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트리플 악재’ 덮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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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조업 경기와 고용 상황이 예상보다 부진해 경기 회복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6일 연속 하락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1일 미 경제 회복이 “전형적인 휴식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대표적 경기선행지수로 꼽히는 미국 공급자협회(ISM)의 6월 제조업지수는 56.2로 전월 59.7보다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수치는 시장 예상치 59에도 못 미쳐 미국 제조업 경기 확장세가 둔화됐음을 보여줬다. ISM 제조업지수가 50을 넘으면 제조업 경기가 확장국면에 있고, 50 미만이면 축소국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용시장이 여전히 좋지 않다는 것도 확인됐다. 월간 고용자수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감소했다. 특히 7월 위기설로 세계 경제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지만 정작 1일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일단 안심시켰지만 언제 불거져 나올지 장담할 수 없어 전전긍긍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데이저널>은 지난 한주 나온 각종지표를 토대로 7월의 주가시장 동향과 고용시장 실업률 등을 종합 점검했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지난달 미국의 농업부문을 제외한 일자리가 12만5000개 줄어들었다. 정부가 임시로 고용했던 인구센서스 조사원 중 22만5000명의 채용기간이 마무리됨에 따라 월간 일자리 증가도 중단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구센서스 조사인력은 아직도 33만9000명이 고용 인력으로 잡히고 있어 추가적 고용자수 감소 요인이 되고 있다.
민간부문에서 고용증가는 8만3000개에 불과해 시장의 기대치인 11만개에 비해 크게 못 미쳤다. 실업률은 5월 수치인 9.7%에 비해 6월 9.5%로 줄어들었지만 이는 인구센서스 조사인력 등 기존의 노동참여 인구가 65만2000명가량 감소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되살아나는 유럽발 악재






가까워 보이던 출구가 다시 멀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각종 경제 지표가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미국에선 경기회복의 가늠자인 고용 지표가 나빠졌다.
1일(현지시간) 미국 고용분석업체인 ADP와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6월 민간 부문의 일자리는 1만3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5월(5만7000개)에 비하면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 노동부는 고용 확대를 위해 임시직 근로자들을 많이 고용했는데 이들의 계약 만료가 속속 다가오고 있다. 실업률이 더 높아진다는 얘기다. 같은 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6월 제조업지수 역시 56.2로, 전달(59.7)보다 낮아졌다.
나쁜 소식은 곧바로 주식시장에 반영됐다. 1일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1.49포인트(0.42%) 하락한 9732.53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연속 7일째 하락했고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1일 5개 스페인 지방정부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낮추면서 ‘부정적’이란 전망을 달았다. 여차하면 등급을 더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무디스는 “스페인 지방정부의 재정 수입이 감소하고 있어 재정적자 문제는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유일하게 스페인에 최고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날엔 이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주택경기 여전히 암울

주택경기도 살아날 줄 모르고 있다.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게 줬던 세제혜택 종료의 영향이다. 모기지은행가협회(MBA)는 최근 “6개월래 최고를 기록했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신청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수요가 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가 발표한 지난 5월 기존 주택거래 실적은 전월보다 2.2% 감소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5월 신규주택 판매 실적도 전월보다 32.7% 줄었다.
작년 동기 대비로도 18.3%가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은 미국 정부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63년 이래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주택 시장에서는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인식이 경제 전반에도 퍼질 조짐이다.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CNBC 회견에서 “보통은 기업과 국가의 성장에 따라 증시가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반대”라고 했다. 지금은 기업이나 투자자들의 위험에 대한 성향이 예전처럼 돌아오느냐의 여부가 경제성장의 핵심 변수이며, 그것을 가장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곳이 주식시장이라는 얘기다.
그린스펀은 “우리가 지금 아는 것은 주가가 (경제) 선도 지표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 6월 예상보다 더 떨어졌음을 상기시키면서 “나중에 해고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고용을 주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과 투자자들의 위험에 대한 성향과 미래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중소기업에 성장동력을 기대하긴 어려우며 대신 부유층의 소비 증가나 은행의 대출 완화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JP모건펀즈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우리 경제의 미래를 실제보다 훨씬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더블딥 가능성이 낮다고 보지만 시장은 더블딥을 예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심리 여전히 위축








이렇다보니 소비의 침체 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불안한 고용과 집값 하락에 따른 미래 소득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원인이다. 미국 경제 중 70%를 차지하는 소비의 둔화 조짐에 따라 향후 미국 경기에 더블딥(이중 경기 침체)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 둔화의 본격적인 징후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였다. 민간 경제 조사업체 콘퍼런스보드는 이날 미국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5월의 62.7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52.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향후 6개월간 소비 심리를 전망하는 소비자기대지수는 전월의 84.6에서 71.2로 떨어졌다. 현재상황지수도 전월의 29.8에서 25.5로 하락했다. 대표적 내구재인 자동차 판매대수도 지난 5월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6월 자동차 전체 판매는 1120만대로 전월 1160만대보다 줄었다. 전통적으로 6월이 자동차 판매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소비심리가 상대적으로 더욱 악화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대다수 자동차 업체들은 판매대수가 지난 5월에 비해 5~23% 감소했다. HIS 오토모티브의 존 울코노윅즈는 “자동차 판매는 소비자 신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올 6월에는 전통적인 성수기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비가 지속적인 침체를 보이는 데 반해 저축률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5월 저축률은 전월 3.8%에서 4.0%로 0.2%포인트 증가했다. 5월 저축률은 최근 8개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보통 소비 호황 시기에 미국인 저축률이 1~2%대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거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인의 앞날에 대한 걱정도 심화되고 있다. 미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모니터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금융위기 이후 미국인의 경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성인 중 3분의 1은 퇴직 때 미래 자신의 부가 충분할 것이란 자신이 없었다. 이는 2009년 2월 조사 때(25%)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응답자 중 62%는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자신의 소비지출이 줄었다고 답했다. 장래 소비 계획에서도 31%는 불황 이전보다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미래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소비를 늘리겠다는 사람은 1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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