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추적] LA 갱 출신, 한국도피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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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2일 서울지방경찰청은 2006년 7월 LA한인타운에서 브라이언 진(당시 27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인터폴에 수배된 L(26)씨를 체포했다.
그는 4년 전 LA한인타운 쇼핑몰 주차장에서 심야에 말다툼을 벌이다 한인 갱단원들에 의해 온 몸을 15군데 이상 칼에 찔려 살해된 브라이언 진씨 사건의 범인으로 사건 직후 한국으로 도피했으나 사건 발생 3년 8개월 만에 극적으로 체포된 것이다. L씨는 한국에서 개명을 한 뒤 서울 강남 유명 어학원에서 버젓이 영어강사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수년간 강남 일대 어학원을 중심으로 마약 조직이 성행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한국 경찰은 조직적으로 마약 판매를 일삼아 한국계 미국인들과 외국인 영어강사가 가담한 마약조직을 수사하다 L씨를 체포하는 개가를 올렸다.
경찰은 그동안 강남 일대에 재미동포 출신 갱단원들이 미국 조직원들을 통해 택배나 개인적으로 입수한 마약을 유통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개월 동안 내사를 벌여 왔다.
                                                                                           <조현철 취재부기자>




LA, 뉴욕 출신 다수


이들 조직은 지난 수년간 미국에서 밀반입된 마약을 상습적으로 복용하거나 판매해 왔다. 이번에 체포된 L씨를 비롯해 미국인 영어강사 7명 등은 마약 상습복용과 LA한인 갱단과 연계, 필로폰과 대마초 등 2000만원 상당의 마약류를 들여온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L씨는 당시 범행 사흘 만에 한국으로 도피해 인터폴의 추적을 따돌렸다. 그는 이중국적자인 점을 이용 법원에서 이름까지 바꾼 뒤 4년간 도피행각을 벌여왔다. 또 L씨는 학력을 위조해 허위 이력서를 제출 하고 강남의 유명 영어학원 강사로 취직했으며 동료 미국인 강사들과 상습적으로 마약 파티를 벌인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 범위를 전국적으로 확대한 한편 검찰과 연계해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한국계 미국인들이 조직적으로 마약을 복용하거나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이 추산하고 있는 미주동포 출신 갱단조직은 대략 5~10개파 정도이며 대부분 LA와 뉴욕출신이 주를 이루고 있다. 70~80년대 LA와 샌프란시스코를 무대로 주름 잡던 ‘와칭파’ 소속 재미동포 갱단들이 적극적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0년대 초 마약과 살인미수혐의로 10년 동안 미국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다가 한국으로 추방된 또 다른 L씨는 와칭파 소속 갱단원으로 한때 코리아타운을 무대로 활동했던 KK파에서도 이름을 날렸다. 그는 한국으로 추방된 뒤에도 같은 처지의 단원들을 모아 조직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번에 체포된 이들 역시 L씨 휘하의 조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직은 한국 내 30여명의 조직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주로 미국에서 공급받은 마약을 강남 일대에 조직적으로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해 말 마약 복용 혐의로 검거 된 유명연예인 역시 이들 조직으로부터 약물을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내 조직원 100여명 이상

경찰은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거나 범죄를 저지르고 도피한 외국인 갱조직이 약 10여개 정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추적 중이다. 1개 조직은 적게는 수명에서 많게는 20여명의 조직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100여명의 갱단원이 국내에 암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뿐 아니라 지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직을 포함하면 그 수가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미국 유학이나 언어 연수 도중 조직에 가담한 일반인을 포함하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한국으로 도피한 갱단들은 주로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유학파들을 각종 범죄에 동원하기 일쑤다.
90년대 중반 한국 사회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은 존속살해사건에도 이들 갱단이 연루돼 있었다. 당시 유학생 박모군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친부모를 무참히 살해해 충격을 줬다. 중상류층 자제로 태어난 박군은 입시에 실패한 뒤 바로 ‘조기유학’을 떠나 캘리포니아 주 모 대학에 재학 중이었다.
오랜 기간 부모형제와 떨어져 지낸 탓에 박씨는 음주가무에 쉽게 젖었고 마침내 카지노 도박에 빠졌다는 것. 결국 마약에까지 손을 대면서 박군은 한인 마약 갱단에 합류했고 귀국한 뒤 투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친부모를 살해 한 것이다.
당시 경찰 조사에 의하면 박군은 한국으로 도피한 마약 범죄단에서 자금 책으로 활동했으며 미국에 있는 여자친구까지 마약 공급에 가담시켰다. 그는 주로 단속이 덜한 DHL이나 택배를 통해 약물을 공급받아 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타운 명사 자제도 포함


미 연방검찰에 따르면 현재 살인, 강도, 마약, 강간 등 각종 흉악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한 한국인은 모두 68명이며 해당 국가에 범죄인 신병인도 요청을 해 둔 상태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이름을 바꾸고 교묘하게 이중생활을 하고 있어 다른 사건으로 체포되기 전에는 신병확보가 힘들다는 것이 수사관들의 전언이다. 이번에 체포된 범죄자들도 마약 사건으로 체포되지 않았다면 검거가 불가능했다.
대부분 미국에서 형기를 마치고 한국으로 추방된 20~30대 전과자들은 한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또 다시 타락의 길을 걷기 마련이다. 이들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한국으로 추방된 범죄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잘해야 영어강사 자리고 거의 마약이나 조직에 가담해 해결사 정도인 까닭이다. 현재 지방의 영어학원의 강사 10% 정도가 미국계 한국인이며 일부는 이 같은 전과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함량미달의 영어 강사가 활개를 치면서 영어를 가르쳐 준다는 핑계로 학원생들을 농락하거나 사기를 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며 심지어 성폭행 등 강력 범죄도 심심찮게 발생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2년 전 부산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해사건 범인도 미국 교포 출신으로 현지에서 성폭행범으로 체포돼 8년 형을 선고받고 한국으로 추방된 자였음이 드러났다.
현재 대전교도소 외국인 사동에 복역 중인 미주 출신 교포는 30여명으로 대부분 사기와 횡령 등 경제사범이이고 나머지는 갈취, 강간, 간통혐의자들이 포함돼 있다. 수감 중인 LA동포 H씨는 미국에서 허위 의사 자격증을 만들어 강남의 부유층 부인들을 상대로 성형수술을 하며 억대의 금품을 갈취했다. 그는 이 같은 혐의로 2년 6개월의 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앞서 언급된 L씨의 경우 잔인하게 살해된 브라이언 진씨 사건으로 인해 LA 한인타운에 ‘살인은 그만(Stop the killing)’이라는 살인 방지 캠페인 광고판이 설치되기도 했다. 체포된 L씨는 한인사회에 잘 알려진 모 교회 장로이자 절실한 기독교 신자인 유명인사의 둘째 아들로 알려졌다.
한국으로 추방된 범죄자 대부분은 모두 LA한인사회에 알려진 인물들도 포함되어 있으며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한 사람들 중 한인사회 지도급 인사들이나 성실하게 사업을 하다가 가정폭력이나 범죄에 연루돼 도피한 사람들이 많다.
LA한인사회에 잘 알려진 P씨의 경우 주유소를 4개씩 경영하다가 탈세혐의로 수배를 받던 중 한국으로 도주했다가 수사망이 조여오자 자살하기도 했다. 그동안 범죄자의 천국으로 알려졌던 한국도 지난 2004년 한미 범죄인 인도협정에 체결된 이후 더 이상 범죄인들의 낙원이 아니다.
반대로 한국경찰과 검찰은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미국으로 도주한 범죄인들을 쫒는데 총력을 기우리고 있다. 살인교사혐의로 수배 중 미국으로 도주한 부산 칠성파 부두목인 K씨를 비롯해 막대한 국부를 유출하거나 환치기 세금을 포탈한 범죄자들을 미 사법당국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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