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미 군사훈련에 중국 과민반응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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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북한을 겨냥해 서해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하겠다고 밝힌 지난 6월 중순 이후 중국은 연일 정부·군·언론이 총출동해 강력한 반대와 분노의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기세등등하게 훈련 실시를 발표한 한국과 미국은 계속 훈련 일정을 연기하고, 중국이 가장 격렬히 반대하는 핵추진 잠수함 조지워싱턴호가 훈련에 참여할지에 대해서도 미국은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군부까지 나선 중국의 강력한 반대는 한국의 예상을 훨씬 넘는 수준”이라며 “한국은 애초 중국이 어느 정도 반대를 한 뒤 결국 마지못해 훈련을 묵인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22일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의 서해 군사훈련과 관련한) 사태 추이를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유관 당사국들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해야 하며, 정세를 긴장시키고 이 지역 국가들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강조했을 때만 해도 중국 반응은 ‘의례적인 원칙론’으로 들렸다.
하지만 중국 인민해방군이 직접 나서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바뀌었다. 6월28일 인민해방군은 동해함대 산하 제91765부대가 6월30일부터 7월5일까지 중국 동남부 저장성의 저우산~타이저우 동쪽 연안의 5개 해역에서 매일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탄 사격훈련을 한다는 일정을 이례적으로 공고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겨냥한 강력한 신호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남북한의 대결이라는 모습을 띠고 시작된 천안함 사건은 동북아를 무대로 한 미-중의 전략적 대결 구도로 확대됐다. 중국에서는 한-미 서해 군사훈련이 북한의 대남 침투를 차단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중국을 겨냥한 훈련이라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만 이득?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중국의 반발은 미군 제7함대의 핵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9만7천t급)가 중국 수도 베이징에 가까운 서해에 처음 출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조지워싱턴호가 서해에 들어서면 베이징·톈진·랴오둥반도 등 중국의 전략적 요충지가 600km 작전 반경 안에 들어가 중국에 큰 위협이 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중국의 반발 뒤에는 천안함 사건 이후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헤게모니를 둘러싼 경쟁과 미국이 천안함 사건을 이용해 전략적 이익을 다 챙긴다는 분노가 자리잡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국은 강해진 경제력에 알맞은 해군력 강화를 추진해왔다. 경제적 영향력에 걸맞게 에너지와 물자의 해상 수송로 안전 확보를 추구하면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 전략 해역에 대한 군사력 배치와 훈련을 대폭 강화해 이 지역 바다를 ‘지배’해온 미국에 도전해왔다. 지난 4월에는 중국 해군이 북해함대와 동해함대, 남해함대를 총동원해 일본 오키나와섬 남쪽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바시해협, 난사(스프래틀리)군도 주변 해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기도 했다.
미국도 중국의 ‘도전’에 맞서 오랫동안 유지해온 동아시아·태평양의 해상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의도를 뚜렷이 내비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군 핵항공모함이 참가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대부분 동해나 남해 쪽에서 실시됐지만, 이번에는 천안함 사건을 명분으로 처음 서해에서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에서도 그런 계산이 읽힌다. 특히 미국은 6월 말 오하이오급 대형 핵잠수함 3척을 이례적으로 부산과 필리핀 수빅만,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시아 기지 등 아시아 항구 3곳에 동시 출현시켜 중국에 경고 신호를 보냈다.
이 시점에 중국이 ‘남중국해가 중국의 주권·영토 보전과 관련된 핵심 이해지역’이라고 미국에 통보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의미심장하다. 이전까지는 대만, 티베트, 신장위구르자치구가 중국의 핵심 이해지역이었지만, 이제는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벌이는 남중국해도 새로 추가한다는 중국의 선언이다.










 ▲ 최근 동중국해에서 벌어진 군사훈련 중 미사일을 쏘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구축함. 〈신화통신〉은 이례적으로 사진을 공개했다.


한국이 망령되게 중국 압박”

이어 인민해방군은 7월 초 동중국해에서 벌인 군사훈련에서 함정들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등을 7월7일 <신화통신>과 인민해방군 산하 <해방일보>를 통해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인민해방군 해군 함정 수십 척과 전투기 10여 대가 대형 해공군 편대를 짜 동중국해의 한 해역에서 가상 적함에 미사일을 발사해 효과적으로 타격했으며, 명중률이 80%에 이르렀다고 <해방일보>는 보도했다. 홍콩 언론은 “중국 관영매체들이 떠들썩하게 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한 것은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시위 성격이 강하다”고 해석했다.
특히 최근 공격의 칼끝이 미국보다 한국을 겨누고 있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 국제전문지인 <환구시보>가 그 선봉에 서 있다. <환구시보>는 7월7일 “한국이 망령되게 함부로 황해(서해) 군사훈련으로 중국을 압박하려 한다”는 기사를 1면에 싣고 한국의 태도를 비난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천안함 관련 논의가 끝난 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푸단대학 한국연구센터 스위안화 주임은 <환구시보>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이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지지하지 않으면 미국 항공모함이 한-미 군사훈련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 암시함으로써 중국에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이어 7월8일에는 ‘누구도 황해를 교란하는 죄인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이 북한을 위협하려고 미국과 연합 군사훈련을 계획했다가 중국의 강력한 반발로 오히려 통제하기 어려운 전략적 위기에 처했다”며 “이는 한국이 안보를 미 군사력에 지나치게 의존해 자신의 전략적 시야를 어지럽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대미 의존 전략을 정면으로 꼬집은 것이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월8일 “중국은 외국 군함과 군용기가 황해(서해)와 중국 근해에 진입해 중국의 안보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하는 데 결연히 반대한다”며 이번 훈련에 대한 반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중국은 앞서 6월 말 주중 한국대사관 등 공식 채널을 통해 한국 쪽에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우려 등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강력한 반대 ‘집중 사격’에 대해 미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동아시아 전략 구도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중국은 한-미 훈련을 무효화하는 비현실적 목표 대신 핵항공모함 파견 저지를 현실적 마지노선으로 설정했다. 미국이 한-미 훈련에 핵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 파견을 강행한다면 동북아 해양에서 미국의 군사적·전략적 우위에 쐐기를 박을 수 있겠지만, 중국의 강력한 반발로 한반도와 동북아를 둘러싼 긴장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맞대응 군사훈련과 이란 핵 문제, 무역 문제 등에서 미국에 협조하지 않는 카드로 반격에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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