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잇따른 파격 행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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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철통 보안 속에 전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대 테러전의 전선을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이동시키고, 지난 연말 3만명의 미군 병력을 추가 파병키로 결정하면서 ‘오바마의 전쟁’으로 불리는 아프간전쟁은 오바마 대통령의 국제안보 최우선 지역이다.
지난주 10개월 이상 끌어온 건강보험 개혁법안이 미 의회에서 통과되면서 큰 정치적 성공과 함께 부담을 던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새로운 핵무기감축협정 최종 타결에 이어 새로운 아프간 전략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등 대외정책에 눈 돌릴 심적 여유를 찾았다.
또한 탈레반 소탕으로 아프간전략을 바꾸면서 미군 희생자들이 늘어나 현지 미군 병사들을 격려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사전 예고없이 워싱턴 인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출발, 이날 저녁 아프간의 바그람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곧바로 헬기로 카불로 이동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전쟁지역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4월 유럽순방을 마치고 귀로에 이라크를 방문한 이후 1년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6시간 동안 아프간에 체류하면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및 각료들과의 연쇄 회담에 이어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미군 병사 2000여명을 만나 희생과 노고를 치하했다.
사흘 전 미국 측으로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깜짝 방문’ 일정을 통보받은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한밤중에 대통령궁에서 약 10분에 걸쳐 환영행사를 마친 뒤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 정부에 부패 척결과 탈레반 반군의 자금조달 통로인 마약거래 근절, 정부 내 정실인사 금지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아프간 대선에서 카르자이 대통령이 부정선거 의혹에 휩싸이면서 미국은 카르자이 대통령 측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아프간에 추가로 3만명의 병력을 파견키로 결정하면서 미국은 카르자이 정부에 부패척결을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아프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아프간 정부, 그것도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통성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방문을 통해 아프간 정부에 분명한 메시지와 함께 압박 강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카르자이 대통령은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여에 사의를 표하고 “아프간은 긍극적으로 자체 치안능력을 미국으로부터 넘겨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는 5월12일 워싱턴을 방문해 달라는 제안도 수락했다.


아프간 방문 목적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깜짝 방문’한 것은 미국 외교, 안보 최우선지에 대해 “늦었지만 확실한 관심”을 표명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애초 이번 주말과 휴일을 워싱턴D.C. 인근의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보낼 것으로 알려졌으나, 밤시간을 이용해 13시간의 비행 끝에 아프가니스탄을 전격 방문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의 안전을 고려해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이 아프간의 바그람 공군기지에 착륙할 때까지 대통령의 방문사실을 보도유예해 줄 것을 미국 언론사에 요청했고, 결국 미국 동부시간으로 휴일인 28일 낮 12시쯤이 돼서야 아프간 방문사실이 CNN방송과 폭스뉴스 등을 통해 알려지게 됐다.
백악관은 아프간 정부에도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계획을 카불도착 1시간을 앞두고 통보, 아프간 정부가 환영행사조차 제대로 마련할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매우 짧지만 역사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먼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아프간을 찾았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얘기다.




아프간에 대한 관심 확인

오바마 대통령은 1년 전 쯤인 지난해 4월 7일 유럽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많은 안보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아프간이 아닌 이라크를 전격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대선 당시부터 아프간을 테러소탕의 주전선으로 삼겠다고 공약했고, 언론들도 아프간전을 `오바마의 전쟁’이라고 불러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선후가 뒤바뀐게 아니냐는 논란을 제공할 정도였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만명에 달하는 병력증강까지 실행에 옮길 정도로 아프간을 외교, 안보의 중핵지역으로 자리매김하면서도 취임 이래 14개월간 아프간을 방문하지는 않았다.
백악관은 날씨문제 등으로 인해 아프간 방문이 연기돼 왔다고 밝혔으나, 건강보험 개혁과 경제난 극복 등 산적한 국정현안 등으로 아프간을 방문할 수 있는 심적 여유와 물리적 시간을 확보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따라서 이번 아프간 방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주 건보개혁 입법 완수와 러시아와의 새로운 핵무기 감축협정에 합의를 이끌어낸 자신감을 바탕으로 안보분야의 최대관심사인 아프간에 대한 군통수권자로서의 관심을 재삼 각인시키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아프간 방문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정부가 정통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부패문제를 척결하고, 탈레반의 자금조달 통로로 활용되고 있는 마약거래를 근절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아프간전 수행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프간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과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분명한 메시지 전달한 셈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해 아프간 대선이 부정선거 의혹에 휩싸였을 때부터 아프간 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정부 내 부패척결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던 만큼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주문사항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아프간 방문의 또 다른 목적은 미군 병사들을 격려하는 것이다. 아프간에서 미군 사망자들이 급증,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고 있다. 올 들어 1~3월 아프간에서 사망한 미군은 모두 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명의 두 배에 이른다. 탈레반 소탕을 위해 아프간에 병력증강을 해왔던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아프간 현지 미군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11월 선거를 앞두고 아프간 전쟁이 미국의 안보·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은 근 1세기 만의 전 국민 건강보험 개혁입법을 완수해 낸데 이어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러시아와 새로운 핵무기 감축협정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주장했던 건강보험 개혁과 새로운 미.러 핵무기 감축협정 추진계획은 공화당의 극심한 반대와 사안의 민감성 등을 고려할 때 성공을 예단할 수 없는 녹록지 않은 과제였다.
이처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국내 정치와 외교에서 굵직한 성과를 이끌어내 향후 국정운영에서 자신감을 갖고 개혁 과제들을 밀어붙일 지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특유의 승부사 기질과 끊임없는 설득, 대의를 위한 전략적 양보 등을 통해 집권 2년차 초반에 기념비적인 개혁과 합의를 만들어내는 정치적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물론 워싱턴 조야에서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각종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당파적 대립을 심화시켰다는 부정적인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간 주도의 `티파티’ 운동은 공화당의 의사결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국론의 양분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상.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을 때 개혁의 결실을 보지 못하면 11월 중간선거 이후에는 개혁의 추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임기 초반에 주요 개혁 어젠다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어왔고, 이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옹호론도 적지 않다.
워싱턴의 일부 정치 평론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국내 현안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그의 정치적 리더십을 강화시켜 주고, 결국 외교.안보문제로 외국 정상들과 회담할 때 오바마 대통령의 입지도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세를 몰아 금융규제 개혁, 낙제학생방지법 개정 등 교육 개혁, 나아가 이민법 개정 문제까지도 밀어붙일 태세다.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28일 “오바마 대통령이 금융위기 2주년인 오는 9월 이전에 월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금융규제 입법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 개혁과정에서 처리일정 등과 관련해 의회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였지만, 금융규제 개혁만큼은 행정부가 중심이 돼 처리시한을 의회에 강하게 압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이들 국정현안과 관련해 강력한 `입법 전쟁’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무기 감축 추진

또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최대 외교적 치적으로 꼽히는 미.러 핵무기 감축 추가협정 체결에 대해서도 상원의 비준동의를 이끌어내는 데 공을 들여 나갈 계획이다.
일단 공화당은 미사일 방어(MD)계획에서 후퇴한 이번 협정에 반발하면서 연내 비준동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원 외교위의 공화당 간사인 일리아나 로스 레티넌 의원은 “북한과 이란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늦추지 않고 있는데 우리만 가드를 내려서야 되겠느냐”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공화당의 외교통인 상원 외교위의 리처드 루거 의원은 대량살상무기(WMD)의 비확산을 위해서는 이번 협정의 조속한 비준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서 향후 공화당 의회 지도부의 입장변화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진보성향의 매체들도 “오바마 대통령이 안타보다는 홈런을 주로 노리고 있다”며 건보개혁, 금융개혁 등 `한방’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키곤 한다.
하지만 1세기에 걸친 건보개혁 입법시도에서 나타났듯이 정치적 명운을 건 대통령의 결단과 의지가 없이는 원대한 개혁을 이뤄내기 힘들다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 접근방식을 두둔하는 쪽도 적지 않다.






이스라엘, 밀어붙이는 오바마에 `공포’

이스라엘 정부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동평화 정책 드라이브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일간지 하레츠가 29일 예루살렘 정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3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백악관 회동에서 2년 내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영구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10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요구 사항 중에는 동예루살렘에 팔레스타인 이익대표부 개설, 예루살렘 내 팔레스타인인 주택 철거 중지, 동예루살렘에서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단, 동예루살렘의 라마트 슈로모 지역에 짓겠다고 발표한 1천600채 정착촌 주택 계획 철회 등 예루살렘과 관련된 4가지 요구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할 핵심 쟁점들을 미국이 중재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간접’ 협상에서 논의하자며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이런 오바마 대통령의 의도에는 미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논의 과정과 그 결과에 깊숙이 개입하겠다는 뜻이 숨어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백악관과 미 국무부는 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 협조해 이스라엘을 고립시키는 방법으로 네타냐후 정부에 정치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계의 고위 소식통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이런 정책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태도를 더욱 강경하게 만들고, 평화 진전을 방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스라엘의 최대 일간지인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전날 네타냐후 총리 측근의 말을 제목으로 인용한 `오바마가 이스라엘의 가장 큰 재앙’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게재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익명의 측근이 했다는 그 발언을 거부한다고 밝히고 이스라엘과 미국은 동맹국이자 친구라고 언급하며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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