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여는 사람들 – 이민지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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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새해를 맞아 선데이저널이 기획한 신년특집 ‘새해를 여는 사람들’의 두 번째 주인공은 미래에 한인사회를 이끌어갈 꿈나무 가운데 선정했다. 미주 한인 2세 이민지(17·Min Ji Yi, 패어팩스 하이스쿨 11학년)양이 바로 그다. 바람직한 한인 청소년의 모델인 이민지 양을 통해 이민 2세대의 새해 희망과 미래의 가능성을 재조명하는 기회였다.
예일대 진학이 목표인 이양은 교내에서 전교 1등을 놓치적 없는 뛰어난 수재. 장래 유능한 변호사를 꿈꾸는 그는 음악, 미술 등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가진 팔방미인이었다.
이양과의 만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아직 어린 소녀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언급한 순간이었다. 그는 자신을 “재미 한국인(Korean American)”이라고 소개했으며 “부모님으로부터 도산 안창호 선생 등 민족 지도자들에 대해 많이 배워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양은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지적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우리 한인사회가 다른 일본계나 중국계처럼 미 주류사회에 진출하지 않고 우리끼리만 모여 사는 것 같다”며 “나 같은 어린, 젊은 세대가 좀 더 진취적인 면모를 갖춰 다른 문화권에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진 취재부기자>



이민지 양은 최근 ‘미주한인의 날’을 기념하는 미술전시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한인사회에서 화재가 된 학생이다. ‘우리가락’이란 주제로 상모를 돌리는 농악대의 흥겨운 모습의 장면을 담은 작품은 완성하기까지 꼬박 한달이 걸렸다.
LA한국교육원(원장 정경연)이 주관한 2010년 미주한인의 날 기념 미술대회에서 최고작으로 선정된 이양의 작품을 포함한 입상작품들은 한인타운 갤러리아와 어바인 시청 홀에 각각 전시돼 많은 호평을 받았다.
지난 12일 어바인 시청에서 개최된 전시회 기념식에서 이양은 강석희 시장으로부터 기념 트로피와 증서를 수여받았다. 이날 전시장을 둘러 본 래리 에이그런 전 시장도 이양의 그림을 보고 “너무나도 놀라운 솜씨다”며 “혹시 미술대학 지망생이냐”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나 이양은 “그림은 내 취미”라고 답했다. 취미삼아 그린 그림으로 대상을 휩쓸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가진 소녀의 당돌함에 각계 인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양의 재능은 비단 그림뿐만이 아니다. 수년 전  수년 전 LA한인축제에서 여러 어른들과 함께 겨룬 노래자랑에 출전해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는 등 노래와 음악에도 뛰어나다. 또 교내 신문 ‘코러니얼 가제트’의 학생 편집장인 그는 글을 통해 교우들과 소통하고 있다.
5주에 한번 4~8페이지 정도로 발간되는 신문 제작을 “재미있고 흥미롭다”고 소개한 이양은 장래 희망도 ‘재미’를 찾아 정했다. 토론에도 일가견이 있는 이 양의 장래희망은 바로 변호사다.




‘최고의 인격자’ 강조한 부모님

이양은 지난해 대학 진학을 위해 선생님과 함께 예일, 하버드, 프린스턴, UCLA 등 대학 정보를 수집 적성을 찾았다. 선배, 각 대학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고 직접 학교 사이트를 통해 자료를 수집 한 이양은 최근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손꼽히는 예일대를 목표로 정했다.
그는 “예일대는 내가 진정 꿈꾸던 완벽한 대학이다. 진학을 위해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과외활동도 빠지지 않을 생각”이라고 당당히 밝혔다. 이양의 야심찬 계획에 교사들도 팔을 걷어 붙였다. 이미 대학입학에 필요한 추천서를 써주겠다는 교사들도 면담을 모두 마친 상황이다.
이 양의 하루 스케줄은 여느 어른들 못지않게 빡빡하다. 보통 아침 6시에 일어나 7시까지 등교해 오후 3시까지 정규 수업을 받는 건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다. 이어 오후 3시부터 한 시간 동안 ROTC 과정이나 교내 신문반 활동을 하고 5시에 귀가해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과제물과 공부에 열을 올린다. 재미가 붙으면 밤새 책상머리에 붙어 있을 만큼 집중력이 뛰어나다. 과외는 1주일에 한번 정도 수학을 보충하는 것이 전부다.
주말에는 토요일에 아침 9시~오후 1시까지 칼스테이트 LA대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의 과외공부를 봐준다. 아이들을 위한 순수한 봉사활동이다. 초등학생 과외를 마친 뒤에는 오후 1시30분에서 4시30분까지는 합창단과 사물놀이팀에서 활동한다. 일요일에는 올림픽 장로교회에서 주일예배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서지혜 단장이 지도하는 한국청소년예술단(Korean American Young Artists)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덕분에 또래 친구들과 여가를 보내는 시간은 자연히 적을 수밖에 없다. 이양의 이웃들은 평소 집에 오래 머물지 않는 그를 불량학생(?)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양의 교외 활동 내용을 전해들은 다음부터는 웃지 못 할 오해가 많이 줄었다.
8세 때 부모와 함께 LA로 이민 온 이양은 한국어와 영어 2개 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한다. 영어로 진행하는 토론은 연상의 대학생들도 당해내기 힘들 정도다. 영문 서적도 교과서 이외 틈틈이 읽어 상식도 풍부하다. 아직 이르지만 결혼관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인이든 아니든 인종에 상관없이 성실한 남자였으면 좋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양은 또 “자신이 ‘재미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한국말과 한국풍습에서 찾을 수 있었다”서 “최고의 인격자로 커뮤니티에 봉사하는 사람이 되고싶다”고 야무지게 강조했다. 먼 훗날 이양의 노력이 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의 한 축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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