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북핵일괄타결 제안 속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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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뉴욕을 방문한 지난 21일(현지시간) “북한의 경제상황이 좋아져야 통일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엔총회 등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외교협회(CFR) 등이 공동주최한 오찬간담회에서 “북한과의 통일이 중요하긴 하지만 통일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한이 화평하게 지내는 것, 그리고 북한의 경제적 상황이 더 향상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남북간 경제) 격차가 너무 벌어져서 (통일이) 힘들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지원하려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핵폐기라는 최종목표에 합의하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정치.경제적 대가를 제공하겠다는 이른바 ‘북핵 일괄타결’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 대선기간 제시한 이른바 ‘비핵. 개방 3천 구상’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청와대 측은 이명박 대통령이 공식화한 북핵 일괄 타결(grand bargain) 방안은 과거에 추진됐던 북한과의 ‘패키지 딜(package deal)’과는 몇 가지 점에서 다르다고 밝혔다.
우선 과거 패키지 딜이 부분적, 단계적 협상전략이었다면 일괄 타결은 ‘원 샷(one shot) 딜’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살라미(얇게 썰어 먹는 이탈리아 소시지)전술을 써왔다.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 땐 핵을 동결하는 대가로 수년간 중유와 경수로 건설을 제공받았으나 2002년 핵 동결 해제를 선언했다. 2005년 9월과 2007년 2월에도 폐쇄→불능화→폐기 등 단계적 접근을 골자로 하는 핵 포기에 각각 합의함으로써 역시 중유 등을 지원받았으나 2006년 10월과 지난 5월 핵실험을 했다. 국제사회의 각종 지원은 한번 북한 땅으로 들어가면 되돌릴 수 없었으나 북한이 그 대가로 보여준 단계적 핵 폐기 절차는 손쉽게 되돌릴 수 있었다. 북한은 도발→협상(제재 피하기)→핵 폐기 절차 일부 수용(경제적 대가 얻기)→더 큰 도발의 순환을 통해 핵 능력을 갈수록 키워 왔다.


북핵일괄타결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북핵문제는 대화와 긴장 상태를 오가며 진전과 후퇴 그리고 지연을 반복해 왔다. 우리는 이러한 과거의 패턴을 탈피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과거의 패턴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북한이 예컨대 핵연료봉과 핵시설을 아예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맡기는 것처럼 ‘되돌릴 수 없는 행동’을 단번에 보여줘야 한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
둘째, 과거 6자회담에선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한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일괄 타결 방안은 북한의 2차 핵실험 후 강력한 유엔 안보리 제재가 실행되고 있는 만큼 5개국 간 단합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문제를 근본적으로 푸는 통합된 접근법(integrated approach)이 나와야 한다”면서 “제가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틀 안에서 5자 간 협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통합된 접근법엔 대북 제재의 공조를 다지는 것도 포함되지만, 북한이 핵 포기의 결심을 보여줄 경우 5개국이 일괄 타결의 테이블에 어떤 방안들을 올려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청사진을 사전에 합의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의 대북정책 밑그림인 ‘비핵·개방·3000 구상’엔 대북 지원을 위해 400억달러 규모의 국제협력자금을 조성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구체적인 (일괄 타결) 내용은 아직 관계국 간에 협의 중이므로 지금 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했다.
셋째, 과거 6자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남북 대화 테이블엔 북핵이 의제에 오르지 않았으나 이 대통령은 향후 남북 대화가 열릴 경우 북핵을 논의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주변국들의 공조를 강조하면서 “우리 한국도 이러한 노력을 배가할 것이며 앞으로 북한과 대화하고 협력을 하게 되더라도 북핵문제의 해결이 주된 의제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8월 말 북한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을 만나서도 이런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 문제도 논의


아울러 이 대통령은 “북한은 지난 2005년 ‘9.19 협의’ 이후 6자회담 과정에서 농축우라늄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으나 지난달 농축우라늄을 보유하고 있고 개발하고 있다고 스스로 얘기했다”면서 “아직 알 수 없지만 최악의 상황을 놓고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다른 위험한 국가들과 거래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된 문제는 핵 문제 뿐 아니라 대량살상무기, 인권 등 여러가지 논의해야 할 대상이 있다”면서 “그런데 핵문제가 해결되면 오히려 다른 문제는 따라서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방문 이틀째를 맞은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뉴욕에 위치한 유엔 본부를 방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고, 기후변화 대처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후 변화 대응 문제와 관련 우리나라가 올해 안에 자발적인 중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발표 등을 통해 12월 코펜하겐 기후변화 협상 타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반 총장은 이에 대해 “기후변화 대응에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또 “공적개발원조(ODA)와 유엔평화유지활동(PKO) 확대를 통해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갈 방침”이라는 점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와 관련 “그동안 반 사무총장의 관심과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으며, 반 총장은 “남북관계 진전과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유엔 차원에서 필요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전날 반기문 사무총장의 관저에서 반 총장 내외가 주최하는 비공식 만찬에 참석했으며, 지난 8월 반 사무총장의 비공식 방한을 계기로 면담을 갖는 등 6번째 회동이다.
이날 면담에는 유엔측에서 비제이 남비아 사무총장 비서실장, 린 파스코 정무담단 사무차장 등 고위 간부들이 배석했으며, 우리측에서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성환 외교안보 수석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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