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암함 침몰에 북한 연루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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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서 ‘천암함’이 침몰한 가운데 이번 사태에 어떤 식으로든 북한이 연루되어 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정부 측은 북한의 연루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낮은 걸로 보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북한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특히 천안함 폭발을 전후에 인근 해역에서 북한 잠수정이 나타났다가 사라진 사실, 사고 당시 인근 속초함이 미상의 물체를 향해 수차례 함포 사격을 가한 사실, 천안함 침몰 뒤 새벽 00시25분경 북한 전투기가 군사한계선 북방 30km까지 접근해 짧은 시간 순회 비행을 벌인 점 등은 이런 전문가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세한 원인은 침몰한 천안함을 인양해봐야 알겠지만 만약 북한이 연루됐다는 증거가 발견되면 한반도는 급속한 긴장 관계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천안함 사태로 일촉즉발의 상황에 높인 한반도 상황을 취재했다.
                                                                                                           <특별취재팀>



천안함 인양 전까지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단 합동참모본부는 큰 폭발이 있은 직후 배가 두 동강 나 침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어도 사고 원인 중에 암초 등 단순 사고일 가능성은 배제된 것이다. 탄약고·폭뢰 등이 폭발한 내부 폭발인가, 아니면 어뢰·기뢰·미사일·포탄 등 강력한 외부 충격인가 하는 의문이 남게 됐다.


내부 폭발 가능성 적어

여기에 또 하나의 중요한 정황 증거가 추가됐다. 함장 등 일부 생존자들이 폭발 직후 함체가 50㎝가량 공중에 떴다는 증언을 한 것이다. 이는 해안포 등 일반적인 포격이나 미사일 공격에 의해서는 나타나기 힘든 현상이다. 대함 미사일이 함정에 명중됐을 경우에도 크게 파손되거나 화재 등에 의해 침몰할 수는 있지만 두 동강이 나기는 힘들다.
1982년 포클랜드전쟁 때 영국 구축함 셰필드호가 아르헨티나군의 엑조세 대함미사일에 명중돼 침몰했을 때에도 피격 며칠 뒤에 침몰했었다. 함포의 경우는 말할 나위 없다. 함정이 충격과 침수를 줄이기 위해 수 백개의 작은 격실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천안함도 100여개의 격실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기뢰나 어뢰는 단발에 대형 함정도 두 동강 낼 수 있다. 함정 옆구리에 부딪치는 것이 아니라 함체 가운데 바로 밑 수중(에서 폭발할 때 가능하다. 수중에서 폭발할 때 강력한 충격파에 의해 배의 뼈대(용골)를 부러뜨리는 ‘버블제트(bubble jet·일종의 물대포) 효과’ 때문이다. 어뢰나 기뢰가 함정 가운데 수중에서 폭발할 경우 버블제트 효과에 의해 함체가 공중에 뜨게 된다.
생존자들이 화약 냄새를 못 맡았다거나 화상 환자가 없다는 점도 폭발물에 의한 내부 폭발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다. 함정 내부에서 폭발물이 터졌다면 화약 냄새가 나거나 화상 환자가 생겼어야 한다.
결국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보면 내부 폭발일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사실상 외부 충격에 의한 폭발일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바다 밑 기뢰나 어뢰라는 쪽으로 결론이 모아지는데 김태영 국방장관이 한국 전쟁이후 한국군이 서해 앞 바다에 설치한 기뢰가 없다는 발언으로 미뤄보아 어떤 식으로든 북한이 연루됐다는 정황 증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북한 잠수정 출현

북한과의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또 있다. 사고 발생지역인 백령도에서 멀지 않은 북한 서해안 잠수함 기지에서 천안함이 침몰한 지난 26일을 전후해 잠수정(또는 반잠수정)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사실이 확인된 것. 정부 측은 천안함 침몰사고 이후 미 정찰위성 사진 등을 정밀 분석해본 결과, 백령도에서 50여㎞ 떨어진 사곶 기지에서 잠수정(반잠수정)이 지난 26일을 전후해 며칠간 사라졌다가 다시 기지로 복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움직임을 보인 잠수정(반잠수정)의 종류와 숫자(규모)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 측은 “북 잠수정이나 반잠수정이 기지에서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어서 이번 사고와의 연관성을 단정하기는 힘들다”며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1998년 속초 앞바다에서 꽁치 그물에 걸려 잡혔던 유고급 잠수정은 85t급으로 406㎜ 어뢰 2문을 장착하고 있다. 수심 30m 안팎 해저에서도 은밀한 수중침투 및 공격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다 작은 반잠수정도 물 위로 항해할 때도 레이더에 잡히기 힘들며 어뢰 2발을 발사할 수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29일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 반잠수정은 어뢰 2발을 발사할 수 있다”며 반잠수정에 의한 피격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북한 서해함대의 핵심전력인 8전대가 있는 사곶기지엔 20여척의 잠수정 및 반잠수정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 침몰 뒤 새벽 00시25분경 북한 전투기가 군사한계선 북방 30km까지 접근해 짧은 시간 순회 비행을 벌인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제3차 서해교전 보복’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제3차 교전에서 패한 뒤 “적절한 시기에 반드시 보복을 하겠다”고 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 1999년 제1차 연평해전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장성민 전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함선대결을 벌일 경우 더 이상 낙후된 군함으로 우리와의 교전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어뢰나 기뢰 같은 은밀한 무기를 동원해 공격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대청해전 직후 (북한) 최고사령부가 ‘사죄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우리 정부에 전통문을 보내 위협적 발언을 한 것을 간과할 수 없다”며 “이번에 발생된 것은 함선끼리의 교전이 없는 새로운 양상의 교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제3 서해대전 가능성

이와 관련해 천안함이 백령도 내해로 항로를 변경해 초계임무를 수행한 것은 북한이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30일 “백령도 해상의 경비를 맡는 초계함인 천안함이 항로를 내해로 선택한 것은 북한의 최근 군사적 위협 징후와 무관치 않다”면서 “우리 초계함은 백령도 뒤쪽에서 주로 초계활동 임무를 수행하다가 위협징후가 가시화되면 백령도 북쪽 등으로 이동해 관측하는 방식으로 활동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지난 1월 백령도 해상 2곳에 이달 29일까지 기한으로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했기 때문에 우리 초계함은 이를 의식하고 임무를 수행했다”면서 “천안함이 사고 해상으로 항해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월25일부터 이달 29일까지 백령도 북쪽 해상 1곳과 백령도 오른쪽 해상 1곳에 각각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뒤 1월 27~29일 실제 포사격을 감행했다.
특히 지난 26일부터는 당시 포사격을 한 포병부대와 미사일 이동발사대, 일부 전투기를 북방한계선(NLL) 인근으로 재전개한 뒤 지금까지 잔류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백령도와 대청도를 위협하는 해안포와 장사정포도 즉각 사격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대청해전 보복의지를 드러내고 포병부대와 미사일 발사대를 NLL 인근으로 재전개하는 등 군사적 특이동향을 보이는 상황에서 천안함은 상당히 긴장된 근무태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천안함이 음탐기와 레이더에 특이징후를 포착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항로를 사고해상으로 변침했다가 기뢰 등 외부 폭발력으로 선체가 절단되면서 침몰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 6·25 당시 北기뢰 6·25 당시 북한이 사용한 기뢰(왼쪽 사진)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1950년 10월 18일 동해 원산만에서 한국군 소속 소해정(기뢰탐 지함) YMS-516함이 북한군 기뢰에 닿아 폭발하고 있다


교신내역 공개해야

이러한 여러 의혹을 풀 핵심 열쇠를 군은 이미 쥐고 있다. 천안함 침몰 시각 앞뒤로 일대 함선과 2함대사령부 사이에 오간 ‘교신일지’다.
현재 사고와 관련해 제기되는 각종 의혹들은 사고 전후 천안함의 행적과 천안함 인근에서 작전 중이던 속초함의 사격 경위가 불투명한 점에서 상당 부분 비롯된다. 함정과 함정 사이, 함정과 사령부 사이 군 내부통신 기록을 시간대별로 담고 있는 교신일지는 이런 의문을 풀어줄 가장 확실한 자료다.
1200t급 대형 초계함인 천안함이 왜 수심이 낮은 백령도로 갔는지는 전직 장성에서 사병까지 서해에서 근무했던 상당수 해군 예비역들이 앞장서 제기하는 의문이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15번이나 지나다닌 통상적 작전구역’이라고 설명했지만, 한 예비역 해군 제독은 “작전 구역이라 군함이 다니지 못할 것은 없지만, 대개 천안함급 초계함은 백령도 왼쪽이나 대청도 남단을 항해한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초계함이 침몰 해역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교신일지에는 물론 배의 이동 경로와 관련한 통신 내용이 기록돼 있을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속초함이 천안함 침몰 직후인 26일 밤 11시께 북방으로 5분여 동안 76㎜ 함포를 발사한 점도 의문의 대상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작전중 미확인 물체로 추정돼 사격했지만, 새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군사 전문가는 “초계함 레이더는 2차원으로 돼 있어 공중과 해상 물체를 구분할 수 없다”며 “새떼를 오인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왜 속초함이 천안함 구조 활동이 아닌 대공 사격에 나섰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직 안보부서 핵심 당국자는 “북한이 키리졸브 군사연습 이후 해안포 사격 재개 움직임을 보이자, 동태 파악을 위해 천안함과 속초함을 현장에 보낸 걸로 안다”며 “그런데 감청 결과 북한이 백령도 쪽으로 포를 쏠 것으로 파악되자 천안함을 급히 피하게 하려다 사고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일부에선 천안함과 속초함의 공조작전 와중에 통신 이상 등으로 속초함이 쏜 포나 어뢰가 천안함에 잘못 맞았을 ‘오폭’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한 예비역 해군 제독은 “속초함의 사격은 물론 합참과 2함대의 지휘 통제를 받아 이뤄진 것이니만큼, 전모가 교신일지에 기록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런 의혹을 풀려면 군이 교신일지를 공개하고 가감 없는 상황 설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 국제법 검토중

정부는 북한과의 연계 가능성은 높다는 공식입장과는 달리 북한의 의도적인 공격 또는 기뢰 관리 실수에 의한 것으로 판명 날 경우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국제법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사고 원인이 우리 군의 과실이라면 국제법을 검토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정부의 국제법 검토는 북한이나 제3국에 의한 어뢰 공격이나 기뢰와의 충돌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적대적인 목적을 갖고 있는 공격 행위, (기뢰 유실 같은) 단순 실수나 과실로 인한 것, (기뢰를 흘려보내는) 의도된 실수 등 행위의 목적과 동기에 따라 대응방법을 달리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법은 기뢰 유실 등 기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선 기뢰를 설치한 국가에 책임을 묻고 있다. 외교부는 1946년 알바니아 영해를 지나던 영국 군함이 기뢰에 파손된 이른바 ‘코르푸 해협’ 사건의 국제법 판례도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바니아는 이 재판에서 영해에 설치된 기뢰의 위험성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책임을 져야 했다. 국제법에선 피해자가 가해자의 책임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사고 원인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불법 행위를 한 국가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건 불가능하다. 대안으론 유엔안보리에 회부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드물지만 공격당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보복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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