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노인들 상대 갈취행각 극성

이 뉴스를 공유하기














계속되는 불경기에 한인타운 경기는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한인타운의 실직은 미국 전체 실업 평균율인 8%대를 훨씬 웃돌 정도로 심각하다. 여기에 최근 무비자로 입국한 사람들까지 가세해 직업을 찾는다는 것이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 정도다. 최저 임금을 주는 이른바 3D업종의 경우도 다를바 없다.
전문직 라이센스를 소지하고 있는 고 학력자들은 더 심각하다. 아파트 렌트비를 내지 못해 쫒겨나는 한인들이 부지기 수고 가스 전기비 조차 내지 못하는 저 소득층 가족들이 즐비하다.
불황의 터널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직자들은 택시 회사 운전기사나 마켓 종업원 등 허드레 일이라도 마다 않지만 불경기 탓에 돈 벌이가 만만치 않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경기에 이제는 한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갈취행각이 잇따라 발생해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한인노인들의 주머니 쌈지 돈까지 노리는 파렴치한들의 치졸한 갈취행각의 전모를 <선데이저널>이 추적 취재해 보았다.   
                                                                                               김 현<취재부 기자>


보행이 불편한 81세의 김칠보 할아버지는 집에 있기만 하는 것이 답답해 가끔씩 한인택시를 이용해 웨스턴과 7가의 ‘맥도널드’를 즐겨 찾는다. 수년전 할머니와 사별한 할아버지는 노인 아파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지만 하루종일 집에만 있을 수 없어 사람 구경을 하기 위해 한인들이 즐비한 웨스턴 멕도널드를 찾아간다. 김 노인이 평소 애용하는 한인택시는 노인들에게는 3달러 정도를 받는다.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운전기사들과 안면이 많다.
자연히 운전기사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고 이런저런 인생상담(?)을 나누기도 한다.
한국에서 유수한 대학을 졸업하고 모 그룹의 임원까지 지내다가 아이들의 교육문제 때문에 이민을 왔다는 운전기사에게 호감이 간 노인은 집으로까지 데리고 와 손수 라면을 끓여주는 등 자식같이 대해주다가 코를 다친 경우다. 지난 달 말 아파트 비를 3개월치가 밀려 쫒겨날 상황이라며 노인에게 1000달러만 차용해 주면 다음 달까지 갚겠다고 통 사정 하기에 평소 호감이 가던 사람이기에 당연히 갚겠거니 하는 생각에 그동안 푼푼이 모아 두었던 800달러를 선뜻 빌려 주었다. 노인에게는 전 재산이나 다름이 없었다. 노인에게 돈을 빌려간 운전기사는 다음 날부터 연락이 되지 않았다. 택시 회사에 전화를 걸어 기사를 찾았더니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것이다.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집 주소라도 달라고 했으나 회사 측은 거절했다. 나중에 안일이지만 운전기사는 노인에게만 사기를 친 것이 아니라 택시를 이용한 한인노인들을 상대로 치졸한 사기행각을 벌여 왔던 것이다.


외로운 노인들이 사기표적


LA한인타운 거주 한인 노인들은 정말로 갈 곳이 마땅치 않다. 특별하게 노인들을 위한 사랑방도 없고 노인들을 위한 복지시설은 한 군데도 없어 LA노인들이 갈 곳이라고는 타운내 대형마켓 앞 벤치뿐이다. 그래서 찾아가는 곳이 잔챙이 노름판(738호 보도)과  LA인근의 카지노 그리고 소시적 춤깨나 추었던 노인들은 무도장을 즐겨 찾는다. 월페어까지 도박으로 날리고 노인아파트 랜트비도 못내는 노인들이 비일비재하다. 외롭고 허전한 한인노인들에 대한 복지시설이 현재 한인타운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웨스턴의 맥도널드는 그런 면에서 노인들에게 사랑방이나 다름이 없을 정도로 그 곳만 가면 노인들은 사람 구경을 할 수 있고 하루종일 시니어 용 커피를 주문해 리필을 해 가며 하루를 보낸다. 시간을 때우기에는 최고의 장소다. 오고가는 사람들을 구경 하면서 가끔씩 노인들끼리 만나 지난 세월에 대한 회안을 더듬기도 한다. 여기를 찾는 한인들은 다양하다.  이른 아침에 맥도널드에 가면 너나 할 것 없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자주 보이던 노인이 보이지 않으면 죽었다는 전언에 노인들은 숙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기도 한다.
삼삼오오 모인 노인들은 모두 자식자랑이나 이미 저승간 부인이나 남편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자식들 보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힘들어 아예 포기하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외로운 노인들의 틈을 파고드는 40~50대 비교적 젊은 사람들은 이 노인들을 사기의 표적으로 삼는다. 맥도널드에 오는 중년들은 거의 실직자나 다름이 없다. 아침녁에 커피를 사러오는 직장이나 일 나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하루종일 죽치고 앉아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노인들과 장년층이다.




할머니 울리는 중년 제비들


68세의 이말순(가명) 할머니는 누가 보아도 50대 중반으로 보일만큼 젊어 보인다. 할아버지는 이미 수년전 저승길로 보낸 할머니는 외로움을 달래려고 8가 소재의 한 무도장을 즐겨 찾다가 60대의 늙은 제비에 걸려 패가망신을 당해야 했다.
입장료 5불만 내면 하루종일 춤을 추며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돈을 쓰지 않는 할머니들에게 제비들은 절대로 손을 내밀어 춤을 추자고 하지 않는다. 그 속에서도 당연히 돈 잘쓰는 할머니가 인기 짱이다. 이말순 할머니는 그래도 그중 가장 돈을 잘 쓰는 할머니로 알려져 있고 나이도 젊어 보여 당연히 제비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 여기서 만난 60세의 한 늙은 제비는 할머니의 환심을 사기위해 매일같이 혼자사는 할머니에게 음식을 배달  해주고 픽업까지 해주며 환심을 사기위해 줄기차게 노력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등을 돌리면서 만나주지 않아 할머니 애 간장을 태우더니 한달만에 나타나 자신이 암에 걸려 치료를 해야 한다며 1만달러의 치료비가 없으면 6개월도 살지 못한다고 울먹이는 바람에 자식들에게 손을 내밀어 겨우 마련해 돈을 주었더니 1주일만에 다른 주로 출행랑을 치고 말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암에 갈렸다는 말은 거짓이고 도박판 빚에 쪼들려 타주로 야반도주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이 할머니뿐만이 아니다. 타운의 성업 중인 무도장 주변에서 흔히 벌어지는 진풍경으로 외롭고 허전한 할아버지 할머니 노인들의 쌈지 돈까지 노려 등치는 파렴치한들의 사기행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시급한 노인복지 시설들


LA 한인타운 어디에도 노인들이 시간을 보낼 장소가 없다. 올림픽가의 노인복지회관 문제도 단체 관계자들끼리 이해관계가 맞물려 아직 개관을 못하고 있으며 말만 노인복지회관이지 한인 노인들을 위해 사랑방 하나 마련치 않는 무늬만 노인복지회관일 뿐이다.
나이만 노인일뿐이지 아직은 몸과 마음이 정정한 노인들의 해방구는 없다. LA 한인단체들은 노인들을 위한 대책이 전무하다. 노인들은 LA 한인회장 선거 때마다 이 문제가 이슈화 되고 있지만 정작 선거가 끝나면 유야무야 흐지부지 된다며 개탄을 금치 못했다. 각종 노인단체들은 저마다 잘났다고 쌈박질에 여념이 없어 노인들은 노인단체 가입을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 LA 한인타운 노인들의 실태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