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년차 맞는 오바마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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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집권 1주년을 맞아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월20일 자신의 재임 1년을 사실상 ‘불신임’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바로 전날 민주당의 철통 같은 아성인 매사추세츠 주에서 치러진 연방 상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마사 코클리 후보가 2주 전까지만 해도 두 배가량 앞지르던 무명의 공화당 후보 스콧 브라운에게 패한 것이다.
매사추세츠가 어떤 주인가? 지난해 타계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40년 가까이 민주당의 철옹성으로 지켜온 곳이다. 바로 여기서 코클리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의 막판 지원유세에도 불구하고 브라운 후보에게 참패했다.
정치 분석가 대다수와 주요 언론은 매사추세츠 주 선거 결과를 오바마 대통령의 지난 1년에 대한 ‘중간 평가’로 본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이번 참패의 교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분의 1을 새로 뽑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대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선거 결과로 오바마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의료보험 개혁안도 직격탄을 맞았다. 4700만명에 달하는 무보험자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이 개혁안은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주도로 지난해 의회를 통과해 현재 최종 문구 조율만 남긴 상태다. 처음부터 개혁안에 반대한 공화당은 수적인 열세 때문에 표결을 해도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브라운 후보가 매사추세츠 주에서 승리함으로써 민주당이 공화당의 의사진행 방해를 받지 않은 채 어떤 안건이든 처리할 수 있었던 60석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선거가 끝난 직후인 1월21일 경제위기를 초래한 금융기관들의 무분별한 투자와 헤지펀드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법안이 시행되면 투자와 일반 예치를 겸하던 대형 금융기관들은 투자은행과 상업은행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이다. 하지만 이 법안이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통과할지 몰라도 민주당 의석 60석이 무너진 상원에서는 통과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민주당은 브라운 후보가 상원의원으로 공식 취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2월 초 이전에 의료보험 개혁안을 조율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송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 민심 동향에 누구보다 예민한 민주당 의원들이 의료보험 개혁안 처리에 부정적으로 나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 제임스 웨브 버지니아 주 연방 상원의원이 브라운 후보가 취임할 때까지 의료보험 개혁안 처리를 늦춰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이 기회에 의료보험 개혁안을 밀어붙여 이를 근거로 11월 중간선거에서 평가를 받자고 주장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소수이다. 오히려 매사추세츠 주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한 데는 의료보험 개혁안과 재정적자 확대, 일자리 창출 실패 등에 불만을 가진 적지 않은 민주당 유권자, 특히 오바마 당선에 크게 기여한 무소속 유권자들이 오바마의 국정 수행에 반기를 들었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공화당 의견 수렴해 의료보험 개혁?

실제로 이런 민심 동향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맞이해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CBS 방송이 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46%에 불과하다. 특히 워싱턴 포스트의 보수 칼럼니스트인 찰스 크로새머는 “오바마의 지지율이 46%로 곤두박질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의료보험 개혁안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저명한 보수 논객인 페기 누난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년간 국정을 수행하면서 보여준 독선과 그에 따른 국민과의 ‘단절’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누난은 오바마 재임 1년을 압축하는 단어로 ‘단절’(disconnect)을 꼽았다. 그는 단적인 예로 오바마가 추진해온 의료보험 개혁안에 대한 지지도가 겨우 35%인데도 이런 민심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누난의 지적이 다 옳은 것은 아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의료보험 개혁안의 당위성을 국민에게 충분히 홍보하고 인식시키지 못한 경향이 있다. 실제로 수천만명에 이르는 무보험자를 겨냥한 의료보험 개혁안이 시행되면 65세 이상 은퇴자들이 받던 의료보험인 메디케어 혜택이 줄어들고, 이미 보험을 가진 사람들이 지금보다 의료비 부담을 더 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반대로 돌아섰다. 게다가 일단 의료보험 개혁안이 시행되면 누구든 의무적으로 의료보험에 가입하든가, 아니면 벌금을 물든가 양자택일을 하도록 한 점도 국민에게 많은 반감을 심어줬다는 지적이다.




국정에 변화줄까

이처럼 취임 1년을 맞아 전혀 예기치 못한 수렁에 빠진 오바마 대통령이 앞으로 국정에 어떤 변화를 줄지도 큰 관심사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워싱턴에 갈등과 반목이 아닌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공약했지만, 지난 1년간 의료보험 개혁안을 포함한 각종 국정과제를 추진하며 오히려 갈등과 양극화를 키웠다는 비판도 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대다수 민주당 지지자는 근거가 없다고 말하지만, 공화당 지지자는 물론이고 한때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세력이던 무소속 유권자가 동조하는 기세다. 따라서 우선은 첨예한 국론 분열을 초래한 의료보험 개혁안을 오바마가 그대로 강행할지, 아니면 공화당의 의견도 수렴할지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A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의료보험 개혁안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점을 의식한 듯 “매사추세츠 주민은 의사를 표시했고, 브라운의 당선은 그 결과의 일환이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기존 의료보험 체계를 방치할 경우 결국 보험회사들만 득을 보고, 의료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연방정부의 부담은 치솟으며, 비용 부담을 느낀 중소기업들이 종업원에게 더 이상 보험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의료보험 개혁은 꼭 필요한 ‘도덕적 의무’임을 거듭 강조해 어떤 식으로든 의료보험 개혁을 추진할 뜻을 재천명했다.
이런 가운데 벌써부터 공화당은 의료보험 개혁안 처리를 늦출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이다. 브라운 당선자도 NBC 방송에 나와 “의료보험 개혁안을 졸속 처리한다면 11월 선거 때 유권자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아무튼 취임 1주년을 맞이해 정치적 위기에 빠진 오바마 대통령이 민심의 동향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공화당도 포용하는 집권 2기를 펼쳐나갈지 주목된다.






레이건 정부의 집권 초기 전두환 인물평
“지식은 부족해도 습득속도가 빠르다”






“신속한 해법을 추구하는 충동적인 성향의 소유자”, “지식은 많이 부족하지만 지식습득 속도가 빠르고 융통성도 있다”, “박정희 대통령과는 달리 북한을 상대로 정치적 제스처도 취하는 인물”….
지난 1981년 2월 워싱턴으로 전두환 대통령을 초청,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외교참모들이 내린 전 대통령에 대한 인물평들이다.
이런 인물평은 백악관과 국무부 참모들이 레이건 대통령에게 한미정상회담 자료로 올린 문건에서 열거된 것들로 미국 조지 워싱턴대 부설 민간연구기관인 국립안보문서보관소(NSA)가 이달 초 기밀해제로 공개한 미 정부 문서에 포함돼 있다.
리처드 알렌 국가안보보좌관이 레이건 대통령에게 보고한 그해 1월29일 문건에는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김일성을 한국으로 조건 없이 초청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소개한 뒤 “이 제안은 북한을 수세적으로 만든 기민하고 시기적절한 조치였다”며 “박정희 대통령은 그러한 정치적 제스처를 취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알렌 보좌관은 군인 출신의 전 대통령은 정치적 경험은 많지 않지만 “능란한 정치 기술을 급속히 배워가고 있다”며 전 대통령의 권력기반은 군이지만 군과는 거리를 두고 지지기반을 확대하려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시점에서의 한미정상회담은 전 대통령에게는 “커다란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국무부 내부 브리핑 자료에서는 “유교적이고 독재적 스타일의 전 대통령은 신속한 해법을 추구하는 충동적 성향이 있으며, 지식은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지만 “지식습득 속도가 빠르며 젊은 측근 참모들에 비해서 독선적이지는 않으며 융통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충고에 대해서는 “전 대통령은 미국의 충고가 (공개적이지 않고) 사적으로 전달되고, 미국과의 상호협력이 전제될 때 우리의 충고를 귀담아들을 준비가 돼 있는 인물”이라고 기록했다.
특히 “전 대통령이 김대중 씨 문제에 대한 외국의 우려를 수용할 역량과 의지가 있느냐는 문제는 그가 얼마나 성숙했느냐를 측정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자료에서 “한국 국민들은 80년 광주사태 이후 전 대통령에게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입증하는 일종의 `유예기간’을 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그가 한국의 극심한 경제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시험대”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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