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추악한 코미디’ 두 쪽 LA 한인회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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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LA한인회장 선거 파행이 결국 LA한인회가 두 쪽이 난 채 출범하는 저질 코미디로 완성됐다. 저마다 LA한인회장이라고 주장하는 스칼렛 엄, 박요한 회장은 각각 지난달 30일 같은 시각 취임식을 강행했다. 이들을 향해 LA한인사회는 ‘뻔뻔한 철면피’  ‘한심하고 무지한 동키호테’라는 등의 비난을 퍼부었다.
한인회장을 자칭하는 두 사람이 한 날 동시에 취임식을 열자 동포들은 두 집단이 앞으로 얼마나 유지될지를 놓고 설왕설래 하고 있다. 해외 최대 한인동포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LA에서 ‘두 개의 한인회’가 출범하자 100년이 넘는 한인 이민 역사에  ‘추악한 코미디’를 만들어 낸 LA한인 커뮤니티에 분노와 함께 허탈한 심정이 쏟아졌다.
동포 대부분은 현재와 같은 LA한인회는 이미 그 정통성이나 적법성 자체가 무시돼 더 이상 존속할 의미가 없어졌다는 입장이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 2012년 한국의 해외 참정권 체제에 적응한다는 것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불거져 나온다.
새로운 질서 속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하지만 LA한인회는 역주행을 거듭하고 있다. 스칼렛 엄 회장의 선거 비리에 맞서겠다던 박요한씨는 결국 자신만의 한인회를 만드는 것으로 진흙탕 싸움에 말려들었다. 저질 코미디보다 더 추잡한 두 LA한인회의 요지경 속 사정을 따라갔다.
                                                                                                   <성 진 취재부기자>



대부분의 한인들은 구태의연한 ‘LA한인회’가 존재하지 않아도 계속 성장과 발전을 이어 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장 LA한인회가 해산한다 해도 한인 커뮤니티에 어떠한 피해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만약 한인사회에 자체 대변기구가 필요하다면 현재 활동하는 한인전문직 단체나 봉사단체들이 모여 협의체 성격의 기구를 만들어 미국사회나 한국정부와 상대하는 시스템을 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정도 단체도 구성할 능력이 없다면 한인사회는 자력의지 자체를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100년 전 도산 안창호 선생은 이 땅에서 한인동포들의 구심체인 ‘국민회’를 키워가면서 “신용과 책임”을 으뜸 신조로 삼았지만 오늘의 LA한인회는 이미 그 신용과 책임을 땅에 짓뭉갰다.
스칼렛 엄 회장의 부정선거에 대항하기 위해 출범한 제30대 LA한인회장선거 대책위원회(위원장 하기환)가 한 일은 한인회를 두 쪽으로 동강낸 것이 전부다. 악습을 없애겠다며 호언장담을 하던 이들이 오히려 LA한인사회를 분란과 오욕으로 점철시킨 셈이다.
 
여론의식 물밑 담합


LA 코리아타운에 두 개의 한인회가 양립하는 사태에 대해 비난이 끊이질 않자 박 회장 측과 엄 회장 측은 은밀히 물밑교섭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엄 회장 측은 이번 선거 공탁비로 들어 온 20만 달러 중 이미 50% 정도를 지출해 재정면에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또 새로 이사진을 구성하는데도 지난 29대와는 달리 어려움에 부딪친 상태다.
이런 상황은 박 회장 측도 비슷하다. 우선 새로 설립한 LA한인회 사무실과 사무국 인원 고용, 이사진 30여명을 영입하는 문제도 만만치 않다. 현재 박 회장은 박형만 한나라포럼 회장을 새 LA한인회 이사장으로 영입할 계획을 세웠으며 김기현 변호사를 수석부회장 등으로 인선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운영 활동을 펴나가는데 부담감이 적지 않다.
여기에 동포사회 여론도 양측 모두에게 부담이다. 이번 사태는 국내에까지 집중 보도돼 LA한인사회뿐만 아니라 미주동포사회 그리고 해외동포사회가 도매금으로 비난의 대상이 된 까닭이다.
현재 양측 관계자들 사이에는 박 회장과 엄 회장이 각각 1년씩 회장을 맡는 것이 통합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동포사회로부터 따가운 비난을 피할 수 없어 어느 쪽도 선뜻 제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단 엄 회장 측은 박 회장 측에 “먼저 이사장을 맡아 함께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면서 “박 회장 측이 변호사 선임비 등으로 지출한 비용을 부담할 용의가 있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엄 회장 본인이 어떤 결심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모두 양측을 오가는 ‘중개인’들의 입을 통한 것이다. 문제는 중개인들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다. 양측은 현재 이들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취임식이 있기 전까지 김봉건(자국본), 박상원(미주한인재단), 서영석(한우회) 씨 등이 양측 중개인으로 나섰다. 박 회장  측에서는 “이 들 3명 모두가 친 스칼렛 엄 사람들인데 어떻게 신뢰할 수가 있느냐”며 “이들 모두 과시욕에 빠진 사람들로 한 건 하려는 심보”라고 비난했다.




100만 동포 우롱한 ‘코미디’

지난달 30일, 코리아타운에서 참으로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는 스칼렛 엄 회장 자신이 “30대 LA한인회장”이라며 취임행사를 갖고 “임기 동안에 100만 달러 기금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말에 상당수 한인들이 코웃음을 쳤다. 같은 시간 그곳에서 불과 2블록 떨어진 가든 스윗 호텔에서는 박요한 후보가 새 LA한인회장 취임식을 갖고, “2명의 한인회장은 안되니 재선거를 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역시 그의 말대로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이 날 박 회장 행사장에는 이름 있는 단체장 20여명을 포함해 약 450명이 운집했고, 축하화환이 45개 정도 즐비했다. 엄 회장 측 행사장에는 유명 단체장 10여명을 포함해 약 300명이 참석했고, 축하화환이 16개 정도였다. 외형적으로 볼 때 단연 박요한 측의 동원력이 앞섰다.
양측은 자신들의 행사에 인원 동원을 위해 측근과 지인들을 총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참석자들은 평소의 인맥 관계와 비즈니스 상 어쩔 수 없이 참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양쪽 모두 참석한 경우도 일부 확인됐다.
일부 단체장들은 평소 서로의 갈등 관계상 ‘내 적의 친구도 나의 적’이란 심정으로 각각 편을 갈라 참석했다. 박요한 회장 행사장에는 하기환(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의장), 김춘식(LA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정주현(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 회장), 이용태(한나라당해외분과 위원장), 박형만(미주한나라포럼 대표), 김창수(서독동우회장), 이영송(대한노인회 미주총연합회장), 조인하(전 한우회회장), 조남태(LA평통수석부회장), 구경환(전 한인변호사협회 회장), 이명희(전 다문화협회장), 그레이스 한(재미여성경제인협회장), 이덕(재미해병대서부지회장)씨 등이 참석했다.
스칼렛 엄 회장 행사장에는 김진형(축제재단명예회장), 김영태(한미동포재단이사장), 서영석(한우회장), 김봉건(자국본 미서부지회장), 김재권(선구자 라이온스클럽 회장), 박상원(미주한인재단LA회장), 강금자(미주주부클럽회장)씨 등이 참석했다.
축하화환을 보면, 한 단체에서 양쪽 모두 보낸 곳이 적지 않았다. 샌버나디노 한인회 윤금자 이사장은 스칼렛 엄 회장 측에 보냈고, 샌버나디노카운티 한인회 제인 황 회장은 박요한 회장 측에 화환을 보냈다.
엄 회장 측에 보낸 화환 명단에는 윌셔연합감리교회, 세계교육자총연합회, 한우회, 미동북부한인회연합회(이경로) 등이 보였고, 박 회장 측 화환에는 태평양은행(행장 장정찬), 미주동포후원재단(이사장 홍명기), 남가주교회협의회(이사장 손수웅), 충청향우회(회장 최재현),한인커미셔너협회(회장 김기천), 한국예총미주지부(회장 김준배), 베트남참전동우회(회장 박정호), LA동부한인회(회장 조시영) 등이 보였다.
이날 양측 행사장의 촌극은 계속 됐다. 목사들은 저마다 엄 회장과 박 회장에게 한인회에 축복이 있으라며 기도를 올렸고 양측에서 각각 “정의” 와 “정통”이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행사장에 온 참석자들이 진정한 동포”라고 추켜세우는 일도 즐비했다.
박 회장 측 행사장에서 축사를 맡은 이영송 미주노인총연회장은 “두 명의 한인회장이 번갈아 1년씩 하든가 아니면, 두 명이 공동회장을 맡으면 어떠냐”고 말해 핀잔을 듣기도 했다.
이날 미국 주류정치인인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 시장은 양측 행사에 모두 참석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수적으로 보면 박 회장 측에 더 많은 유력 주류정치인들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박 씨를 후원한 하기환 주민의회의장의 인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비야라이고사 시장과 버나드 팍스 LA시의원 등은 양쪽 행사 모두에 참석해 축사까지 했다. 다이앤 왓슨 연방하원의원과 하비에르 베세라 연방하원의원은 자신들의 한인 보좌관을 양측에 보냈다.
그러나 평소 하기환 의장과 가까운 미셸 스틸 박 가주조세형평위원, 허브 웨슨 LA시의원, 리 바카 LA카운티 셰리프 국장, 김봉환 LA시 주민국장 등은 박 회장의 취임식에만 참석했으며 최석호 어바인 시의원, 샌버나디노 카운티 브래드 미첼펠트 수퍼바이저 위원의 보좌관은 엄 후보 행사장에만 참석했다.
한편 평소 한인사회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마크 리들리-토마스 LA카운티 수퍼바이저(2지구)와 탐 라본지 LA시의원(4지구) 등은 양측 어느 쪽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LA시장을 포함해 행사장을 찾은 대부분 미국 정치인들은 정작 ‘두 개의 한인회’에 신경을 쓰기 보다는 한인들의 정치헌금에 대한 관심 탓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부끄러운 한인 커뮤니티”

‘두 개의 한인회’ 사건에 대해 한인 언론들도 제각각 상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일보(LA)는 아예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스칼렛 엄 씨 회장 취임 강행’이란 제목으로 “엄 회장은 선거 과정에서 선거 관리의 공정성과 상대 후보 자격 박탈의 정당성 논란을 빚는 등 파행을 빚어 회장직에서 용퇴해야 한다는 한인사회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날 취임식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제목에서부터 ‘스칼렛 엄 씨’로 게재해 회장으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한국일보는 지난 6월 9일자 창간특집에서도 당시 스칼렛 엄 29대 회장의 축사를 받지 않았다.
신문은 사설에서 ‘볼썽사나운 두 개의 취임식’라는 제목으로 “LA 한인사회에 한인회가 생긴지 40년이 넘었지만 2명의 한인회장이 동시에 나온 것은 초유의 일이다”며 “얼마나 봉사를 하고 싶었으면 남들이 비웃는 줄도 모르고 서로 한인회장이라고 우긴다는 말인가. 이번 일로 미 주류사회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LA 한인사회는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되게 생겼다.”고 비꼬았다.
한국일보는 이번에 스칼렛 엄 씨의 회장 취임행사를 간단히 보도하면서도, 또 다른 ‘새LA한인회(회장 박요한)’측 행사는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새LA한인회’가 ‘두 개의 한인회’ 쟁점이기도 하지만 ‘새 LA한인회’를 뒤에서 하기환 주민의회 의장이 주도하는 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일보와 하기환 의장 간에는 지난 1992년부터 갈등을 보여와 한국일보 지면에 하기환 의장 에 관련된 기사가 게재되지 않고 있다.
한국일보와는 달리 LA중앙일보는 ‘두 개 한인회장 취임식’ 행사를 비교적 양측 모두 고루 소개하면서 “이번 취임식은 분명 한인사회의 치부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들 한인회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 “부끄럽다”라는 ‘쓴 소리’도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취임식 다음 날 7월 1일자에 “둘로 나눠진 한인 1세대의 모습 2세들이 보기에 솔직히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LA 한인사회에 2개의 한인회 출범 모습을 본 한인 2세들의 공통된 소감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같은 날 같은 시각 각기 다른 두 곳에서 700여명이 넘는 한인들이 참석해 성황리에 개최됐던 한인회 취임식으로 인해 한인 2세와 주류사회 인사들은 적지 않은 실망감을 느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한인 2세들은 한인회의 다툼과 분열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면서 “어떤 이유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에 관계없이 보기에 너무 부끄럽다. 우리가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 한인사회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결국 LA한인회가 둘로 쪼개져 회장 취임식을 강행했다”면서 “같은 날 같은 시각 서로 다른 두 명의 한인회장이 취임하는 LA한인회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도 했다.
신문은 또 양쪽 행사장의 두 명 회장의 취임사를 소개하고, 양측 참석 단체장들과 미국 측 인사 동정도 게재했다. 이번 ‘두 개 한인회’ 사태에 대해 한국일보 측은 양측 ‘어느 쪽도 기사화 하지 않는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반면, 중앙일보는 ‘있는 그대로 보도한다’는 식의 양측 모두 기사화 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스포츠서울USA에서 발행하는 코리아타운 데일리는 “초유의 ‘이원체제’ 부끄러운 한인커뮤니티 역사”라는 제목의 글에서 “LA한인회의 심벌은 하나지만 그 태극 심벌 속에 새겨진 이름은 2개가 됐다. 누구를 위한 한인회인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한인들이 늘어나고 있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신문은 박 회장 측 행사를 “제1대 새 LA한인회장 취임식”으로 명명했다. 매체는 “이날 서로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개최된 취임식에는 각각 400여명의 한인들이 참석했으나 대부분 한인연장자들이었고 주요 LA한인단체장이나 지·상사 대표, 공관장 등은 불참했다. 양쪽으로부터 참석 요청을 받은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시장과 웬디 그루웰 LA시 감사관 등은 두 취임식에 차례로 참석하는 진풍경을 자아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두 회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기에 앞으로 누가, 어떻게 단일화를 진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LA한인회 사태는 부끄러운 한인커뮤니티의 역사로 남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SBS 방송은 한국으로 방영한 보도에서 “두 한인회가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는 동안 한인단체로서의 대표성도, 교민들의 지지도 모두 반쪽짜리가 됐다”고 보도하면서 “내후년 재외동포 참정권 시행을 앞두고 한인회장 자리에 과거와 다른 정치적 무게감이 실리면서 자리싸움으로 내분이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스칼렛 엄 회장 측이 30대 회장 이·취임식 행사 전단지를 제작하면서 LA총영사 축사를 도용했으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인 이상득 의원의 축하광고를 사전 허가도 없이 게재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한마디로 고위층의 이름을 도용해 자신의 입지를 과시할 속셈을 드러낸 것이다.
엄 회장은 이번 선거 당선 자체가 불법으로 낙인찍힌 상황에서 취임식 행사 전단지까지 거짓으로 도배를 해 뻔뻔함이 극에 달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처지다.


엄 회장의 회장취임식 공식 전단지에는 김재수 LA총영사가 스칼렛 엄 회장의 취임을 축하한다는 축사가 게재된 돼 있다. 이는 스칼렛 엄 회장을 LA한인회 30대 회장으로 인정한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 외교통상부, 더 나아가 한국 정부가 인정한다는 뜻도 포함될 수 있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엄 회장 측이 제작한 제 30대 LA한인회장 이·취임식 행사 전단지에는 엄 회장 인사말에 이어 김재수 LA총영사를 포함해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주지사, 비야라이고사 LA시장, 다이앤 왓슨 연방하원, 카렌 베이스 주하원의장, 마이크 데이비스 주하원의원, 톰 라본지 LA시의원, 최석호 어바인 시의원, 칼멘 투르타니치 시검사 등 유명인사들의 축사가 즐비하다. 김재수 LA총영사의 축사는 이 중 가장 먼저 등장한다.
문제가 불거진 이유는 “LA한인회장 취임식에 양쪽 어느 쪽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김 총영사가 유독 엄 회장 측에 축사를 기고한 탓이다. 김 총영사는 취임식 다음날인 지난 1일 본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축사를 보낸 적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김 총영사는 “축사를 보낼 경우 보통 서명이 들어간다”며 “이번 엄 회장 측 전단지에는 내 서명이 들어 있지 않다”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취재진고 ‘보내지도 않은 축사를 버젓이 게재한 한인회에 공관에서 항의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김 총영사는 “담당자가 상황을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축사 도용사건에 대해 김 총영사는 “아마 한인회 측에서 내가 취임식에 올 걸로 예상해 일방적으로 축사를 실은 것 같다”고 당혹감을 보이며 “2년 전에 있었던 취임식 때 보낸 공관장의 축사를 사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2년 전인 2008년 LA공관장에 부임한 김 총영사는 당시 남문기 LA한인회장 후임으로 무투표 당선된 스칼렛 엄 29대 회장 취임식에 직접 참석했고, 축사도 보냈었다.
이번에 실린 축사를 보면 2년 전 축사를 도용한 흔적이 엿보인다. 김 총영사의 축사는 4단면으로 되어 있는데 첫 번째 단과 나머지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 단의 활자 모양이 각각 다르다.
아마 2년 전 축사 문구에다 이번에 “오늘 제 30대 로스엔젤레스 한인 회장으로 취임하시는 스칼렛 엄 회장님께 심심한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지난 임기 동안 한인회를 잘 이끌어 온 29대 모든 이사들께도 그간의 노고를 치하 드립니다”라는 첫 번째 문단은 임의로 만들어 삽입한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따지자면 엄 회장은 대한민국 정부 공관장의 축사를 받지도 않았으면서 정식으로 접수한 것으로 허위로 조작해 공개한 혐의가 된다. 도용 문제가 불거지자 LA총영사관 내부에서도 논란이 일어났다.
지난 1일 일부 외교부 소속 영사들은 혹시라도 김 총영사가 묵시적으로 축사 게재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 의문을 품자, 김 총영사가 회의석상에서 “나는 축사를 보낸 적이 없다”고 직접 해명한 탓이다. 엄 후보 측은은 여러 경로를 통해 김 총영사에 대해 취임식 참석을 요청했으며, 또한 축사도 보내 줄 것을 요청했었다.
한편 지난 30일 오전‘LA 시장이 한인회 취임식에 양쪽 모두 참석한다’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엄 회장 측은 다시 김 총영사의 참석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총영사관은 여러 경로로 LA시장의 동정에 대해 확인 작업에 나섰으며, 사실이 확인되자 총영사관 내부와 외부 일각에서‘총영사도 양쪽에 참석하는 것이 어떤가’라는 의견도 대두됐으나, 외교통상부 소속 영사들이 한사코 반대 의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공관 측은 주재국 자국민 사회 문제에서 건설적인 해결 방안을 강구하는 면 보다, 문제가 발생할 때는 양쪽 어느 쪽도 관여치 않는 불간섭주의를 나타내는 한국 공무원들의 전형적인 해외동포사회에 대한 배타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두고 동포사회 일각에서는 “총영사관이 교민 업무에 제대로 조정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양측 어느 쪽으로부터 욕을 먹지 않으려는 기피증세만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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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한인회’ 사태는 네티즌 사회에서도 분노를 일으켰다. 네티즌들은 당사자들을 “쓰레기”라고 매도하고 나섰다. 2세들이 이 같은 촌극을 배울까 겁이 난다는 의견도 있다. 두 개의 LA한인회가 출범한 것에 대해 네티즌들은 한 목소리로 성토하며 한인회 무용론을 고수하고 있다.
100만 LA한인들을 도매금을 망신시키는 쓰레기 같은 인간들을 ‘교수대’ 보내야 한다는 극단적인 말도 나올 정도다. 두 개의 한인회 탄생에 상당수 한인들이 적개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사태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모아 보았다.


‘Derik Kim(jupiterprince)’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끝까지 추악한 싸움을 한다”고 꼬집었다. ‘밀애소년고난(lanemaker)’은 “미안한 말이지만 두 개든 백 개든 관심 없는걸 어쩌랴”며 무관심을 나타냈다.
‘개종자 karasu99’란 네티즌은 “엽전들이 옆차기를 하고 XX하네”라고 짜증을 냈으며, ‘wonder guy(gyoo78)’는 기가 찬다며 “우습네. 나도 합시다, 한인회장. 난 절대지존 로스앤젤레스 한인회”라고 쓴소리를 뱉었다.
‘freeman(nan_freeman)’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오늘의 사태에 대해 한인동포들의 책임을 지적하면서 동시에 두 호보의 무자격을 강조했다. 그는 “저를 포함해서 한인동포 들에게도 문제는 동일하게 있다고 본다.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있었다면 이토록 안하무인격으로 스칼렛 엄 씨와 박요한 씨가 동포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토록 한인들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는 것 아닌가. 교민들을 봉사하기 위한 자리라면 일은 고사하고 최소한 망신은 시키지 말아야 될 것 아닌가. 이미 저들은 자격이 없다. 지금까지 전 세계만방에 무리를 끼친 것만으로 충분히 무자격자들인 것은 입증되고도 남음이다. 우리 한인들이 뭉치자. 저 망나니들이 계속 고개 빳빳이 쳐들고 마치 우리의 대표자인양 자인하고 다닐 것 아니겠는가. 더 이상 방관하거나 뒤에서 비방만 한다면 저들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실랄하게 비판했다.
‘나 팔푼(LA3sig2)’이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특히 엄 씨를 크게 나무랐다. “도대체 이런 X이 주도한 행사에 참석한 인간들은 뭐냐. 주류인사들이야 잘 모르니까 그렇다 치고 한국 사람들은 이 X이 한 짓거리를 잘 알지 않는가. 기사를 보면 박요한 씨는 양심이라도 조금 있는 것 같은데 이 X은 그저 즐기려고만 하고 있다. 이 X아 2년 동안 즐겼으면 됐지 그렇게 뽕을 뽑고 싶냐. 내일 모래 나이가 80이나 되는 X이 뭐하는 짓이냐. 지금까지는 그런대로 한인회가 잘 유지돼 왔지. 그런데 이 X이 되고 나서 이 모양 이 꼴 됐다. 행사에 참석한 한국 사람들 얼마 받고 참석해줬는지 모르겠지만 부끄러운 줄 알아라. 그리고 뉴스타부동산 남문기씨 왜 이런 X에게 한인회장 바통을 넘겨줘 한국사람 창피하게 만드는지. 그냥 그때 한 번 더 하시지 않으시고 당신도 죄가 크다”고 일갈했다.
긍정론도 보였다. ‘영은(canal)’이라는 네티즌은 LA에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만큼 한인회를 많이 만들라는 당부를 했다.
그러나 ‘두 개 한인회’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 우세했다. ‘QT(sye72)’라는 네티즌은 “CA주도 아닌 LA시에서 2개의 한인회? 2개의 한인회가 LA 한인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 엄청 발전하겠다. 부디 열심히 해서 LA를 한국 부속국으로 만들어라. 그들만의 친목회”라고 했다.
이어서 그는 “소문 난 잔치 집에 먹을 게 없다고 이렇게 싸우고 요란 피우며 생긴 2개의 LA 한인회는 그저 ‘저들만의 동호회’ LA 한인 동호회에 하원과 상원이 생겼다. 쪽수 많은 쪽이 상원 해라. LA 한인들에게 허락은 받고 장난질하는지. 함부로 “한인회”라는 명칭 쓰지 마라. 그리고 이민 1세들이 이런 짓 말고 미국 주류 사회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느냐”고 비꼬았다. 
‘PY Kim(pat0518)’라는 네티즌은 아예 한인회를 더 만들라며 “향후 새로운 한인회가 3~4개 더 나오기를 바랍니다”라고 했다. ‘광야에서(austin4338)’라는 네티즌은 느긋한 심정으로 시간이 가면 해결될 것이라며 1.5세와 2세들에게 1세를 닮지 말고 주류사회 진출을 권고했다.
‘강준영(remarque)’이란 ID의 네티즌은 “앞으론 한인회라는 이름으로 하는 어떤 행사도 무시하시고 참석하지 말자. 그저 똥 취급하시면 된다”고 냉소적인 반응으로 보였고, ‘Dennis Lee(iamthebest)’는 아예 당사자들을 “쓰레기”라고 비난하면서 “쓰레기들. 그렇게 감투를 쓰고 싶나. 한국인 명예에 먹칠을 하는구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깅영석(supergomdoll)’이란 네티즌은 한 술 더 떠서 이렇게 결론 내렸다. “원래 쓰레기통이 2개면 더 냄새 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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