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상최악 기름유출 40일..멕시코만 피해는

이 뉴스를 공유하기









미국 역사상 최악인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 40일을 넘기고서도 사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이에 따른 어업과 생태계, 관광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 과학자들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각) 발생한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태가 1989년 엑손 발데스호 오염사건의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해양 오염사고로 규정한 바 있다.
영국 석유회사 BP가 원유 유출을 막으려고 최후의 수단처럼 시도했던 `톱 킬(Top Kill)’ 작업조차 실패하면서 유출 차단에 최소 두 달은 더 걸릴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기름유출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이 겪었던 카트리나의 악몽이 될 수 있다며 오는 11월 총선 등 오바마 대통령의 향후 정국운영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실제로 최소 2천만갤런의 원유가 멕시코만 연안을 뒤덮은 가운데 이 일대의 어업과 관광, 해운, 환경 등 해양과 관련된 거의 전 부문이 막대한 타격을 받은 상태다.
                                                                                          <데이빗 김 객원 기자>




루이지애나 직격타

캐럴 브라우너 백악관 환경에너지정책 담당관은 30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8월까지 유출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은 루이지애나주(州)다. 폭발사고가 난 유정에서 불과 67㎞ 거리에 있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 정부는 루이지애나 전체 해안 644㎞ 가운데 지난주까지 최소 160㎞에 달하는 구역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산했다.
주 정부 당국자들은 유출된 원유가 연안으로 흘러와 끈끈한 덩어리를 형성, 습지를 오염시키고 해양생물과 조류 서식지에까지 침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일대 생태 피난처 일부에서는 아예 생명체가 사라졌고, 타르볼 등 원유 부스러기가 미시시피와 앨라배마주 연안에서 발견되고 있다.


어업 피해 막심

미 연방정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 루이지애나·미시시피·앨라배마 3개 주에 `어업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피해 어민 지원 방침을 밝혔다. 가장 피해가 큰 루이지애나주의 어업 규모는 24억달러(약 2조8천600억원)로, 연간 미국 내 수산물 공급량의 최대 40%를 이 지역에서 생산한다.
미 해양대기청(NOAA)은 28일 해산물 소비자 안전을 우려, 기름 유출에 따른 어로금지구역을 연방정부가 관할하는 멕시코만 해역의 20%에서 25%(15만7천168㎢)로 넓혔다. 나머지 75% 해역에서는 여전히 조업이 가능한 상태지만, 이 일대 어민과 선박 임대업자 등의 생계에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에 유출된 원유는 두꺼운 기름막이나 타르볼 등의 형태로 브레튼 국립 야생생물보호구역 등 해양생물 서식지를 뒤덮었다.
당국에 따르면 사고 발생 후 최근까지 조류 491마리와 거북 227마리, 돌고래 등 포유류 27마리가 멕시코만 연안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당국은 다만 이들 동물이 모두 이번 유출사고의 영향으로 죽은 것은 아니며, 일부는 자연적인 원인으로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름 유출의 영향을 받는 해양 생물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해저에서 뿜어져 나오는 원유 기둥이 해양 환경과 먹이사슬에 보이지 않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관광업계

멕시코만 연안의 숙박업계와 선박 임대업자들도 원유 유출사태로 예약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유출 현장에서 활동하는 취재진이나 정부 당국자, 오염된 연안 정화작업을 맡는 인부 등을 상대로 생계를 잇는 형편이다.
가장 큰 관광업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플로리다주다. 연간 관광객 8천만명 이상이 찾아 600억달러를 쓰고 가면서 주 전체 세입의 21%를 가져다준다. 플로리다 주민 100만명의 생계도 관광업에 달렸다.
특히 플로리다 키스 해변에서는 이번 사고와 무관한 것으로 판명된 타르볼이 발견됐음에도 관광업계에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손실이 예상된다.
당국은 실제 피해 여부와 상관없이 단순히 오염 우려가 제기되기만 해도 플로리다를 비롯한 이 일대의 관광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미시시피와 앨라배마, 플로리다주는 BP로부터 받은 보상금 수백만달러를 써 가며 자신들 지역의 해변이 오염되지 않았다고 홍보하는 실정이다.
멕시코만 연안의 주요 해상운송로와 항구에는 아직 큰 영향이 없지만, 기름 유출이 계속되면 운송 지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NOAA는 미시시피강 입구에 임시 정박지를 마련, 선박이 입항하기 전 오염 제거 처리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시시피강 하류의 항구는 옥수수와 콩, 밀 등 연 5천만t이 넘는 곡물이 수출되는 통로여서 운송 지연 사태가 발생하면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사태 장기화

한편, 미국 멕시코만에서 유출되고 있는 원유를 차단하기 위한 단기 최선책으로 제시됐던 ‘톱 킬(top kill)’ 방식이 실패하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원유가 쏟아져 나오는 유정에 캡을 씌워 유출을 최소화하는 방안(LMRP) 등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현 상황에선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차선책에 불과하며, 근본적인 처방전인 감압유정 설치때까진 2개월여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톱 킬은 해저 유정의 폭발방지기에 점토 함량이 높은 액체를 쏟아 부어 유출을 막는 기법으로 원유 유출 사태를 조기에 차단할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거론돼왔다.
BP의 더그 서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실패 원인을 묻는 말에 “확실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톱 킬 기법을 시도했지만 유출되는 원유.가스 흐름을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유정에 타이어 조각 등 각종 고체 폐기물을 쏟아부어 막는 ‘정크 샷(junk shot)’ 방식 역시 시도했다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BP는 원유가 유출되는 유정 위에 차단 캡을 설치해 이 캡을 통해 원유를 빨아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로봇 잠수함을 투입해 원유가 누출되는 손상된 수직 파이프를 절단하고 그 위에 작은 차단 캡을 덮은 뒤 캡에 연결된 파이프로 원유를 빼내는 방안이다. BP는 이 방안도 성공할지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성공한다해도 유출되는 원유의 ‘대부분’을 차단할 뿐 100%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BP의 예측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이 방식이 수심 5천피트(약 1천500m) 아래에서는 시도돼본 적이 없는 만큼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차단 방지 캡 설치 방안의 성공 여부를 가늠해보기엔 4일 이상이 또다시 걸린다.
최선의 대응책으로 거론됐던 톱 킬 기법이 실패하면서 사태가 100일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원유유출을 중단할 수 있는 원천적인 차단책으로 거론되는 갑압 유정의 경우 설치까지 2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갑압 유정 설치 때까지 다른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사태가 100일 이상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바다로 유출된 원유는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2천만 갤런. 환경뿐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거대한 피해를 만들어내고 있다.
인근 어장이 황폐화하면서 양식업이 타격을 입었고 관광산업도 초토화됐다.
희귀 동식물의 보고인 루이지애나 습지도 유출된 원유로 오염됐다.
최근 들어선 원유 분산제 등 화학약품에 노출된 방제작업자 10여명이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또 다른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파월 “오바마 늑장대처가 사태 키워”

미국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태가 사상 최악의 오염사태로 기록된 가운데 콜린 파월 前 국무장관이 오바마 행정부의 늑장대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파월 전 장관은 30일(이하 현지시간) ABC방송의 시사대담 프로그램 ‘This Week’에 출연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좀 더 신속하게 기름유출 사고에 대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고의 발생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처해왔다고 밝혔지만 미국민들은 그런 인상을 받지 못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관련 연설을 몇 주만이라도 빨리 했더라면 좋은 인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전 장관은 또 “이번과 같은 위기상황을 지금껏 여러차례 지켜본 뒤 얻은 교훈은 연방정부와 대통령이 가급적 빨리 사태에 개입해야만 한다는 것”이라며 “만일 대통령이 위기상황에 신속히 대응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은 여론과 언론에 끌려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파월 전 장관은 “남부 연안과 대규모 습지 등을 보호하기 위해 이제 종합적이고 총체적으로 기름유출 사태에 대응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면서 대규모 군병력 투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7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가진 원유유출 사고 발생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연방정부의 늑장대응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가 이번 사태에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을 잘 모르고 하는 얘기”라면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오염사고를 방제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


“BP, 시추시설 안전결함 알고도 무시”< NYT >


영국 석유회사 BP가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를 초래한 석유 시추시설에 안전상의 결함 등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파악하고도 이를 무시하고 시추작업을 강행한 것으로 내부 문서에서 드러났다.
뉴욕 타임스(NYT)는 30일 BP가 4월20일 석유 시추시설인 `디프 워터 호라이즌’의 폭발 및 화재사고가 발생하기 오래전부터 `폭발방지기'(blowout preventer)의 결함 그리고 유정 굴착과정에서 물 유입방지를 위해 삽입하는 강철관인 `케이싱’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BP는 우선 석유시추시설에서 수주간 계속 문제가 발생한 뒤인 지난 3월 유정의 압력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게됨에 따라 이를 고치려고 부심했으며, 11개월 전인 작년 중반부터 유정 케이싱 및 폭발방지기의 안전문제에 관해 우려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작년 6월22일 BP의 엔지니어들은 회사가 사용하려 했던 금속 케이싱이 고압력에 노출될 경우 파손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BP의 선임 굴착 엔지니어인 마크 헤풀은 “이 같은 문제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내부 문서에 나타났다.
BP는 그러나 문제가 있는 케이싱을 사용하는 것은 회사 안전규정 및 설계 지침을 위반하는 것이 됨에 따라 동종업계 회사로부터 특별허가를 받는 편법을 동원해 케이싱 사용을 강행했다.
헤풀은 이와관련, 지난 28일 해안경비대 및 광물관리청(MMS)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사고 진상조사위원회에 출석해 사고원인에 관해 진술하면서 “아무도 안전상의 문제가 있으리라고 믿지 않았다”며 회사측이 사전에 문제점을 알았다는 사실을 부인했었다.
지난 4월에도 BP엔지니어들은 현재의 케이싱으로는 시멘트액을 외벽에 주입해 물 유입을 방지하기가 어려우며, 이 케이싱을 사용한 계획이 MMS의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케이싱의 문제 외에도 해저유정의 갑작스런 압력증가로 폭발하는 것을 막는 장치인 `폭발방지기’도 지난 4월20일 디프 워터 호라이즌의 폭발 및 화재사건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지난 3월 유정에서 갑가지 가스가 분출돼 파이프가 유정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BP는 MMS에 `유정 통제 곤란’ 상황에 직면해 이를 해결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보고했을 정도이다. 또 최소 3차례에 걸쳐 폭발방지기에서 유동액이 누출되는 등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내부 문서에서 드러났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