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서울 2막’ 대권 가도 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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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입지가 바뀌었다. 오 시장이 6·2 지방선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되며 최초의 재선 시장에 도전하게 됐다. 당내 경쟁자인 나경원 의원과 김충환 의원을 압도적인 표차로 제압한 덕분에 당내 위치도 파격적으로 상승했다. 반짝 ‘바람’에서 ‘대세’로 자리를 굳힌 오 시장의 위치는 ‘포스트 MB’의 지위를 노릴 만큼 거대한 돌풍이 된 셈이다.
서울시장을 거쳐 대권을 쥔 이명박 대통령의 과거 경륜으로 미뤄 오 시장의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 본인은 2012년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주위의 시선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날카롭다.
특히 야권 최강 맞수인 한명숙 전 총리와의 진검승부에서 오세훈 시장의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지사 박희민 기자>



오 시장은 지난 3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현장투표와 여론조사를 합해 3216표(68.39%)를 획득해 나경원, 김충환 후보를 압도적 차이로 제쳤다.
2006년 당시 야당 후보로 선출돼 ‘오풍(吳風)’을 일으켰던 오 시장은 이번엔 여당의 ‘필승카드’로 지방선거의 선봉에 서게 됐다. 시정을 이끄는 4년간 소장파의 대표 주자에서 ‘대세론’을 만든 유력 정치인으로 성장한 셈이다.
오 시장의 최대 강점은 높은 인지도와 깨끗한 이미지다. 1991년 변호사로 일할 당시 아파트 일조권 소송에서 승소해 이름을 알린 오 시장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수려한 외모와 언변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2000년 국회에 입성해서는 ‘오세훈 선거법’으로 불리는 정치관계법 개정을 주도했고, 2004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개혁성과 청렴함을 각인시켰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수락 연설에서 “무능한 부패세력의 발호를 반드시 막겠다. 서울을 지키고 한나라당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MB’ 차차기엔 과연?

문제는 지방선거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유권자의 견제심리다. 야당은 정권 중반기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를 이명박 정부 중간평가로 보고, 현직 단체장들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오 시장의 핵심 사업인 한강 르네상스, 광화문 광장, 디자인 서울에 대해 “예산을 낭비했다” “이미지에만 치중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디자인이 도시 경쟁력으로 직결됐다”고 반박하는 한편, 교육·복지 공약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사교육, 학교폭력, 준비물이 없는 ‘3무(無)학교’가 오 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오세훈 돌풍’에 여야의 촉각이 곤두선 이유는 차기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바로미터인 까닭이다.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차기 대선주자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일찌감치 대선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오 시장은 연초 모 일간지가 실시한 ‘영향력 있는 정치인’ 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오 시장을 견제하는 쪽에서 “2012년 대선에 출마해 서울시장 임기 4년을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던 배경이기도 하다. 현재 오 시장은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그는 “임기를 꽉 채우는 시장이 될 것이고, 8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국민과 당이 원한다면 (대선 출마를) 고려해 볼 생각”이라며 차차기를 염두에 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지난 4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제기한 서울시장 임기완주 서약식과 관련 “재선이 된다면 앞으로의 임기 4년도 꽉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장 임기를 마치겠다는) 확고부동한 의사를 그동안 밝혀왔기 때문에 그와 같은 서약식에 나갈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의 미래를 만드는 것은 나라의 미래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면서 “임기 중에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 시장은 또 “재선이 된다면 재선임기를 포함한 8년의 성과를 가지고, 국민과 당이 원한다면 (대선출마를) 고려할 것”이라면서 “임기 중에 대선에 출마하라고 할 정당도 없을 것이며 시민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나 · 원+박근혜 지지까지 세 결집

오는 6월 본선을 앞둔 오세훈 서울 시장은 지난 4일 중으로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과 나경원 의원에게 정중히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경선 경쟁자였던 나경원, 원희룡 의원과 함께 ‘40대 트로이카 선거체제’를 꾸릴 계획을 밝힌 것이다.
오 시장은 두 의원의 선대위 참여와 관련 “오늘(4일) 중 정중하게 요청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날 경선에서 2위에 그친 나 의원과 후보 단일화로 중도 포기한 원 의원이 오 시장 캠프에 참여하면 이들 3명은 2006년에 이어 4년 만에 ‘한나라당 서울시장’을 위해 다시 뭉치게 된다.
원, 나 의원 측의 반응도 고무적이다. 양측은 “대승적 차원에서 돕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총괄상황본부장과 대변인을 각각 맡았던 원 의원과 나 의원의 캠프 내 위상은 격상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이들 의원에게 요청할 직책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좀 더 무게 있는 자리를 맡으셔야 될 것”이라며 중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 시장은 ‘화합과 효율’을 키워드로 금주 말께 캠프를 꾸리는 동시에 ‘40대 트로이카 체제’로 역동성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그동안 ‘반일 휴가’ 형태로 경선에 전념해온 오 시장은 경선 직후 정상적인 시장 집무에 복귀했다.
오 시장의 행보에 날개를 달아줄 인물은 또 있다. 바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사격 여부가 그의 서울 2막을 화려하게 열어줄 열쇠가 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지난 4일 박근혜 전 대표의 지방선거 지원과 관련해 “빠른 시일 내에 뵙고 정중하게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에 출연해 “박 전 대표는 당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계신 분으로 당연히 지방선거에 나서서 도와주실 것으로 믿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박 전 대표와는) 가끔 통화도 드리고 조언도 받는 사이”라며 “경선 결과가 나온 뒤 축하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철녀’ 한명숙 어떻게 뚫을까


한편 오 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정되면서 민주당 유력후보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의 정면대결은 불가피해졌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지방선거 전체의 승패를 결정할 ‘대전’이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사활을 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지닌 오 시장이 한 전 총리를 다소 앞서고 있다. 오 시장은 올해 한 전 총리에 비해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이다 한 전 총리의 무죄 판결 직후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었다.
이에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높은 국정지지율과 오 시장의 안정된 시정 운영을 승부수로 삼고 있다. 오 시장 측은 ‘깨끗함’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뇌물수수 재판에 연루된 한 전 총리의 도덕성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또 사교육·학교폭력·학습준비물 없는 ‘3무(無) 학교’와 일자리 100만개 창출 등 그동안 시정경험을 통해 마련한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한 전 총리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오 시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된데 대해 “이기기 쉬운 가장 편한 상대”라고 평가했다. 이명박 정부 2년 반, 한나라당 서울시장 시정 8년에 대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상대라는 이유다.
민주당은 6일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실시한다. 100% 여론조사만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유력하다.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오 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5%~9%내외로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일반적인 ‘여당 후보의 거품’을 제외하면 박빙의 승부라는 게 여야가 내 놓은 초반 판세다.
이에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를 단순하고 명료한 구도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명박-오세훈 심판론’으로 오 시장이 갖고 있는 이미지의 거품을 최대한 거둬내 한 전 총리를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한 전 총리 측의 임종석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 중간평가 의미에 개발·전시 행정으로 일관한 서울시정에 대한 평가라는 의미를 동시에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민주정책연구원은 ‘이명박의 한탕주의와 오세훈의 따라하기’라는 ‘반MB’ 구도를 확장하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에 맞춰 추모열기를 최대한 끌어올려 표심에 반영하겠다는 구상도 마련했다.
1심에서 무죄판결에도 불구하고 한 전 총리에 대한 여당의 도덕성 공세가 예상됨에 따라 검찰 개혁문제를 계속 제기할 예정이다. ‘스폰서 검사’ 파문을 고리고 검찰의 부도덕성을 파헤쳐 여당의 정치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한나라당 친이계가 나경원-원희룡 후보 단일화라는 이변을 연출해 흥행시키려는 의도는 실패했다”며 “또 오 시장이 해왔던 4년의 시정에 대해 야권 지지자 뿐 아니라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비판적인 여론이 높아 민주당의 승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한 전 총리에 대해 “그동안 수사, 재판을 받느라 마음을 많이 빼앗겼을 것”이라며 “4년간 서울시를 바꾸는 데에 몰입해 있었던 저와는 자연스럽게 대비가 되고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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