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진단] 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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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세를 보이던 미국 주택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이중침체(더블딥)에 빠져들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미국의 경제전문 채널 마켓워치가 최근 보도했다.
미국 143개 주택시장 가운데 보스턴과 애틀라타 샌디에고 등 29개 주택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다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미국 주택시장이 5개중 1개꼴로 더블딥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4분기 중 미국 전체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비 5%, 전분기비로는 0.5% 급락했다. 기존 모기지 대출잔액 보다 주택가격이 더 낮은 ‘네거티브 에쿼티’(negative equity)의 비중도 3분기 21%에서 4분기 21.4%로 높아졌다.
경제전문가들은 집값보다 대출 잔액이 더 많은 주택들이 급상승함에 따라 제2의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질로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탠 험프리즈는 “지난해 중반 우리가 경험한 것은 주택시장의 거대한 조정 흐름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휴지기였다”면서 “주택시장은 아직 (하락)방향을 바꾸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 두개 분기 가량 주택시장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들이 존재한다”며 “지난해 그나마 주택시장이 안정을 보인 것은 정부의 세지원과 연방주택국(FHA)의 저리 대출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험프리즈는 또 “그러나 모기지 금리 상승과 세지원 종료로 올 상반기 주택시장은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바닥에 도달하기도 전에 이중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주택시장이 신용위기 초기와 같은 급락세를 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올 중반쯤에는 전국 주택시장이 바닥을 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기 2탄 촉발 가능성

지난해 말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고 거래량도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해 12월 무디스 상업용 부동산 가격 지수가 전월보다 4.1% 상승, 지난 2000년 1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밝혔으며 또 같은 기간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도 75%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같은 거래 증가는 연말을 앞두고 거래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됐다.
무디스는 “2개월 연속 가격이 오르고 12월 거래량도 크게 증가했지만 아직 시장의 추세가 형성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더욱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왔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등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악몽이 어느 정도 끝났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지만, 이보다 더 큰 제2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같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대형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업체가 파산하고,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 채권(CMBS)’ 부도율이 높아지는 등 ‘불안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업용 부동산은 개인 부동산보다 훨씬 규모가 크기 때문에 부실이 확대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때문에 진정단계에 있는 세계 경제가 다시 금융위기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반면 지난해 4·4분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연체와 압류 비율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 그동안 미국 경제를 짓누르던 주택시장은 또 다른 상황을 맞았다. 미국 모기지은행가협회(MBA)는 작년 4분기 주거용 부동산 모기지 연체율이 9.47%를 기록해 3분기 9.64%보다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체율은 최소한 1차례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됐지만 압류 절차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모기지의 비율을 지칭한다.
또 4분기 주택 압류 절차가 시작된 모기지 비율도 1.2%로 집계돼 3분기 1.42%보다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1년 전인 2008년 4분기의 연체율 7.88%, 압류 개시 비율 1.08%보다는 아직 높은 수준이며 모기지 연체의 기준 역할을 하는 30일 연체율은 3.79%에서 3.63%로 하락해 사상 유례가 없었던 모기지 연체 사태가 끝나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MBA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이 브링크만은 “MBA의 역사상 4분기 30일 연체율이 3분기보다 떨어진 것은 단 3차례에 불과했다”면서 “연체율 하락은 좋은 소식이고 문제가 더 커지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 연체 비율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90일 이상 연체된 대출자들의 상환 능력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압류 비율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압류주택 재고 비율은 4분기 4.58%로 3분기 4.47%, 2008년4분기 3.30%보다 높아졌다.


주택 착공실적도 강세

지난 달 신규 주택건설도 전달에 비해 2.8% 증가해, 지난 6개월 중 가장 활기를 띤 것으로 파악되었다. 상무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신규 주택건설이 전달에 비해 2.8% 증가했으며,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21%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무부는 올해의 신규 주택건설 예상 규모를 당초의 58만 채에서 59만1000채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경제전문가들이 예상한 것을 초월한 규모다. 그러나 앞으로의 건설경기를 예측하는데 참고가 될 신축허가 건수는 12월에 비해 4.9% 감소한 62만1000건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전문가들은 건설이 증가하는 것은 주택시장도 다시 활기를 띄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나, 현재 주택이 과잉 공급된 상태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건설도 1가구 주택의 신축이 소폭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임대용 아파트 건설이 더 활기를 띄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정부 소유 모기지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래디맥은2000억달러 규모의 부실 MBS(모기지 담보증권)를 추가 인수키로 했다. 해당 MBS는 연기금과 보험사 등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모기지 연체가 장기화될 경우 패니메이와 프래디맥이 지급을 보증키로 한 자산이다.
FTN 파이낸셜 애널리스트 짐 보겔은 “두 회사의 이 같은 조치가 모기지 시장 안정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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