회운동 분야에서 활동하는 위원이 각각 127명, 145명으로 적지 않다.
자문위원 국적현황도 특이하다. 전체 평통위원 중 1367명(51%)이 현지 시민권자다. 특히 미주지역 위원들은 대부분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인 경우가 70%를 넘는다.
신규로 위촉된 평통위원의 비율도 62.1%인 1643명에 달해 지난 참여정부의 통일 정책을 철회하고 이명박 정부의 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비판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제13기에도 전체 임원의 절반이 넘는 1169명(59.1%)이 신규로 임명된 바 있다.


평통회비 미납자 징계강화조치













 ▲ 김대식 사무처장
LA평통은 신상카드를 제출하지 않은 위원에 대한 제재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또 회비(13기 기준 회장단 1000~1만 달러, 평위원 500달러)를 인하하는 문제와 함께 회비 미납자에 대한 징계 강화 조치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A평통에 따르면 사퇴의사를 밝혔거나 마감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신상카드를 제출하지 않은 위원들은 모두 7명으로 이들의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대체위원 임명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배준식 부회장은 “이미 사퇴의사를 밝힌 분 이외에 신상카드를 제출하지 않은 분들은 위원 활동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출범한 OC-SD협의회(회장 안영대)도 조직이 확정됐다. OC평통은 지난 15일 가든그로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협의회 산하에 피닉스 지회(지회장 안광준)와 네바다(분회장 권오식), 뉴멕시코(분회장 정종연), 애리조나(분회장 전태진), 리버사이드(분회장 부창호) 등 4개 분회를 둔다고 발표했다.
안영대 회장은 “최근 한국 평통 사무처로부터 피닉스 지회 구성 확정 통보를 받았다”며 “이번 조치는 방대한 지역을 관할하는 OC.SD협의회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피닉스 지회는 OC와 거리가 먼 애리조나 및 인근 지역 회원들의 모임을 독자적으로 갖게 되지만 협의회의 정기 모임엔 지회와 분회의 모든 평통위원들이 모두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회 구성과 지회장 임명 권한은 한국 평통 사무처가 갖고 있다.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대식 사무처장이 15일 LA 민주평통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지역협의회의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왼쪽은 이서희 평통 신임회장)


타 지역 평통위원 사퇴 잇따라


미주 다른 지역의 평통들도 말썽이다. 특히 시카고 한인사회에서 평통과 총영사관을 사이에 둔 구설수가 불거지고 있다. 일부 한인단체 및 회원들이 시카고 신임회장이 낯선 인물이고 한인사회 기여한 바가 전혀 없는 사람이 추천됐다며 반발하고 있는 까닭이다.
‘동포사회에 알려진 인물’의 기준이 다소 애매하지만 나름대로 참신성 같은 것을 기대 할 수 있다. 그러나 한인사회 전혀 검증되지 않은 인물에게 평통의 지휘봉을 어떻게 넘기느냐는 얘기다.
아예 일부에서는 직접적으로 특정 평통 위원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런 뒷배경에는 일부 위원들이 한국 현 정부에 아부하기 위해 특정인사 입김에 밀려 낙하산으로 떨어졌다는 불신감이 팽배해 있다.
이와 함께 총영사관의 평통 담당 관련 영사가 위원선정을 앞두고 업무를 처리하면서 신임회장과 일부 인사에게 ‘의전’을 뺀 무례한 언행을 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시카고 총영사관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한 언론이 이명박 대통령의 시카고 방문예정을 보도한 것에 대한 잘못된 예단 운운하면서 유감 성명을 발표하는 바람에 총영사관이 이 대통령 시카고 방문을 방해한 것은 아닌가 하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 것도 원인이다.
지난 5월초부터 대통령 동포간담회 참석여부를 묻는 등 대통령 시카고 방문을 다양하게 준비하면서도 엉뚱한 소리를 한 탓에 현직 대통령의 시카고 방문이 물 건너갔다며 책임을 지적한 것이다. 사실 이 대통령은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와 북핵 문제가 겹치면서 시카고 방문을 6월 초 갑작스럽게 취소한 것에 불과하다.
이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을 갖고 곧바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다음 미국 방문 때인 9월경 시카고를 방문 할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시애틀 지역에서는 시애틀한인회장이 평통위원에 위촉된 것을 두고 타코마 한인회장이  대놓고 사퇴할 것을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이상규 타코마 한인회장은 지난 7일 지역 단체장회의에서 시애틀한인회 이광술 회장이 평통 위원이 된 것을 두고 “(이 회장이)사퇴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사퇴 안 하니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영사관 담당영사로부터 한인회장들은 명단에 넣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현직 회장들은 평통선임에서 빠지기로 했음에도 이회장이 선임된 과정을 직접 물었다.
이광술 회장은 이상규 회장의 사퇴주장에 대해서는 “나는 평통 선임 과정에 대해 결백하다. 지금 사퇴하면 내가 잘 못 한 것을 인정하는 모습이 되는 것 아니냐”며 사퇴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토론토에서는 오는 24일(금) 오후6시 프린스호텔에서 이기택 평통 수석부의장이 참가한 가운데 공식출범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총영사관과의 업무협조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반쪽 행사’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토론토 평통위원들은 “가뜩이나 평통의 존재의미에 대해 회의적인 여론이 많은데 정부기관인 공관까지 이러니 한심하다”며 혀를 차고 있다. 제14기 평통 캐나다동부협의회는 총 78명(토론토 60명, 몬트리올 12명, 오타와 6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됐다.
지난번에도 캐나다 토론토 지역의 상당수의 자문위원들은 자신이 평통위원에 위촉됐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언제 위촉장 전달식이 있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 같은 촌극은 토론토 총영사관이 지난달 5일 서울 평통 사무처로부터 자문위원 명단을 통보받고서도 이를 교민언론에만 알렸을 뿐, 정작 본인들에게는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직접 통지를 하지 않은데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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