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취재] 한인 여행사, 바가지·불친절 관광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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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행업계도 불황의 파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상황을 이용해 일부 한인계 여행사들이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를 형편없이 줄이거나 제멋대로 변경해 소비자들의 불만과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업주의 비정상적인 횡포에 당한 전 직원들이 법정투쟁까지 불사해 물의를 일으킨 여행사도 있다. 해당 업주는 관련 소송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여행사는 아예 손님들을 상대로 ‘사기 관광’을 자행해 고객들이 줄줄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말썽을 빚기도 했다.
본지 취재결과 문제의 여행사들은 고객으로부터 여행대금을 받기 직전까지는 친절한 인상으로 일관하다 일단 결제가 마무리되면 엉터리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나 몰라라’ 식으로 관광객을 방치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비스에 불만을 가진 고객이 항의를 하더라도 이들은 ‘배째라’ 식으로 무시하기 일쑤다.
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인타운 관광 영업은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질적인 병폐에 시달리고 있다. 기본적인 서비스 정신마저 갖추지 못한 채 영업을 하는 일부 업체들 탓에 선량한 업체들까지 도매금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이다.
본지 취재진이 입수한 소비자 피해 사례 가운데는 업체가 관광 신청을 받은 뒤 해당 고객을 상의 없이 다른 여행사에 넘기는 경우나 출발 직전 탑승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낭패를 본 사건도 있었다. 이른바 ‘자격미달’ 여행사들이 한인타운 내에 판치고 있다는 얘기다.
                                                                                                      <특별취재팀>



아주관광(대표 박평식)은 최근 전 직원들로부터 여러 건에 달하는 소송을 당해 곤혹스런 입장이다. 다음달부터 올해 말에 걸쳐 적어도 3개의 소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해당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은 모두 아주관광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사원들로 회사의 일방적인 횡포에 시달리다 법원을 찾은 경우다.
아주관광 OC지사장이었던 장모씨는 지난해 아주관광을 상대로 성차별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장씨는 열심히 근무했음에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회사 영업부 내에서 차별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역시 아주관광에서 오래 일한 가이드 김모씨와 그의 아들도 아주관광을 상대로 법정공방을 벌일 작정이다. 또 다른 직원 이씨는 근무 중 스트레스로 당뇨병이 악화돼 발가락을 절단하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주관광 출신의 가이드 우모(36)씨는 회사의 갑작스런 해고 통보에 충격을 받아 혼수상태에 빠졌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진 우씨는 긴급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식물인간 신세가 되고 말았다.
우씨는 아주관광에서 일하면서 누구보다 성실히 근무했지만 갑작스런 해고 통보의 충격을 버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씨는 회사 측 요구에 따라 고객들에게 과도한 옵션 관광을 권했다 고객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을 만큼 헌신적인 사원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여행사마다 가이드에게 ‘옵션 관광’ 판매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판치고 있고 직원들은 회사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특히 아주관광은 과거부터 저질 서비스로 고객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지난해  콜럼버스 데이 연휴를 맞아 김모씨는 부인과 함께 벼르고 벼르던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을 떠났다. 아주관광을 통해 여행을 다녀왔다는 김씨는 “여행사가 광고내용과는 전혀 딴판으로 엉터리 서비스를 고수해 정신적·물질적으로 큰 손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예를 들어 749달러짜리 여행에 옵션 비용이 500달러가 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아니냐”면서 “그것도 현지에 도착한 뒤에야 알려줘 너무 황당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취재진에게 보여준 아주관광 광고에는 ‘4박5일 $749’ ‘5박6일 $849’ ‘7박8일 1049’ 등 3가지 코스로 상품이 기획 돼 있었다. 그러나 취재결과 가장 싼 $749 달러짜리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는 ‘미끼상품’이었다.
아주관광의 부적절한 서비스를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메모리얼 연휴에 멕시코 칸쿤 여행을 다녀온 여행객들은 단체로 아주관광에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다. 또 가든 그로브에 사는 한 주부는 아주관광을 통해 그랜드 캐니언 관광을 신청했다 출발 하루 전 여행사측이 전화로 “일정이 취소됐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아주관광의 소비자 우롱은 지극히 상습적이라는 게 피해자들의 증언이다. 지난해 5월 말 이 회사를 통해 멕시코 칸쿤 여행을 떠났던 J. 안씨는 그때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안씨는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무리한 일정과 상식에 어긋난 서비스로 마음에 상처만 입었다”면서 “아주관광은 동포사회에 사과하고 피해자들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씨에 따르면 아주관광이 출발 전 고객들에게 선전했던 여행 일정은 실제 스케줄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2006년 아주여행을 통해 맘모스를 다녀 온 소비자들은 당시 본보에 제보로 여행사의 횡포를 고발했다. 가이드가 첫날 손님들이 묵을 숙소 위치를 몰라 우왕좌왕하는가 하면 가까스로 찾은 숙소에서는 체크인 과정이 늦어져 한참을 차 안에 갖혀있어야 했다는 것. 식사도 당초 일정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 제공됐다.




새벽에 받은 전화 “일정 취소됐습니다”


라 미라다에 거주하는 J. 이씨 부부는 지난 7월 6일부터 14일까지 한인관광 주선으로 동유럽 관광을 갔다가 악몽을 경험했다. 처음 신문 광고를 보고 신청한 후 1인당 2290달러씩을 내고 동유럽 9박10일 관광을 떠나는 길. 이미 과거 다른 여행사를 통해 같은 곳을 여행한 적이 있는 이씨 부부는 당연히 LA에서 전문 가이드가 인솔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LA를 떠나기 하루 전 새벽 2시경, 이씨는 서울의 ‘노랑풍선’이라는 곳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동유럽 관광을 떠나는 여행자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알려 달라’는 전화였다. 이씨는 몹시 불쾌했다. 서비스를 생명으로 하는 여행사가 고객 집에 새벽 2시가 넘는 시간에 전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 밖이었던 것.
애초 이씨는 동유럽 관광그룹에 LA나 미주 지역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떠나는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떠나기 직전 ‘미국에서 가는 사람은 이씨 부부 2명이 전부다. 45명 단체 중 미국에 있는 이씨 부부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한국에서 신청한 43명이다’는 설명을 들었다.
여행사측은 이씨 부부에게  ‘샌프란시스코에서 UA항공편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라’면서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하면 안내자가 나올 것’이라고 일러준 게 다였다. 독일로 가는 항공기 안에서부터 이씨 부부의 기분은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부부가 같은 좌석이 아니라 서로 떨어진 좌석이었던 것. 10시간 이상을 운항하는 유럽행 항공기내에서 ‘이산가족’ 신세로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약속한 오후 3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지만 나온다던 안내자는 보이지 않았다. 한국에서 오는 그룹은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오후 5시에 도착 예정이었다. 결국 이씨 부부는 공항에서 꼼짝없이 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공항에서 이들을 태우고 갈 버스도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나 지연됐다. 호텔로 가는 지루한 버스 여행을 마치고 어느덧 시간은 저녁 8시. 일정표에는 분명 “석식”이 제공된다고 적혀 있었다.
이씨는 가이드에게 ‘저녁식사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되돌아오는 답변은 “기내식 안 드셨느냐”가 전부였다. 숙소로 정한 호텔도 엉망이었다. 분명히 일정표에는 ‘1등급 또는 2등급 호텔’이라고 적혀있었지만 이씨 부부가 묵은 호텔은 방마다 화장실은 커녕 곰팡이 냄새가 지독했다.
3층짜리 건물에 엘리베이터도 없는 ‘여관’에서 묵은셈이었다. 호텔이 아니라 마치 큰 주택을 여인숙으로 개조한 것 같았다. 과거 유럽 여행을 한 경험이 있는 이씨 부부는 황당했다. 다음날 아침 식사도 엉망이었다.
딱딱한 빵에 버터 뿐. 마실 것이라고는 커피가 유일했다.
다음날 가이드에게 불평을 하자 가이드는 안내방송을 하면서 ‘도대체 145만원짜리 관광을 오면서 무엇을 기대하느냐’며 면박을 주기까지 했다. 이씨는 또 한번 놀랬다. 자신들은 1인당 2290달러(약 300만원)를 냈는데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은 반값도 안 되는 145만원(약 1,200달러)을 냈다는 사실을 안 것이다.
악몽의 관광이 끝나고 프랑크푸르트에서 LA로 돌아오기로 한 마지막 날 가이드가  “선생님 비행기 편이 오늘 없으니 여기 적힌 호텔에서 주무시고 가라”면서 티켓을 주고는 사라져버렸다.
마지막으로 잠을 잔 호텔이 9박 일정 호텔 중 가장 좋았다. 그러나 숙박은 무료였으나 식사비는 내야 했다. 악몽과 같은 동유럽 관광을 하고 돌아온 이씨는 한인여행사에 편지를 보내 국내 관광객과의 차액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했으나 해당 한인여행사측은 정모 직원 명의로 답장을 보내면서 차액환불을 해줄 수 없다고 버텼다. 오히려 “경비면에서 고객님께 결코 서운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이씨를 더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한편 이씨는 지난 15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만약 효도관광으로 부모님을 보냈다면 어떻게 됐을지 끔찍했다”면서 “이런 관광여행사는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분을 토했다.
또 그는 “여행을 다녀와서 한국 관광객이 낸 요금을 비교해 차액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더니 엉뚱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면서 “두고두고 이 여행사를 비난하는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인 여행사 사장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한인여행사를 통한 동유럽 관광에서 악몽만 남기고 돌아 온 L씨는 본보를 통해 한인여행사의 비리를 고발하는 편지를 보내왔다. 다음은 편지 전문이다)


저는 지난 7월 6일-14일 일정으로 동유럽 여행을 제 부인과 함게 다녀온 L입니다. 매월 1일과 16일은 저의 종업원 월급문제로 빠질 수가 없어 한인관광의 6일-14일 일정을 택했던 것입니다.
저의 37년간 미국 생활 동안 정말 고생과 노력 끝에 10년 전부터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여행을 다녔으나 이번 여행처럼 불쾌하고 짜증나는 여행은 처음이었습니다.
글로 어떻게 다 설명을 할 수 있겠습니까마는 먼저 식사 문제입니다. 아침은 제가 작년에도 아주관광으로 이태리 6박7일을 다녀왔지만 이렇게 부실한 식사는 해보질 못했습니다. 따뜻한 음식이라곤 커피 밖에 없고, 딱딱한 빵에 잼을 발라서 계란도 없이, 어떤 때 삶은 계란이 나오면 이건 언제 삶았는지 모를 정도로 냉장고에서 꺼낸 것처럼 차갑고, 점심에 한식으로 식사를 하다 밥 한 공기를 더 원했더니 1유로를, 반찬도 1유로를 더 달라는 식당 주인. 잠자리는 1-2 등급 호텔이라고 일정표에는 써 있지만 화장실도 없고, 히터도 안 들어오는 정말 여인숙 같은 곳에서 자려니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가이드에게 불만을 했지만 오히려 145만원짜리 관광을 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더 원하냐고  하면서 오히려 화를 냈습니다. 그래서 알았지만 45명 중 43명이 한국에서 145만원(약 1,200달러) 씩 주고 온 것이고, 저희 부부 2명만 1인당 2,290 달러씩 주고 145만원짜리 관광을 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저희가 지불한 (1인당)2,290 달러 중에서 145만원을 뺀 금액을 돌려받기 원합니다. 부디 현명한 판단을 하시어 차후에 무사히 좋은 인연으로 관광을 할 수 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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