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09년, 장기불황 우울한 연말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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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어느 때보다도 2009년 연말은 참담하다. 참담하다는 표현이 사치스러울 정도로 LA한인사회는 마치 폭격을 맞은 기분만큼이나 절박한 상황이다. 계속되는 장기불황에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친 사람들은 한숨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이고 산다는 조차도 무의미하게 느낄 정도로 망가져 있다.
돈 가뭄에 시달리기가 벌써 1년6개월이 넘었다. 지난 해 년 말부터 일기 시작한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이민사회와 이민가정의 붕괴로 이어졌으며 사회 곳곳이 동결상태에 빠져 들었다.
올해 들어 한인은행인 미래은행을 포함 140여개의 은행들이 줄 도산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은 물론 비즈니스 대출까지 모두 동결, 이로 인한 후유증은 한인가정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심각한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공멸할 것이라는 분위기 속에 LA한인사회 경제는 마비상황이다. 텅 빈 LA한인사회 거리는 한마디로 유령도시와 흡사했고 사람의 인적 조차 찾기가 힘들 정도다.
                                                                                        조현철(취재부기자)


6가에서 주유소를 20년째 경영하는 최모씨는 “20년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힘들기는 처음이다”라고 말문을 열며 “마진은 마진대로 줄었는데도 전체적인 볼륨이 30%이상 격감했다”라며 작금의 사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최 씨의 말에 의하면 서민들이 가스비가 없어 외출을 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하며 전체 매상이 30~40% 이상 격감해 주유소 운영이 힘들 정도라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 8가에서 식당을 윤영하는 김 모씨는 평소 6.99센트에 팔았던 설렁탕을 4.99센트로 내렸지만 손님은 오히려 30% 이상 격감했다고 울상이다. 웨스턴의 한 순대집은 9.99센트에 3그릇을 제공한다고 광고를 내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진 것이 없었다. 바쁘기만 바쁘지 오히려 예전보다 상황이 악화되었다.
LA한인타운 식당들은 가격경쟁으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일부 극 소수의 전문식당을 제외하고는 고기집도 횟집도 모두 터무니 없는 가격 인하로 팔수록 ‘적자투성’ 운영을 하고 있으니 종업원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할 정도다.


폐업사태 자업자득


한인타운 내 잘나가던 대형음식점들의 잇단 폐업사태는 바로 우리들의 바로미터나 다름이 없다. 성업 중이던 웨스턴가의 한식 레스토랑이 만성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끝내 문을 닫았고 6가에 위치한 모 한식당도 마찬가지로 문을 닫았다. 올림픽가 D식당 비롯해 많은 식당들이 렌트비를 내지 못해 문을 닫았거나 줄줄이 폐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인식당들의 연쇄 도산이 불 보듯 뻔한 실정이다.
이들 업소들 대부분은 손님에게 무제한으로 고기를 제공하는 ‘뷔페식’ 상차림을 고수해왔다. 불경기 극복을 위해 ‘박리다매’식의 저가 영업정책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경영부실을 가속화 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결론적으로 손님이 몰릴수록 업주는 손해를 보는, 기형적인 영업 전략이 한인타운을 휩쓸었던 셈이다. 최근 한인타운 내 대형 쇼핑센터의 상황은 더욱 심하다. 화려하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장식에 연말연시 분위기는 예전과 다를 바 없지만 쇼핑센터 안에는 평소보다 고객이 더 없을 정도다. 웨스턴과 올림픽 코너의 한 쇼핑센터 업주는 ‘손님이 전혀 들어 오지 않는다’고 탄식하며 다른 업소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고 말하며 옆 업소는 어떤지 총총걸음으로 자리를 뜬다.
수년 전부터 광풍처럼 불었던 콘도 신축은 은행들의 발목을 잡았다. 부동산 실패불화라는 자만심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온 셈이다. 한국도 좋지 않고 열악한 여건 속에 터무니 없이 값만 비싸게 지어진 한인타운 신축 콘도들은 대부분 분양이 안돼 유령콘도로 전락했으며 입주자들 조차도 가치 하락으로 2중고를 겪고 있다.




허울좋은 연말연시 세일


연말연시를 맞아 K-타운에서는 식당, 의류 가전제품, 백화점 양품점 등 업계 전반에 걸쳐 ‘연말연시 세일’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기 그지없다.
지난 9월 문을 닫은 리본 전자를 비롯한 전자 판매회사들이 줄줄이 도산, 피해가 엄청났다.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후 LA한인타운은 흡사 핵폭탄을 맞은 듯 흔들리고 있다. 한인은행들은 살아 남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고위직 행원들을 대량해고 했으며 앞으로도 감량경영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해 사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을 정도이고 2010년 광고 예산을 대폭 축소해 언론사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심지어는 은행의 모든 비품조차 줄이고 있으며 카피 종이까지 양면지를 쓸 정도로 감량 경영을 하고 있다.
한인 은행 내부 분위기는 썰렁하기 그지없다. 깨끗이 치워진 빈 책상들이 암울한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할 정도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스카우트 광풍이 불던 은행가엔 먼지만 수북이 쌓여있다. 이런 불경기 여파는 한인 언론들에게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중앙일보 등 유력 일간지와 라디오코리아, 기타 지역 TV방송국들이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거나 감원했다. 살아남은 직원들도 고통분담차원에서 급료를 자진 삭감했다. 광고수입이 절반 이상 줄어든 언론사도 상당수다. 그나마 광고료로 받은 약속 어음은 지급 기일을 맞아 부도나기 일쑤다.
타운을 지탱하던 주력사업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이로 인해 일터를 잃은 사람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업주의 야반도주로 문을 닫은 한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던 A씨는 “당장 전기료며 가스비가 없어 외출을 못할 정도다”라며 하소연을 하고 있다.
A씨는 “2개월째 밀린 아파트 임대료와 자동차 할부금을 고민하느라 불면증까지 생겼다”고 호소했다.
이것이 오늘날 경기불황에 허덕이는 한인타운의 현주소다. 아파트 임대료가 비싸 이사를 가려고 해도 여윳돈이 없어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도 대다수다. 이 같은 생활고는 이민가정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부모의 실직으로 아이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돈 때문에 생기는 가정폭력이 도를 넘어서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설상가상 주정부까지 단속


이런 급박한 상황 속에서 주정부의 노동법 단속이 강화돼 다운타운 봉제업계와 노동력을 요하는 업계가 초 비상에 걸려있다.
지난 주 에코 팍에 위치한 오토 스파 익스프레스와 업주 조나단 민 김씨와 그리고 선셋 카 워시가 검찰에 의해 기소되었다. 검찰의 조사결과 김씨는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캘리포니아 주 최소임금인 시간당 8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6달러 30센트의 임금을 지불해 기소 된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 검찰은 법원에 63만 달러의 미지급 임금과 2백만 달러의 벌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경기침체와 함께 최소임금과 시간외 수당 등 노동법을 준수하지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관련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혀 다운타운 봉제업계들까지도 대책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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