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시아 순방 의미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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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부터 19일까지 취임후 첫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순방기간에 싱가포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한국, 중국, 일본을 방문하는 등 다자 및 양자외교가 결합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집권 원년 해외순방의 대미를 장식할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후 이웃 캐나다를 시작으로 유럽, 아프리카, 남미, 중동, 러시아 등 주요 대륙 및 지역을 모두 다녀왔으나, 지리적으로는 물론 정치.경제적으로 미국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한, 중, 일 순방은 APEC 기간을 염두에 두고 뒤로 미뤄놨었다.
대신 오바마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한, 중, 일 및 인도네시아에 가장 먼저 보냈고, 10월에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을 한국과 일본에 파견해 자신의 첫 아시아 순방을 위한 터닦기를 하도록 했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태지역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하와이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는 등 역대 미국 대통령과는 달리 `태생적’으로 이 지역의 정서에 익숙한 편이다. 그가 지난해 대선기간 선거캠프에 아.태지역 담당책임자를 별도로 두고 이 지역출신 미국인 유권자들의 표심확보에 공을 들인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월 이집트 카이로대학에서 행한 역사적인 `대(對) 이슬람 화해연설’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제성장 및 민주주의 발전을 언급하는 등 기회있을 때마다 한국, 일본의 성공사례를 언급하곤 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국과 일본에 대한 이미지가 확실하게 각인돼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서유럽은 물론 세계 여러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도 인기가 높다”면서 “백악관은 오바마의 개인적인 인기와 정책을 통해 미국의 리더십을 아시아 지역에서 다시 확고하게 세우길 기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적한 현안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한,중,일에 친근감과 애정을 지니고 있는 것과 현실외교에서 국익이 충돌하는 현안해결에 나서야 하는 문제는 완전히 별개여서 여러 현안이 산적한 이번 아시아 순방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녹록지 않은 `데뷔무대’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의 싱크탱크들은 “미국이 선의를 갖고 아시아 국가들을 대하는 것과 경제적 문제를 둘러싼 현실은 다르다”며 미국이 자유.공정무역 기조를 스스로 어기는 자가당착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교착상태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수정 움직임, 중국산 타이어 및 파이프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부과 등 미.중 무역분쟁은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내 일자리 보호를 위해 의회비준동의를 늦추거나 보호무역주의적 태도을 드러낸 사례들로 꼽힌다.
특히 한미FTA와 관련해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5일 공개적으로 한국의 자동차 시장 추가개방을 위해서는 협정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나서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간 정상회담에서 어떤 해법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한미 동맹분야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전망이다. 내년에 60주년이 되는 한국전쟁 이후 `혈맹’으로서 우호협력관계를 심화시켜온 한국과 미국은 이번 오바마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양국 동맹관계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의기투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먼저 방문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지 4곳 가운데 12일부터 이틀간 일본을 가장 먼저 방문하도록 일정을 짰다. 일본은 그간 `저팬 패싱(일본 건너뛰기)’에 대한 피해의식이 강했고, 중국을 먼저 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점을 오바마 행정부 쪽에 강조해 온 만큼 미국측 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지난 9월 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 역사적인 정권교체가 이뤄진 후 `대등한 미.일 관계’를 주장하는 일본내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은 현지에서 대응수위를 조절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미국이 자민당 정권과 합의했던 오키나와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를 놓고 일본의 하토야마 새 정부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는 등 미묘해진 미.일관계를 `관리’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방문의 의미와 과제를 무시할 수 없지만, 워싱턴 조야가 오바마의 아시아 순방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일정은 3박4일간 진행되는 중국 방문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하이에서 젊은층과 타운홀 미팅 형식의 토론회와 베이징 칭화대에서 연설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40대의 미국 대통령이 일명 `G2’의 한축으로 급성장한 중국의 미래 세대와 대화하며 교감하려는 이벤트다.
중국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위안화 절상문제, 기후변화 협약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이 미.중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는 별개로 과연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인권 및 민주주의에 관해 언급을 할지도 관심거리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주지 않는 등 중국을 의식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 방중기간에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만한 발언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단 우세해 보인다.


북핵문제


이런 현안에서의 입장차와는 달리 오바마 대통령과 한, 중, 일 정상들은 적어도 역내 최대 안보현안인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공통된 인식을 보일 것이라는 데 워싱턴 조야의 의견은 대체로 일치한다.
미국은 한,중,일 3국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제2차 핵실험 과정에서 보조를 맞춰왔으며, 특히 유엔안보리 결의 1874호 채택을 통해 대북 제재에 일치된 전선을 구축해 왔다는 점에서 향후 대북 대응에도 일관된 노력을 견지할 전망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아시아 순방 직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북 및 이에 따른 북.미대화 개최와 관련해 한, 중, 일 정부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고, 북한의 궁극적인 6자회담 복귀를 위해 노력하기로 3국 정상들과 공감대를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전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은 “오바마 정부는 출범 첫날인 `데이원(Day-1)’부터 한국, 일본과의 컨센서스를 구축하는데 노력해 왔으며, 사후통보가 아닌 사전협의를 중시하고 있다”고 말해 오바마 대통령이 적어도 일방통행식 외교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APEC정상회담 기간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 론 커크 USTR대표 등 주요 각료들이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경제위기 극복, 기후변화 협약, 녹색성장, 자유무역 등에 대한 역내 국가들의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워싱턴 싱크탱크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추가파병 문제와 관련한 결정을 아시아 순방 이후로 미룸으로써 미 언론의 관심이 계속 이 문제에 집중되면 자칫 아시아 순방이 소홀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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