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개혁법안, 공화 반대로 일단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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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요 국정 개혁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금융개혁법안 처리를 위한 상원의 첫 투표가 결속력을 보인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상원에서 실시된 투표에서 민주당은 57표의 찬성표를 얻는데 그쳐 금융개혁법안 논의 시작을 위해 필요한 60표 확보에 실패했다.
상원 내 금융개혁법안 처리를 위한 첫번째 표결이었던 이날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 41명 전원과 민주당의 해리 리드 원내대표와 벤 넬슨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탐욕에 빠져 있는 월스트리트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때마침 터져 나온 골드만삭스 제소가 금융개혁법안 처리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고 있는 데다 공화당 도 금융개혁법안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어 결국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실제로 ABC와 워싱턴포스트가 22-25일 미국 성인 1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2(65%)가 더 강력한 금융 규제를 지지했다.
또 금융개혁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공화당원(35%)보다 오바마 대통령(52%)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17%포인트나 더 많았다고 ABC 뉴스 인터넷판은 26일 보도했다.
리드 원내대표가 이날 반대표를 던진 것도 빠르면 27일, 늦어도 이번 주 안에 다시 표결을 시도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민주당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공화당의 리처드 셸비 의원도 이날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들이 금융개혁법안 처리를 원하고 있지만 법안이 실질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협상파트너인 민주당의 크리스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과 일부 쟁점사항에 대한 합의 도출을 위해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우리 모두는 월스트리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개혁안을 원한다”면서 그러나 서둘러 처리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금융개혁의 필요성에는 동의했다.
공화당의 반대로 이날 법안 심의가 일단 무산됨에 따라 공화당은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정치 분석가들은 민주당이 내세운 월스트리트 비판 논리 자체를 공화당이 부인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일부 수정이 필요하지만 결국 금융개혁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표결 결과가 금융개혁법안 논의 ‘저지’라기 보다는 ‘지연’에 불과하며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양당이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룬 상태이기 때문에 건강보험개혁법안을 놓고 벌였던 논쟁 때보다 최종타결에 이르는 길이 훨씬 수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이 이번 표결 결과가 공화당이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정치적 입장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나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 금융개혁법안이 더욱 안정적인 금융시스템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것 모두 이같은 기대와 판단을 반영한 것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민주당 이탈표 왜

이번 표결 과정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표다.
공화당이야 민주당 주도의 금융개혁법안 논의에 빗장을 지르고 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지만, 두 의원은 왜 어깃장을 놓았을까?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선 넬슨 의원은 지역구의 이익을 위하는 ‘소신형’에 가깝다. 그는 표결 전부터 법안의 규제 범위가 너무 폭넓다면서 반대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특히 금융 파생상품 규제에 불만을 드러냈는데 이는 자신의 지역구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본부를 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해관계와 직결된 문제다.
실제 넬슨 의원은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끄는 워런 버핏의 주장에 동조해 법안에 금융상품 규제완화 조항을 삽입했지만 이후 같은 당 의원들에 의해 이 내용이 삭제당하는 낭패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넬슨 의원이 다음 표결에서도 민주당의 대세를 거스를지는 미지수다. 그는 성명에서 앞으로 양당의 타협안은 지지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에 비해 리드 원내대표는 ‘전략상 후퇴’를 선택한 경우다.



입법에 박차를 가해온 그가 표결 직전 공화당 쪽으로 돌아선 것은 빠르면 27일 재표결을 시도하기 위한 노림수다.
상원 규정에 의하면 투표에서 결과를 낸 쪽으로 표를 던졌던 의원은 같은 안건을 다시 표결에 부치자고 요구할 수 있다.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반대표를 행사해 부결이라는 결과를 낸 리드 원내대표가 이에 해당한다.
리드 원내대표는 어차피 부결될 안건에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공화당의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원점으로 돌리는 실리를 챙긴 셈이다.
그는 “공화당이 (내부) 결속에만 신경 쓰고 있다”며 “금융개혁 지연이나 물타기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미 정가에서는 당장 상원 회의장에서 법안을 논의할 수 없게 됐지만 양당이 결국엔 타협안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금융개혁을 바라는 여론이 우세할 뿐 아니라 최근 골드만삭스 문제까지 불거져 비교적 느긋한 입장이다.
또한 공화당이 발목을 잡아 ‘국정현안’인 금융개혁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주장을 편다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법안 논의를 위한 첫 투표가 부결된 것과 관련해 “매우 실망했다. 당의 이익을 국익에 앞세우지 말라”며 공화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금융개혁안 무엇

이에 앞서 미국 민주당 소속인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은행위원장은 지난 달 15일 금융 시스템에 위협이 되는 은행을 해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개혁법안을 공개한 바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최근 수 개월 동안 소비자 보호 기구의 설립과 연준의 역할 등을 둘러싸고 대립해 왔다. 결국 공화당의 지지 없이 이른바 `도드 안`으로 불리는 민주당 안이 도출되기에 이르렀다.
도드 안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자산 규모 500억달러 이상 금융사들을 감독하게 된다. 여기에는 상업은행, 투자은행, 보험사 등이 포함된다. 연준은 이들 금융사에 위험을 줄이도록 강제할 수 있고, 일부 거래와 투자를 금지할 수도 있다.
또 지난 금융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대형 금융사들은 사업 내용에서 은행업을 분리하더라도 연준의 감독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했다.
연준은 특히 `대마불사` 관행을 없애기 위해 미국의 경제 안정성에 위협이 되는 대형 금융사를 해체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재무부가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하며, 파산법원 판사 3명의 동의도 필요하다.
신설되는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는 재무장관을 비롯한 9명으로 구성되며,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험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소비자금융보호청(CFPA)은 연준 내에 설치된다. 다만 이 기구는 별도 예산과 규정에 의해 운영하기로 했고, 수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도드 안은 또 은행들의 자기 매매 금지,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 및 후원 금지 등 이른바 `볼커 법`의 내용들도 일부 포함됐다.






‘오마바 자리’ 후보 “은행파산 내 탓 아냐”

최근 가족이 소유해온 브로드웨이뱅크의 파산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 민주당 후보 알렉시 자눌리아스(현 일리노이 주재무관)가 26일 첫 전파를 탄 TV 선거광고를 통해 이 은행의 파산에 대한 공식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석은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내놓은 자리로 라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주지사가 돈을 받고 팔려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주의회에서 탄핵되면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60초 분량의 광고에서 자눌리아스는 “브로드웨이뱅크 파산은 잘못된 경영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경제 문제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30년 전 내 아버지가 설립한 브로드웨이뱅크는 큰 은행이 받아줄 만한 형편이 되지 않던 수 많은 소시민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할 기회를 주었다”면서 “대출담당관으로 일하다 주재무관으로 선출돼 은행을 떠났던 2006년까지 아무 문제없이 잘 관리되고 있는 은행으로 평가받았었다”고 강조했다.
시카고 CBS 방송에 따르면 브로드웨이뱅크는 최근 범죄자들에게 대출을 해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영 위기를 맞았고 90일 동안 8천500만 달러를 마련토록 한 연방 규제위원회의 최종 조정시한을 넘기면서 결국 지난 23일 파산했다.
브로드웨이뱅크에서의 경력과 자금지원을 발판으로 지난 2006년 주재무관에 당선된 자눌리아스는 결국 브로드웨이뱅크 파산으로 위기를 맞은 셈이다.
자눌리아스는 이 광고에서 경제위기의 희생양이 된 자신이야말로 실업과 저임금으로 고통받는 소시민을 위해 싸울 수 있는 사람이라며 유권자들의 공감과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경쟁자인 공화당 후보 마크 커크 연방하원의원을 겨냥,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 관계자들로부터 지원을 받는 워싱턴 정가의 커크는 이러한 어려움을 모른다”고 주장했다.
자눌리아스 측은 최근 월스트리트의 거대 투자사 골드만 삭스가 사기혐의로 제소된 후 커크의원이 이 회사 직원들로부터 받은 후원금을 문제 삼았었고 커크의원 측은 이에 대해 “선량한 직원들에게 받은 후원금일지라도 모두 환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자눌리아스의 선거캠페인 광고방송에 대해 커크 의원 측은 “수 년 동안 범죄자 대출에 연루되어 있다 파산한 은행을 변명하기 위해 아무 문제없는 개인으로부터 받은 후원금과 후원금 환원 결정을 문제 삼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응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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