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대전 이후 긴장 고조되는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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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해 앞 바다에서 발생한 서해교전 이후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이번 도발에 대해 강경한 어조로 대응하며 2차 교전을 예고하고 있다.
북한은 군부 차원에서의 강경발언은 물론이고 관영 방송과 신문 등을 통해 남한에 잇따른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북한은 교전 당일인 10일 북한군 최고사령부가 교전 책임을 남측에 미루면서 사죄를 요구한 데 이어 12일에는 노동신문 등을 통해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수위를 올리더니 이날은 서해상 NLL의 무력화를 적시하며 `무자비한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군은 13일 우리측에 보내온 전통문에서 “조선서해에는 오직 우리가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만이 있다”며 군사적 조치를 언급, 한반도의 화약고인 서해 NLL에서의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지사 = 박희민 기자>



북한 주간지 통일신보는 지난 10일의 서해교전이 “북남사이에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가 조성되어가고 있는 때”에 남한 “군부 호전세력”에 의해 일어났다며 “선의에는 선의로, 도발에는 무자비한 보복으로 대답하는 것”이 북한군의 “일관된 자세”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14일 ‘평화를 위협하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행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교전과 관련해 북한군 최고사령부가 ‘보도’를 발표하고 남측당국에 “사죄”와 재발방지 조치를 요구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정당당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15일 전했다.
통일신보는 “두 차례의 엄중한 무장충돌사건”을 불러온 “서해해상은 조선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가장 첨예한 곳”이어서 “이곳에서 상대방에 대한 자극적인 군사행동은 금물이며 더욱이 선불질은 무장충돌과 지어 전쟁까지 불러올 수 있다”면서 그런데도 남측이 귀대하는 북한 해군 경비정을 향해 함포를 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교전 당일 “이미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여러 척의 남조선군 함선집단이 미리 전투대형을 짓고 대기상태에 있다가 이러한 불의의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며 이번 교전은 “우연적인 것이 아니라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격화시키려는 남조선 군부호전계층의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도발행위”라고 거듭 주장했다.


NLL 무시할 것


이에 앞선 지난 13일 남북 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은 남측 단장에게 통지문을 보내 최근 서해교전과 관련, 서해에는 “오직 우리가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만이 있다”며 “지금 이 시각부터 그것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무자비한 군사적 조치가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교전과 관련해 ‘군사적 조치’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북측 단장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통지문에서 “위임에” 따라 “사태의 엄중성에 대한 다음과 같은 우리 군대의 원칙적 입장”을 통지한다며 이러한 제3항을 포함해 4개항의 입장을 밝혔다.
북측은 제2항에서 “남측의 북방한계선 고수 입장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똑바로 알고 시대의 요구와 민족의 지향에 맞게 분별을 가려 처신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1항에선 “남측은 이번 사건을 계획하고 행동으로 옮긴 데 대하여 민족 앞에 사죄하고 그 주모자들을 동족대결의 광신자, 평화의 파괴자로 즉시 매장해버리는 응분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고 제4항에서 “남측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파괴하고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행위에 대하여 전적인 책임을 지고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측 단장은 남측에 이러한 입장의 통지문을 보낸 배경에 대해 “서해무장 도발 사건을 두고 남측이 흑백을 전도하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이번 통지문이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말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나 승인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다.



통지문은 “시대가 달라진 지금도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을 고수하려고 부질없는 군사적 모험에 매달리는 것은 파렴치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우리 함선의 자위권 행사를 `월선’으로 매도하고 불명목표 확인에 나선 우리 함선과 군인들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경고사격’이 아닌 직접 조준사격과 ‘파괴사격’으로 선불질을 한 것은…변명할 수 없는 의도적이며 노골적인 군사적 도발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통지문은 “여러척의 함정을 일시에 동원하여 수천발의 총포탄을 쏘아대며 부린 난동은 완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조선반도 정세의 흐름을 제3의 서해교전으로 가로 막아보려는 남측 우익 보수세력들과 군부 호전집단의 계획적인 모략행위”라고 거듭 기종 주장을 되풀이했다.
북한은 이번 통지문에서도 비난 대상을 남한 정부로 삼지 않고 “우익 보수세력들과 군부 호전집단”으로 한정했다.
이에 앞서 서해교전이 발생한 지난 10일 당일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보도’를 통해 남한 해군이 “우리측 수역에서 엄중한 무장도발 행위를 감행”했다며 “남조선 군당국은 이번 무장도발 사건에 대해 우리측에 사죄하고 앞으로 다시는 이와 같은 도발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책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이어 이틀 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이 각각 개인필명 논평을 통해 이번 교전이 “단순한 우발적 사건인 것이 아니라 조선반도(한반도)의 긴장격화를 노리는 남조선 군부의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도발행위”라며 “반드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 아래서 지난 15일 북한 황해도 옹진반도 일대에 배치된 실크웜 등 지대함(地對艦)미사일 및 해안포 부대에서 한때 사격통제 레이더를 가동한 징후를 포착하고 함정을 대피시키는 등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오후 1시쯤 장산곶과 그 이남 해안 일대에 배치된 북한 지대함 미사일 및 해안포 부대의 사격통제 레이더가 가동되는 징후가 포착됐다”며 “대청도와 연평도 인근에서 북한 미사일 및 해안포의 사정권에 있던 해군 초계함(1200t급)과 고속정들을 사정권 밖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사격통제 레이더 가동은 미사일 또는 해안포 등을 이용한 실제 공격이나 사격 훈련의 절차 중 하나로 이뤄지는 것이지만 북한이 어떤 목적으로 이날 이런 조치를 취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지대함 미사일과 해안포의 레이더 가동은 이전에도 훈련 중에 종종 있었던 일이지만 지난 10일 서해교전 이후 북한의 보복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 발생해 함정 대피 조치 등을 취했다”고 했다. 남북 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은 지난 13일 우리측 단장에게 통지문을 보내 “서해에는 오직 우리가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만이 있다”며 “지금 이 시각부터 그것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무자비한 군사적 조치가 취해지게 될 것”이라며 이번 교전 후 처음으로 군사적 조치를 언급했다.
북한군의 사격통제 레이더는 1시간가량 가동하다가 정지했으며 추가가동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연평도 인근 북한 해안에는 사거리 83~95㎞인 샘릿·실크웜 지대함 미사일과 130㎜(사거리 27㎞)·76.2㎜(사거리 12㎞) 해안포, 152㎜ 평곡사포(사거리 17㎞)가 집중 배치돼 대청도와 연평도 등을 사정권에 넣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수상(水上) 함정을 동원한 해상 교전에서는 우리 해군에 비해 절대 열세에 있기 때문에 해안포나 지대함 미사일, 비무장지대(DMZ) 내에서의 총기도발 등을 통한 보복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해왔다. 북한군은 올해 초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을 때에도 1~5월 사이 연평도 인근에서 1000여발의 포사격 훈련을 실시했었다.










 ▲ 지난 15일 서해 연평도 이북 북한지역에 배치된 지대함 미사일기지의 사격통제 레이더가 한때
가동한 징후를 포착하고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6일 서해 연평도에서
바라본 황해남도 앞바다에 배치된 북한 군함.


교전 원인 엇갈린 주장


한편 이번 서해교전에 대해서 북한의 대내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은 14일 최근 남북 해군간 서해교전과 관련, ‘내외의 한결같은 규탄을 불러일으키는 호전세력들의 도발행위’라는 제목의 ‘대담’ 형식을 빌려 이번 교전의 배경과 경위 등에 대해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 당국의 입장을 선전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조선방송위원회 기자들’은 “최근 남조선 호전세력들이 우리를 반대하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통해 “고의적인 긴장격화 책동”을 벌였다고 북한 군부와 언론매체들의 대남 비난을 되풀이했다.
이들은 북한 해군경비정이 북한 “영해에 침입한 불명목표를 확인하고 돌아오고” 있었는데 “남조선군 함선집단이 경고사격이라는 것을 다섯번이나 하는 이런 용납못할 도발행위를 감행”했고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북한 경비정이 “즉시 자위적인 대응타격을 가하자” 남한 해군함들이 “자기측 수역으로 달아나면서 불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담자들이 “달아나면서 불질을 했다”고 말한 대목은 지난 10일 교전 직후 북한군 최고사령부가 내놓은 ‘보도’에서 남한 해군함들이 귀대하고 있던 북한 경비정을 “뒤따르며 발포”했다고 주장한 것과 다르다.
최고사령부 ‘보도’는 “뒤따르며 발포”했던 남한 해군함들이 북한 경비정의 대응타격에 “자기측 수역으로 달아났다”고만 주장했다.
심지어 지난 12일 같은 날 나온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사이에서도 각각 “뒤따르며 발포”했다와 “달아나면서 불질”했다로 엇갈렸다.
14일 ‘대담’에 출연한 기자들은 또 남한 해군함이 “경고사격이라는 것을 다섯번이나” 했다고 남한 해군함의 경고사격 사실을 인정했으나 교전 당일 최고사령부 ‘보도’에선 ‘경고사격’에 대한 언급이 없다.
또 12일자 노동신문도 남한 해군함의 ‘경고사격’에 대한 언급이 없으나 같은 날 민주조선은 “이른바 ‘경고사격’이라는 것을 무려 다섯번이나 하는 엄중한 도발행위”를 했다며 경고사격 역시 도발행위라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남북 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대표단장이 13일 남측 단장에 보낸 통지문은 “‘경고사격’이 아닌 직접 조준사격과 ‘파괴사격’으로 선불질을 한 것”이라고 주장해 남한측의 `경고사격’ 사실 자체를 언급하지 않는 데서 더 나아가 적극 부인하기도 하는 등 구체적인 교전 경위에 대한 북측 설명은 자체로 혼선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측 주장들은 다만 북한 경비정의 피해 상황에 대해선 모두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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