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일제히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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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오바마 대통령의 은행 규제론과 중국의 조기 유동성 회수에 사흘째 급락했다. 이에 미국 경제의 조기 회복론에 대한 의구심마저 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 상황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이어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4분기 GDP 성장률이 재고 순환 주기 및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정부 경기부양책 덕분에 6년래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소비지출, 기업투자, 기업 건설 등의 부문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에드 맥켈비는 “이번주 하이라이트 지표인 GDP 수치가 놀라운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3분기 2.2%였던 GDP가 연율 기준으로 5.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03년 3분기 6.9% 성장세 기록 이후 가장 빠른 상승세 기록이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상업 투자은행 분리

오마바 대통령이 초강수의 월가 개혁방안을 제시했다.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을 분리하고, 은행의 대형화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대공황 이후 가장 근본적인 월가 개혁조치를 발표했다. 이 여파로 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는 등 세계가 출렁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납세자들과 미국 경제를 위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개혁에 나서야만 한다”며 “납세자들이 다시는 대마불사의 은행에 볼모로 잡히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객의 예금을 바탕으로 대출업무를 하는 상업은행의 경우 금융당국의 감독과 함께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자체 자금이나 차입금으로 위험투자를 하는 은행들까지도 이런 보호를 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을 겸하고 있는 상업은행에 대해서는 자기자본투자(proprietary trading)를 금지하고, 헤지펀드나 사모투자펀드를 소유 또는 투자하는 것도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은행의 시장 점유율에 상한선을 둬서 특정 은행이 지나치게 대형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약 이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싸우길 원한다면 기꺼이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이 같은 개혁조치가 실행되면 월가 대형은행들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투자은행을 독립법인으로 떼어내는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초강수’ 왜?

그렇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초강수 전략은 왜 시작된 걸까. 대형 은행에 대한 규제에 착수한 것은 그동안 금융 위기로 정부가 불가피하게 은행을 지원해 왔지만 이제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이들 은행과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에서 실시된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배한 직후에 개혁 의지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대형 은행 때리기에 나섰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월가에 분노를 느끼고 있는 국민 정서를 겨냥한 포퓰리스트 정책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미 정부와 여당은 대형 은행 규제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 양상을 보여 왔다. 백악관의 정치팀, 조 바이든 부통령, 폴 볼커 경제회복자문위원장은 은행 규제에 찬성했다.
반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등 경제팀은 이 방안에 반대했다. 10여 차례 볼커 위원장을 면담한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찬성파의 손을 들어줬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JP모건 체이스 등 대형 금융 기관들은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파산 위기를 넘긴 뒤 정부로부터 받은 돈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섰고, 임직원에게 막대한 상여금을 지급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탐욕에 눈먼 살찐 고양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구제금융을 받은 대형 금융사들에 대해 ‘금융위기 책임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21일 은행의 투자 관행에 제동을 걸어 대형 은행을 겨냥한 개혁 강도를 높이고 있다.




“혈세로 부실은행 투자 불가”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밝힌 핵심 규제 대상은 금융시장에서 ‘프랍 트레이딩’(proprietary trading)이라 불리는 자기자본투자(PI) 영업 관행이다. 이는 은행이 고객의 예금이나 신탁자산이 아닌 자체 자산이나 차입금에 의존해 자기 책임으로 채권과 주식, 각종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대형 은행들은 자기자본투자에 큰 위험이 따르지만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외형을 키우는 핵심 영업 전략으로 이를 활용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런 관행을 뿌리 뽑으려 하고 있다. 덩치가 커진 은행이 파산되도록 내버려둘 수 없어 국민 세금으로 부실을 구제해야 하는 ‘대마불사’ 신화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상업은행의 자기자본투자를 규제하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업무 영역이 분리될 것으로 보인다. 또 상업은행 최대의 수익원이 사라지기 때문에 은행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는 이 같은 조치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금융 기관들은 정부의 파상 공세에 맞서 정치권을 상대로 치열한 로비전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섣불리 금융기관 편을 들다가 비난 여론에 직면할 것을 우려해 정부와 금융권의 대립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관련 조치가 실현되기에는 난관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의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위원장은 “(오바마의 구상이 실현되려면) 족히 5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업률 여전히 높아

한편 미국인 가운데 절반 이상은 실업률이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경제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언리서치가 미국인 10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6%가 현재 실업이 가장 중요한 경제문제라고 답했다.
이는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가장 큰 문제라고 답한 응답비율 22%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러한 여론조사는 신규 실업수당청구 건수가 최근 2개월래 최고치에 달한 상황에 나온 것이다. 노동부는 이날 10∼16일 신규 실업수당청구 건수가 전주에 비해 3만6000건 늘어난 48만200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신규 실업수당청구 건수가 전주에 비해 4000건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세부사항으로는 10명 가운데 8명이 미국 경제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에 있다고 답했고, 단지 37%만 앞으로 2년 동안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답했다. 또 10명 가운데 4명은 경기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3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경기침체를 책임져야 한 정당으로는 민주당보다는 공화당이 꼽혔다. 응답자의 39%가 공화당이 최근 경제문제를 책임져야 한다고 답했고 32%가 경기침체는 민주당 책임이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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