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강석희-최석호’ 추잡한 갈등 막후

이 뉴스를 공유하기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한다. 오늘날 정치는 정당이란 조직을 통해 이루어지며 정당 간 끊임없는 경쟁과 대결의 연속이다. 서로가 ‘국민을 위하여’라는 명분을 내걸지만 때로는 경쟁 상대를 의식해 도의를 저버리는 경우도 생긴다. 이를 쉽게 ‘반칙’이라고 한다.
정치인들은 특히 서로 정당이 다르고, 의석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원초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런 경우 ‘반칙’이더라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행동이 정당하다고만 소리를 높이기 쉽다.
한국 정치판에서는 흔히 경쟁 상대방에 대해 무자비한 ‘반칙’을 볼 수가 있다. 미국 정치판에서도 ‘반칙’이 있다. 하지만 한국처럼 극렬하지 않지만 법이 허용하는 한 ‘반칙’이 나돈다. 또한 치사한 면도 왕왕 드러난다.
정치인들이 활동을 하면서 국민과 만나다보니 자신의 정적이나 또는 정적의 보좌관이나 정적의 지지자를 통해 그 진의가 다르게 전달되기도 하고 또는 왜곡되기도 한다. 이런 일이 언론에 의하여 전달될 때 상대방 정적들은 때론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반응하게 된다. 이럴 경우, 정치인의 이미지와 실체는 진실을 왜곡된다.
최근 오렌지카운티 2명의 한인 정치인들 사이에 이 같은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두 사람의 신경전에 지지자들까지 가세해 전운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성진 취재부기자>



오렌지카운티에서도 쾌적한 도시로 소문난 어바인, 이 도시 시의회에는 우리 한인 정치인이 2명이 각각 독특한 리더십으로 시정을 이끌고 있어 화제가 돼 왔다. 한 사람은 현재 어바인 시장으로 재직 중인 강석희 시장이고, 또 다른 인물은 주하원을 꿈꾸고 있는 최석호 시의원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 정당이 다르다. 강 시장은 민주당, 최 의원은 공화당으로 서로 라이벌관계다.
미국의 보통 시의회 구성은 당적으로 선거를 하지 않고 인물 중심으로 벌어진다. 현재 어바인 시의회 5명 시의원들의 분포는 민주당 소속이 3명, 공화당 소속이 2명으로 구성된 상태다. 인물 중심의 선거라고는 하지만 결국 내면은 정당 간 싸움이 횡횡한다.
전통적으로 오렌지카운티는 공화당 우세지역이다. 그러나 어바인 시의회는 지난 10년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3명으로 2명의 공화당 소속을 누르고 집권하고 있다. 때문에 공화당 소속인 최 의원을 포함한  캘리포니아 공화당 본부는 호시탐탐 시의회의 판도를 바꾸려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맞서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당선된 강 시장을 포함해 3명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똘똘 뭉쳐 공화당 소속 시의원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특히 내년 재선에 나서는 강 시장에게 다시 힘을 몰아주고 있다. 한인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강 시장과 최 의원이 같은 한인계이기에 당적은 달라도 동포라는 점에서 서로가 친밀한 관계로 여기고 있다. 실제도 그럴까.
최근 한인사회가 모르는 사이 한인 정치인들이 관련된 구설수가 오렌지카운티 주류사회에 나돌고 있다. 급기야 해당 소문이 오렌지카운티 공화당 지도부에까지 흘러들어간 상태다. 이메일을 통해 퍼지기 시작한 루머에는 강 시장과 최 의원 그리고 공화당 소속 미셀 박 스틸 조세형평국제 3지구 위원 등 3명이 연루돼 있다. 이들 모두 소속정당에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한 한국계 정치인이다.
문제가 된 이메일은 “공화당의 미셀 박 스틸 위원은 민주당의 강석희 시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이다. 여기엔 ‘공화당 중진인 미셀 박 위원이 민주당의 강석희 시장의 재선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어떻게 중진 공화당원이 민주당 모금파티에 나설 수 있는가’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메일은 지난 9월 말~10월초부터 나돌기 시작해 최근 오렌지카운티 주류사회 정치가십 불로그인 ‘Fresh Juice’ 를 포함해 ‘OC’ ‘Republican Party’ ‘Democrats’ 등 여러 정치 사이트에도 뿌려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한인끼리 이전투구


사건의 발단은 한인타운이었다. 지난 9월 21일 오후 한인타운 인근 프리몬트에 위치한 박병철 에베레스트 트레이딩 회장 자택에서 강석희 시장의 재선을 위한 코리안 커뮤니티의 기금마련 파티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한인 민주당 지지자들이 주축을 이루었으나 공화당을 지지하는 한인들도 참석했다. 말하자면 한인 정치인의 미주류를 지원하는 한인 커뮤니티의 후원회 의미도 담겨있었다.
특히 이날 미 주류사회에서도 주가를 높이고 있는 공화당 계열의 미셀 박 위원도 참석했다. 한인 참석자 대부분은 이날 박 위원의 참석에 의구심을 품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박 위원을 공화당 정치인이 아니라  한국계 인사로 치부했기에 극히 자연스런 분위기였다.
모금파티 이후 중앙일보에는 행사관련 기사가 실렸고 기사에는 강석희 시장과 미셀 박 등을 포함해 참석자들이 함께 찍은 사진, 기자칼럼 등이 보도됐다. 물론 한국일보에도 사진과 함께 비슷한 기사가 나갔다. 중앙일보의 칼럼 한 대목을 소개한다.
<(재선모금파티에) 나온 미셸 박 조세형평위원의 연설도 파격적이었다. 한인 정치인 중에서 최고직인 그녀는 알다시피 공화당이다. 그런 그녀가 민주당인 강 시장의 재선 캠페인에 기조 연설자로 나온 것은 놀랄 만한 사건이다. 게다가 박 위원은 참석자들이 요청하자 강 시장과 함께 웃으며 스스럼없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정치인으로서 지적을 받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박 위원은 이날 참석자들에게 “강 시장의 재선을 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껄끄럽고 부탁하기 힘든 선거기금 후원도 부탁했다. 박 위원은 “소속 정당을 떠나서 커뮤니티를 위해 함께 일하는 한인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 위원은 “한인이라는 이유 외에도 강 시장은 그만큼 노력하고 일하는 분”이라며 “당적을 떠나서 커뮤니티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일하는 일꾼을 만들자”고 요청했다.>
해당 칼럼은 미국주류사회에서 활동하는 한인 1세 정치인을 돕고자하는 한인 커뮤니티의 따뜻한 정감이 담겨 있었다. 실제 모금파티는 정당계파를 떠나 주류사회를 향한 한인 커뮤니티의 모임이었다.
첫 초청인사로 나선 민병수 변호사는 자신이 오래전 LA에 처음 도착한 후 차별적인 이민정책으로 인해 이민자들은 결혼도 맘대로 못하던 초창기 이민사와 함께 그가 느꼈던 소수계로서 느낀 좌절감과 비참함을 고백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아시안 시장이 탄생했습니다. 그것도 한인 1세가 백인 중심 지역에서 시장으로 당당하게 선출됐습니다. 불과 1년 전입니다. 이제 나는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후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롤 모델이 생기고 쭉 뻗어나가는 한인 사회의 미래가 그려집니다. 얼마인지 알 수 없지만 여생이 너무 든든합니다.”




한인사회 성의 왜곡했다


그런데 이 같은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한 특정 정치인과 그 지지자들이 단순히 정치적 논리를 내세워 ‘공화당 중진이 어떻게 민주당 선거모금 파티에 나가 지지를 할 수 있는가’로 공격을 하고 나선 것이다.
문제의 블로그에서 ‘여러분은 어바인 강석희 시장(민주당)과 함께 찍은 공화당 중진을 보시라’면서 ‘좀 더 가까이 사진을 살펴보라’며 격앙된 분위기를 이어간다. 또 “거기에는 미셀 박이 있다. 그녀는 바로 캘리포니아 공회당협회의 전 의장을 지낸 손 스틸의 부인인 조세형평국 위원이었다”고 적혀 있다.
블로그에는 ‘이 사진은 한인사회 3대 일간지에 실렸다’면서 ‘더구나 신문 기사에 따르면, 미셀 박은 참석자들의 요청으로 강 시장과의 사진촬영에 주저함이 없이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작성자는 ‘또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온 미셀 박은 참석자들에게 ‘우리는 강 시장의 재선을 돕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고 했다’면서 ‘미셀 박은 ‘강석희 시장 2020년 재선’이라는 배너 앞에서 큰 웃음을 지으며 ‘Yes, We Can’이라고 소리쳤다’고 적었다.
뿐만 아니다. 작성자는 또 ‘중앙일보 기사는 ‘미셀 박이 기조연설자로 나선 것은 강 시장 재선에 힘을 보태준 것’이라고 했다’면서 ‘한국일보 보도에서도 미셀 박은 ‘여러분이 어느 당 소속에 관계없이 그가 커뮤니티를 위해 일하는 한인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글은 가주 공화당내에서 여성으로 최고직위에 오른 미셀 박 위원의 정적들 에게는 안성맞춤의 호재였다. 정치인들은 상대당의 정치인들과도 경쟁이지만 같은 당 안에서도 지역구나 출신구를 두고 경쟁을 벌인다.
미셀 박과 강석희 시장은 서로가 정치인 이전에 한인사회에서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우정을 나눈 친구이다. 비록 서로가 정당은 다르지만 한인사회를 위해 공동의 사명감을 지닌 정치인이다. 이는 두 사람도 그렇지만 이들의 지지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문제의 글이 퍼지자 강석희 시장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자신을 인간적으로 돕고자 재선모금파티에 나왔다가 졸지에 정치가십 대상에 오른 친구인 미셀 박에게 미안할 수밖에 없는 것. 이 후원 파티가 어바인시에서 열렸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선거구도 아닌 한인타운에서 한인들끼리 주류정치에 나선 한인 정치인을 격려하는 자리를 이메일이 왜곡시킨 점에 지극히 당황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미셀 박은 오렌지카운티 공화당 지도부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나의 충성스런 공화당원으로서 변함이 없다’면서 강 시장 재선파티 참석을 우회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단은 최 의원”


현재 문제의 이메일을 처음 띄운 장본인으로 최석호 시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최석호 시의원이 J보좌관을 시켜 중앙일보에 난 기사를 영어로 번역해  공화당 관계자들에게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이메일은 공화당 관계자들은 물론 순식간에 정치가십 블로그와 민주당 쪽 블로그에도 퍼졌다. 재선 캠페인에 나선 강석희 시장 역시 공연한 오해를 받게 된 것이다. 강 시장의 경쟁자인 공화당 정치인들이 이를 이용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강 시장 지지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너무나 치사한 숫법이다”면서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강 시장과 최 의원은 이번 사태로 어색한 사이가 됐다. 두 사람의 관계는 지난 2004년 어바인 시의회 선거 때부터도 삐걱거렸다. 당시 강 시장은 먼저 시의원 출마를 선언하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런데 뒤늦게 어바인시 교육위원인 최 위원도 시의원 출마를 공표했다.
당시 한인사회 분위기로서는 한 명의 한인계 시의원 배출도 힘든 상황에 2명이 출마를 선언하는 바람에 야단이었다.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양 후보에게 압력이 들어갔다. 한인언론들도 과거 한국에서 김영삼, 김대중 야당단일화 실패로 군부정권 연장이라는 뼈아픈 교훈까지 상기 시키면서 사설에서까지 두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했다.
강석희 시장의 수기 ‘유리천장 그 너머’에는 당시 상황이 이렇게 묘사되어 있다.
<나는 최 위원을 만나 (내가) 이미 기금모금 파티도 했으니 한인사회의 여망을 존중해서 최 위원이 양보해 달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최 위원의 입장은 단호했다. 나는 무명인사고 자신은 이미 유명인사가 되었으니 오히려 내가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몇 차례 더 만나 단일화를 위한 협상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나는 나대로 나를 필승 카드로 내세운 민주당을 생각하면 혼자만의 판단으로 접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단일화는 물 건너갔고, 이제는 앞만 보고 달리는 길밖에 없었다.>
당시 어바인 시의원 선거에 후보가 7명이었고, 이중 3명이 시의원에 선출되는데, 결과는 최석호 후보 2위, 강석희 후보 3위로 한인계가 예상을 뒤엎고 동반당선의 기쁨을 가져왔다. 그 후 한인 사회에는 잘 알려져 오지 않았으나, 정당이 다른 두 한인 정치인은 서로가 매끄러운 관계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 시장 측 한 관계자는 “한인 정치인들끼리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갈등을 보이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강 시장은 모든 면에서 가능한 최 의원을 배려했다”면서 “상대도 정당한 정책대결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점에 대해 최 의원측 관계자는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회피했다.
한인사회에서 강 시장과 최 의원을 지지하는 후원자는 민주당과 공화당 구분 없이 존재하고 있다. 많은 한인들이 양측을 모두 후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이 중에는 민주당이나 공화당을 선별해 지지하는 측도 있으나 코리아타운에서 행하는 정치 후원회는 본질적으로 정당을 초월해왔다.
이번 사건에 대해 질문을 받은 몇몇 한인들은 “최 의원이 이메일 사건에 연루됐다면 그는 한인 커뮤니티의 특성을 모르고 ‘오버’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