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기회복 전망 ‘안개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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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국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지난달까지 지속된 급등에 대한 경계매물이 금융주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쏟아진 탓이다. 하지만 주말을 앞두고 낙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이틀 연속 상승에 성공,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지난 한주 동안 다우지수는 1.08% 하락했고, 나스닥과 S&P500 지수는 각각 0.49%, 1.22% 떨어졌다. 지난 주말 미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의 8월 실업률은 9.7%로 지난 7월 9.4%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1983년 이후 26년 만에 최고치에 해당한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쏟아지고 있지만 실업률은 오히려 악화됐고 급등세를 보인 증시도 주춤하고 있다. 더욱이 경기 회복에 대한 실질 소비자 체감지수는 여전히 얼어붙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과 몇 가지 경제지표는 회복을 암시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지갑을 여전히 닫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실업률이 한 달 사이에 0.3%나 증가한 것은 미국이 앞으로 ‘고용 없는 성장’을 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실업률 증가 속도가 과거에 비해 둔화됐고, 평균 실업 기간도 줄고 있어 미국의 고용 사정이 개선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다만 미국의 실업률이 향후 몇 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더 올라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증시하락은 일시적 현상


다우지수가 9거래일 연속 랠리에 도전한 지난달 28일, 개장 직후 반짝 상승세를 접고 곧바로 하락세로 반전했다. 결국 8거래일 연속 랠리에 만족하며 장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전날까지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4월 이후 최장 다우 랠리로 기록된 연속 상승세를 가로 막은 것은 장중 발표된 소비 관련 2개 지표다.
상무부가 내놓은 7월 소비지출은 전월 보다 0.2% 늘어나, 3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증시는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30억 달러 규모의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의 시행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에 증시의 악재로 부각됐다.
게다가 같은 날 미시간 대학이 발표한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65.7로 전월의 66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소비 시장은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2·4분기 어닝시즌이 종료됨에 따라 증시 랠리를 이어가려면 경기 회복의 확실한 신호를 소비지표에서 확인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독 대형 금융사고가 많았던 ‘잔인한 9월’로 접어들면서 월가에서는 ‘가을 랠리냐 가을 추락이냐(fall rally or fall back)’를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연말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한 편이지만 서머랠리를 이끌었던 2·분기 어닝시즌이 지나감에 따라 증시조정 가능성을 예상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락가락 고용지표에 낙관론 비등


최근 고용지표 변화를 보면 미국에서 경기 침체가 끝났다는 사실이 간접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 8월 사라진 일자리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를 뺀 순 일자리 감소 숫자는 21만6000개로 나타났다. 이로써 근래 순 일자리 감소 현상이 둔화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렇지만 미국 경제가 앞으로 성장하더라도 속도는 매우 느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들은 가급적 고용을 늘리지 않으면서 생산성을 높이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5일 경제가 성장해도 실업 사태가 지속되는 고용 없는 성장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이 2001년 경기 침체기에 빠졌다가 회복을 했지만 당시에 고용은 2년가량 늘어나지 않았다. 고용 없는 성장 모델이 재연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부가 궁지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787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동원하고 금융 기관, 자동차 제조업체, 모기지 업체 등에 유례없는 자금 지원을 하고도 고용이 늘지 않으면 내년 말 실시되는 상원과 하원 의원 중간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수세에 처할 수밖에 없다.
긍정적 신호를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평균 실업 기간은 지난 7월에 15.7주였으나 8월에는 15.4주로 줄어들었다. 또 근로자의 평균 임금도 오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 실업률이 지역, 연령, 인종, 남녀별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네바다(12.5%), 미시간(15%)주의 실업률이 평균보다 훨씬 높으나 노스다코타주의 실업률은 4.2%에 불과했다. 또 20∼24세까지의 청년층 실업률은 15%이나 55세 이상은 6.8%에 그쳤다. 여성, 소수 인종 등의 실업률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 냉각 여전


그렇다면 실제 경기에 대한 소비자 체감지수는 어떨까. 지난 1일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8월 52.9를 기록한 것을 두고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침체 종료를 알리는 확실한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9월 첫 거래일인 1일 뉴욕 증시는 보기 좋게 하락했다. 최근 이상 급등세를 보이던 AIG등 부실 금융회사 주식의 폭락이 증시 하락세를 주도했다. 제조업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 기업 실적을 뒷받침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씀씀이다. 지출이 늘어나 기업의 매출이 늘고 순이익도 증가한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2 수준. 미국 경제의 소비 의존도는 지난 1980년 62%에서 해마다 늘어나 지난해 71%까지 올라섰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데일 애널리스트는 “가계 소득은 줄고 실업률은 올라 소비자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며 “소비 지출의 안정적인 상승세가 없다면 랠리의 지속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집값 하락으로 인한 부의 역효과도 소비자의 호주머니를 얇게 한다.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 2003~2007년 부동산 버블기 미국 가계의 순자산은 40만 달러에서 54만 달러로 늘어났다가 올 1·4분기 현재 42만1,000달러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집값이 상승하면 이듬해 소비 지출이 3~5% 늘어났다.







미국도 결혼선물 대신 축의금 선호


미국에서 경기침체로 인해 결혼식에서 하객들로부터 선물 대신 축의금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인들은 보통 결혼식에서 축의금을 받지 않고, 청첩장이나 초대장을 돌릴때 특정 가게를 지정해 놓으면 그 가게 웹사이트에서 예비부부가 만들어 놓은 받고싶은 물품 목록을 보고 선물을 정해 전달하는게 일반적이지만 경기악화로 그 전통이 변하고 있는 셈.
결혼관련 시장조사업체인 `웨딩 리포트’에 따르면 2008년에 신혼부부들이 결혼식 비용으로 지출한 액수는 평균 2만1천814달러로 2007년에 비해 24%나 감소했다.
결혼기획업체인 `노트 닷컴(knot.com)’이 1천명의 신부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40%는 결혼식 비용을 줄이기를 원한다고 답해 경기침체가 예비부부들을 얼마나 압박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한 조사에 따르면 신부들의 80%가 현금 선물을 요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지만 그러면서도 응답자의 60%는 결혼식 비용을 줄이기위해 축하연장에 칵테일 등을 유료로 파는 `캐시 바(cash bar)’를 설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예비부부들이 선물대신 현금을 받는 방식은 다양하다. 축하연에서 음료를 유료로 파는 `캐시 바’ 운영에서부터 신부친구들이 선물을 전달하는 행사에 축의금 봉투를 건넬수 있는 `머니 트리(money tree)’를 설치하거나 하객들이 간략한 축하 메시지와 함께 현금을 넣어 전하도록 하는 `소원의 우물(wishing well)’을 설치해 놓는 방법 등이다.
또 예비부부들이 받고 싶은 선물목록을 정해 `드림뱅크 오르그(dreambank.org)’, `위시포트 닷컴(wishpot.com)’, `레인폴오브엔벨로프 닷컴(rainfallofenvelopes.com)’ 등 지정 온라인 대행회사 웹사이트에게 게시해 놓으면 친구나 가족들이 이 사이트에 들어가 선물을 클릭하면 전달되는 방식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07년 개설된 위시포트 닷컴의 경우 초기 예비부부들의 20%만 선물로 `현금’도 가능하다고 올려놨지만 최근들어서는 10만명의 가입자중에서 80%가 `현금 가능’을 선택사항중 하나로 올려놓을 정도로 변화했다.
현금 선물을 원하는 경우는 특히 부모나 친지들의 도움없이 신랑신부가 결혼식 비용을 대부분 부담하는 커플들이 증가하면서 늘고 있다. `겟매리드 닷컴(GetMarried.com)’이 최근 1천500명의 신부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예비부부들의 60%는 결혼식 비용의 일정부분을 직접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티켓 전문가들은 다만 현금 선물을 원한다고 하더라도 하객들이 기분 나쁘지 않도록 예의바르고, 재치있게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이 7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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