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살 길, ‘합병’만이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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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행권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아이비 은행과 지난해 6월 미래은행이 각각 강제 폐쇄된 이후 14개 한인은행 중 2개 은행이 9개월 사이에 사라졌다. 한인 금융권에서는 현재도 일부 한인은행들이 감독국으로부터 증자명령을 받은 상태라 또 다른 은행폐쇄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적어도 2~3개의 한인은행이 추가로 문을 닫아야 한다는 비관적 주장이 나오고 있다.
코리아타운에 존재하는 14개의 한인은행은 한인 커뮤니티 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었다. 금융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리아타운에는 7~8개 정도의 은행이 적당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계속되는 글로벌 경제위기 상항에서 한인은행권이 합병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최근 증자에 성공해 기사회생한 새한은행도 합병을 통해 은행 발전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진 취재부기자>



한인 금융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한 대주주는 “적어도 한인은행권이 안정적 기조로 나가려면 타운에 한인은행수를 7~8개 정도로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한인은행이 14개나 된다는 것은 우리 경제 구조상 지나치게 많은 것”이라며 “과도하게 밀집한 은행들이 한정된 한인경제권에서 불필요한 경쟁을 벌여 제살만 깎아먹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런 과정에서 글로벌 경제위기까지 닥쳐 일부 은행이 실제로 강제 폐쇄되는 비극이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이 대주주는 “최근 아이비은행과 지난해 미래은행이 정부 방침에 의거해 한인은행권에 흡수된 것 역시 한인은행권 구조조정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조치가 한인은행 간 강제 합병에 해당한다”며 “당국이 한인 은행권에 대해 가시적으로 지침을 보여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2~3개 한인은행들이 추가적으로 구조조정 물망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아이비은행은 중앙은행에 흡수·통합됐으며, 미래은행은 지난해 한인은행권 1위로 부상한 윌셔은행에 흡수된 바 있다. 다음 폐쇄될 은행은 나라은행이 집어삼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나라은행은 한미은행과 합병을 모색했으나 이사진의 이해가 부딪치는 바람에 이뤄지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한인금융권의 환경변화가 합병을 유도할 만큼 분위기가 조성돼 새로운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한미은행은 한국의 우리은행이 어떤 결심을 하는지 여부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인은행들의 주가상승 분위기는 자칫 한인은행권의 구조조정을 가로막는 장애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새한은행 합병모색

지난달 6060만 달러 규모의 증자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면서 회생에 성공한 새한은행은 최근 남가주 10개 전 지점에서 일제히 ‘고객 감사의 날’ 행사를 갖고 다과를 대접하고 선물을 증정하는 등 새로운 이미지 쇄신에 노력하고 있다. 새한은행은 증자 성공에 힘입어 합병 등을 통해 은행 경쟁력을 높이고 시너지 효과도 상승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과거 새한은행에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은 “새한은행이 합병을 적극 모색 한다는 방침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동료 투자자들도 이 같은 기대를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새한은행 증자를 위해 투자 알선책으로 나선 일부 관계자들은 투자 대상자들에게 “증자에 성공한 후 합병에 나설 것”이라면서 “합병을 할 경우 새한은행 주식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등의 말로 투자 유치 전략을 펴고 있다. 은행은 이 같은 ‘합병전략’으로 투자를 유치해 50만-100만 달러 규모의 투자자들을 상당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한은행 측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일부 관계자들이 너무 앞질러 나갔다”고 밝혀 확대해석을 우려했다. 새한은행 육증훈 행장은 “중간에서 은행 증자를 도운 사람들이 ‘합병’ 가능성을 이야기 했을지 모르지만 은행으로서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육 행장은 “여러모로 은행 발전을 생각할 때 우리도 합병문제는 적극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라고 본다”면서 “우선 증자 성공 후 은행 자체의 구조를 탄탄히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현재 새한은행은 이사진을 개편 등을 과제로 삼고 다각도로 은행 발전책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번 증자 성공에 따른 이사진의 발전적 쇄신책을 두고 신진대사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사진 구성을 앞두고, 은행 감독국과의 조율도 병행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사진 구성을 위해서는 은행감독국의 승인이 일차적 관건이다. 새로 구성되는 이사 운영진에 대주주로 알려진 윌리엄 박씨가 주위로 부터 기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예상 주주들 사이에서 새한은행의 성공적 증자를 바탕으로 야심찬 은행운영에 참여를 바라는 분위기가 높아 자칫 경쟁으로 비취진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속 타는 한미은행

오는 7월 증자기간 마감을 앞두고 한미은행은 본국 거대 금융사인 우리금융과의 합병을 놓고 본국 금융감독원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국 내 투자자들을 유치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현실이 이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7월이 오기 전에 한미은행은 이사회가 확고한 리더십을 갖고 합병을 완결 짓지 못하면 다시 한미은행의 존폐문제가 기로에 서게 된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도 이미 지난해부터 미래은행과 지난번 아이비은행에 대한 척결을 단행한 만큼 한미은행이 감독원 기준에 이르지 못하면 특단의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한미은행이 ‘한인커뮤니티 제1 은행’이라는 상징성도 무의미해졌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게 금융권의 관점이다. 한미은행은 지난 1월 한인언론들이 ‘우리금융그룹의 한미은행 인수합병(M&A)’ 보도에 대해 신경을 써왔으며 지금까지도 이에 대해 뚜렷한 진척이 없어 속이 타는 심정이다. 당시 한미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을 올리는 내용이 포함된 아젠다를 갖고 이사회를 열었지만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유재승 행장은 이사회가 진행되던 중 회의실에서 나와 “현재 한미은행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것뿐이다. 상장된 한인은행으로서 대규모 증자 내용이나 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므로 어떠한 내용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행장은 “투자나 증자와 관련된 모든 내용이 확정되면 그때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현재 한미은행은 우리금융그룹과의 양자 간 최종 계약서에 공식적인 서명이 이루어져야만 세부적인합병(M&A) 방법을 결정될 것이며 이후 한국 금융감독원 및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승인이 떨어져야 모든 것이 명확해 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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