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리포트] 정신 못 차린 대형 금융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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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에 빠진 월스트리트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구조조정과 감원 바람으로 경제 한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거액의 상여금을 책정하는 등 잇속 차리기에 여념 없는 모습에 대중의 불만이 들끓는 것.
미국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다고는 하지만 실업률 급등에 따른 서민경제의 시름이 여전한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몰고 온 주범인 대형 금융기관들은 실적호전을 명목으로 경기회복의 과실을 나눠먹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백악관은 최근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다시 고액의 보너스 지급을 계획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쾌하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골드만 삭스의 상여금 지급을 거론하며 우려를 나타났다. 골드만 삭스는 총 200억 달러 규모의 보너스 지급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른 대형 금융사들도 지난 몇 개월 동안 흑자를 기록하자 보너스 지급액을 늘렸다. 최근 증시지수가 다시 1만 포인트 선을 넘기며 월가에는 이른바 ‘보너스 잔치’가 다시금 만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미국의 파산은행 수가 올 들어 99개로 늘었다. 캘리포니아 베이커스필드 소재 산 호아킨 은행이 올해 들어 99번째로 파산 사례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주(州) 내에선 10번째다.
현재 미국에선 한 주에 1~3개꼴로 매달 10개 안팎의 은행이 파산하고 있어 다음 주면 전체 파산은행의 숫자가 100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외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에서 파산한 은행의 수는 25개였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백악관이 올 연말 진행될 예정인 월스트리트의 사상 최대 규모의 보너스 잔치에 노골적으로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 한해 파산한 은행 및 세계경제의 위기로 몰고 간 주역들이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돈 잔치를 벌인다는 것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것이다.
데이비드 엑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지난 18일 골드만 삭스가 올해 200억 달러 규모의 보너스 잔치를 벌이기로 한 것과 관련,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엑설로드 선임고문은 이날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 “이번 보너스는 눈에 거슬린다”며 노골적으로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가장 불쾌한 점은 대출은 그렇게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미국 경제에 중요한 많은 중소기업이 여전히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기관들에 대해 보너스 지급을 제한하는 법안은 하원에서는 통과됐지만, 상원에서는 아직 처리되지 않아 미 행정부가 금융기관들에 대해 보너스 지급 제한을 강제할 수단은 없다.


정신 못 차린 월스트리트


골드만 삭스의 경우 구제금융을 다 상환해 이 법이 통과된다고 해도 법적인 의무는 없는 상태다. 때문에 엑설로드 선임고문은 법적인 강제보다는 도덕적인 설득노력을 통해 대형금융기관들에 대해 보너스 지급 자제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형 금융기관들이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지수가 10,000을 넘어서는 등 주식시장 급등세에 힘입어 푸짐한 보너스를 지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9.8%에 달하는 미국의 실업률이 곧 10%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서민경제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4일 주가 상승과 실적 호전에 힘입어 올해 월가 주요 회사들이 직원에게 지급하는 보수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WSJ는 대형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자산관리업체, 증권·상품거래소 등 23개 금융회사가 올 상반기 제출한 공시와 올해 전체의 매출 전망치 등을 분석해 올해의 보너스 등 임직원보수 지급액 총액을 추정한 결과, 14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지급액 1170억 달러보다 약 20% 늘어난 것이고 주가가 최고치에 달했던 지난 2007년의 1300억 달러보다도 많은 것이다.




금융사 모럴해저드 심각


나스닥 회장을 지낸 버나드 매도프가 수십 년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익률을 자랑하며 유명인사들의 자금을 끌어 모았던 비결이 ‘돌려막기’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준 일명 ‘매도프 사건’ 이후 희대의 내부 거래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거래 규모는 1980년대 이후 최대다.
연방검찰 당국은 라즈 라자라트남(헤지펀드 갤리온 그룹 설립자이자 회장)과 IBM, 인텔, 맥킨지 등 다국적 기업 고위 경영진들이 가담한 내부자 거래 사건을 적발해, 관련자 6명을 증권사기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가 포함된 내부자 거래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며, 라자라트남은 보유재산이 15억 달러에 달해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세계 부자랭킹 559위에 오른 투자자다.
이들은 지난 2006~2007년에 걸쳐 직무상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구글, IBM, 썬마이크로시스템즈, 힐튼 등의 주식을 매매, 2000만 달러의 부당이익을 얻은 혐의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한 애널리스트도 1만 달러를 받고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프리트 바라라 연방검사는 이번 불법 내부자 거래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같은 유형의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법원 허가를 받아 도청테이프가 증거확보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도청 수사는 지금까지 주로 조직범죄 검거에 활용돼 왔다.
월가에 만연한 내부자거래 중 라자라트남이 연루된 사건이 이처럼 특별수사 대상이 된 배경에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실제로 라자라트남은 스리랑카 출신으로, 스리랑카의 반군조직인 타밀 타이거 그룹에 자금을 지원해온 혐의로 최근 미 사법당국으로부터 집중 감시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적자 사상 최대


한편 2009 회계연도(2008.10∼2009.9) 재정 적자가 1조420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미국 정부가 밝혔다. 이는 지난해의 약 3배 수준으로 9620억 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미국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재정 적자의 비율은 약 10%에 달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침체로 세수가 감소한 데다 금융 위기 해소와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지출함으로써 재정 적자가 크게 늘어났다.
재무부의 지출액은 7030억 달러로 국방부 예산 6470억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의 재정 적자는 향후 10년 사이에 9조1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미국 정부가 전망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향후 예상되는 재정 적자 규모가 과도하다”고 밝혔다. 가이트너 장관은 “대통령이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재정 적자 규모를 감당할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의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경제위기가 끝나고 실업률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재정 적자를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제 회복 속도가 느리고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으면 실업 수당 등 정부 지출액이 늘어나고, 세수가 줄어들어 재정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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