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빠진 나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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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인 은행권이 생존권을 걸고 인수합병을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내부 갈등과 모순에 시달리던 이른바 4대 한인상장은행들은 합병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합병 과정이 지지부진하다는 게 가장 걱정스럽다. 대부분의 한인은행 현 이사진이 자리보존을 위해 합병 자체를 꺼리는 까닭이다.
이들은 겉으로는 주주와 커뮤니티에 은행의 생존권과 발전을 위해 합병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지만 실제로 이를 원하는 인사들은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 정설이다. 객관적으로 볼 때 현재 금융권에서 무난히 합병이 추진될 수 있는 한인상장은행은 나라은행(이사장 이종문, 행장 민 김)과 중앙은행(이사장 정진철, 행장 유재환)정도다.
여기에 한미은행(이사장 노광길, 행장 유재승)도 건설적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윌셔은행(이사장 고석화, 행장 조앤 김)은 인수합병 쪽에 우선 관심을 두고 있다. 과거 파산한 미래은행을 흡수 통합해 인수하던 것과 마찬가지 상황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합병을 앞둔 나라은행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안팎으로 소송에 휘말려 이를 처리하느라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최대주주 중 한 명인 토마스 전 이사장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과 주주들의 집단소송으로 곤란에 처해있다.
이 소송은 나라은행 현 이사진 모두를 피고인으로 하고 있어 이사진의 변호사 고용비용을 각자가 책임 져야 함에도 은행 측이 부담하고 있어 또 다른 문제거리다.
나라은행은 최근 연방 법무부로부터 소송과 관련해 지난 2004년~2006년 사이 17개 자동차 딜러에 대출을 해주는 과정에서 인종차별을 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나라은행이 대출을 요청한 라티노 고객들에게 한인 등 다른 아시아계 고객보다 높은 이자율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미 법무부는 이와 관련 나라은행의 인종차별금지법 위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피해를 당한 고객들에게 최고 41만 달러를 보상하는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AP통신을 포함해 주요 언론들이 대부분 보도해 결과적으로 한인은행들의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켰다.
본지는 사건과 관련, 나라은행과 일부 자동차 딜러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순차적으로 보도할 예정이다.
                                                                                         <성진 취재부기자>



본지가 연방 법무부로부터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나라은행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감사에서 자동차 융자에 대한 불법행위를 적발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FRB는 나라은행이 701(a) of ECOA USA 규정 등을 포함한 여러 조항을 위반했다며, 연방법원에 나라은행과 관련 딜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나라은행은 법무부와 합의를 통해 유사한 차별행위 방지를 위한 직원 교육과 대출 시스템 개선 등을 위해 최고 10만 달러를 지출키로 했다. 연방 법무부에 따르면 이 같은 합의내용은 연방지법의 승인을 받는 대로 시행된다.
연방 법무부는 또 나라은행이 대출한 자동차 론이 적용된 자동차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난 ▲한인이 운영했던 LA한인타운 소재 구 ‘유니온 미쓰비시’ ▲LA 시티 현대, 가든그로브 현대, 버몬 셰볼레, 한국자동차 등을 운영했던 가든그로브 소재 ‘한국 엔터프라이즈’(Hank Kook Enterprises) 등 2개 회사에 대해 LA연방지법을 통해 소송을 제기했다.
유니언 미스비씨는 2008년 현재 매출 1100만 달러, 한국자동차는 1200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법무부는 2개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소송은 계속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인종차별 혐의가 적용돼 연방검찰 대신 연방 법무무 산하 인권국 로레타 킹 검사 등을 포함해 소속 검사들이 직접 조사와 소송을 담당했다.
한인은행이 자동차 론과 관련해 LA지역에서 인권차별로 처벌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은행은 올해 초 주가가 3달러 이하로 폭락하자 한인 언론사에 ‘피자 박스’를 보내 주가하락 보도를 입막음 하려던 속셈이 드러나 망신을 당한 바 있다. 선물공세로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를 막으려한 은행이 과연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우량금융기관으로 볼 수 있는 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개인 변호사비, 은행이 충당







토마스 정 전 이사장이 지난해 5월 제기한 집단소송의 핵심은 나라은행 이사들이 책임을 지고 나라은행이 당한 피해액 5400만 달러를 지불하라는 것이다.  물론 은행이 가입한 보험으로 비용이 지불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사들에게 면책특권이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현재 나라은행은 정 전 이사장의 소송에 대해 은행돈으로 이사진의 변호사비를 부담하고 있다. 정 전 이사장이 제기한 소송은 법인체인 은행과, 이사회 그리고 전?현직 이사 개인별로 소송을 한 것이다. 따라서 전?현직 이사들은 자비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지만 은행 돈으로 개인 소송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정 전 이사장이 제기한 집단소송은 지난 2005년에 불거졌던 ‘벤 홍 전행장 보너스 부당 회계처리’ 파동과 관련해 나라은행의 지주회사인 나라뱅콥과 전?현직 이사진을 상대로 최소 5400만달러의 배상을 요구한 것이다.
정 전 이사장은 소장을 통해 나라뱅콥이 벤자민 홍 전 행장의 보너스 지급에 있어 부당하게 회계처리를 하는 바람에 은행과 주주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으며 본인도 이사장직에서 불명예 퇴진을 당했다는 주장했다.
그는 이사진의 직무 유기, 기업의 이미지 타격과 주식 폭락 등을 통한 재정적 피해, 이사진과 경영진의 부실 경영, 일부 이사의 내부거래 혐의 등 4개 항목을 소송의 근거로 내놨다. 피고인 명단에는 나라뱅콥과 함께 이종문 이사장, 박기서 전 이사장, 민 김 행장, 양 호 전 행장, 백제선, 존 박, 김용환, 황윤석, 하워드 구드, 테리 슈와코프 등 전?현직 경영진과 이사진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 2002년 10월 벤자민 홍 전 행장 재직 당시 ‘홍 행장이 60만 달러의 실적 보너스를 포기하는 대신 추후 다른 혜택과 보수 등으로 대체하는데 합의한다’는 내용이 담긴 당시 토마스 정 이사장 명의의 서한이 2005년 2월 외부에 드러나면서 나라뱅콥 이사회 소속의 감사소위원회가 이를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하고 감사를 진행하면서 불거졌다.
나라은행은 이와 관련, 2005년에 2002~2004년 회계보고서의 수정 및 재감사를 실시했으며 주가가 폭락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또 이 사태로 인해 당시 정 이사장은 은행을 살리기 위해 이사장직을 사퇴했으며, 벤 홍 당시 행장도 이사회에 의해 권고사직을 당했으나 이후 소송에서 이겨 명예가 회복됐다.
정 전 이사장의 소송에 대해 은행가에서는 정 전 이사장에 대한 문제가 수습된 지 수년이 지나도 나라은행이 그의 명예회복에 대해 무관심했고, 이종문 이사장이 수습차원에서 수차례 정 전 이사장을 만나면서도 실제 복권이 추진되기는커녕 변명만 늘어놓은 것에 대한 불만 표출로 보고 있다.


법원, 재판 가치 파악 중


정 전 이사장의 집단소송 제기에 대해 나라은행측은 재판부에 기각신청을 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판을 하기로 결정해 현재 디포지션 등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소송에 대해 나라은행측은 ‘우리 이사진은 잘못이 없다’는 일관된 주장만 내세우고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은행 이사진이 자유로울 수가 없고, 이미 유사한 전번 재판(나라은행과 벤 홍 전행장간의 소송)에서 일방적으로 나라은행측이 패소하는 바람에 정 전 이사장의 나라은행에 대한 집단소송은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는 점에서 다른 소송과 차이가 있다.
그래서 그 동안 이종문 이사장이 협상을 위해 정 전 이사장을 만나 해결책을 강구해왔다. 이 두 사람의 접촉을 보아온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이종문 이사장이 우유부단한 태도와 일방적인 제안만 정 전 이사장에게 하는 바람에 협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예로 이종문 이사장은 정 전 이사장을 만날 때마다 “어서 은행으로 다시 복귀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지만 정작 그의 복귀를 위해 실질적인 노력은 하지 않았다.
이종문 이사장은 애초 정 전 이사장의 은행 복귀에 이상한 전제조건을 달았다. 정 전 이사장이 소송을 제기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중앙일보는 정 전 이사장을 인터뷰하고 기사를 게재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정 전 이사장 은 “솔직히 이번 사태(2005년 벤 홍 전 행장 문제)가 이렇게 크게 번질 이유가 있었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빠른 수습을 위해 내가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 아니냐. 일이 너무 커져 버린 감이 있다. 그리고 벤 홍 전 행장과의 ‘계약서’ 문제는 은행 이사회에서 분명히 두 세 번인가 거론되었던 이야기고, 우리 둘 간의 맺은 ‘비밀계약서’가 아니란 걸 필히 말하고 싶다. 또한 벤 홍 전 행장으로서는 ‘60만 달러’라는 돈이 그리 작은 돈도 아니고 은퇴를 하는 과정에서 신임 행장에게 이를 보장해달라고 제시했던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 속내용은 길다. 이유야 어쨌든 간에 청문회가 열리게 되었으니 다 밝혀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종문 이사장은 이 보도를 빌미로 ‘이사들이 그 보도에 대해 분개하고 있으니 그에 대한 해명서를 써주면 이사들에게 납득시켜 복귀에 힘쓰겠다’라면서 해명서를 요구했다. 말하자면 은행 이사로 들어오려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 보도에 관한 해명서를 쓰고 용서를 구하라 는 의미였다.
이 같은 제안을 받은 정 전 이사장은 ‘이사진들이 나에게 그들의 잘못된 점을 사과해도 부족한데 오히려 나에게 해명을 요구하다니, 그런 제안은 절대 받아 들일 수 없다’라며 크게 화를 냈었다고 한 은행 관계자가 전했다.  만약 이런 일이 사실이라면 은행 이사진들의 태도는 적반하장인 셈이다.




부당 내부거래 의혹


언급했듯 정 전 이사장이 제기한 소송은 집단소송(Class Action)이다. 이 소송은 지난 2005년에 나라은행의 이사회가 하지 않아도 될 ‘2003-2004 회계연도 보고서(10-K)를 새로 지시하는 바람에 엄청난 주가폭락을 가져와 결국 막대한 재정손실을 가져왔다. 이 손해는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전체 피해를 떠넘긴 것이다. 따라서 당시 최대주주인 정 전 이사장이 집단소송으로 자신과 다른 주주들의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제기한 것이다.
정 전 이사장의 소송에 대해 은행 이사진은 회계보고서를 새로 하게 된 것은 은행 변호팀과 회계법인의 조언에 따라 행한 것이기에 이사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 전 이사장은 이사회가 변호팀과 회계팀의 조언에 따랐다고 주장하지만 은행의 중요한 결정은 이사회 자체가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이기에 변호팀과 회계팀에게 책임을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이사장은 이사회가 변호팀과 회계팀이 조언을 잘못되어 은행에 손해가 났다면 당연히 은행이 고용한 변호팀과 회계팀에게 책임을 물었어야 하는 것이 그렇지 못한 것이 이사회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변호팀과 회계팀은 벤 홍 전 행장의’2002년 10월 이익배당금 중 60만 달러를 포기하고 은퇴 후 받기로 했던 결정은 당시 모든 이사진들이 승인한 내용’의 문서가 내부거래 의혹이 될지 모른다고 해석해 새로 재무제표를 작성 보고했으나 나중 금융거래위원회(SEC) 청문회에서는 ‘내부거래 의혹 없다’로 판정 난 것이다.
결과적으로 새로 재무제표를 작성한 것은 필요없던 것을 행한 셈이다. 따라서 그로 인한 책임은 이사회가 져야 한다는 것이 대주주의 한 사람인 정 전 이사장의 소송이유다.
당시 은행 측이 3년 치 재무제표를 수정 제출하여 주가가 대 폭락을 하자 이종문 이사장은 그 싼 주식을 2천만 달러에 매입한 것을 두고 은행내외에서 ‘내부거래’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이사들의 무양심 하늘 찔러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이사장직에서 사퇴한 정 전 이사장에게 이사진은 잘못된 판단을 사과하고 즉시 정 전 이사장의 명예회복을 위해 복직과 모든 권리도 원상회복 시켰어야 했다. 그러나 은행 이사진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정 전 이사장이 사퇴했을 당시 그의 자택을 방문한 대부분의 이사들은 “이사장은 스스로 사퇴했기에 모든 문제가 정리되면 3개월 내지 길어야 6개월 뒤 우리들이 다시 원상 복귀시키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이들은 “우리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잡아뗀 것으로 입장을 선회해 정 전 이사장 가족들은 “이사진의 양심이 그럴 정도이니 그들에게 양심을 구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특히 정 전 이사장은 사퇴하기 전 중앙은행과 합병 교섭을 대부분 추진해 놓고 있었다. 그러나 정 전 이사장이 떠나간 은행 이사진들은 중앙은행 측에 자신들의 자리보전을 위해 거의 다된 합병을 무산시켰다. 만약 그 당시 중앙은행과의 합병이 성사됐다면 <나라은행+중앙은행> 합병은행은 한미은행을 제치고 한인사회 제1의 은행으로 변모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라은행 이사진은 오늘날까지도 합병에 대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합병에 대한 이사로서의 능력을 지닌 이사들이 없을뿐더러 합병에 따른 이사들의 자리보전 때문에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나라은행 이사진 대부분이 자신의 자본을 은행에 투자한 이사들이 아니고 사외이사로서 은행 이사가 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으로 현재의 나라은행 이사진의 행태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커뮤니티의 비난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이 문제는 중앙은행도 예외가 아니다. 두 파로 갈라진 중앙은행 이사진의 반목과 갈등은 은행발전에 저해요소로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 같은 형국이다.
한인 은행권에서는 나라은행과 정 전 이사장간의 소송사건이 원만하게 수습되지 않는 것은 이종문 이사장의 리더십 부재와 성의 부족으로 정 전 이사장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아직까지 나라은행과 정 전 이사장간에 중재 가능성은 있지만 법정공방은 불가피해 보인다. 변호사들은 소송이 계속되면 은행이든 개인이든 어느 쪽으로부터 수임료를 계속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나라은행 이종문 이사장과 이사진의 편협한 사고가 은행의 장기적인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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