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LA한인 방송계 합병 시대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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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미디어 시장의 종합편성 채널 선정을 앞두고 미주 한인 방송계도 합병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최근 미주 중앙일보-중앙방송의 고계홍 신임사장의 취임을 계기로 다른 한인 방송들과의 합병이 조심스럽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운 방송계 한 소식통은 “종편을 바라고 있는 서울의 중앙일보사가 미주 지역에서의 TV 방송 진출을 위한 포석을 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미주 중앙방송의 한 관계자도 지난 16일 “만약 방송사간에 합병이 성사된다면 양측이 윈-윈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단계는 아니다”고 못 박았다.
한편 최근 일부 라디오 방송사들도 한국의 언론사들을 상대로 인수자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도 이제는 라디오 방송이 사양 산업으로 치달으면서 통폐합을 통해 살 길을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을 인식했다는 얘기다. LA한인 언론사 방송국들의 물밑 합병 추진 상황을 따라가 봤다.
                                                                                         <데이빗 김 취재부기자>



현재 미주 중앙일보-중앙라디오는 다른 한인 방송들과의 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의지가 강하지만 협상 가격이 관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앙방송의 고계홍 대표가 LA중앙일보 사장을 겸임하게 되면서 방송사간의 대화의 길을 트려 시도 중이다. 고계홍 신임 사장은 지난 2007년부터 중앙라디오를 창설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원래 미주 중앙일보-중앙방송이 2007년 중앙 라디오를 개국 한 것은 앞으로 TV 진출을 위한 포석이었다. 그러나 당시 기존의 라디오코리아와 라디오 서울 등 다른 채널과의 경쟁은 때 마침 불거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악순환을 가져왔다. 당시 코리아타운의 라디오 광고시장은 100만 달러였지만 3개의 라디오 방송으로 ‘제 살 깎기’ 경쟁이 된 까닭이다.
이 바람에 미주 중앙일보는 장기적 계획의 차질이 빚어졌고 고 박인택 사장의 2선 후퇴로 상황이 불리해졌다. 이를 승계한 김용일 전 사장 체제 역시 관리운영이 부실해 최근 관리국장 해고로까지 이어져 끝내 김 사장의 전격퇴진 사태를 불러왔다.
김용일 전사장 퇴진으로 미주 중앙일보 체제에도 큰 변화가 닥쳤다. 앞으로는 서울 본사에서 미주의 LA중앙일보를 포함해 각 지역 중앙일보를 직접 관리하는 본사 직영체제로 전환시킨 것이다.


종편채널 선정 각축전 치열

한편 국내 미디어 시장의 변화가 일면서 중앙일보 본사도 방송위원회에 종편체제에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미국에도 TV진출을 모색하게 됐다. 현재 조선?중앙?동아일보와 기존 보도채널인 MBN 등이 종편채널에 공식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특히 본국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오는 지방 선거 이후 종편채널과 보도채널 선정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혀 사업자선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통위의 종편 TF팀이 가동되고 있어 선정의 기준이나 규모 등은 5월 중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지금 국내 미디어시장은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롭게 시도되는 종편채널과 추가 선정되는 보도채널은 향후 업계의 판도를 좌우할 최대 변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케이블을 통해 방송된다는 차이만 있을 뿐, 보도와 시사, 예능과 드라마 등 편성에서 기존 지상파 3사와 다를 바 없는 종합편성채널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초유의 관심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채널 선정을 위한 관련 절차를 고려할 때, 올 하반기가 돼야 최종 선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도 지난 18일 한 세미나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종편 신청을 위한 재무상황에 대한 구비서류를 갖추려면 이번 달이 지나야 되고, 지방선거 국면인 4월이 되면 정치적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저절로 지방선거가 지난 6월 이후로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그러나 올해 안에 결론을 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종편 채널을 몇 개나 선정할지에 대해선 “1개에서 4개 또는 일정수준의 자격요건이 되면 허가해주는 방법까지 다양한 방안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통위의 종편TF팀이 가동되고 있는 만큼 종편선정의 기준이나 규모 등은 4, 5월 중에 윤곽을 들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잊지 못할 월드컵 응원전

한편 최근 한인방송계는 오는 6월 남아프리카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방송 3사가 공동으로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을 교섭하자고 제의했으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까닭이다.
최근 라디오코리아의 유대식 전 대표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월드컵 중계권료에 대해 한인사회 시청자들을 위해 한인방송 3사가 공동중계를 위해 교섭하자고 방송사들에게 제의했으나 각 방송사들이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디오코리아는 지난 2002년과 2006년에 월드컵 응원전을 펼치면서 월드컵 TV중계권을 획득해 거리 응원전을 펼쳤다. 지난 2006년에는 한인 언론사들이 월드컵 응원전을 두고 라디오코리아와 KBS 두 쪽으로 갈리는 바람에 양측 모두 중계료에 큰 부담을 안고 말았다.
월드컵 주최측인 FIFA(국제축구연맹)측은 거리 응원전도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정책을 내놓아 스폰서 없이는 거리 응원전도 마음대로 펼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한편 스포츠 구장인 스테이플스는 최근 월드컵 진출 국가의 한인 커뮤니티를 포함한 여러 커뮤니티에게 스테이플스 구장을 무료로 개방하겠다며 이용을 제안했다. 하지만 구장 사용은 무료이지만 경기 중계를 위한 운용 장비 등과 전문 인력 및 노조운영 등의 비용 7만여 달러는 부담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따라서 스테이플스를 이용하려면 7만 달러를 제공할 든든한 스폰서를 구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라티노 커뮤니티는 이미 스폰서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와 예선전에서 경쟁하는 한국은 잘되면 스테이플스 구장에서 경기를 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6월 18일 월드컵 당시 한국-프랑스전이 있었던 날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2만 명의 한인들이 모여 응원전을 펼쳐 주류언론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당시 6월19일자 LA타임스는 ‘한인들에게 있어 월드컵은 가족행사(Family Affair)와 같다’고 스테이플스 센터의 분위기를 보도하며 한인들의 독특한 가족단위 응원문화에 주목했다.
신문은 비록 한국팀이 프랑스와 1-1로 비기기는 했으나 대부분의 한인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나와 함께 ‘Daehan Minguk'(대~한민국)을 연호하며 보여준 혼연일체의 모습은 이날 행사를 단순한 응원전이 아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시키며 이민 1세와 2세를 하나로 묶는 계기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당시 제니퍼(6), 크리스토퍼(2) 두 남매를 데리고 응원장을 찾은 키스 양(39)씨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축구는 내 조국의 정체성과 아이들을 연결시켜 줌으로써 고유의 전통을 이어가게 만든다”면서 “스스로를 미국인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는 딸 아이가 커가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존 정(39)씨도 “내 아들이 한국의 모든 것 특히 독특한 한국 축구를 경험하기를 원했다”면서 “응원 문화만 해도 독특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신문은 한국 팀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는 순간 관중 모두가 기립 5분간 장내가 떠나갈 것 같은 함성이 울려 퍼졌으며 대형 태극기를 관중들이 머리 위로 옮기는 장관이 연출됐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UCLA에 재학 중인 제니퍼 이(23)양은 “한국의 문화가 내 몸속으로 빨려 들어오는 것을 느낀다”며 “한국 축구 응원 역시 우리 문화의 일부분”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오피스에는 2002년 당시 한국 축구팬들이 스테이플스 센터에 모여 응원하는 대형사진이 놓여있다. 로스 디렉터는 “놀랍지 않냐. 2만 명의 붉은 옷을 입은 한인축구팬들이 그것도 새벽 3시에 이 거대한 스테이플스 센터를 가득 채웠다”며 그때의 강렬한 인상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스테이플스 센터는 2002년에도 개방해 화제를 모았다. 2002년 월드컵 응원을 위해 스테이플스 센터를 개방하기로 결정하고 표를 배부하던 첫날. 모든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 표를 받기 위한 한인들의 줄이 이 거대한 스테이플스 센터를 완전히 에워싸는 바람에 센터 관계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센터 측을 더 놀라게 한 것은 새벽 5시30분 경기가 끝난 후였다. 스테이플스를 가득 메웠던 한인들이 다 빠져나간 뒤 빈자리에는 쓰레기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관계자들은 한인들의 질서의식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스테이플스측의 센터 오픈 결정 역시 이례적인 일이다. 경기관람이 아닌 경기응원을 위해 그것도 특정 민족의 경기를 위해 스테이플스를 무료로 개방한 것은 한인들의 월드컵 응원이 유일하다는 것이었다.









중앙라디오가 창설되면서 타운의 라디오가 3파전을 벌이면서 한때 인수합병안이 모색된 바 있다. 라디오코리아는 라디오 서울과 합병을 계획했으며, tvk방송과도 합병을 타진하기도 했다.
라디오코리아는 최근 다시 남아공 월드컵 한국어 라디오 독점 중계권을 따내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해로 5회 연속 중계권을 획득했으나, TV 중계권이 없어 아쉬운 점이 있다는 것이 타운의 반응이다.
북미주 한인사회의 최대 라디오 방송인 라디오코리아도 오래전부터 인수자를 물색했다. 최근 라디오코리아 관계자는 서울에서 인수 대상자를 조율하기도 했다. 국내 한 소식통은 “라디오코리아의 관계자들이 2000만 달러로 인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며 “이들은 참정권 실시를 맞아 라디오 방송의 특성을 장점으로 제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라디오코리아은 서울의 중앙일보에게도 1200만 달러에 인수할 것을 제의했으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봉원표 전 중앙일보 LA사장이 새로 라디오코리아 총괄사장으로 부임하면서 라디오의 합병과 신문 창간의 꿈을 피우고 있다.
라디오코리아 손태수 회장은 오래전부터 신문 창간을 바랐다. 한인 언론계의 ‘지존’을 꿈꾸는 그에게 신문이 없다는 것이 한으로 남은 까닭이다. 최근 중앙일보 봉원표 전 LA사장을 영입한 이면에는 ‘언젠가 신문을 창간할 수 있다’는 욕심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직원들은 봉 신임사장이 과연 어느 정도로 방송국을 운영해 갈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봉 신임사장은 최근 동포사회에 보낸 인사말에서 “어려운 경제사정에서 희망이 되는 방송이 되겠다”면서 “1등 보다는 사랑방 구실의 방송이 되겠다”고 말했다. 방송 경험이 없는 봉 신임사장이 부임해 일부에서는 우려를 표명했으나, 원래 삼성과 중앙에서도 관리 운영에 탁월한 경영실력을 인정받았기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봉 신임사장은 친화력이 강하고 직원들의 특성 파악에 남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어 라디오코리아를 새로운 모습으로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는 측도 있다. 오히려 문제는 최고 경영자와의 조화다.
지난 14일 아침 라디오코리아 회의실에서는 갑자기 고성이 튀어나와 일부 직원들이 불안에 떨었다. 가뜩이나 신임 사장 등 고위 임원들의 인사이동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회의실에서 소동이 벌어져 회사 분위기가 한층 침울해졌다는 전언이다.
이날 아침 소동은 손태수 회장의 갑작스런 확대간부회의 소집에서 일어났다. 간부회의를 주재하던 손 회장은 Y본부장의 모습이 안보이자 “일해야 할 사람이 안 나타나니 아래 직원들 기강이 안선다”면서 최근 승진된 자신의 심복 김 전무에게 “그런 마인드로 일할 것이면 사표를 받아라”고 일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다시 C부회장에게 “부하 직원들을 잘 다스리지 못할 것 같으면 사표 낼 각오를 하세요”라고 다시 일갈하고 회의장을 떠났다. 이날 손 회장은 간부들에게 “직원들 단속을 잘 하라”면서 “최근 회사 내부의 비밀이 외부로 유출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하는 등 큰 소리로 직원 단속을 지시했다.
또한 그는 직원들의 사내 연애 문제까지 거론했다고 한다. 일부 직원들은 이날의 해프닝을 광고주나 단체장들에게 전하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였다며 자조 섞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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