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미국 정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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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들이 최근 한국 해군 초계함 ‘천안호’ 침몰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매체들은 이번 사건의 원인이 북한이 매설한 기뢰에 의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AP통신은 지난 30일 한국 국방부 장관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오래 전 설치한 기뢰에 부딪쳐 침몰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한국과 긴밀한 대화를 가진 다음 입장을 밝히겠다는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미 국무부가 실시한 지난 26일 정례 브리핑에서는 한국 해역에서의 함정 침몰사건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져 나와 중요 관심사로 등장했다.
미 언론들은 질의에서 이번 해군 함정 침몰 사건의 북한 관련 여부에 초점을 모았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북한 핵의 폐기 문제와 6자회담 전망 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번 침몰 사건은 이례적으로 미 증시에도 파장을 일으켰다. 또 미국의 북한 전문가는 이번 사태가 북한 김정일 정권의 마지막 붕괴 단계일지 모른다는 분석을 내놓아 관심을 모았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8일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호’ 사고와 관련 “한국 국민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날 “존경하는 이명박 대통령님께”로 시작되는 서신 형식의 메시지를 통해 “금번 한국 서해에서 발생한 해군 함정 사고 소식을 접하고 깊은 충격과 슬픔을 금치 못했다”면서 “한국의 국토를 지키던 젊은 장병들에게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수색, 구조 작업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최근 이번 참사를 최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는 김태영 국방장관의 말을 인용해 이번 사건이 기뢰 폭발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김 장관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인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과거 6.25 전쟁 당시 북한이 3000여기의 기뢰를 동, 서해에 설치했고 그 후 상당수가 제거됐지만 물속에 있어 100% 제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남아 있던 기뢰 중 일부가 한국 해역에서 폭발해 벌어졌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참사가 발생한 해역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상당히 근접해 있는 접적지역이라는 점에서 그 당시 설치된 기뢰가 강한 물살에 남쪽으로 흘러내려와 천안함에 부닥쳐 폭발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로 한국군은 6.25전쟁 때 북한이 부설한 기뢰를 최근 1984년에 서해에서 발견한 적이 있다. 부설한 지 60년 가까이 흐른 폭탄이지만 보존 여부에 따라 폭발력은 유지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비록 김 장관이 수차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했지만 사고 나흘 만에 특정 원인을 지목했다는 점에서 침몰 함정의 폭파부위 조사 결과 등 정부가 모종의 판단근거를 확보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국제법상 북한이 설치해 떠내려 온 기뢰’일 경우 철저하게 제거하지 않은 책임을 물을 수는 있지만 북한의 의도적 도발로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국군도 1970년대에 북한의 서해 상륙작전에 대비해 백령도 앞바다에 폭뢰를 개량해 육상에서 버튼을 누르면 폭발하는 기뢰를 설치했지만 이후 제거작업을 거쳤다.
김 장관은 외부 충격 방법의 하나인 어뢰 공격 가능성은 낮게 봤다. 해군 초계함은 수중의 기뢰와 달리 적 잠수함에 의해 발사된 어뢰를 충분히 탐지할 수 있지만 폭발 직전까지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다는 구조자의 증언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천안호 침몰사건이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지난 26일 오후 미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해군 함정 침몰 사건은 단연 미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다.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차관보가 이날 모두 발언이 끝나자 기자들은 바로 한국 사태에 질문을 쏟아냈다.
처음 질문은 “한국 서해안에서 발생한 남한 군함 침몰사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사태를 파악하고 있는가. 일부에서는 북한의 어뢰 공격설도 나오고 있어 혼선을 빚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이 사태와 관련해 한국정부와 협의를 했는가”였다.
이에 대해 크롤리 대변인은 “미국은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진상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로부터 추가적인 진전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들을 것”이라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북한이 관련됐다는 믿을만한 사항이 있는가”라는 질문이 계속됐다. 크롤리 대변인은 “북한이 관련됐다고 예단할 수 없다”면서 “지금으로서는 한국정부로부터의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질문은 이어졌다. 한 기자는 “최근 동서문화센터의 북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50%가 외국 언론 뉴스를 접하고 있다고 한다”라고 하자, 크롤리 대변인은 “그것은 좋은 징조”라고 답변했다.


美 정부 “한국에 물어봐야”

이날 미 국무부는 서해안의 한국 해군 초계함 침몰 사고의 원인에 대해 예단을 피하면서, 현 시점에서 북한이 연루됐을 가능성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서해안 사고와 관련해 함정 승무원들의 안전을 우려하고 있으며, 좀 더 자세한 상황은 한국 정부당국으로부터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북한이 연루됐다고 간주할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현 단계에서 결론을 예단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우리는 그러한 영향을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보다 권위 있는 대답은 한국 정부당국으로부터 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북한 체제가 붕괴할 정도로 불안정한 상태라고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화폐개혁 실패 등으로 체제 긴장상태에 놓여 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크롤리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체제 불안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체제 안정을 의문시할 정도의 정보를 갖고 있지 않지만, 북한이 일정한 체제 긴장을 겪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그러한 긴장은 북한 스스로 야기한 것”이라며 “가장 최근의 경제정책은 북한 경제에 끔찍한 영향을 미쳤으며, 북한 주민들의 평균적인 삶의 수준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주민들의 생활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초계함 침몰 소식은 한때 뉴욕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코스피 지수는 초계함 침몰 소식이 지난 주말 뉴욕 증시에서 장중에 지수를 끌어내리고 국제 금값을 뛰게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5.73P(0.93%) 내린 1,681.99로 출발했다
29일 오전 9시3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0.96포인트(0.65%) 내린 1,686.76을 나타냈다. 이후 지수는 한때 1,690선을 회복했다가 다시 낙폭을 키웠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은 물론 코스피200 지수 선물 시장에서도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고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꾸준히 커지고 있지만 개장 직후의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코스닥지수는 4.70포인트(0.90%) 내린 519.96으로 개장했고, 같은 시각 522선을 기준으로 줄다리기를 벌이는 양상이다. 원ㆍ달러 환율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20원 오른 1,140.90원을 나타내고 있다. 1,142원선에서 출발한 환율은 1,144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승폭은 다소 줄어드는 모습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주말에 유로화 가치가 떨어진데다가 초계함 침몰에 따른 지정학적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환율이 1,140원선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도 다소 영향이 미치고 있다.
이처럼 과거 남북한 교전이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 반응을 보이지 않던 미국 증시가 서해상 초계함 침몰 소식에는 출렁인 이유에 대해 한국 증권가에서는 이 사건이 악재로 등장했다고 풀이했다.
신영증권은 29일 ’윗꼬리를 다는 미국 증시의 운명’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 증시가 최근의 상승 랠리에 따른 부담감으로 이번 초계함 침몰 사건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했다.
미 증시는 지난달 9일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최근 한계에 부딪혔으며 이에 따라 유럽연합의 그리스 지원안 타결과 같은 호재보다는 초계함 침몰과 같은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북한을 둘러싼 대내외 정세 변화에 따라 북한 리스크를 대하는 평가 비중도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향후 미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사들인 이유는 근본적으로 미 증시가 상승했기 때문이고, 미 증시가 조정 받는다면 북한 변수에 대한 관망 요인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장기적으로는 미 증시가 기업의 가동률 상승에 따른 기업이익 증가 요인과 우호적인 정책 의지 등으로 강세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윗꼬리를 달 정도로 약해진 내적 동력을 볼 때 조정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과도한 기대보다는 조정 위험을 경계하면서 대응할 것을 권한다”며 “우리 증시도 마찬가지로 1,720선을 고점으로 박스권 이탈을 주장하기는 확인해야 할 요인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北 정권 붕괴 임박 가능성

이번 침몰사건에 대해 미국의 대북 전문가는 북한 붕과의 말기현상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대북전문가인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는 “향후 10년 내 북한이 ‘파괴적 방식’으로 붕괴의 길을 걷게 될 경우에 대비해 전 세계가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어스 교수는 27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의 초계함 ‘천안호’가 26일 북한과의 해상 경계선 부근에서 침몰한 사건은 아직 북한의 개입 여부가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지만 남북간 긴장을 다시 고조시키고 있다”며 “대북 전문가들이 북한의 현 상황을 붕괴 초입단계로 분석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사건이 발생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 “북한이 핵 영광(glory)의 섬광 속으로 나아가길 결정한다면, 그리고 이들이 전 인민의 가미카제화라는 구호를 현실화시킨다면 엄청난 수의 사상자 속에 현재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많은 미군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마이어스 교수는 또 “북한의 경제적 문제는 단지 일부분에 불과하다”면서 “2012년 강성대국의 포스터가 나온 것이 1990년대 극심한 기아 와중이었다는 것은 북한의 실제 위기가 경제보다는 이념이라는 것을 깨우쳐 준다”고 강조했다.
마이어스 교수는 특히 “1990년대 이후 북한 사람들은 남한 사람들이 자신들 보다 더 잘 살고 있고, 또 양키 식민지하에서 살고 있는 남쪽의 동포들이 김정일 치하에서 살기를 원치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해방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자신들이 왜 희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대답할 수 없는 북한 정권은 절망감 속에서 가장 무모한 선전선동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성의 탄생 100주년인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열자’는 구호가 바로 그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일부 서방언론들은 북한이 붕괴 위기에 놓였을 때 중국이 북한의 안정을 회복시키는데 주도권을 잡게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경우 북한이 전쟁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많다”면서 “그러나 이는 민족주의에 바탕을 둔 편집광적인 북한의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구권 몰락 이후 북한에서 이념적 색깔이 더 분명하게 나타났고, 공산주의라는 용어를 삭제한 대신 선군 사회주의를 강화해 왔다면서, ‘지도자를 옹위하기 위해 인간 폭탄이 돼야 한다’는 가미카제 용어의 사용이 더 광범위해졌다는 것이다.
마이어스 교수는 “북한이 향후 10년 이내에 폭력적이고 재앙적인 방식으로 몰락할 경우에 대비해 모든 나라들은 준비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중국 정부가 김정일 이후 북한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에 대해 초조해 할 것이 아니라, 최악의 핵 시나리오에 대비한 계획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서부 최대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25일 북한 당국의 화폐개혁 실패 후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의 정서를 집중 조명했다. 이 신문은 최근 중국으로 나온 탈북자들을 인용해 북한주민 대부분이 실패한 화폐개혁으로 저축한 돈이 휴지 조각이 되고 1990년대 중반 대기근 이후 가장 심각한 식량난을 겪게 되자 김정일 정권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미희’라는 이름의 함북 무산 출신의 56세 여성은 “사람들이 숨김없이 말하고 불평을 토로하고 있다”고 말한 뒤 갑자기 목소리를 낮춰 “내 아들은 뭔가 일어날 것만 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뭔지 모르지만 사람들이 생각하게 됐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이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굶어죽었던 1990년대와는 다르다”고 덧붙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LAT는 이번 달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에서 온 여러 명의 북한 여성들을 인터뷰했으며 리 씨도 그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젊은 아들 김정은에게 권력을 이양하려는 중요한 시기에 화폐개혁 실패로 경제난이 발생했다면서 북한 당국은 주민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 화폐개혁 총책임자를 총살했다고 소개했다.
또 북한 노동당 관리들이 이례적으로 화폐개혁 실패에 대해 공개 사과를 했다는 탈북자들의 말도 덧붙였다. 이 신문은 특히 이번 식량난이 특권계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한 국제구호단체 관계자는 이번 달 북한 관리들이 다음에 올 때는 식량을 좀 가져오라는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항상 스카치위스키를 선물로 가져가면 그들이 좋아했는데 이번에는 그들이 ‘왜 쌀을 좀 가져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평남 평성 출신의 ‘수정’이라는 28세 여성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훌륭한 지도자였다면 어린이들이 굶어 죽고 누더기차림의 사람들이 거리를 배회하고 시장에 음식이 동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김위원장)의 좋은 의도를 의심하지 않는다. 밑에 있는 사람들이 부패해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이런 생각이 중국에서 인터뷰한 북한 주민들의 일반적인 정서였으며 일부는 북한으로 돌아갈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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