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 남북관계 파장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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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비정이 10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내려오면서 발생한 남북간의 해상 교전이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은 북한이 이번에 NLL을 침범한 의도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만약 고의로 NLL을 침범했다고 가정하면 이는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북미대화를 앞두고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를 의제화할 목적으로 한반도 정전상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려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즉 이달 중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동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북핵 6자회담 재가동만을 북미대화의 의제로 삼으려는 미국을 향해 `조선반도비핵화는 핵협상과 함께 한반도 정전체제의 틀을 깨는 노력이 병행돼야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또 남북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군사적 도발을 수단으로 택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불만을 표출하는 동시에 정부의 대북기조를 바꾸기 위한 `강수’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8월 이후 북미관계 개선이라는 최대의 대외목표 아래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동시에 개선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것이 북미대화를 위한 환경조성 차원인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두 바퀴를 동시에 돌린다는 실질적 결단에 따른 것인지는 불확실하지만 8월 북한 특사조의사절단 방남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누차 밝혀온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만큼 북한의 이번 도발은 자신들의 `유화공세’에 우리 정부가 호응하지 않자 `유화공세가 무한정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일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어쨌든 이번 사태는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물밑 타진설이 부각된 이후 대화없이 소강상태를 보내고 있는 남북관계에 일정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어떤 영향이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일차적 관건은 북한의 후속 조치 유무다.
우선 북한이 우리 정부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북미대화에 앞선 의제 설정을 위해 절제된 수준의 해상도발을 감행한 것이라는 가정 아래 대대적인 `확전’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대체적이다.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이는 사활을 걸고 있는 북미대화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오는 19일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양국의 대북 공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확전을 꾀하지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일단 북한이 이날 오후 인민군 최고사령부 보도를 통해 남측의 `사죄’와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후속 대응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북이 우리 정부의 원칙에 입각한 대북기조를 바꾸고 남북대화를 조기화하기 위해서는 `긴장지수’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느낀 나머지 지난 3월 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때 했던 것처럼 군통신선을 끊고 남북 통행을 차단하는 등의 후속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엔 아직 일러 보인다.
그럴 경우 우리 국민 1천명 안팎이 상주하는 개성공단은 또 한번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일 수 있다.
8월 이후 `관망기조’ 속에 대북 접근을 서두르지 않았던 우리 정부의 향후 대응도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남북관계의 긴장국면 재조성으로 연결되길 바라지 않을 것이기에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추구하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즉각 대북정책 기조를 바꾸고 그에 따라 대북 접근을 서두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보다는 북한의 이번 조치가 `북한이 8월 이후 전술적 변화를 했을 뿐 본질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정부의 판단과 그에 따른 대북 `원칙 강조’ 기조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 가능성을 점치는 견해가 만만치 않다.
결국 이번 사태가 본격적인 당국간 대화의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전망보다는 남북간 불신의 골을 좀 더 깊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형국이다.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남북간 소통채널이 원활히 작용할지 여부도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의 크기를 결정할 또 하나의 변수로 거론된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6월29일 북한의 기습적인 해상 도발로 우리 군인 24명이 사상한 제2차 연평해전의 경우 당시 가동되던 핫라인을 통해 북이 `우발적 사고’였다며 유감이라는 입장을 즉각 통보해옴에 따라 교전이 남북간 교류협력의 대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남북간에는 판문점 적십자 채널과 군 통신선 등 공식 채널이 가동되고 있긴 하지만 비상시에 대비한 `핫라인’이 작동하고 있는지는 불투명해 북한이 사태의 파장을 키우려 할 경우 의사소통 채널의 부재가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북, 사과요구


한편,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10일 발생한 서해교전과 관련, “남조선 군당국은 이번 무장도발 사건에 대해 우리측에 사죄하고 앞으로 다시는 이와 같은 도발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책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이날 발표한 ‘보도’에서 남한 해군이 “우리측 수역에서 엄중한 무장도발 행위를 감행”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보도는 북한 해군경비정이 자신들의 “영해에 침입한 불명목표를 확인하기 위해” 긴급기동했다가 오전 11시20분께 “목표를 확인하고 귀대하고 있을 때” 남한 해군함들이 북한 해군경비정을 “뒤따르며 발포하는 등 엄중한 도발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도는 북한 해군경비정이 즉시 “불의의 대응타격”을 가했으며 “급해맞은 남조선군 함선집단은 황급히 자기측 수역으로 달아났다”고 말해 교전 시작부터 끝까지 주요 대목마다 남한 합참의 설명과 정반대의 주장을 폈다.
북한은 1999년과 2002년 제1,2차 연평해전 때도 당일 자신들 매체를 통해 교전에 대한 자신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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