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있는 DJ에 화해손짓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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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저널>이 보도했던(700호 참조)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건강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최근 신장 투석을 받아왔는데 고령일 경우 신장투석을 하면 면역력이 급속히 저하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폐렴에 걸린 것은 건강에 매우 치명적이라는 게 주변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을 파악한 청와대 등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때와는 달리 현재 상당히 적극적으로 ‘국민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의 병문안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직접 병실을 찾은 모습이었다. DJ(김대중 전 대통령)과 YS(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국 정치의 양대 거목이다. 그들은 한 때 민주화 운동 동지이기도 했지만 오랜 시간 불편한 관계로 지내오기도 했다. 그야말로 애증의 50년이었다. 영원히 그치지 않을 것 같던 YS의 독설도 생사의 기로에 선 DJ의 병상 앞에서 멈췄다. 병실을 찾은 YS의 행동은 칭찬받아 마땅할 일이지만 정작 의식이 희미한 가운데서 이뤄진 화해는 반쪽짜리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DJ와 YS의 애증의 반세기를 되돌아봤다.
                                                                                      <한국지사 = 박희민 기자>




경쟁과 협력, 애증의 48년


이른바 양김이라 불리는 두 대통령은 지난 1961년 제5대 국회에서 처음 의원으로 조우했다. DJ는 첫 원내 진출이고 YS는 재선이었다. 이후 착실히 원내기반을 다진 양김은 1970년 40대 기수론을 들고 7대 대통령 후보에 도전했다. 70년 9월 DJ가 신민당 전당대회에서 이철승 씨와 손잡고 YS를 꺾고 신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DJ와 YS는 민주화 투쟁을 함께하면서 상당 기간 경쟁적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80년 초 ‘서울의 봄’때 양김은 대권을 향한 경쟁을 벌였으나 신군부에 의해 좌절됐다. 1985년 이들은 민추협을 기반으로 신한민주당을 창당, 제12대 총선에서 제1야당으로 부상했다. 재야 단체인 민추협 공동의장을 맡은 두 사람은 전두환 신군부를 겨냥해 격렬한 직선제 개헌 투쟁을 벌였고 6.10항쟁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끌어냈다.


멀어진 두 사람







그러나 협력은 거기까지였다. 87년 12월 13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양김은 후보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둘의 협력 관계는 깨졌다. 집권 민정당 노태우 후보를 상대로 독자출마를 했으나 참패했다. 정권 교체를 열망했던 국민들은 민주 세력의 분열을 초래한 두 사람에게 비난의 화살을 쏟아냈다. 이때부터 양김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각자의 길을 갔다.
YS가 90년 노태우, 김종필씨와 함께 3당 합당을 통해 민자당을 만들자 DJ와 YS는 여야로 갈렸다. DJ는 이후 92년 대선에서 YS와 맞섰으나190만여 표 차이로 무릎을 꿇었고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정계를 은퇴했다. 재기에 나선 DJ는 정계복귀후 97년 대선에서 YS에 이어 15대 대통령이 됐다.
양김은 아들 문제로 갈등이 깊어졌다. YS는 DJ가 자신의 차남 현철씨를 사면복권해 주지 않자 크게 분노했다. 이후 YS의 독설은 하늘을 찔렀다. 양김의 관계는 회복 불능의 상태로 치달았다.
YS는 사사건건 DJ를 비난했고 DJ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두 사람은 최근까지도 대립각을 세웠다. YS가 내뱉은 가장 최근의 독설은 지난 6월이다. YS는 DJ가 독재라는 표현을 써가며 MB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하자 “틈만 나면 평생 해오던 요설로 국민을 선동한다. 김대중씨는 이제 자신의 입을 닫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양김은 애증을 안고 각자의 길을 갔다.




YS, 병원 전격 방문


영원히 마주보고 앉을 것 같지 않던 두 사람은 결국 병상에서 마주쳤다. YS가 폐렴증세로 병상에 누워있는 DJ를 지난 10일 전격 방문한 것. 그간 전직 대통령 초청행사(2006년), 지난 5월 말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등에서 냉랭하게 조우한 적은 있지만, 정치적 반목 관계를 청산하는 만남은 198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권 분열로 갈라선 이후 22년 만이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위중, 직접 대면은 이뤄지지 못하고 부인 이희호 여사가 대신 YS를 맞이했다.
김 전 대통령(YS)은 이 여사에게 “나와 김대중 대통령은 젊을 때부터 동지 관계였다. 둘이 합쳐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우리나라는 아마 버마처럼 됐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DJ 측 최경환 공보비서관이 전했다. YS는 의료진들에게 “기적도 있다.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여사는 “직접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 대통령이 오늘 조금 좋아졌고 주무시고 있는데 깨어나서 김영삼 대통령이 다녀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굉장한 위로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 전 대통령(YS)은 병문안 후 ‘이제 화해한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제 그렇게 봐도 좋다. 그럴 때가 됐다”고 정치적 화해를 공식화했다. 이어 “6대 국회 때부터 함께한 경쟁자이자 동지였고 애증이 교차한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관계일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 전 민주당 의원도 “이번 일을 계기로 화해 문제가 해소됐다”면서 사의를 표했다.
이날 병문안과 정치적 화해는 YS의 차남 현철씨 등 주변 측근들은 물론 동교동계·상도동계 인사들의 권유에 따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결심으로 이뤄졌다. 당초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직접 대면이 가능할 정도로 DJ의 병세가 호전된 다음 병문안 계획을 잡았지만, 예상보다 병세가 심각해짐에 따라 전격 병문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반목 이후 지역·이념을 둘러싸고 갈등 중인 한국 민주주의와 한국 정치의 해원이 될 정치적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화해한 것으로 봐도 좋다’는 YS의 해석과는 달리 DJ 측은 별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희호 여사나 동교동계 인사들은 ‘화해’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분위기지만 정작 DJ 본인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게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DJ의 ‘복심’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DJ가 YS의 방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YS의 병문안이 화해를 의미한다는 언론의 보도는 다소 과장될 수 있다는 의미다. YS의 일방적인 화해 선언에 가깝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대체로 환영


실제로 화해를 했냐를 떠나서 두 전직 대통령의 이러한 움직임 자체는 정치권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측근들은 뒤늦게나마 민주화 투쟁 시절의 동지 관계가 부활했다는 해석이다. 양김은 지난 5월29일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만났을 때만 해도 서로를 외면했다.
동교동계 좌장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은 “과거 김현철씨의 사면 복권 문제가 있었는데 해결하지 못한 것이 마음이 아팠다”며 “그런 것을 모두 청산하고 이번에 방문하셨다. 이를 계기로 양김은 영원히 화해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광옥 민주당 상임고문도 “동교동과 상도동 모두에게 큰 선물을 주신 것”이라고 기뻐했다.
양김의 정치적 유산이기도 한 영남과 호남의 갈등을 포함, 불신과 반목으로 가득찬 우리 사회의 여러 갈등을 치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나온다.
양김의 화해는 시간문제였다는 의견도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YS를 찾아뵀더니 지난번 노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옆자리에 앉았는데 DJ의 숨소리에서 쇳소리가 나더라고 말씀하셨다”며 “DJ가 오래 못 살 거 같다며 걱정을 하시더라”고 전했다.
YS 최측근인 김기수 비서실장은 “DJ께서 오랫동안 병석에 계시는 상황에서 일요일 날 예배를 보시고 하시면서 느끼신 게 있으신 것 같다”며 “아침에 운동하고 오셔서 바로 가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번 주가 고비


한편, 김 전 대통령의 상태는 이번 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지인들을 통해 취재한 바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신장투석을 받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고령일 경우 신장투석을 하면 면역력이 급격하게 감소되어 조그마한 병에도 잘 낫지 않는다는 것. 김 전 대통령은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폐렴까지 걸려 좀처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주변 의사들의 진단이라고 한다.
일단 주변에서는 건강을 되찾을 것이라고 외부에 알리고 있지만 상황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은 모양새다.
청와대에서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장례 준비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정치권 후폭풍이나 구도변화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MB “DJ 집념강하신 분…충분히 일어서실것”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오전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입원해 있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예정에 없이 찾았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직후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호전됐다는 보고를 듣고 “그렇다면 내가 직접 가보는 게 도리가 아니겠느냐”며 갑작스럽게 방문을 결정했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이날 이 대통령이 세브란스병원에 도착한 것은 오전 10시 40분께. 비가 오는 가운데 보라색 넥타이에 짙은 정장차림을 하고 병원 현관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민주당 박지원 의원과 박창일 연세의료원장 등의 안내를 받으며 곧바로 VIP 대기실이 있는 병원 20층으로 향했다.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와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자 손을 잡으며 “힘드시죠”라고 위로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 차남 홍업씨를 비롯해 권노갑, 한화갑, 한광옥, 김옥두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했으며, 의료진에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격려했다.
자리에 앉은 이 대통령은 “저는 기도부터 먼저 하겠습니다”라며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으며, 이희호 여사를 비롯해 자리를 함께한 청와대 및 김 전 대통령 측 인사들도 일제히 약 1분간 기도 시간을 가졌다.
기도를 마친 이 대통령은 “기도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으며, 이 여사도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나님에게 의지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또 이 대통령은 의료진에게 “최선을 다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으며, 박창일 원장이 “매번 고비고비마다 (김 전 대통령이) 잘 이겨내시고 있다”고 전하자 “본인이 워낙 집념이 강하시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앞에서 뒤에서, 안 보이는 곳에서 (김 전 대통령의 쾌유를 빌며) 기도하고 있다”면서 과거 서울시장 재임시절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이 돼서 국무회의에 처음 갔더니 김 전 대통령이 소개를 어찌나 잘해 주시는지 그래서 기억을 한다”면서 “당시 김 전 대통령이 `청계천(복원사업)을 정말 하느냐’고 해서 내가 `된다’면서 `꼭 와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후에 한번 찾아 뵈었는데 (김 전 대통령이) 차를 타고 (청계천을) 다 둘러보셨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박지원 의원이 “의료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김 전 대통령이 워낙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잘 털고 일어나실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충분히 일어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경우를 많이 봤다”며 공감을 표시한 뒤 “국가원로들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여사는 “이 대통령이 방문해 주시고 기도를 해 주셔서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으며, 이 대통령은 “여사님도 몸 관리를 잘하시고 좀 쉬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의 옆을 계속 지키고 있는 박지원 의원은 “다행히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서 어제오늘 (병세가) 좋아지셨다”고 설명한 뒤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과 오전, 오후 한번씩 연락을 하고 있다”면서 “오늘이 (입원) 30일째인데 이 대통령이 오셨으니 (김 전 대통령이) 힘을 내실 것”이라고 말했다.
약 15분간 환담한 이 대통령은 자리를 뜨면서 “(김 전 대통령이) 깨어나시면 (왔었다고) 전해달라. 깨어나시면 다시 한 번 오겠다”고 인사했으며, 이 여사는 “김윤옥 여사에게도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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