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처럼 나타난 미국 정치인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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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날 한 시에 벌어진 두 한인회장의 취임식에 참석한 미국 주류정치인들의 행보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들은 두 쪽이 난 한인회에 상관없이 각각의 이해를 따져 일부는 양쪽 모두 참석했으며 일부는 평소 한쪽에만 참석했다. 아예 어느 쪽에도 참석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이번 미국 주류인사들의 참석에는 한인 보좌관의 조언이 영향을 끼친 점도 있지만 주로 평소 한인사회와의 인맥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한인 보좌관들 자신들이 한인사회 문제에 1세들처럼 ‘한인회’에 대한 가치관 보다는 자신들이 보좌하는 주류정치인들의 이해관계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이들 보좌관들에게 한인사회 정체성을 기대하기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열린 한인회장 취임식에 모두 참석한 미국 측 정치인 중 관심을 끄는 인물은 단연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시장이다. 직책이 LA시장인 탓에 그의 등장은 마치 LA 시정부가 해당 후보를 인정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스칼렛 엄 후보의 취임 행사장을 먼저 찾았다. 이날 오후 7시 20분께 당시 엄 후보가 취임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엄 씨는 취임사를 하다 말고 시장의 입장을 발견하고 감격해 “지금 비야라이고사 LA 시장이 도착했습니다. 박수로 환영해주세요”라고 했고 300여명의 참석자들이 환호했다. 좌석 일부에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취임사를 하고 내려 온 엄 씨와 포옹을 한 후 이창엽 29대 이사장의 소개를 받고 연단에 올랐다. 그는 한 두 마디 한국말로 인사하고, 월드컵을 화제로 미국 한국 멕시코를 언급해 환심을 사면서 의례적인 한인 커뮤니티 발전상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과거 한국 방문 이야기도 언급했다.
약 20분간 스칼렛 엄 측 행사장에 참석했던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행사장 한인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 이번에는 두 블록 떨어진 가든 스윗 호텔로 향했다. 엄 후보 측 참석자들 중 일부는 시장이 박요한 후보의 취임식장으로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비야라이고사 시장이 박 후보 취임식장에 들어섰을 때는 마침 하기환 주민회의의장이 축사를 하고 있었다. 이어 “비야라이고사 시장이 도착했습니다”라고 소개되자, 장내에 있던 400여명의 참석자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이 자리에서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하기환 의장과 박요한 후보를 양 옆에 세우고 축하 인사를 건넸으며 앞선 행사장에서 했던 몇 마디 한국말 인사와 한인 커뮤니티의 발전상 그리고 과거 자신의 한국 방문 이야기 등을 거론 한 후, 하 의장의 손을 잡아 함께 포옹을 나눴다. 그는 “나는 하기환 박사를 잘 알고 지낸다”면서 특별한 친분 관계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시장은 SBS 특파원의 요청으로 취임식장 입구에서 가진 즉석 회견에서 ‘두 명의 한인회장 취임식’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공동체가 화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라고 모호한 답을 내놓았다.
그는 “LA시는 다양한 커뮤니티가 모여서 만들어진 곳”이라며 “한인사회의 활력을 위해 하나로 힘을 모으길 바란다”는 흐리멍덩한 답변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피해갔다.
이 날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약 35분간 박 후보 행사장에서 하기환 의장 등 한인 인사들과 환담을 나누다 떠나갔다. 스칼렛 엄 씨 행사장에서보다 오래 머문 셈이다. 그는 이날 아침 하기환 의장과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양측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면서 “당신과의 우정을 더 생각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비야라이고사 시장과 동행한 웬디 그루엘 LA시 회계감사관, 버나드 팍스 LA시의원(8지구) 등은 양쪽 행사 모두에 참석해 축사까지 했다. 코리아타운을 관장하는 다이앤 왓슨 의원이나 하비에르 베세라 연방하원의원은 자신들의 한인 보좌관을 양측에 보냈다.
평소 하기환 의장과 가까운 미셸 스틸 박 가주조세형평위원, 허브 웨슨 LA시의원(10지구) 리 바카 LA카운티 셰리프 국장, 김봉환 LA시 주민국장 등은 박 후보 취임식에만 참석한 반면, 최석호 어바인 시의원, 샌버나디노 카운티 브래드 미첼펠트 수퍼바이저 위원의 보좌관은 엄 후보 취임식에만 참석했다.
한편 평소 한인사회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마크 리들리-토마스 LA카운티 수퍼바이저(2지구)와 탐 라본지 LA시의원(4지구) 등은 양측 어느 쪽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LA시장을 포함해 행사장을 찾은 대부분 미국 정치인들은 한인들의 정치헌금에 더 많은 관심 때문에 정작 ‘두 개의 한인회’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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