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후속조치 마련에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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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4일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 모두연설에서 국민 앞에 3가지를 약속했다.
국가안보총괄기구 구성 등을 통한 안보 시스템 개선과 원인 규명 후 단호한 대응 조치, 군의 자성 촉구와 격려가 그것이다.
이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 메시지’는 건군 이래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주재한 전군 지휘관 회의석상에서 이뤄졌다는 점과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대통령의 첫 공식 대응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 천안함 침몰 사건이 지정학적 차이에도 기습적인 피습과 막대한 인명 피해, 국가안보 위기 등 여러 면에서 9ㆍ11 테러와 닮았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9ㆍ11 테러 직후 미국 정부가 보여준 대응 조치와도 비교 가능하다는 것에서 관심을 끈다.
                                                                                <한국지사 = 박희민 기자>



이 대통령이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이번 천안함 사태를 미국의 9.11 테러와 여러차례 비교해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천안함 침몰 사건이 지정학적 차이에도 기습적인 피습과 막대한 인명 피해, 국가안보 위기 등 여러 면에서 9ㆍ11 테러와 닮았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9ㆍ11 테러 직후 미국 정부가 보여준 대응 조치와도 비교 가능하다는 것에서 관심을 끈다.
9ㆍ11 테러 직후 ‘힘의 외교’와 ‘선제 타격론’을 들고 나온 미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우리 정부도 “안보 차원에서 말하자면 이명박 정부의 안보 정책은 ‘천안함 이전’과 ‘천안함 이후’로 확연한 분기점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대외 정책 기조와 안보 시스템의 일대 혁신을 수차례 예고했었다.
이날 연설에서 이 대통령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안보 시스템 개선이다.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기구 구성은 일견 미국 정부가 9ㆍ11 테러 이후 신설한 국토안전보장부와 유사하다.
미 정부는 9ㆍ11 테러 이듬해 국가안보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연간 400억달러의 예산을 지출하는 매머드급 부처인 국토안보부를 만들었다.
또 안보특보 신설과 위기관리센터 개편은 미 정부가 국가정보국(DNI)을 새롭게 만들어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토록 한 점과 유사하다.
다만 미 정부가 거대 조직을 잇달아 신설하면서 ‘옥상옥’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해 국가안보 총괄기구를 한시적 기구로 두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군 문책 적을 듯

이날 연설에서 대통령은 군에 대한 질타보다는 격려와 향후 개혁 방향을 언급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군 인사에 대한 문책 발언도 없었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이번 회의가 “군 질타가 아닌 자성과 격려의 시간”임을 수차례 강조했다.
9ㆍ11 테러 이후 미국 의회나 언론들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비롯해 크로프트 법무부 장관,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등 누구도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하지 않았고 조지 부시 대통령도 인사 조치를 하지 않았다. 사람을 물러나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통령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통령은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우리는 그 결과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리고 그 책임에 관해 분명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9ㆍ11 테러 당시 사고 당일에만 세 번에 걸쳐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고, 14일에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는 등 전쟁 불사의 결기를 다진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주적’이란 표현이 재등장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 관계자들은 이날 이 대통령이 지휘관회의 모두 연설을 통해 ’안보대상이 뚜렷하지 않은데 따른 군 내부 혼란’을 언급한 것에 주목하고 주적개념 도입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그동안 우리 내부의 안보태세와 안보의식은 이완되어 왔다”면서 “안보대상이 뚜렷하지 않도록 만든 외부환경이 있었고 그로부터 비롯되는 군 내부의 혼란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이 직면한 ’안보대상’이 누구인지가 불분명해 이에 따른 군 내부의 혼란이 있었을 것이란 염려의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칭한 ’안보대상’은 6년 전 폐기된 용어인 ’주적’과 같은 개념으로 해석된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불과 70㎞ 거리에 장사정포가 우리를 겨누고 있음을 잊고 산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을 ’가장 호전적인 세력’으로 표현했다.
그간 ’북한은 주적’이란 표현이 국방백서에서 사라진 이후 여권과 보수단체 일각에서는 이를 부활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우리 장병들에게 싸워야 할 대상국을 특정해주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정신무장과 기강해이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서 비롯되고 있다.
만약 천안함 침몰사고에 북한이 개입된 정황이 드러나면 국방백서에 주적개념을 재표기해야 한다는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은 지난달 19일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군사분계선 일대에 대북 심리전을 위한 전광판을 복구할 필요가 있고, 국방백서에 주적 개념을 없애 정신무장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주적 개념 부활할까

그러나 국방부는 주적 용어 사용에 신중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 “주적 개념 자체는 그대로 존재하고 있고 장병들에게 교육하고 있다”면서 “다만 표현을 주적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검토해야 한다”고 신중하게 답변했다.
김 장관은 “외국을 보면 대부분의 경우 주적이라는 표현을 안 쓰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 군이 해야 할 몫은 우리 국민, 국토에 대한 위협을 가하는 어떠한 것도 다 적이고 이에 모든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장병들에게 매주 금요일 1시30분씩 진행되는 정신교육을 통해 우리 군의 주적이 북한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내부 문서 등에도 북한이 주적임을 표현하는 내용이 많다”고 설명했다.
주적 표현은 특사교환을 위해 1994년 3월 판문점에서 열린 제8차 실무접촉에서 북측 박영수(2003년 사망) 대표가 “서울이 여기서 멀지않다. 전쟁이 일어나면 서울이 불바다가 되고 만다”는 공격적인 발언을 한 것을 계기로 1995년 국방백서에서 처음 사용됐다.
그러나 2004년 국방백서에서 이를 처음으로 삭제했고 대신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표기됐다. 이후 2006년에 발간된 국방백서는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 2004년에 비해 완화된 표현을 사용했다. 국방백서는 2년마다 발간된다.


비대칭전력 강화


또한 이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에서 개최된 지휘관회의 모두 연설을 통해 “세계 유일의 적대분단 상황에 있다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우리 군의 전력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특히 특수전 등 비대칭전력에 대한 우리의 대비태세가 확고한지도 새롭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 군의 허를 찌를 수 있는 북한군의 특수부대와 잠수함 등 비대칭전력에 대한 대비태세를 재점검하고 보완책을 강구해 달라는 강도 높은 주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군사적으로 비대칭전력은 상대방의 우위 전력을 피하면서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할 수 있는 전력을 말하며, 핵과 미사일, 화학무기, 특수부대, 사이버전, 잠수함 등이 꼽힌다. 이와 대비되는 개념은 전차나 야포 같은 재래식 전력이다.
북한은 기습공격과 대량살상이 가능한 비대칭전력 위주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실제 우리 군보다 다량의 비대칭전력을 확보하고 있다.
천안함 침몰사고에서 드러났듯이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비대칭전력을 이용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 군당국의 평가이다.
로미오급(1천830t)과 상어급(330t) 등 100여척의 잠수함(정)을 비롯한 18만명의 특수전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2개의 해상저격여단과 공기부양정 130여척, 고속상륙정 90여척 등 260여척의 특수부대 병력 수송 수단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전방군단에 경보병(특수부대) 사단을 추가로 창설하고 전방사단의 경보병대대를 연대급으로 증편해 야간과 산악, 시가전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이라크전 교훈을 반영한 것으로 유사시 땅굴 등을 이용해 우리의 후방지역으로 침투함으로써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공격과 배합전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로 판단된다는 것이 군당국의 분석이다.
또 비대칭전력으로 꼽히는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350여문을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배치해 놓고 있다.
사거리 54km인 자주포는 안양~성남까지, 사거리 60km인 방사포는 인천~군포까지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40㎜ 방사포는 60km까지 멀리 날아가는 포탄을 무더기로 발사할 수 있어 우리 군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위협하는 핵심 위협으로 판단하고 있다. 12~22개 발사관에서 길이 5m가량의 로켓포탄을 35분간 22발을 발사할 수 있다.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등 탄도미사일 900여기와 2천~5천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도 보유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런 비대칭전력에 대응해 지대지 유도탄과 K-9 자주포, JDAM(합동정밀직격탄)의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F-15K 전투기에 장착해 370여㎞의 핵.미사일기지를 정밀타격할 수 있는 합동원거리공격탄(JASSM)도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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