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살리기 사업 잡음 끊이지 않는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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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본국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드디어 지난 10일 첫 삽을 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전초전으로 사업의 효율성, 예산 등을 놓고 정치권에 큰 논란이 있어왔다.
갖가지 논란 끝에 첫 삽을 떴지만 이미 예상했던 대로 사업 초반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의 이런 분위기와는 다르게 사업 현장 일선에서는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건설업자들이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하청업체들은 사업을 따내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연줄은 모두 동원하는 등 그야말로 눈물겨운 로비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마디로 군소업체들이 4대강 ‘콩고물’을 놓고 복마전을 펼치는 것이다.
사업 저변에 이런 아귀다툼은 물론이거니와 몇 개 대기업 간의 공사 담합 의혹을 시작으로 , 대통령 출신고 사업가들에 공사 몰아주기 의혹 등 4대강 사업은 그야말로 의혹투성이 사업으로 번지고 있다. 게다가 이번 사업은 수 십 조의 예산이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그 재원 을 결국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여기에 동포 브로커들까지 가세해 각종 이권을 챙기는 정황까지 포착되고 있다. 동포 브로커들은 이 대통령 및 한나라당 유력 인사들과 조금의 연이라도 있으면 이를 이용해 사기 행각에 가담하고 있는 것이 <선데이저널> 취재 결과 확인됐다.
사업 시작도 전에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선데이저널>이 조명해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여당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 4대강 정화 및 치수 효과 뿐만이 아니라 수 십 조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건설경기 살리기를 통한 경제 회복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치수 효과는 검증이 안 됐으며 투입되는 예산 대부분도 일부 대기업에게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워낙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집행 과정에서 갖가지 비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사업이 시행되기도 전에 대기업들의 담합 의혹이 불거져 야당의 거센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미심쩍은 담합 의혹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지난 8일 4대강 사업의 1차 턴키 공사에서 메이저 건설사들이 담합을 통해 15개 공구 대부분 공사를 낙찰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관련 정황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복수의 건설사 임원 진술 등을 근거로 내세워 현대건설이 주도하고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SK건설이 지난 5, 6월 서울 시내 P호텔, S한정식 등에서 수 차례 회의를 열고 4대강 공구 13곳에 대해 입찰담합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9월 입찰 결과를 보면 삼성물산이 당초 맡기로 했던 2개 공구 중 낙동강 32공구를 포기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공구의 선정결과는 모두 이 주장과 일치했다. 삼성물산이 낙동강 32공구를 놓친 이유는 ‘빅6’에 포함되지 않은 롯데(시공능력 8위), 두산(11위), 동부건설(18위) 등이 ‘빅6’ 건설사들의 담합에 반발, 자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의원은 지난달 실시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4대강 턴키 1차사업자 선정 결과 낙찰률이 90%가 넘고 공구별로 건설사들이 고르게 응찰한 점, 설계내용이 다른데도 상당수 공구에서 1, 2위 응찰자의 가격 차이가 1% 미만인 점 등을 들어 담합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의원 측은 “실제 9월30일 발표된 입찰 결과에서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들이 사전에 나눈 것과 일치한다”며 “대형 건설사들은 다른 건설사들의 반발을 의식해 P호텔에서 조찬 모임을 갖고 담합 백지화를 검토했지만 결국 그대로 진행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담합 및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정호열 공정위원장이 담합 정황을 포착한 듯한 발언을 해 파문을 확산시키고 있다. 11월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정 위원장은 4대강 사업의 턴키공사 입찰담합 의혹과 관련해 “대체로 보면 담합과 관련되는 듯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4대강 사업에서 이런 부분이 논란이 되면 4대강 사업의 장애요인이 되기 때문에 지난달 초 4개 팀을 파견해 이틀간 현장조사를 했다”며 “입찰가격 담합은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과 근본을 흔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일제히 청와대를 향한 십자포화를 쏟아 부었고 이에 정 위원장은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담합 의혹이 불거지자 청와대도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12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우선”이라면서 “조사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공정위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데, 문제가 생긴다면 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엄벌에 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같은 자리에서 “턴키 공사의 경우 입찰담합의 가능성이 4대강 살리기 사업 외에도 늘 제기돼온 문제”라며 “공정위가 참여업체에게 미리 경고하는 공문도 보내는 등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서 공사 발주를 진행했다”면서 의혹 자체를 부인했다.




동지상고 출신 싹쓸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이명박 대통령 출신교인 포항 동지상고 동문들이 지역 사업을 싹쓸이 하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이석현 의원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중 낙동강 공구에서 낙찰받은 콘소시엄에는 포항 6개 기업이 합 9개 공구에 걸쳐 포함되었고, 그 중 8개 공구는 동지상고 출신 기업이 차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입찰결과 선정된 콘소시엄들을 이 의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낙동강 제24공구와 30공구에서 선정된 진영종합건설은 포항소재 기업으로 김호동 사장이 동지상고(28회) 출신이다.
또한, 낙동강 30공구와 22공구에서 선정된 동대건설 문경환 사장, 삼진건설 권혁찬 사장 역시 동지상고를 졸업했으며, 노경종합건설도 사장이 동지상고를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포항 동양종합건설은 무려 3개 공구에서 낙찰자로 선정되었는데, 회장은 언론사 회장이고, 계열사인 (주)미성의 사장도 동지상고 출신이다.
이 의원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영남 지역 중소건설사 26개사 중 5분의 1이 동지상고와 관계가 있는 기업”이라며 “영남 43개 시·군의 374개 고교 중 왜 하필 동지상고 동문들이 낙동강 사업을 휩쓸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동포 브로커들도 가세


막대한 규모의 국책 사업 예산이 풀리자 LA에 있는 동포 브로커들도 ‘돈 냄새’를 맡고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있다.
<선데이저널>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경상북도 포항 출신이거나 현 여권과 조금의 인연이라도 있던 동포들은 4대강 사업이 시작되자 본국에 들어가 각종 사업에 발을 담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4대강 사업에 참여하려는 하청업체 경영진에게 접근해 ‘자기가 실세인 누구누구를 잘 알고 있으니 4대강 사업에 참여하게 해주겠다’며 돈을 뜯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과 경찰 등 사정기관 주변에서는 동포 브로커들의 이같은 사기 행각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숱한 논란과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정가에서는 이번 사업이 자칫 권력형 비리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4대강 사업 턴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대형 건설사의 담합 정황이 포착되고 있고, 특정 고교 출신 건설업자에게 사업을 몰아준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권력형 비리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만약 입찰에서 떨어진 중소형 건설업자들이 대형 건설사의 담합 및 특혜 의혹과 관련한 구체적인 자료나 증거를 폭로할 경우 4대강 사업은 권력형 비리로 얼룩질 개연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4대강 예산보다 ‘형님예산’

내년도 예산안에서 4대강 예산이 위력을 떨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예산이 4대강 예산 때문에 피해를 보게 되자 정부는 내년도 4대강 예산 6조7000억원 가운데 수자원공사에 3조2000억원을 분담시켜 다른 SOC 사업예산을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4대강 예산’을 지키기 위해서다. 내년도 예산의 화두는 단연 ‘4대강 예산’이다. 반면에 올해 예산의 화두는 이른바 ‘형님 예산’이었다. 그렇다면 내년도 예산에서 ‘4대강 예산’과 ‘형님 예산’ 둘 중 어느 쪽이 셀까. 언뜻 보면 ‘4대강 예산’ 확보에 정부가 총력을 쏟고 있지만 알게 모르게 ‘형님 예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정황이 하나둘 포착되고 있다. 내년도 예산에서도 ‘형님 예산’의 위력이 ‘4대강 예산’에 못지 않은 것이다.
올해 ‘형님 예산’은 4000여억 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될 당시 ‘형님 예산’은 모두 4373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 건설이 530억원, 동해남부선(포항~울산) 복선전철화가 600억원, 동해중부선(포항~삼척) 철도건설이 855억원, 포항 국도대체 우회도로 개설 사업이 657억원, 영일만 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이 243억원으로 최종 예산액에 확정됐다. 이 밖에도 기타 10건의 예산이 1488억원이었다.
국토해양부에서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사업 설명자료에서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 건설은 올해 예산이 360억원(정기국회 통과 예산액 530억원)이었고, 내년도 예산 요구액은 300억원이다. 동해남부선(포항~울산) 복선전철화는 올해 480억원이었고, 내년에는 500억원으로 책정됐다. 20억원이 더 늘어났다.
동해중부선(포항~삼척) 철도건설은 855억원에서 600억원으로 줄었다. 예산사업 설명자료에서는 ‘1단계 구간 노반공사 착공에 따른 용지매수를 중점 추진하고 노반공사 지속 추진을 위한 최소 소요 600억원 반영 필요’라고 나타나 있다.
포항 국도대체 우회도로 개설은 국도 관련 예산이어서 예산사업 설명자료에 명확하게 나타나 있지 않았다.
형님 예산’의 백미는 영일만항 관련 예산이라고 할 수 있다. ‘포항영일만항’이라고 나타난 예산안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돼 있다. 일반 ‘포항영일만항’ 사업이 있고 ‘포항영일만항(1단계)’이 있다. 일반 ‘포항영일만항’ 사업은 해경부두·연결도로·항만배후단지를 만드는 것으로 올해 507억원의 예산이 투여됐고, 내년에는 실시설계비로 20억원을 요구했다. 이 사업의 연차별 계획을 보면 2011년 258억원, 2012년 370억원, 2013년 350억원 등이 각각 산출돼 있다. ‘포항영일만항(1단계)’에는 방파제와 부두 축조가 포함돼 있다. 올해 예산은 406억원이 사용되고, 내년도 예산으로 754억원을 요구했다. 기획재정부가 작성한 검토의견에는 2011년 1440억원, 2012년 1125억원, 2013년 1350억원이 각각 산출돼 있다. 1992년부터 2011년까지 계획된 이 사업의 총사업비는 1조1747억원이다.
영일만항 건설에 들어가는 부가적인 예산도 있다. 포항 영일만항 배후도로 건설에는 올해 264억원이 쓰이고, 내년도 예산에는 4800만원을 요구해 놓았다. 올해 도로 건설이 마무리되고 내년에는 사후환경조사 용역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영일만항 SOC 사업 예산에는 신규 사업이 추가돼 눈길을 끈다. 포항 영일만신항 인입철도 예산으로 5억원을 요구한 것이다. 이 사업은 7년 동안 2792억원이 투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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