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남북정상회담 발언 해프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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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초청했다는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의 발언 내용과 관련해 “오해(misunderstanding)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국방부 고위 당국자의 언급이 한국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파문을 불러일으키자, 휴일인 이날 저녁 한국 특파원단과 긴급히 전화로 접촉해 이같이 해명하며 파문의 조기 진화에 나섰다.
이 당국자는 국방부 당국자의 발언 배경에 대해 “우리가 말하려고 한 것은 최근 북한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그런 맥락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에도 북한 조문단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 방문을 얘기하기도 했다는 것”이라며 “그 외에 다른 구체적인 방북 초청이 있었다는 얘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한국 정부가 국방부 당국자의 남북 정상회담 관련 언급에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힘에 따라 백악관 차원의 공식 해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의 해명으로, 해당 당국자의 문제 발언은 사실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일각에서 제기했던 북한의 이 대통령 초청설을 사실로 오해한 실언으로 일단락됐다.
                                                                                <한국지사 = 박희민 기자>



그러나 의문점은 속시원히 풀리지 않고 있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남북 정상회담이 실제 논의됐는지 여부다. 둘째는 미 고위 관료의 입을 통해 논란이 촉발된 부분이 단순한 오해인지, 아니면 북한 문제를 놓고 한·미 정부 간 협의 체계에 이상이 있는 것인지도 밝혀져야 할 숙제다.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이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했다는 국방부 고위 당국자 발언에 대해 “구체적인(specific) 방북 초청이 있었다는 게 아니다”고 부인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우리가 말하려고 한 것은 최근 북한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그런 맥락(context)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도 북한 조문단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 방문을 얘기하기도 했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그 외에 다른 구체적인 방북 초청이 있었다는 얘기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국방부가 잘못 브리핑했다는 것이냐’는 질문엔 “오해(misunderstanding)가 있었다”고 했다.


단순 해프닝(?)


이번 해명은 백악관 측이 먼저 한국 특파원들과의 전화 통화를 요청해 이뤄졌다. 백악관이 현지 시간으로 일요일 밤임에도 불구하고 급히 해명에 나선 것은 미국 측의 다급함이 읽히는 대목이다. 우리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엄청난 이슈가 미 국방부 관료의 브리핑에서 나왔다는 점 등에 대해 강한 유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평양 초청 논란이 이 정도 선에서 매듭지어지기를 바라는 눈치다.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 극비 추진 여부에 대해선 “말도 안된다”고 부인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 “오해가 빚어낸 해프닝”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조문단이 ‘이 대통령께서 평양에 한번 오시지요’라는 단순한 인사말을 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선 의제나 의전, 합의사항까지 실무선에서 준비해야 할 일이 한두개가 아니다”며 “북측 인사의 ‘한번 오시지요’라는 단순한 인사말을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초청으로 받아들이는 건 엄청난 오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대응은 무엇보다 현 정부의 북한에 대한 불신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측의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제재 국면을 모면하기 위한 전술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다. 청와대가 “정치적, 전술적, 정략적 고려를 깔고 진정성 없이 만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이유다.
이는 과거 정부에서 이뤄진 정상회담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도 연결된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 정권에서는 (과거 정권처럼) 북한이 만나겠다고 해서 무조건 만나고 그런 일은 없다”고 밝혀왔다.
더불어 국내 정치적 고려도 보인다. 중도실용, 친서민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현 정부가 보수세력의 지지를 유지할 수 있는 통로는 바로 ‘원칙적’ 남북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대응은 현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와 전략의 부재’를 방증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9일 “정부는 북·중 관계나 북·미 관계가 개선되려 하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는 한국이라고 했다가, 남북관계에서는 보수층의 눈치를 보며 왔다 갔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미 간 견해차가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물론 미국에서까지 남북정상회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오해’ 때문이 아니라 그 나라의 정책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핵심은 남북관계에 대한 한·미 간의 견해차”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청와대의 강한 부정은 오히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자체 구상을 감추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남북관계가 ‘실무급 회담→장관급 등 고위급 회담→정상회담’의 거대한 시나리오에 따라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전 정상회담설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북핵 ‘그랜드 바겐’(일괄타결)은 결국 남북 정상 간의 대타협으로 가능하다는 것도 이 같은 분석의 근거다.
미국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런 민감한 사안이 양국 정부 간에 조율되지 않는 데에는 뭔가 다른 속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돌고 있다. 그랜드 바긴(일괄타결)에 이어 또다시 이런 논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가시화된 북·미 양자대화를 앞두고 “한국과 이견이 없다”는 미 정부의 공식 견해와 달리 미국 고위 관료들이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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