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합병’ 전초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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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인은행들 간 경기침체 타파와 생존경쟁을 위해 합병 또는 인수를 염두에 둔 협상조짐이 꿈틀대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들은 인수합병을 위한 신주발행 예비신고서를 제출해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비책까지 마련하고 있다.
지금까지 은행간 합병은 주로 한미, 나라, 중앙 등 3개 상장은행을 중심으로 논의돼 왔다. 협상과 물밑대화로 공감대를 형성한 세 은행과 더불어 최근에는 나머지 상장은행인 윌셔은행도 인수합병에 관심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여기에 파산한 미래은행이 윌셔에 흡수된 이후 위기감을 느낀 새한은행 등 기타 소규모 은행들 역시 상장은행 또는 본국 은행과의 인수합병을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대 한인은행인 한미은행은 최근 한국 투자회사로부터의 1억 달러 규모의 자본금 유치가 난관에 부딪치며 자구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인수합병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한미는 전 이사장이 합병을 반대해왔으나 현직은 노광길 이사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황으로 대상 은행을 조용히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나라은행 민 김 행장이 오는 11월 27일 임기가 만료되는 상황에서 최근 유임이 결정된 유재환 중앙은행장 사이에 합병 시도가 다시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주가가 조금씩 반등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나라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나라는 중앙과 한미 등을 합병·인수 대상 은행으로 점치고 있다. 중앙 역시 합병을 오래전부터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합병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던 윌셔은행 고석화 이사장도 인수합병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어 과거 어느 때 보다 한인은행간 인수합병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상업용 부동산 부실문제와 관련, ‘미래은행에 이어 다른 한인은행들이 문을 닫을 것’이란 루머가 나돌아 은행 관계자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조현철 취재부기자>



한인은행들 간 상생을 위한 인수합병이 조심스럽게 논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인은행을 대상으로 한 악성소문들이 난무, 각 은행 경영진과 이사진은 고객과 내부 직원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각종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6월 미래은행이 파산, 폐쇄되면서 한인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들어 미국 내에서 100여개 가까운 은행들이 폐쇄되거나 매각돼 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감이 급격히 커진 바 있다. 한인사회 역시 이 같은 위기설이 최근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본지는 미래은행이 파산하기 전 한인은행권에서 한미은행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전했었다. 또 새한은행과 중앙은행도 위기설에 휘말린 바 있다. 유니티은행과 훠스트 스탠다드, 퍼시픽 은행 등 다른 한인은행들도 다르지 않았다. 말하자면 모든 한인은행들이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후유증이 한바탕 몰아치면서 은행 위기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경제전문지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한인은행들을 둘러싼 부정적인 현실들은 급기야 ‘A은행이 미래은행처럼 곧 문 닫는다’ ‘B, C은행이 은행감독국에 의해 강제 폐쇄조치 되는 건 시간문제’ 등의 악성 루머들이 그럴듯한 정황과 더불어 한인사회에 퍼지고 있다.
이른바 ‘한인은행 살생부’가 떠돌고 있다는 얘기다. 정상적인 경영업무와 영업활동 및 구조조정 작업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은행 경영진들은 루머 잠재우기와 반복되는 해명에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
S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 업무에 별 관심 없이 구좌 거래만 하던 고객들이 미래은행 사태가 터지면서 예금 보호 장치나 각종 정책, 심지어 분기별 실적발표까지 꼬치꼬치 챙기는 경향이 생겼다”며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예금은 보호받는다는 사실을 홍보하는데도 고객들의 불안감이 줄어드는 것 같지 않다. 오히려 고객들이 복잡한 은행 사정에 관심을 집중해 여기저기 근거 없는 소문만 더 나도는 묘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C은행의 모 관계자는 “금융위기 속에서 미국의 모든 은행권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마치 한인은행들만 실적이 좋지 않고 힘든 상황인 것처럼 비쳐지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며 “같은 규모의 은행들과 비교할 때 한인은행들은 오히려 위기에 잘 대응하는 편이다. 금융상품이나 수수료 등 여러 면에서 다른 커뮤니티, 주류 은행들에 비해 경쟁력을 지키고 있지만 악성 소문들이 그런 긍정적인 측면을 상쇄해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에서는 각종 소문에 직접적으로 대응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소극적이고 우회적으로 대처한다. 금융상품 광고 보다 은행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주력하는 게 그 예다. 중앙은행은 올 초부터 ‘건강한 은행’을 캐치프레이즈로 세워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윌셔은행도 지난 2월부터 ‘Yes 패밀리’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고객과 가족 같은 관계를 키우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나라은행은 최근 고객에게 에너지를 심어주는 은행으로 이미지를 홍보하고 있다.
한미은행 또한 최근 한국으로부터 증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에 이용하고 있다. 아울러 직원교육에도 신경 써 각종 회의석상에 참가하는 등 루머에서 벗어나기 위해 용을 쓰고 있다.


제살 깎아먹는 소문


이런 상황에서 최근 라디오 코리아는 ‘일부 한인은행들이 유동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악성루머까지 확산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파산가능성 등 소문의 일부는 경쟁은행이 고의로 흘리는 경향이 있어 제 살 깎아먹기나 다름없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최근 유동성 문제로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일부 한인은행들은 근거 없는 소문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미은행 이상규 부행장은 “과장된 소문들로 인해 예금인출사태가 빚어지면 우량은행들도 버티기 힘들다”며 “출처불명의 소문 때문에 은행권은 어느 때보다 민감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일부 은행들이 파산할 것이란 소문은 올 초부터 이어졌다. 문제는 이 같은 소문의 근거와 출처가 없다는 점이다. 경기 악화에 따른 은행권의 어려움이 교회나 골프장 등에서 사람들 간 입소문으로 급속히 퍼지면서 특정 은행의 파산이 기정사실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은행을 둘러싼 악성루머는 대부분 경쟁사가 근원지라는 주장도 나온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한인은행들이 자살행위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난도 적잖다. 악성루머는 경영사정이 어려운 은행들에 집중되면서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과 같은 은행권 위기설은 지난해 10월에도 한바탕 몰아쳤었다. 당시 고객들은 한인은행권의 건전성에 대해 의문을 감추지 못했다. 그중 유동성 문제나 자본금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일부 은행 관계자들은 한인 금융계의 불신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유동성 문제나 자본금 잠식 등은 전혀 없기 때문에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강변했다. ‘한인은행을 믿고 예금을 맡겨도 괜찮다’는 얘기다.
또 은행 관계자들은 고객들이 은행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에 흔들리기 보다는 해당 은행 책임자에게 직접 문의하거나 얼마 후 있을 분기별 실적보고 등을 확인해 은행의 객관적인 건전성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은행 관계자들의 해명은 지난 7월 미래은행이 파산하며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은행만 믿으라’며 강변했지만 정말 망한 은행이 생겨버린 것이었다.




윌셔은행, 행보에 주목


최근 윌셔은행은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에 향후 2년 내 최고 1억 달러 규모의 신주 발행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신주발행 예비신고서(S-3)를 제출했다. 앞으로 인수·합병 등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금전적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를 인수합병을 계산에 둔 것으로 풀이했다.
현재 가장 건실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윌셔은행이 1억 달러 규모의 예비신고서를 접수한 것을 놓고 이 자금이 합병을 위한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당초 합병에 관심이 없었던 월셔가 태도를 바꾸자 한인은행들은 월셔를 상대로 물밑교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나라은행 이종문 이사장은 취임이후 3~5년 내에 나라은행을 자산규모 50억 달러 수준의 중견은행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업계에는 이 이사장의 계획이 합병을 염두에 두고 발표된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최근 불거진 은행권 인수·합병 바람의 원인은 자본 확충이 절실한 상황에서 한인은행들이 최근 본국 은행을 상대로 갖가지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한국 정부의 승인을 받는 것이 쉽지 않고 투자 유치도 여의치 않아 로컬은행 간 M&A 추진에 주력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일보는 최근 은행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그동안 한인은행간 인수합병의 걸림돌이 됐었던 통합은행의 명칭, 이사진 규모 등의 문제는 이제 고려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부실대출 규모 등 자산 건전성을 측정하기 어렵고 ▲일부 은행의 경우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추가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으며 ▲주식 희석에 따른 주주들의 경제적 손실등은 여전히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인은행들은 구제금융(TARP) 지원금을 받을 당시 제기됐던 자금부담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 초 TARP 지원금을 받은 나라, 윌셔, 중앙, 태평양, 커먼웰스, US메트로 등 6개 한인은행들이 올해 1·4분기부터 일제히 지원금에 따른 배당금을 연방정부에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 배당금 규모는 순익 감소와 적자 증자의 주요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연방 재무부는 TARP 지원금을 은행이 신주 발행하는 우선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원했으며 은행은 지원금의 연 5%를 매년 네 차례에 걸쳐 배당금으로 내야 한다. 배당금은 첫 5년 동안 연 5%, 6년째부터 9%로 비싸진다.
특히 우선주 배당금은 은행의 순익과 손실 실적과 상관없이 분기별로 꼬박꼬박 갚아야 하는 것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해도 예외 없이 지급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면 그 규모가 더 커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배당금 지급 중단?


순익이 발생할 경우 순익에서 정부 배당금을 뺀 액수가 실제 주주들의 순익으로 돌아간다.
6700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은 나라은행의 경우 연 배당금은 335만 달러, 분기별 배당금은 83만7500달러에 달해 올 상반기 손실액 812만 달러의 21%인 168만 달러를 TARP 배당금이 차지했다.
5500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은 중앙은행도 연 배당금 275만 달러, 분기별 배당금 68만7500달러로 올 상반기 기록한 1399만 달러의 손실액 중 10%에 달했다. 또 1620만 달러를 지원받은 태평양은행도 연 배당금 81만 달러, 분기별 배당금 20만2500달러를 내야 해 올 상반기 기록한 536만 달러 손실의 4%를 배당금이 차지했다.
올 상반기 183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윌셔은행은 연 310만7900달러, 분기별 77만6975달러에 달하는 배당금을 내야 한다.
이 같은 부담은 연방정부에 지급하는 세전 5% 배당금만 계산한 것으로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고 배당금과 관련된 각종 회계비용 등을 감안하면 세후 실제 부담은 연 8%를 초과한다. 이런 재정부담 때문에 TARP 지원금을 받은 은행 중 지금까지 대형은행을 위주로 20여개 은행이 지원금을 조기 상환했다.
한편 한미, 나라, 중앙 등 한인 상장은행의 분기별 배당금 지급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한인 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윌셔은행을 제외한 한미, 나라, 중앙은행은 일제히 분기별 배당금 지급을 중단한 상태로 수입의 일부를 배당금에 의존하는 한인 주주들이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한미은행의 경우 2008년 3분기부터, 나라와 중앙은행의 경우 2009년 1분기부터 손실에 따른 현금 보존의 필요성을 이유로 각각 분기별 배당금 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투자 규모에 따라 소액주주의 경우 적게는 수십, 수백 달러부터 시작해 대형 투자자의 경우 많게는 수천달러의 배당금 수익이 중단돼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은퇴자 등 일부 한인 투자자의 경우 분기별 배당금이 생활비 중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주주들의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나라·중앙은행도 증자추진


나라 1억5천만 달러, 중앙 3천만 달러 규모







윌셔은행이 지난 10일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에 1억 달러 규모의 증자를 위한 일괄신고서(Shelf Registration)를 제출한데 이어 나라은행도 1억5천만 달러 수준의 증자를 위한 일괄신고서를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중앙은행도 다음주 약 3천~5천만 달러로 추산되는 일괄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나라은행의 지주회사인 나라뱅콥은 지난 18일 SEC에 ‘Form S-3’를 제출했으며 보통주와 우선주·워런트 예탁주식 등 신규발행을 통해 총 1억5천만 달러까지 증자 시행을 할 계획이다.
이는 2억~2억2천만 달러 사이를 오가는 나라은행 시가총액의 70%에 달하는 거금이다. 현재 나라은행의 주식총액은 2억 달러에 못 미치고 있다. 중앙은행의 경우 아직 일괄신고서는 제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다음주까지 약 5천만 달러 규모의 일괄신고서를 접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구제금융을 조기상환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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